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캐나다'라는 나라와 '깻잎까페' 라는 곳을 알려주었던 친구가 이번주에 결혼을 합니다.
대학에서 처음만나 학교와 회사를 병행하는 힘든 시간을 함께 하며 친해진 이 친구..
캐나다 워홀생활을 함께 계획했었고..
귀국 후엔 무언가 원하는 것을 찾고, 그 후에 늦은 결혼을 하고자 했던..
미래의 계획까지도 비슷했던 친구였습니다.
혹시 그런 기분아세요?
너무 떨리고 걱정되고 무서워 죽겠는데.. 같은 상황에 처한 사람이 하나라도 있다면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난 외롭지 않구나..하고 위안되는..
그래서 서로 위안받고 힘내서 다시 으라차차! 힘내게 되는..
그 친구가 저에게 그런 존재였습니다.
그리고 캐나다 에서도 그 친구가 저에게 그런 존재일 것이란걸 의심하지 않았었죠.
본격적으로 캐나다에 갈 준비를 하게될 작년 여름 무렵..
우리의 계획이 조금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친구는 한국에 남고.. 전 캐나다에 오게 된것이죠.
그렇게 거의 9개월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 친구는 함께 다니던 대학을 먼저 졸업하고 안정된 직장생활을 하며 생활하고 있고
지금은 한국에서 좋은 분을 만나 새로운 삶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 이곳에서 한국에서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구요.
처음 친한 친구의 결혼소식을 접하는 기분이 사실 너무 이상하데요..
물론 축하는 하면서도..괜히 불안해 지는 느낌..?
인생이라는 괘도가 있다면 그 친구는 정상적인 길을 따라가고 있는것 같고,
전 약간 벗어난 길을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국에 돌아가면 내 나이 27..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잡으면 28..
새로운 직장에 적응하고 돈을 모으고.. 결혼을 하면.. 난 도대체 몇살일까요?
벌써 자기의 가정을 가지고 애엄마가 된 친구까지 있는데 난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걸까요?
저는...
저는......캐나다 생활후에 어떻게 될까요..?
괜시리 마음이 울적해 지는 밤입니다.
사실 친구도 저도 모릅니다. 아니 앞으로도 모를겁니다.
어떤것이 잘한 선택이고.. 어떤것이 잘못한 선택인지를..
왜냐면 인생이란것에 정답이란 없는것이니까요.
그치만..
다른 길을 선택한 우리가 행복이란 종착점에서 함께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너의 선택도 나의 선택도.. 둘다 잘한 선택이었구나 하면서요.
이곳에 오지 않았다는 것에 그녀가 미련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녀 대신에 제가 이곳에서 열심히 지내고 있으니까요.
이제 결혼식을 일주일 남겨둔 그녀에게 이렇게라도 축하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내 친구 수민아..
결혼식 준비하느라 많이 바빳을 텐데 도와주지 못해 미안해..
큰일 앞두고 마음 심란하고 외로웠을텐데 함께 해주지 못해 미안해..
식날 들러리도 서주고.. 니 드레스 자락도 잡아줘야하는데..
니 결혼식 조차 가보지 못해서 미안해..
그리고 무엇보다..
니 행복한 결혼보다 내 생각부터 하는 나쁜친구라 미안해..
그치만.. 정말 결혼 축하해.. 사랑해♥ 내맘알지?
캐나다에 와서.. 어쩌면 더 나빠지고 있을지도 모르는 효랑이 입니다...
[여담]
주변에서 결혼이야기가 나와서 신군에게 물어봤어요.
효랑 : 신군 나 신군한테 시집 가도돼?
신군 : 아니 난 졸업도 해야하고 직장도 잡아야하고 돈도 모아야해서 서른 넘어서 까지는 안될것 같아.
아..............무드없어 신군.............
아 무매너 .....신군.........
아 ... 눈치없는 신군...!!
니가 ""그래 당장 결혼하자!! "" 하더라도 나도 지금 당장 시집 안간다구................. ㅅㅂㄻㅅㅂㄻ
나이를 먹어가면서 현실적인 것도.. 구체적인 자기 계획이 있는것도 좋지만..
가끔은 말도 안되게 무모하고 사랑앞에 다 쏟아 부을 수 있었던 20대 초의 파릇한 연애가 그립습니다.
와우 뱅쿠버 엄청 춥네요. 날씨는 춥지만 마음따뜻한 캐나다 생활 하시길 기도할꼐요!!
하하하 서른넘으면 더 이상해집니다 다들 결혼하는데 전 회사 그만두고 거기갑니다... ㅡ,.ㅡ;;;; 근데 마지막에 신군이라는 분이 남친인가보네요.. 근데 저도 남자지만 저런데 남자는 의외로 현실성을 가미하죠... 그게 남자와 여자의 차이같아요... ㅋㅋㅋㅋ 전 나중에 센스있게 해야겠군요...
많은 답글 감사합니다 하나씩 다 읽어보았어요 곧 캐나다 가시나 보네요 조언을 드리자면 비판적 사고가 나쁜건 아니지만 새롭게 시작하는 시점에서는 밝게 희망적으로 생각하시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답글이 너무 어두워서요 글은 사람의 마음을 나타낸다자나요 조금 더 릴렉스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