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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국도여행
부산광역시 중구에서 함경북도 온성군 유덕면에 이르는 일반국도. 길이는 513.4㎞이다. 왕복2차선은 221.1㎞, 왕복4차선은 259.2㎞, 왕복6차선은 29.1㎞이다. 미포장 도로는 4㎞이고 도로포장율률은 99.2%이다. [출처] 네이버 백과사전
가족여행이라는 이름하에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찾아가보자는 생각으로 아직 한번도 가보지 않은 강원도와 경상남북도 그리고 부산까지 한꺼번에 볼 수 있는 7번국도 여행을 기획한다.
1980년대 중반 대학시절 부산에 사는 외삼촌댁에서 몇 개월 지내본 이후 특별히 가 볼 일 없던 부산, 대도시라는 생각보다는 작은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언덕길의 판자촌 같은 모습의 도시였던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이 어떻게 변했는지 사뭇 궁금하다.
서부산 톨게이트를 빠져나오면서부터 산기슭에 높이 솟아오른 아파트단지가 눈에 들어온다. 아! 많이 변했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조금 후 광안대교를 지나면서부터 입이 떡 벌어져서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다.
쭉쭉 뻗은 도로와 해변가의 마천루.
마치 뉴욕이나 상해와 같은 도시들처럼 성장하고 있는 부산이 정말 대단해 보였다.
9시 뉴스에 나오는 해운대 백사장의 울긋불긋 파라솔 물결과 함께 수많은 인파에 휩싸여 쏴~ 하고 부서지는 파도소리를 귓등으로 듣는 듯 마는 듯 모래사장을 빠져나와 한 켠에 마련된 공연장에서 시원한 맥주한잔과 통닭을 간식으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시끄럽게 울리는 음악소리와 비키니를 입은 젊은 여학생들의 육감적인 몸매는 이상하게 서로를 쳐다보듯 어울리지 않는 여름밤이 내리고 있었다.
일정대로 누리마루 야경사진을 위해 발길을 옮긴다.
날도 더운데 호떡집에 불이 났는지 호떡 사려고 기다리는 줄이 아마도 2~30여 미터는 되는 것 같다. 아마도 텔레비전 1박2일 프로그램의 영향일지 모르겠다. 야경사진에 눈이 팔린 나는 엿가락처럼 길게 늘어선 사람들을 애써 외면하고 아이들을 챙기며 발길을 옮기며 한줄기 흐르는 땀을 닦아낸다. 사진으로만 보던 누리마루 마천루가 눈에 들어온다.
아직 해가 지려면 1시간은 족히 걸릴 정도로 시간이 남아있는데 후두둑 후두둑 제법 굵은 빗방울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한가롭던 연인들과 낚시인들도 서둘러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그들을 차갑게 응시하면서 천천히 누리마루 반영사진을 위해 가장 낮게 쎄팅한 삼각대와 카메라를 챙겨들고 처마밑으로 비를 피한다.
마천루에 불이 들어오는 해질무렵까지는 시간이 너무 멀리 있고 잔뜩 하늘을 채우고 있던 먹구름이 비는 토해내고 있다. 혼자라면 비를 피하지 않아도 될터인데 아이들이 피할데가 없어서 서성이고 있어 더 이상의 촬영을 접고 식사를 하기로 한다.
그 시간 무렵 매형과 누님이 이 먼 곳 부산까지 방문모드로 도착하고 있다는 문자가 왔다. 애당초 7번국도 여행을 함께 했더라면 더 좋은 추억이 있었을 것이라 아쉽지만 이틀이라도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좁디좁은 방에서 우리 네명이 어깨를 맞대고 잠을 청한다.
건희는 나보다 훨씬 커버렸고 창희녀석 또한 나만한 몸을 가지고 있어 한쪽 구석을 떡하니 차지하고 있는 쓸모없는 냉장고가 우리의 친밀감을 더해주고 있다.
성수기 여름밤의 숙소는 그리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오늘도 역시 나와 같이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의 웃음소리와 고함소리로 새벽이 훨씬 넘은 시간까지 뒤척이며 그들의 주정을 고스란히 들어주어야만 했다.
**이동경로 ; 군산, 부산, 송정 풀하우스, 달맞이길, 해운대, 웨스틴조선호텔, 누리마루, 해운대구 좌동, 황령산 구름고개
**비용 ; 하이패스충전 100,000원, 경유 77,000원, 해운대 간식 20,000원, 저녁식사 53,000원, 야식 60,000원 곰장어, 민박 80,000원, 잡비 20,000원
2011-8-14(일) 해동용궁사~진하해수욕장
해동 용궁사를 찾았다.
바다에 인접해 있는 사찰로 여수 향일암을 몇 해 전에 가보았는데 여기 용궁사는 입구부터 웅장함이 남달랐다. 잘 정돈된 길과 12지상, 마치 중국의 어느 공원을 걷고 있는 듯한 착각에서 빠져나올 즈음 파도치는 바다와 함께 안정된 모습으로 넓게 자리한 절터가 우리를 반겨주고 있다.
나오는 길에 보살님들이 바다를 향해 합장을 하는데 유심히 쳐다보니 물속에 있는 바위가 파도에 높이에 따라 그 모양이 흡사 용머리처럼 보였다가 사라지곤 했다. 그래서 용궁사라 이름 지어진 것인지는 모르겠다.
그 유명하다던 자갈치시장과 국제영화제거리 그리고 국제시장은 나에겐 별다른 흥미를 돋우지 못하고 나무토막처럼 힘없이 터덜터덜 발걸음이 이어지고 내리 쬐는 햇살은 따갑게 정수리위로 쏟아지고 있었다.
언제부턴가 샌들은 쩍~ 쩍 소리를 내며 힘겹게 도로를 걷고 있었다. 보채는 아이의 울음소리를 내가 알아주지 않아서 더욱 소리를 내기 시작했는지 아예 혓바닥을 내밀고 통곡을 하고 있다. 해운대에서 달라붙은 모래가 하루가 지나도록 그대로 샌들을 괴롭히고 급기야 밑창이 떨어져 나간 것이다. 문구점에서 응급조치를 하고 하루 이틀 더 쉬게 해주었다.
밀면과 돼지국밥이라는 간판이 수도 없이 지날 때쯤 족발거리가 고장난 에스컬레이터처럼 우리 앞에 나타났다. 스펀지에 물이 흡수되듯이 이끌려 들어간 그곳에서 냉채족발과 비빔족발을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얇게 썬 족발과 시원한 고추냉이 소스가 어울어져 여름 태양볕에 시달린 여행객에게 특별한 식감을 내기에 충분했다.
이제 도시를 떠나 국도를 달려야 하는 때가 되었다.
한적한 도로를 달리다 보면 멋진 해안선이 눈에 들어올 것이고 하얀 갈매기가 높은 손짓으로 길을 인도할 것이다.
간절곶 소망우체통이 생각보다 무척 크다. 근처 매장에서 엽서를 팔았는데 오늘은 다 떨어져서 구할 수 없다고 한다. 내게 두장의 엽서가 있다면 누구에게 보냈을까? 소망우체통이 사람들에게 엽서를 쓰게 만드는 마술을 부리는 것처럼 보였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머릿속 끝까지 시원했고 그 맑음으로 글이 저절로 써질 듯 했다. 다만, 아직도 두장의 엽서를 받을 사람을 정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이동경로 ; 해동용궁사, 코오롱수영점, 자갈치, 국제시장, 부평동 부평시장 다다족발(냉채족발, 비빔족발),,롯데백화점 명품관, 간절곶 소망우체통, 강양항(명선도) 진하해수욕장
**비용 ; 아침식사 36,000원, 코오롱 50,100원, 다다족발 66,000원, 하나로마트 69,900원, 진하해수욕장 풀하우스 콘도형민박 70,000원
2011-8-15(월) 울산~강구항/영덕
명선도 일출을 찍으려고 포인트를 답사한 것처럼 구글맵을 많이 봤었다. 일부러 해안가에서 멀지 않은 민박을 구하려 했지만 시설이 낡고 불편하여 도로건너편까지 이동하였지만 새로 지은 듯한 민박은 말끔했다. 자주 바다에 나가도 일출을 보기 어렵다는 동해, 아예 잘 된 일인지 밤부터 해무가 많이 끼고 아침까지 이어져서 일출을 보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않고 전자시계의 불빛으로 시간만 보면서 새벽을 보냈다.
정자해수욕장의 주상절리와 읍천주상절리 그리고 대왕암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아쉽지 않게 일출을 보낼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사실상 부산과 오늘의 일정이 이번 여행사진에 대한 거의 모든 작업이 완성되기에 홀가분하게 여행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어젯밤 부산 황령산 구름고개 야경을 찍을 때부터 에러가 발생하고 있었다. 소리로만 들어봐서는 셔터와 미러가 마지막에 한번 덜 움직이는 것처럼 들렸다. 렌즈를 빼고 보니 역시 미러가 올라가지 않는다. 주말인데다 월요일은 광복절 휴무라서 부산에서도 고칠 수 없을 것이다.
사진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 멀리 수평선을 바라보며 마음을 가다듬고 풍경을 마음속에 담으려 노력한다.
문무대왕릉이 있는 해수욕장에 다다랐으나 대왕암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어떤 표식도 안내도 없다. 역시 사람들 말대로 바닷속에 바윗돌 세 개 있는 것이 세계적으로 유일무이한 수중왕릉이라는 것인가? 성인인 내가 보기에도 참으로 어처구니없었는데 아이들이 무슨 생각을 했을까라는 마음에 서둘러 여행일정을 적은 노트를 꺼내어 문무대왕릉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 주었다.
만일 이것이라도 해주지 않았다면 우리 아이들은 해수욕장의 바위로 생각하거나 그냥 돌로 생각되어질 것이다. 어른들의 안일한 행태가 야속한 왕릉이었다.
곧장 숙소로 내달리기에는 너무 아쉬움이 더하고 아이들에게 면목도 없었는데 마침 근처에 불국사와 석굴암이 있다는 관광안내 표지판이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아내와 나는 잠시 상의 끝에 한시간 남짓을 내어 석굴암에 가보기로 한다.
몇해전 많은 눈이 내렸을 때 새벽길에 올랐던 토함산에 다시 오른다.
잘 닦인 도로를 따라 관광객들이 쉼 없이 미끄러져 들어간다.
간간히 일본인들의 대화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겉으로 보아 그들과 우리를 구분하기란 참 애매했다.
본래의 일정으로 돌아가는 길에 가족들은 자동차시트에서 모두 잠이 들었다. 라디오 볼륨을 낯추고 덜컹거리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시골길을 천천히 달린다. 오른쪽으로는 여기저기 해무가 낀 바다와 갈매기가 따라오고 있었다.
오늘은 바다가 보이는 민박집 2층에 자리를 잡았다. 에어컨이 없어서 조금 더웠지만 들리는 파도 소리와 갈매기 울음소리는 지친 나그네의 심신을 달래주기 충분했다. 물론 새벽녘에는 추웠고 한적한 시골 동네인데도 새벽같이 다니는 차량의 소음으로 창문을 닫아야만 했다.
오늘도 해무는 떠오르는 태양을 그대로 삼켰다.
덕분에 뒤척이기는 했지만 새벽잠을 청할 수 있었다.
**이동경로 ; 진하해수욕장 명선도, 주상절리(정자해수욕장), 읍천주상절리, 문무대왕릉, 경주 석굴암, 강구항
**비용 ; 경유 80,000원, 민박 60,000원, 하나로마트 23,800원, 영덕대게 132,000원/1kg 동광어시장 4층 싱싱식당
2011-8-16(화) 영덕~삼척
진정한 7번국도의 매력에 빠져드는 일정이 바로 오늘이다.
숨어 있어서 더 아름다운 동해의 경치를 마음에 담기위해 서둘지 않고 구부러질대로 구부러진 시골길을 따라 북으로 북으로 올라간다.
한고개를 넘으면 조그만 어촌 하나, 또 한고개를 넘으면 게딱지처럼 낮은 지붕 어부의 집 두어채가 보인다. 내가 사는 곳도 바닷가라서 심심치 않게 보이는 풍경이 다 그만그만하지만 정성스레 담아본다. 스쳐지나가는 눈길에도 정답게 인사를 나누듯이 낮은 처마가 더 밑으로 내려가 보인다.
바다에 나갔는지 마실을 나갔는지 동네에는 유난히 사람들이 적고 파도소리만 쓸쓸히 철썩거린다.
월송정의 소나무 숲은 참으로 조용하면서 좋은 기운을 많이 받을 수 있는 그런 곳이었다. 신라의 화랑들이 이곳 송림을 자주 찾았다는데 그들의 기운이 살아 있는 것일까. 말끔하게 잡초를 정리하고 새벽안개가 옅게 깔린 소나무 숲을 한 장의 사진으로 남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다음코스로 발길을 돌린다.
망양정, 월송정과 함께 관동8경의 하나로 손꼽히는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정자다. 한여름 태양볕에 목덜미로 한줄기 땀이 흐를 정도의 언덕을 오르자 수백년의 자태를 뽐내듯 우뚝솟은 정자가 서있다.
고려시대에 건립되었고 정철의 관동별곡에 등장하는 등 참으로 많은 사연이 담긴 정자다. 잠시 앉아서 저멀리 백사장을 바라보니 그 옛날 선비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오늘도 역시 현지인에게 근처에서 먹을 수 있는 맛집을 물어보고 그 집을 찾았다.
동해안 일주 중 처음으로 비를 맞으며 전용도로를 10여분 달려 도착한 곳은 면사무소 옆에 자리한 아담한 식당이다.
메뉴는 역시 맛집답게 한가지 영양돌솥밥. 그간 필자의 입에 길들여진 간장으로 비벼먹는 그런 종류가 아닌 훌륭한 백반상에 올려진 따뜻한 돌솥밥 그게 전부다.
한 상 떡 하니 차려놓으니 산과 바다의 진정한 맛이 모두 모인 것처럼 입맛을 돌게 한다. 방금 구운듯 온기를 머금고 있는 생선튀김에 젓가락을 얹기도 전에 이미 입가에 침이 고이기 시작한다.
먹는 즐거움이야 말로 여행객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 아니던가.
누군가 그랬다. 종교인은 식사전에 기도를 하여야 하지만 블로거나 카페폐인은 식사전에 사진을 찍어야 한다고. 우리의 밥상도 사진을 찍기전에는 누구도 젓가락을 들지 못했다.
오늘은 민박 구하려고 가장 많은 주행거리를 기록했지만 덕분에 에어컨 달린 침대방을 얻을 수 있었다. 며칠만에 푹 잘 수 있었던 밤이었다. 주변 펜션 시설이 출중한 것은 그렇다 하더라도 작은방 하룻밤에 수십만원씩 한다는 것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이동경로 ; 영덕, 삼사해상공원, 강구항, 대진해수욕장, 고래불해수욕장, 후포항, 불영사계곡
월송정, 망양정, 호산, 노곡, 장호항, 해신당, 삼척 궁촌해수욕장, 용화해수욕장해양레일바이크
**비용 ; 해신당 10,000원, 하나로마트 7,700원, 민박 80,000원, 영양돌솥밥 47,000원 춘도식당
2011-8-17(수) 궁촌해수욕장~인천
밤새 비가 내렸나보다.
창밖으로 보이는 도로가에 빗물이 흥건하게 올라와 있다. 걱정할 정도는 아니지만 아침 첫시간으로 예매해둔 해양레일바이크를 생각하면서 짐을 꾸린다. 갑자기 정전이 되어 잠시 머뭇거리다가 곧장 궁촌해수욕장에 있는 바이크 출발역으로 차를 몬다.
이른 아침이지만 사람들은 저마다 색깔 있는 비옷을 입고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여러 가지 색이 하나로 뭉치면서 안경너머로 흐릿하게 보이는 세상은 마법에 걸린 크레파스가 저절로 서서 바삐 움직이는 만화책 같다.
금세 우리 가족도 그 무리에 섞여 버렸다.
대관령을 넘어서도 비가 그치지 않고 있다. 예정대로라면 오늘오후부터 여주에서 2박3일 캠핑에 들어가야 하는데 집사람과 아이들이 걱정이다. 며칠을 민박집에서 지냈는데 비내리는 캠핑장에서 노숙을 할 일을 생각하니 버겁다. 편히 쉬자고 여유롭게 일정도 잡았는데 비맞는 캠핑은 무리라는 생각에 가족의 의견을 수렴하여 친구부부와의 아쉬운 저녁식사를 마치고 일단 인천으로 달린다.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맛깔스러운 고급 참치에 소주 한 잔, 걸쭉한 남도 사투리를 안주삼아 가슴깊이 넘기는 차가운 소주는 그야말로 일품이다.
**이동경로 ; 용화해수욕장해양레일바이크, 양양 낙산사, 여주, 인천 월드참치
**비용 ; 레일바이크 30,000원, 아침 11,500원, 황태포 55,000원, 경유 73,000원, 점심 24,800원, 저녁 여주 오리회전구이, 코오롱스포츠 135,600원
2011-8-18(목) 인천~여주 팜스퀘어 캠핑장
오랜만에 아파트에서 잠을 청하니 날이 밝은 줄 모르고 자다가 아파트 베란다에 해가 걸려 있을 즈음 이불속에서 나왔다. 어제와는 달리 맑은 날이다.
계획했던대로 캠핑을 떠나야 한다는 생각으로 친구와 연락을 하고 하루캠핑을 계획한다. 점심식사와 볼일을 마치고 출발한 시간이 오후 3시다.
혼자서 캠핑이라면 좀 더 서둘렀어야 할 시간인데 먼저 도착한 친구가 있어 여유 아닌 여유까지 부려본다.
예전 같으면 왜 이렇게 늦느냐고 채근하는 전화가 빗발쳤을 터인데 여유로운 캠퍼가 된 친구에게 전화 한 통도 문자 한마디도 없다. 서로를 믿는 것이다.
최근에 캠핑에 입문한 친구가 더 열성적인 캠퍼로 변모해서 지켜보는 나 또한 즐겁다. 한적한 캠핑장 50여석의 캠핑장이 텅 비어있고 친구와 우리 텐트뿐이다.
이런 것을 전세캠핑이라 하던가. 넓게 자리하고 모닥불과 함께하는 여름밤은 더 없이 한가롭고 행복했으며 남자들의 수다는 새벽까지 이어졌다.
**이동경로 ; 인천 월드참치, 연안부두 밴뎅이회무침, 여주 팜스퀘어 캠핑장
**비용 ; 캠핑 100,000원
2011-8-19(금) 집으로
7번국도 여행 군산을 기점으로 부산을 거쳐 양양낙산사까지 멀고 먼 길이었지만 넉넉한 시간분배로 그다지 힘들지 않은 여행길이었고, 가족과 함께 먹는 즐거움이 더 좋은 여행길이라서 만족했다.
지금생각해보니 우리나라 영토를 한바퀴 다 돌아왔다.
특히 경주나 여주등 왕릉에 비해서 수중릉인 문무대왕릉에 대한 보존상태가 너무 안일한 것은 아닌지 개탄을 금치 못했다.
지난겨울에 건희와 창희가 해남 땅끝마을에서 걸어서 올라온 것에 비하면 고생도 아니지만 며칠간의 민박과 자동차여행에서 서로를 배려하면서 웃고 즐긴 우리 가족이 자랑스럽다.
이렇게 하나의 여행이 마무리될 때마다 아이들의 감성과 지성은 조금씩 성장할 것이고 우리 부부는 추억하나가 더 쌓일 것이다.
다음 여행은 또 언제인가.
**이동경로 ; 여주 팜스퀘어 캠핑장, 서천, 군산
**비용 ; 경유 70,000원, 하구둑 홍굴이짬뽕 20,000원
**6박7일 총 1,827km 주행
**주유 300,000원/172L
**평균연비 12km
**총경비 1,662,4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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