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옥체험 안내한 千聖珪 교위
48시간 구치소 취재를 도와준 千聖珪 교위는 서울구치소의 터줏대감이다. 행정직 7급에 해당되는 교정공무원이다. 재소자들 사이에 벌어지는 폭행 등 각종 형사사건들을 조사하고 처벌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얼핏 수사관을 연상했지만, 카운슬러 역할이 더 컸다.
1960년 전남 해남에서 7남매 중 차남으로 태어난 千교위는 검정고시로 중·고등학교를 졸업, 1987년에 교정공무원 9급 시험에 합격했다.
기자가 『교도관 생활이 힘들지 않냐』고 묻자 『교도관이 되기 전에 구두닦기에서 넝마줍기, 제과회사 청소부 등 안 해 본 일이 없었다』며 『돌이켜 보면 학원가에서 칠판닦기를 했던 것이 교정공무원 시험에 응시할 수 있었던 계기』라고 말했다.
그는 『재소자들의 고충을 들어보면 세상의 많은 범죄가 가정의 불화에서 비롯되고, 처한 환경이 어떠한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가족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재소자가 있느냐』는 질문에 다짜고짜 『여기에서의 인연은 여기서 끝내는 것이 재소자들에게도 좋다』고 했다. 『1994년에 전국을 공포에 떨게 했던 지존파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은 한 수용자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면서도 더 상세한 이야기는 피했다.
千교위는 『청소년 시절 들은 한 마디의 격려 때문에 나는 여기까지 오게 됐다』며 야학에서 자신을 가르쳤던 現 민주노총 이수호 위원장을 기억했다.
그는 『단 한 명의 재소자라도 교화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그러려면 「너는 잘 할 수 있다」고 격려해 주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현재 교도관들의 근무는 3부제로 이뤄지고 있다. 오전 8시30분부터 다음날 오전 9시30분까지 25시간을 꼬박 근무해 「교정 25시」라고도 한다.
최근 서울구치소에는 직원이 부족해서 「중번 순찰제」가 실시된다.
「중번 순찰제」는 정상적인 일과를 마치고 난 후 다시 밤샘 근무를 하는 일과다. 이를테면 교도관들은 저녁 6시부터 수면을 취해 밤 11시에 일어나 새벽 5시까지 근무하고, 새벽 5시에서 한 시간 수면을 취한 뒤 바로 출근하는 식이다. 어느 수용사棟에도 근무자가 자리를 비워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