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절기엔 배팅에 앞서 세심하게 신경써야 할 요인이 많다. 이변이 속출하기 때문이다. 출전 간격이 길어 기량뿐 아니라 컨디션, 벨로드롬 적응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꼼꼼히 살핀 뒤 배팅을 해야 낭패를 피할 수 있다.
2005년 창원~서울 간 교차투표가 첫 시행된 지난주 고배당 행진이 계속됐다. 신인들의 선전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오랜만에 출전한 기존 강자들의 부진에 무게를 더 두는 분위기다.
지난 21일 금요 우수급 경주를 보자. 신용수 한정훈 장용진 신영극 등 특선급 강자가 출전했다. 기량상 한수 위라는 평가를 받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입상에 실패하거나 2착에 머물렀다. 특히 우수급 8경주에 출전한 장용진의 경우 준 강자인 권태원을 만나 무너지고 말았다. 특선급에서도 입상할 만큼 기량이 출중한 장용진의 패인은 컨디션보다 경기적응에 실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토ㆍ일요일 경주에서는 강력한 선행력을 앞세워 무난하게 2연승을 차지했다는 점이 이를 증명해 주고 있다.
우수급 10경주에서 신영극도 준 강자인 안효운에게 젖히기를 허용하며 6착으로 밀려나는 수모를 당했다. 토요경주에서조차 전일 안효운에게 또다시 밀려 쌍승 59.9배, 이변의 빌미를 제공했다. 신영극도 장용진과 마찬가지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강급자가 아니더라도 기존 강자들 중 공백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금요경주에서 부진을 보인 선수들이 많다. 선발급의 함영효 유진배 김상민, 우수급의 엄민호, 특선급의 정성기 등이 그렇다. 이 중 엄민호가 대표적인 케이스. 엄민호는 편성상 입상이 충분할 것으로 판단된 금ㆍ토요경주에서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한 달가량 공백기를 가졌다.
경륜왕 설경석 본지 해설위원은 "경륜운영본부에서는 선수들의 출전 횟수를 공평하게 맞춰줘야 하기 때문에 경기 출전횟수가 적은 동절기에는 선수마다 보통 한 달 정도 공백기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공백기가 긴 만큼 경기 적응에 실패할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