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인터넷뉴스】10월 초 대부분의 학교가 1차 지필고사 기간이었고, 중순이 체육대회와 현장체험학습 기간으로 학창시절 아름다운 추억을 만드는 기간이다.
10월 17일 숙지중학교를 찾았다. 학생들은 반별로 단체복을 입고 스탠드 또는 의자를 갖고 나와 응원석에 앉아있었다. 9시 정각 사화자의 안내에 따라 운동장에 모두 모였다. 22개 학급이면 비슷한 단체복도 있으련만 모두 다르다. 학생들이 서로 눈치를 보면서 각반의 특색을 살려 준비한다고 한다. 맨 앞에 서 있는 분은 바로 학급 담임선생님이다. 대부분의 담임선생님이 사제동행으로 학급단체복을 입으셨고, <이어달리기>는 학생과 같이 출전할 수 있다.
개회선언과 국민의례, 개회사, 축사, 선서로 이어지는 의식행사에서 안희두 교장선생님은 “<맑고 아름답게, 밝고 슬기롭게>라는 교훈처럼, <즐겁게 뛰어놀면 오늘이 행복하고 내일은 건강하다>는 캐치프레이즈처럼 오늘 내가 1등보다 우리가 함께 1등하는 축제가 되도록 질서를 지키며 상대방을 배려하고 즐겁게 뛰어놀기 바랍니다.”라고 당부했다.
이어 30여 년간 준비체조를 연구한 달인 김선생님을 따라 율동이 시작되었다. 처음엔 낯익은 동작이라 대부분 따라하였는데, 점점 음악도 빨라지고 율동은 춤으로 변하며 웃음은 폭소로 변하였다. 음악은 임창정의 문을 여시오, 남진의 둥지, 설운도의 사랑의 트위스트, 레이디스코드의 kiss kiss를 율동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편집하였다.
평범한 준비운동은 이제 그만. 모두가 즐거운 체육대회를 만들기 위해 체육교사들이 여러 차례 모여 회의를 했다. 결론은 시작부터 즐거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국민체조, 청소년체조, 새천년건강체조 등 틀에 박힌 준비운동은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지 못한다는 결론은 내고 모두가 즐거워하는 체조를 만들기로 했다.
국내외의 자료를 수집하고 아이디어를 모아 김선생님이 모두가 즐거워 할 수 있고, 기존에 어디에서도 접해보지 못한 ‘김청체조’를 만들어 냈다. 결과는 대 성공이었다. 음악이 흘러나오고 ‘김청체조’가 시작되자 학생들과 학부모는 물론이고 조회대 위에 있던 교장, 교감선생님, 학교운영위원장님, 학부모회장님 모두가 박장대소 하며 체조를 따라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응원석으로 돌아가자 곧 이어 삼일상고에서 축하공연으로 아에토스 응원단의 멋진 연기가 펼쳐졌다.
체육대회 날에는 모두가 즐겁게 뛰어놀 수 있어야한다. 숙지중학교 체육대회에는 체육대회 전에 치러지는 예선전이 없다. 반 전체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종목만을 선정해서 체육대회 당일 예선전부터 결승까지 진행된다.
한마음한방향
첫 번째 경기는 <한마음한방향>이다. 운동회에서 많이 하는 놋다리밝기 변형이다. 놋다리밟기는 고려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안동으로 피난을 왔을 때 안동 인근 강변에 왔을 때 부녀자들이 허리를 굽혀 다리를 만들어 왕후인 노국공주가 그 위를 지나게 하여 강을 건너게 한 것에서 유래 하였다. 경기에 도입하니 허리를 구부리는 학생이나 등을 밝고 걸어가는 학생이나 자칫하면 다칠 수 있다.
전통 민속놀이를 이어가는 것도 좋지만, 안전을 위해 지름이 75cm인 짐볼을 활용한다. 반 전체 학생이 2열로 서서 짐볼을 가슴 높이로 손에서 손으로 전달해 반환점을 돌아 다시 출발선으로 이동시키는 경기다. 짐볼에 신체 일부가 닿은 학생은 발을 움직일 수 없는 경기여서 반 전체가 얼마나 한 마음으로 열심히 참여하느냐가 관건이었다. 짐볼을 던지거나 들고 걸어가면 실격이다. 물론 땅에 닿아도 실격 처리된다.
단체줄넘기
두 번째 경기는 <단체줄넘기>다. 처음엔 한 명씩 통과하고, 다음엔 두 명씩, 세 명씩, 네 명까지 뛰어넘어야 한다. 중간에 걸리면, 걸린 팀이 넘을 때까지 다음 팀은 넘지 못한다. 학급의 모든 학생이 4번은 모두 넘어야 끝나는데, 그때까지 초시계로 측정한다.
줄다리기
세 번째 경기는 <줄다리기> 예선전이다. A, B, C, D 경기장에서 4팀 8학급이 동시에 진행되는데, 토너먼트로 3판 2선승제로 제한시간은 한 경기당 20초다. 모든 학생이 착용할 목장갑이 준비되어 있다. 지금까지는 학급의 모든 학생들이 출전한다. 물론 양쪽에 숫자를 맞추기 위해 예외인 학생이 있지만, 거의 다 참가한다.
이어달리기
네 번째 경기는 <이어달리기>다. 접시모양의 라바콘 40개를 라인에 엎어놓으니 보기에도 좋았다. 예전엔 학생들이 등을 돌리고 앉도록 하여 넘어질 경우 크게 다칠 우려도 있었으나 안전하여 좋았다. 한 학급당 남학생 10명, 여학생 10이 이어달리기를 하는데, 운동장 반 바퀴를 뛰어야 한다. 다른 학교를 보면 반에서 잘 달리는 4명 정도 나와 이어달리기를 한다. 학생들이 나중에 커서 ‘중학교 때 내가 우리 반 대표로 이어달리기에 나갔었지’하고 회상할 수 있는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어 주기 위해 과감하게 20명 이어달리기를 실시했다.
첫 주자는 여학생이고 마지막 주자는 남학생이다. 중간에 순위가 여러 번 뒤바뀌고 바통 터치에서 실수가 이어지지만 뛰는 학생과 보는 학생 모두가 만족하는 경기가 되었다. 예선전에서 다른 반과 부딪쳐 넘어지면서 결승전에 못 올라가는 반이 1, 2학년에 각각 한 반씩 있었는데, 학년부장과 담임교사들이 모여 긴급회의를 통해 만장일치로 결승전에 뛰게 하는 훈훈한 풍경도 벌어졌다.
학생들의 준비와 진행으로 즐거웠던 체육대회
체육대회날 체육 선생님이 담임인 반은 소외되는 게 일상이었다. 담임선생님이 체육대회 진행이나 보조를 맡기 때문이다. 하지만 숙지중학교는 비담임교사, 부장교사, 학생도우미를 적극 활용해 담임을 맡은 체육선생님은 학급 학생들과 즐겁게 경기에 참여하고, 체육대회를 즐길 수 있었다.
한마음한방향과 단체줄넘기는 다른 학년 담임선생님들이 심판을 봐주셨고, 줄다리기는 부장선생님이, 이어달리기는 비담임 선생님이 심판으로 참여해 진행을 매끄럽게 도와주셨다. 또한 이어달리기 출발 화약총은 교감선생님과 학교운영원장, 학부모회장, 학교담당경찰관 등이 돌아가며 쏘아 학생들과의 친근감을 높이고 흥미를 유발하는 계기가 되었다. 학생도우미들은 체육대회 전날 회의와 시뮬레이션을 통해 체육대회의 빠른 진행을 도와주었다.
음악이 있어 흥이 나는 체육대회
신체활동에 음악이 빠지면 뭔가 빠진듯한 기분이 든다. 음악은 학생들을 춤추게 했고, 경기에 져도 춤추며 응원석으로 들어오게 했다. 방송을 담당하시는 선생님께서 최신 음악을 경기 상황에 맞춰 적절하게 틀어서 체육대회의 분위기를 한층 업그레이드 시켰다.
청소도 점수에 포함
준비체조와 응원, 주변의 청소 상태도 점수에 포함되기에 분리수거까지 말끔히 정리되었다. 심판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경기 준비나 끝난 후 운동기구를 정리를 잘 하였고, 담임선생님을 비롯한 학생들이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이 질서 있게 행동하여 아름답게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오늘 체육대회는 전교생이 마음껏 즐기고 달리며 행복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