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은 여행도 아니었다..
일이 엉켜버려서 제대로 구경도 못했고,
솔직히 말하자면 놀러가기 전에 공부도 많이 안 했다.
반성반성~
첫째날, 써니가 가는 날이었기 때문에 마지막 얼굴을 본다고 재인이네 집에 끝까지 눌러 앉아 있었다. 그래서 집에서 전화를 받자마자 곧바로 나가야만 했었다. 아빠는 약간 실망한 듯 하고... ^^;;
어쨋든 이번 여행은 내 생애 처음으로(?) 소백산맥을 넘어서, 전라도 땅을 밟..아 보는 날..(아.. 그건 아니구나. 5학년 때 광주 비엔날레를 간 경험이 있으니~) 난 교과서 사진 한 켠에 나와있던, 밭전 모양으로 고르게 정리되어있던 농경지, 쫘아악~ 펼쳐진 평야를 보고싶었다. 그런데 시간은 허락하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볼 수 있었던 것은 거기로 넘어가기전 험한 산맥들이었다. 88고속국도를 탔는데 2차선 밖에 되지 않았다. 아무래도 교류가 적은 탓일까?
(경주로 향하는 차들은 엄청 많았는데, 그를 거슬러 올라가는 도로는 원활하기 그지 없었다. )
오후 늦게 출발을 한 터라, 그리고 겨울이어서 해는 참 일찍 져 버렸다. 광주로 계속 직행을 하려다가 우리는 지리산 온천에 들르기로 했다. 그런데 거기를 찾아가기가 왜 그리도 어려운지~ 깜깜한데다가 표지판이 정말 맘에 들지 않는다. 쪼잔하다고나 할까~ 주 도로가 있고 이제 오른쪽 편으로 다른 곳(어느 한 도시가 되겠죠)으로 빠지는 곳이 있다. 그런데 그 표지판이 커다랗게 표시가 되어있고 그 도로 직전에 하나가 있으면 좋으련만...
샛길로 빠지면서 앞에 얼핏 표지판을 보니깐 우리가 가려는 곳이 약 800m가 남았다는 것이 아닌가~ 고민끝에... 위반을 하고 말았다. 사고가 안나서 천만다행....
그리고 한 번은 길을 물었는데 식당가게 아저씨가 길을 완전히 엉뚱한 방향을 가르쳐 주는 바람에 약 30분은 소비를 한 듯하다. 온천이 나오려면 좀 화려해야 할텐데... 이건 뭐~ 계속 까마득한 산으로 올라가는 분위기니~ 원~ 길을 묻기 위해서 잡은 택시 하나..
"아저씨 온천 가려는데 이 길이 맞나여?"
"에? 아니여~~~~~~~~~~ 나 따라와!"
^^;;
아저씨는 참 답답한 듯이 우리를 바라보고있었다...^^;;
그리고선 그 아저씨를 따라나섰는데..
저것이 바로 총알 택시란 말인가~!!!
잠시 우리끼리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동안에 그 차는 저어~ 멀리 달아나 버리고 말았다. 그 놀라운 스피드!!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 황당해서 말이 안나왔다... (그러다가 마지막에는 기다려 주기는 했다만은)
결국은 다시 그 길을 빠져나와 경찰 아저씨에게 물어봐서 겨우 지리산 온천에 도착할 수 있었다.
(참! 그리고 길을 잘 못 빠져들다가... '운봉'이란 표지판을 보았다.
여러분 운봉을 아시나요? 피바위가 있다는 그곳... 온 몸이 비늘로 덮혀 있던 원나라 장군하나가... 하품을 잘못해서 목구멍에 화살을 맞아, 피를 토해 죽었 다는 슬픈 이야기가 전해지는 그곳.. 그 때 피로 물들어서 바위가 붉어졌다나요? ^^;; )
지리산 온천이 있는 곳은 정말 이때까지와는 전혀 분위기가 달랐다. 그야말로 산골짜기에 불야성을 이루고 있는 유흥가~라고나 할까? 여기가 바로 관광촌?? 주위에 보이는 것이라곤 노래방, 여관, 온천탕 뿐이었다. 여기저기에는 서울, 대전 표지판을 단 번쩍번쩍 쌔~~~~~~~까만 승용차들이 즐비하게 늘어 서 있었다.
주위에 여관을 하나 잡고 노래방에 가기로 했다. 그런데 노래방에 들어가기전... 아줌마 아저씨 단체가 요란한 음악소리에 맞춰서 몸을 흔들고 있었다. 핫~ 아줌마 아저씨들은 이런 곳에 와서 저렇게 흥을 돋구는구나~ ^^;; 그 커다란 방을 지나서 조용한 노래연습장이 나오더군요~ 거기서 조용하게 노래를 부르고..(그런데 아무래도 외딴 곳이다 보니 시설을 별로 좋지 않았다.) 하루를 마감했다. (참고로... 그 노래방을 나오기 전 아줌마 아저씨들은 더더욱 열정적으로 몸을 흔들고 있었다.....)
다음 날 아침... 부득이한 사정으로 인해 나는 온천을 하러가지 못했고,
나를 뺀 온 가족들은 뽀샤시한 얼굴로 다시 내 앞에 나타났다... T.T
그리구선 다시 광주로~!
그날은 외종고모(엄마의 사촌동생.. 약간은 멀다^^;;) 결혼식이 있던 날이었다. 내가 여기를 올 수 있었던 이유.
광주를 들어서는데 참 조용하다...라는 생각이 든다. 특별히 높은 건물도 보이지 않고... 아직은 외곽이라서 그런가? 그래도 뭔가 내가 보아왔던 대구랑, 부산이랑은 사뭇다르다. 개발이 많이 안되어서 그런가? 아님... 대구도 비슷했던가?
어쨋든.. 약간 갸웃뚱하면서 고속버스 터미날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또 물어물어 어렵사리 찾아온 고속버스터미날~
오우~
이게 정말 고속버스 터미날맞아? 너무너무 예뻐~~~~~~~~~~~~>_
반원모양으로 빨간색 지붕이 보인다. 밋밋하고 탁한 색의 사각형 건물이 아니다. 왠지... 커다란 (고속도로)휴게소같단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멀리서 보긴 했지만 깨끗해 보였다.
(참고로 광주 고속버스터미날 주위에는 신세계 백화점이 있구요 조금 더 뒤에는 '금호월드'라는 곳이 있습니다. 거기도 백화점같아 보이던데 거기서 놀다가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터미널을 보고 충격을 먹은 뒤... 저는 결혼식장으로 들어가야 했죠.
근데 거기서 시간을 그렇게 많이 보낼줄이야~T.T
(결혼식하는 언니, 오빠~ 다들 예뻤구요~ 둘이 채팅으로 만났다고 하던데~ 그게 참 쇼킹했죠~ ^^;;)
결혼얘기는 여기서 넘어가도록 하죠~
생각보다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간 터라~ 많은 구경은 못하고 광주 제일의 번화가 '충장로'로 가기로 했습니다. 거기까지도 길을 물어물어 갔는데~
길을 물으면서 느끼는 건데,
왜 광주사람들은 특별히 사투리를 쓰지 않는 걸까요?
경상도보다 말이 부드러워서 그렇게 느껴지는 걸까요? 표준말을 쓰는 사람들도 많았구요~ "아니여~"하면서 뒤를 약간 끄는 맛이 좀... 많이 약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참 다들 친절했어요. (아마 말투 때문에 그렇게 느꼈던 것 같기도 하구요~) 자기를 따라오라는 사람들이 참 많았고, 옆의 차가 일부러 창을 내려서 길을 가르쳐 주기도 했답니다. 약간 놀랐어요.
어쨋든 그리하여 충장로로 들어갔더니~
이제야 사람들이 시끌벅적하기 시작하고 흔히 말하는 중심지의 성격이 들어나더군요~ (근데~ XX주단 하믄서.. 한복집이 참 많았던 게 인상에 남네요~)
거기서 예쁜 모자랑 목도리~ 그리고 티셔츠 하나 샀습니다~^0^
쇼핑 간단히 하고.... 저희는 다시 차에 올라탔습니다.
(그러면서 광주를 빠져나오면서도... 그래도 왠지 조용하다는 느낌이 가시지 않더군요~)
원래는 그 차를 타고 더 서쪽으로 가려 했는데....
26일이 외할머니 생신인 관계로(결혼식장에 가서 알아버렸다...),
빨리 집으로 돌아와서 서울로 갈 채비를 해야만 했다.(엄마가요...)
그래서 결국은 다시 눈물을 머금고(^^::) 포항으로 돌아와야만 했다.
그런데 약 10시 20분 경에 대구에 들르게 됐는데(모두들 맛있는 저녁을 먹고시어해서~^^;;)
대구로 들어서는 순간, 고층 건물이 즐비하게 늘어서고, 네온싸인이 번쩍번쩍~!! 광주보다 확실히 개발이 많이 되었다는 느낌이 팍팍 들었다. 아무래도 대통령을 이어서 3명 배출한 까닭일까~
대구에는 동성로가 있죠? 거기서 간단하게 저녁을 해결했는데...(먹고나니 11시더군요~^^;; 핫~) 거기도 충장로보다 더 번화하고 더 시끌벅적했던 것 같네요...
저는 결국 그 길로 포항에 도착했고...(1시가 넘더라구요??)
뭐~ 제가 기대했던 전라도는 맛도 못 봤던 것이라고 할 수 있겠죠?
아무래도 다음에 다시 한 번 맘잡고 가야할 듯... 싶네요..
어라??
얘기가 횡설수설 너무 많이 길어져 버렸네요~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