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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은 신체에서 유일하게 지면과 닿는 기관으로서 서있을 때 신체를 지탱하고, 보행이나 운동할 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추진력을 준다. 또한 걷거나 달릴 때 발생하는 충격을 완충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고, 발이 지면에 닿을 때마다 족압이 증가되어 심장으로 피가 원활하게 되돌아가게 해서 혈액순환을 도와주게 된다. 이와 같은 역할을 하는 발은 인체에서 가장 힘든 노동을 하는 기관 중 하나이다. 사람이 걸을 때 발에 받는 힘은 자기 몸무게의 약 3내지 4배에 해당한다. 또한 1 km를 걸을 때마다 약 16톤의 무게를 작은 발이 지탱해야하니 참으로 고단한 존재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하루에 8,000보 내지 10,000보 정도를 걷게 되는데 이것을 계산해보면 사람은 일생동안 약 190,000 km를 걸으며 이것은 지구를 4 바퀴이상 도는 것과 맞먹는다고 하니 놀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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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의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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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일반적으로 알고 있듯이 발이 그렇게 단순하고 억세기 만한 구조가 아니다. 조그만 발에는 26개의 뼈가 있는데 이것은 인체 내에 존재하는 뼈의 약 1/4에 해당할 만큼 많은 숫자이다. 그외에도 33개의 관절, 107개의 인대, 19개의 근육과 건, 인대 등이 있어 서로 유기적으로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구조물들은 하나 하나 아주 복잡하고도 섬세한 모양과 기능을 수행하는데 그것이 참으로 오묘해서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한다. 이들 중 하나만 이상이 생겨도 발병이 나고 당장 걷기가 불편해진다. 그런데 사람의 발은 짐승의 것에 비해 더욱 복잡하고 섬세한데다 짐승이 4개로 할 일을 2개로 하면서도 하이힐 등 소위 이쁜 구두로 평생을 시달리기 때문에 자연히 발병이 많아 질 수밖에 없다. 걸을 때 체중은 뒤꿈치에서 잠깐 머물다가 앞 발바닥(중족지골 골두)쪽으로 가는데 결국 발을 지면에서 떼기 직전에 엄지 발가락에 체중이 몰리게 된다. 따라서 엄지 발가락이 부실하게 되면 체중이 나머지 작은 발가락(제2, 제3 중족지골 골두)으로 쏠리게 되어 걸음걸이가 이상해지고 발바닥에 굳은살이 생기는 등 여러 가지 이상이 생기게 된다. 이러한 것들로 대표적인 질환은 무지 외반증과 류마티스 발, 당뇨병으로 인한 발가락 절단 등을 들 수 있다. 발바닥 안쪽에는 아치가 있는데 이 아치의 형태에 따라 발을 크게 정상발, 평발, 오목발로 나눌 수 있다. 평발은 발, 발목, 다리, 골반, 그리고 척추 등의 정렬 상태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발은 불안정하기 때문에 관절에 과도하고 비정상적인 운동을 유발하며 쉽게 피로하고 손상을 일으킨다. 장기적으로는 관절염, 무지 외반증, 뒤꿈치 통증, 지간 신경종 및 여러 발 기형과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발의 불안정성을 보상하기 위해 전방 경골근이 지나치게 많은 일을 함으로써 정강이 앞부분에 통증을 유발하는 골막염(shin splint)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체중을 부과하고 섰을 때 발바닥의 아치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지는 것을 육안으로 볼 수 있고, 좀더 정확한 정도를 알려면 일반 방사선 사진을 찍어보거나 발바닥 모양을 잉크로 찍어보면 된다. 잉크로 찍힌 발 프린트에서 중간 부위가 과도하게 넓어진 것을 볼 수 있다. 오목발은 발의 충격 흡수 기능이 떨어져서 발바닥에 통증을 일으키는 굳은 살이 생기기 쉽고 이 또한 여러 가지 이차적 질환을 유발한다. 이러한 평발 및 오목발은 복합적인 발기형인데, 정확한 진찰을 받고 기능성 깔창을 사용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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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에 의한 자세와 보행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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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에 생기는 기형 및 질환 등에 의해 발에 고통을 주는 것은 누구든지 쉽게 알 수 있지만 발의 이상으로 인해 자세와 보행의 변화를 가져온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흔치 않은 것 같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발의 통증으로 인해 다른 신체 부위에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발에 문제가 생기면 걸음걸이에 이상이 생기고 이것이 수년 내지 수십년 씩 쌓이다 보면 무릎, 고관절, 허리 등에 통증 및 관절염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전체 인구의 약 80%가 무릎, 고관절, 척추, 목 부위의 통증으로 경험하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비정상적인 발로 인해 초래된다는 것을 알면 놀랄 것이다. 국내에서의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미국에서는 5명중 4명이 발에 문제를 갖고 있고 이것으로 인해 증상이 있다고 보고된 바 있다. 우리들도 지금까지 발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참고 지내는 경우가 많을 뿐 그 빈도는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본다. 그런데 젊은 발은 회복력이 좋아 자그마한 손상은 곧 거뜬히 나을 수 있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회복력은 더디어지는 반면 크고 작은 손상이 누적된다. 그런 까닭에 사람이 나이를 먹음에 따라 발이 점점 더 불편해 지는 것이다. 따라서 젊었을 때 너무 유행을 쫓아 자신에 맞지 않는 구두를 신고 발을 혹사시키면 나이 들어 고생을 할 수 있다. 특히 발 문제가 여성에게서 월등히 많은 빈도를 보이는데 이것은 구조적으로 약하게 만들어져 있는 여성의 발이 평소에 소위 하이힐이라 불리는 조이고 높은 구두에 오랫동안 혹사를 당하기 때문이다. 약 90%의 여성이 자신의 발보다 작은 신발을 신고 있고 약 80%의 발에서 크고 작은 문제를 갖고 있다는 통계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때문에 여성들은 본인이 신발이나 양말에 좀더 신경을 쓰고 관심을 가져야 발병을 미연에 예방할 수 있다. 독일의 패션 디자이너 질 센더가 디자인한 제품이 스포츠 용품사인 퓨마에서 제작된 것처럼, 이젠 형태도 기능을 따를 때(FORM FOLLOWS FUNCTION) 이다. 하이힐과 조이는 구두는 분명 발에 많은 부담을 주는 것임에 틀림이 없다. 이로 인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 이런 구두를 신지 않는 것이 좋겠지만 부득이하게 신어야 할 경우에는 장시간 신지 말고 굽이 낮고 편한 신발과 번갈아 신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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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발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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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절한 신발로 생길 수 있는 발 질환들로서는 무지 외반증(엄지 발가락 휜기형), 굳은살, 망치족(작은 발가락 기형), 내향성 발톱(파고드는 발톱), 족저 근막염(발뒤꿈치 통증), 당뇨병성 족부 궤양 등이 있다. 무지 외반증은 엄지 발가락이 바깥쪽으로 휘는 기형으로 주위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이 기형은 앞이 뾰쪽하고 폭이 좁은 하이힐을 오랫동안 즐겨 신은 여성에게서 잘 발생되는데, 튀어나온 뼈 때문에 신발을 신게되면 신발 모양이 변하고 통증이 생긴다. 치료가 늦어지면 나머지 발가락들도 변형과 통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 치료는 크게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누어진다. 비수술적 치료는 앞볼이 넓은 신발을 신고 보조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기형이 교정되지 못하기 때문에 치료 효과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무지 외반증의 치료 중 가장 효과적인 것은 아직까지는 수술로서 족부 전문 정형외과 의사가 시술할 경우 재발률은 매우 낮다. 발바닥 굳은살과 망치족 역시 신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질환이다. 이 질환은 하이힐 같이 뒷굽이 높고 바닥이 딱딱한 구두나 자기 발 사이즈보다 작은 구두를 오랫동안 신을 때 잘 생기게 된다. 내향성 발톱은 발톱 질환 중 가장 흔한 것으로 발톱의 가장자리가 구부러져 자라면서 살속을 파고 들어가 염증이 생기고 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그 원인은 발톱을 깍는 습관이 잘못되거나(일직선으로 반듯하게 깍아야 한다), 신발이 너무 좁아서 발가락이 조일 경우 등으로 역시 잘못된 신발과 연관이 있다. 족저 근막염은 발뒤꿈치 통증의 가장 흔한 원인이며 육상운동 선수나 일반인이 갑자기 심한 운동을 할 경우 흔히 볼 수 있다. 특징적으로 아침에 일어날 때 특히 아프고 오랫동안 앉았다 일어날 때도 통증을 느낀다. 이 질환의 원인은 과도한 운동 (마라톤, 등산, 조깅 등), 급격한 체중 증가나 비만, 오래 서있는 사람, 평발이나 아치가 높은 발을 가진 경우 등이다. 평소에 쿠션이 있고 아치를 잘 받쳐주는 신발을 신고 스트레칭을 하면 예방을 할 수 있다. 당뇨병성 족부 궤양은 당뇨병으로 인한 하지 절단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이다. 미국 통계로는 비외상성 하지절단의 약 반수가 이러한 당뇨병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병으로 오래 고생한 환자는 신경이상이 발생해서 발에 쉽게 상처가 나고 곪는데도 발 감각이 떨어져서 아프지 않고 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절단이라는 극단적인 결과를 피하기 위하여 평소 철저한 발 관리와 더불어 조기치료와 예방을 위하여 족부 전문의의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발 관리에 있어서 기본이 되는 것은 발이 꽉 끼이는 작은 신발은 절대 신지 않는 것이다. 신발을 잘못 신은 경우가 발 궤양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조이는 신발을 신고 한시간만 다녀도 궤양이 발생할 정도로 그 진행이 빠르다. 이와 같이 우리가 어떤 신을 신고, 어떤 활동을 하느냐하는 생활양식이 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발을 건강하게 관리하기 위해서는 먼저 올바른 신발 선택이 기본이 되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신발이라 할지라도 당신의 발에는 적절하지 않은 것일 수가 있다. 따라서 신발을 선택할 때 신발 전문가나 족부 전문 의사와 함께 상의하고 선택하는 것이 발에 발생할지도 모르는 문제를 미연에 예방할 수 있으므로 가장 이상적이라 할 수 있다. 발은 자칫 소홀히 대하기 쉬운 기관이다. 그러나 발이 건강에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고, 불편할 때 치루어야 할 대가도 또한 크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서양에서는 예전부터 운동화를 신고 출근시간을 가르는 정장 차림의 여성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한국에서는 이런 모습이 아직은 촌스럽기만 하다. 이런 촌스런 모습이 자연스럽게 느껴질 때 우리의 발은 좀더 건강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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