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음악치료학과 교육과정의 비교
교육과정의 특성은 그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교의 특성과 철학에 따라 달라 질 수 있으며 일률적으로 정형화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먼저 밝혀둔다. 따라서 한국과 미국의 교육과정을 단선적으로 비교 분석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1997년 3월에 정규음악치료학과정을 처음으로 시작한 한국의 현실로서는, 먼저 연구하고 실행하여 그 기틀을 마련한 선진국의 교과과정을 심도 있게 분석하여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적용하는 일은 선행되어야 하겠다. 우선 음악치료에 있어서 교과과정이라고 한다면, 크게 음악관련과목, 음악치료관련과목, 치료관련과목의 세 가지로 구분된다. 그에 따른 한국과 미국의 교육과정을 비교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음악치료관련과목
음악치료 관련과목에는 음악치료학, 음악심리학, 대상환자에 따른 음악치료 접근법, 음악철학 등 음악치료의 중심 과목들이 해당된다. 미국의 뉴욕대학의 경우는 인본주의를 근간으로 하여 음악의 심리적 적용을 그 연구대상으로 삼고 있는데, 그에 따르는 한국의 대학원과정과 차별되는 학과목으로는 사이코드라마, GIM, 무용치료 등 다양한 심리적 접근을 꾀하고 있다.
각 대학교별 음악치료관련과목 총 학점수를 살펴보면, 숙명여자대학교는 17학점, 이화여자대학교는 16학점, 한세대학교는 21학점, 명지대학교는 21학점, 캔사스대학교는 30학점, 뉴욕대학교는 31학점, NAMT는 24학점을 각각 배당하고 있었다. 그 중 뉴욕대학교가 음악치료관련과목에 가장 많이 학점을 배당하고 있었다.
과목별로 살펴보면, 각 대학별로 학과목명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한국과 미국, NAMT 교과과정에 「음악심리학」과목이 공통적으로 들어있었다. 이 과목은 이화여자대학교 2학점 배당을 제외하고는 모두 3학점 씩 배당하였다. 「음악치료학」과목은 숙명여자대학교를 제외한 모두 대학교나 NAMT에 개설되어 있었다. 「음악과 인간행동」과목 또한 2개 대학을 제외한 나머지에서 모두 개설되어 있었으며, 「음악치료기술」과목은 뉴욕대학교를 제외하고 개설되어 있었다. 특이할 만한 점은, 캔사스대학교와 NAMT만이 유일하게 가지는 교과목이 있었는데, 「행동수정기법」관련과목이었고, 뉴욕대학과 NAMT의 공통교과목은 「음악치료방법론」이었다. 캔사스대학에만 유일하게 개설된 과목이 2개 있었는데, 「장애아동을 위한 음악사용」과 「음악교육연구법」이 그것이다.
「임상실습」과목을 대학별로 비교해 보면, 한국과 미국, NAMT 모두가 3학기 이상 실시하고 있었지만, 뉴욕대학교는 2학점 씩 2학기 만 시행하고 있었다. 임상훈련은 강의로 들은 음악치료를 실제 임상현장에서 직접 체험하는 시간이다. 임상훈련은 최소 4학기 동안의 실습과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인턴과정으로 구분된다. 실습은 4학기 동안 주 1회의 세션을 기본으로 하며 병원, 사회복지시설, 학교 등 보건 관련기관에서 음악치료 수퍼바이져의 감독 하에 실시하게 된다.
「인턴과정」에서는 뉴욕대학교가 수업과 함께 자신이 원하는 임상영역에서 인턴과정을 1년 1000시간 이상을 요구하고 있어, 6개월의 인턴과정을 요구하는 다른 대학교나 NAMT와 구별되었다.
음악치료관련과목 총학점수가 가장 많은 곳은 뉴욕대학교로 31학점이었으며, 이화여자대학교 16학점으로 낮은 학점수를 나타내었다.
2. 음악관련과목
음악관련 과목에는 악기 연주, 성악,화성학, 음악사, 합창 등의 음악기술과 일반 음악에 관한 과목이 이에 해당된다. 또한 그룹을 인도할 수 있는 방법과 배경지식을 위한 「음악그룹인도법」 또한 음악관련과목에 속한다. 숙명여자대학교의 경우 1학기생을 대상으로 하는 음악치료기술과목에서 음악치료에 관련된 여러 가지 다양한 음악관련기술을 습득하고 있으며, 이화여자대학교의 경우, 즉흥 연주 및 창작지도법 시간을 통해 피아노 연주를 임상에 즉흥적으로 적용시키는 기술을 교육하고 있다.
먼저 과목유형에 대한 한국·미국대학교와 NAMT별로 비교해 보면, 6개 기관 모두에 공통적으로 개설된 음악관련과목은 없었지만, 「그룹인도기술」과목이 캔사스대학교와 뉴욕대학교를 제외한 한국의 대학교와 NAMT가 공통적으로 개설하고 있었다. 과목에 배당된 학점수 또한 1학점에서 3학점 까지 다양하게 적용시키고 있다. 다음으로는 「음악사」를 이화여자대학교, 미국 2개 대학과 NAMT에서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었으며, 「화성학」은 미국대학교와 NAMT만이 개설하고 있었다. 이화여자대학교와 뉴욕대학교 사이에 공통과목들이 있었는데, 2개 학교 모두가 「음악사」, 「음악이론」과목을 가지고 있었다. 학점수에 있어서는 이대가 각각 1학점 씩을 배당한 반면, 뉴욕대는 3학점 씩을 배당하여 큰 차이를 보였다. 이외에도 각 대학교가 독자적으로 개설하고 있는 과목들이 있었다. 먼저 캔사스대학교에서는 음악과 관련하여 「지휘법」과 「전공악기기술」의 2개 과목을 개설하여 타대학교와는 구별되었다. 또한 숙명여자대학교는 「오락에서의 음악」이라는 레크리에이션에서의 음악의 사용을 강조한 과목을 두어 타대학과는 달리 독자적으로 학과목을 개설하였다.
음악관련과목 총학점수가 가장 많은 곳은 캔사스대학교와 NAMT로서 24학점에 이르렀고, 명지대학교와 한세대학교가 3학점으로 가장 낮은 학점수를 나타내었다.
3. 치료관련과목
치료 관련과목은 음악치료를 시행하면서 알아야 하는 인접 학문과 환자를 이해하기 위해 꼭 필요한 과목, 즉 해부학, 생리학, 이상심리학, 정신 병리학, 특수아동심리학 등이 포함된다. NAMT기준 치료관련과목을 보면, 해부학 및 생리학과목을 과정을 통해 사람의 신체 구조와 기본적인 생리현상, 그리고 각 기관의 기능에 대한 지식을 넓힐 수 있게 한 반면, 국내의 경우, 아직까지 치료관련과목에 있어 특수교육과 관련된 장애인과 정신과 영역, 일반인 대상의 심리학과목에 한정되어 있는 실정이다
한국과 미국, NAMT의 치료관련과목을 살펴보면, 6개 기관 모두가 개설한 공통교과목은 「이상심리학」과목이었고, 이화여자대학교의 2학점 배당을 제외한 나머지 대학교에서 3학점씩을 배당하고 있었다. 그 다음 공통과목으로는 「특수아동심리학」을 들 수 있는데, 이화여자대학교와 미국 2개 대학에는 같은 명칭의 과목은 개설되어 있지 않았다.
특이할 만한 점은 숙명여자대학교와 캔사스대학교 두 대학교만이 「통계학」과목을 개설하고 있다는 것인데, 숙명여대의 경우 2학점 짜리 한 강좌만을 수강하지만, 캔사스대학교의 경우 2학점 짜리 「통계학」과목을 Ⅰ과 Ⅱ로 나누어 수강하게 되어 있다. 통계학은 음악치료임상에서의 여러 가지 실험적 자료를 수집, 처리, 변환하는 능력을 기르는 과목인데, 한국의 음악치료의 보다 뿌리깊은 자리메김을 위해 연구와 통계, 임상치료관련과목의 확충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또 한가지 특이할 만한 점은 NAMT는 치료에 관련해서 많은 과목을 수강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치료관련과목 총학점합계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숙명여대의 경우 9학점, 이화여대 2학점, 명지대와 한세대가 각각 6학점 씩 배당하고 있으며, 캔사스대학은 12학점, 뉴욕대학은 18학점이었고, NAMT의 경우 20학점으로 가장 많은 학과목과 학점수를 나타내었다. 이것은 한국과 미국으로 나누어 비교해 보아도 의미가 있겠는데, 한국의 경우, 치료관련 총학점합계가 2학점부터 9학점까지인 것에 반해 미국의 경우, 12학점에서 20학점에 이르는 높은 학점수를 나타내어 많은 차이를 보였다. 따라서 환자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그 환자가 가지고 있는 병리적 증상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위해 한국의 각 대학교에 치료관련과목에 있어서 보다 전문적인 학과목 개설이 요청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