영실 등반로. 거리가 짧고 지세가 험하지 않아 가족단위 등반로로 제격이다.
위 치 : 제주 서귀포시 하원동 산1번지 일대(영실)
추 천 층 : 가족층
파란 여름바다의 아름다움이 먼저 떠오르는 제주도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해발1,950미터의 한 라산과 368개나 되는 나지막한 산, 오름(기생화산구)이 있다. 한라산 고산지대에서 일찍 찾아온 겨 울을 느껴보고 368개의 오름과 억새 여행으로 가을을 느낄 수 있는, 369개의 산에 두 종류의 계절이 깃들어 있는 곳 제주로 여행을 떠나보자. <한라산 영실 등반>
해발 고도 1,200미터가 넘는 한라는 11월부터 때 이른 겨울을 맞고 있다. 한라산은 주로 영실, 어리 목, 성판악, 관음사 4개의 등반 코스로 관광객을 맞아 들이고 있는데 영실 코스는 다른 코스에 비해 거리가 짧고 지세가 험하지 않아 가족 등반을 추천할 만하다.
영실 휴게소를 출발하여 등산로로 들어서면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잘 다듬어진 계단 형태의 편안 한 등산로와 빼곡히 들어찬 단풍나무들이다. 11월 중순까지 계속되어 기대치 못했던 시각적 즐거움 을 안기는 한라의 단풍과 영실 계곡의 물소리가 영실 코스의 시작을 알린다. 등산이라기보다는 차라 리 산림욕에 가까울 정도로 여유있고 완만했던 등산로가 조금씩 가팔라져 숨이 차오를 무렵, 한라는 병풍바위를 비롯한 영실의 모습을 드디어 드러내기 시작한다.
병풍바위 편의 등산로. 기암괴석과 단풍을 함께 보며 등반하는 즐거움이 있다.
제주를 대표하는 영주십경 중의 하나인 영실기암은 오백여개의 바위가 있다하여 “오백장군”, “오 백나한”이라 하기도 하며 그 수려한 경치에 반한 산신령이 살았다는 전설로 영험한 골짜기, 영실이 라 불린다 한다. 아래에서 올려다본 병풍바위는 그 이름 그대로 병풍이 하늘로 드리워진 듯한 웅장 함을 드러내고 있다. 병풍바위는 골이 깊게 파여 있어, 그늘진 부분과 햇볕이 닿는 부분의 명암차로 인해 입체감이 더해져 더욱 볼 만하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자연이 만들어낸 대규모의 예술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터이다. 눈을 돌려 아래쪽을 내려다 보면 마라도, 가파도와 더불어 제주에 숨쉬고 있는 수많은 오름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병풍바위를 지나면 다시 완만한 코스로 들어서게 되는데 이 곳에서 20-30분이면 노루샘에 도착할 수 있다. 시원한 샘물을 들이키고 10여분만 더 가면 영실코스의 끝인 해발1,700미터의 윗세오름 대피소 이다. 윗세오름 대피소에서는 초겨울 날씨 등반에 차가워진 몸을 녹일 수 있도록 차와 컵라면 등을 판매하고 있는데 미리 김밥이나 빵 등을 준비해 가면 산행의 즐거움이 더욱 커질 수 있다. 백록담까 지 오를 수 없다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눈 앞에 펼쳐진 한라산 백록담을 감상하는 것 만으로 만족 해야 할 것 같다.
한라산 영실에서 조망하는 제주도의 크고 작은 오름들
<가을이 깃든 368개의 오름>
제주에는 368개의 오름이 있다. 오름이란 제주 사람들이 쓰는 말로 기생화산을 의미한다. 자그마한 언덕 같은 것에서부터, 산굼부리 같이 규모가 백록담보다 큰 것도 있고, 사발을 엎어놓은 듯한 것에 서 뾰족한 원뿔형까지 그 규모와 모양이 가지각색이다. 그 이름도 모양처럼 별달라 백약이, 좌보미, 따라비, 세미, 다랑쉬, 물찻, 용눈이, 느자리, 물영아리 등 도시 사람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이름으 로 불리우고 있다.
그 중 산굼부리는 우리 나라에 하나밖에 없고 세계적으로도 몇 개밖에 없는 "마르형" 오름이라고 하 는데, 마르(Maar)란 화구 모양이 몸체에 비하여 무척 크고, 화구 바닥이 움푹 들어간 형태의 분화구 를 의미한다. 즉, 하늘을 향해 벌린 주둥이가 몸체보다 거대하다고 생각하면 쉽다. 화구의 바깥 둘 레는 2,700미터에 이르고 분화구의 깊이는 132m 에 달해 백록담(115미터)보다 더 깊고 크다고 한다. 특이한 식생과 지질학적 희귀성으로, 1979년 천연기념물 제 263호로 지정된 산굼부리는 오랜 개발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만큼 관광객들이 이용하기 편리하게 되어있다. 털진달래, 용가시나무, 청미래덩 굴, 해송, 졸참나무, 산초나무 등이 나고, 물매화, 오이풀, 쑥부쟁이, 엉겅퀴, 향유, 용담, 미역취, 미나리아재비, 쥐손이풀 등 420종의 식물과 포유류, 파충류, 조류 등 여러 종의 동물이 살고 있다고 한다.
억새가 우거져 있는 산굼부리. 여기서도 오름들이 내려다보인다
하지만, 평범한 사람들의 눈에 먼저 들어오는 것은 역시 우거진 억새라고 하겠다. 관람로를 따라 올 라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펼쳐지는 억새밭 전체가 바람을 따라 흔들리며, 여기저기 솟아있는 오름들 의 모습에 제주가 오름의 천국임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매표소를 지나 10여분이면 올라갈 수 있 는 정상에서 사람들은 이미 분화구와 억새밭을 배경으로 카메라의 셔터를 눌러대기 시작한다.
특히, 이 곳은 몸이 불편한 장애인이나 노약자들에게 휠체어를 무료로 빌려주고 계단이 없는 관람로 를 만드는 등 섬세한 배려를 하고 있다. 천천히 돌아본다고 해도 1시간이면 관람을 마칠 수 있어 가 족단위의 관광지로 적격이다.
제주인들의 삶의 터전, 오름에 있는 무덤들. 현무암으로 둘레를 쌓은 것이 특이하다
제주 사람들에게 오름은 동네 뒷산의 나지막한 언덕이며 말을 놓아 기르는 방목장이기도 하고, 조상 의 묘가 있는 선산이기도 하다. 즉, 제주인에게 오름은 관광지라기 보다 삶의 터전인 것이다. 따라서, 오름을 안내하는 관광안내 표지판이 없는 경우가 많아 눈앞에 보이는 오름이 어떤 오름인지 알기도 힘들뿐만 아니라 진입로를 찾기도 어려워, 야생의 거친 모습을 간직한 오름을 도시인들이 오 르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을 수도 있다. 개인 소유의 오름이 많기 때문에 철조망이 처져있는 오름도 있으며 외부인의 출입을 꺼리는 주인도 있다고 하니 아무 오름이나 오르는 것은 좋지 않다.
산굼부리와 같이 관광지로 개발된 오름을 오르는 것은 권장할 만 하다. 그러나, 개인 소유이거나 개 발이 안 되어 제주의 야생을 고스란히 간직한 오름들은 눈으로만 감상하여 보호하는 것도 좋을듯 싶 다. 그러나 산굼부리에서 제주 성읍민속마을까지 이르는 1118번, 1112번, 97번 도로 일대로 가면 억 새와 멋지게 어울려진 오름들을 감상할 수 있다. 제주도 내에서 개별 차량으로 움직일 사람들이라면 이 도로들을 드라이브하며 제주 오름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해보자.
또한 산굼부리 주변의 추천할 만한 곳으로 조천초등학교 교래 분교가 있다. 아담한 운동장에는 잔디 가 깔려있어 가을의 정취를 더하며, 3개 학급에 20여명의 학생들이 공부하는 학교 건물은 분위기 좋 고 아담한 찻집 같아 보인다. 조금 휘어져서 더 예뻐 보이는 철봉과 미끄럼틀, 작은 축구 골문들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화사하니 원색으로 칠해진 회전놀이 기구에 앉아서 바라본 교래 분교는 차 라리 풍경화 속의 한 장면이다.
이제 369개의 산이 있는 곳, 제주로 여행을 떠나보자.
<여행정보>
- 관련 인터넷 사이트
한라산 국립공원 관리사무소 www.npa.or.kr/halla
산굼부리 www.sangumburi.co.kr
제주도 관광안내 cyber.jeju.go.kr
- 문의전화
한라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 064-713-9950~3
산굼부리 매표소 064-783-9900
- 대중교통 정보
버스 운행 횟수가 적으므로 사전에 확인 필수
영실코스 : 제주시외버스터미널 → 어리목 → 영실매표소
산굼부리 : 제주시외버스터미널 → 표선행 시외버스 → 산굼부리
- 자가운전 정보
영실코스 : 제주시 → 1100휴게소(99번국도) → 영실입구
산굼부리 : 제주시 → 교래입구(11번국도)->산굼부리(1112번도로)
- 숙박정보
제주도 내에는 특1급 호텔부터 최근 유행하고 있는 펜션, 콘도, 저렴하게 묵을 수 있는 민박집 들이 다양하다. 자세한 내용은 제주도청 관광안내홈페이지 참조
( http://cyber.jeju.go.kr/source/is/ld/ISLDLS00.asp?strCCD=strALL )
- 식당정보
제주도의 향토음식으로는 갈치회와 갈치국, 옥돔구이, 성게국, 자리물회와 오분자기돌솥밥, 흑 돼지불고기 등이 유명하며, 어디서나 손쉽게 신선한 생선회를 즐길 수 있다. 식당에 관련된 세 부 정보는 제주도청 관광안내홈페이지를 참조
( http://cyber.jeju.go.kr/source/is/fb/ISFBLS01.asp?strCCD=ETC )
- 주변명소 정보
도깨비도로, 서귀포 자연휴양림, 소인국미니월드, 비자림 등
- 기타 유의사항
영실 등반 시간 - 12:00까지 입산 가능 (왕복 3시간 정도 소요)
산굼부리 입장시간 - 11월 ~ 2월 : 08:30-1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