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poetic language) |
일상어, 과학의 언어 |
① 언어의 함축성에 의존한다. ② 간접적, 개인적이다. ③ 지시적 의미보다 정서적으로 사용된다. ④ 객관적 사실보다는 표현을 중시하여 시의 감동을 높인다. |
① 언어의 개념 표시에 의존한다. ② 직접적, 비개인적이다. ③ 논리적, 객관적이다. ④ 어떤 사실을 정확히 알리는 지시적 기능이 중요하다. |
(4) 시적 언어의 구성 요소
① 음악적 요소 : 자음과 모음 등의 소리가 지니는 음 자체의 성질, 의성어 등의 음성 상징어가 지니는 음악성, 음의 반복이나 교묘한 배열 등에 의해 나타나는 요소. 시의 운율[리듬]. 즉 정형시(定型試)의 외형률과 자유시의 내재율 등의 율조(律調)를 말함. 순수시에서 중시.
㉠ 어음(語音)의 음악성 : 같은 음운, 또는 음절의 반복에 의해.
㉡ 소리의 모사성(模寫性) : 의성어.
㉢ 음성 상징 : 인상, 표정, 감정의 내용을 상징적으로 암시하는 성질로, 양성모음과 음성모음의 구별이 주는 효과가 해당됨.
㉣ 운율(韻律) : 소리의 반복인 운(韻)과 리듬의 반복인 율(律).
② 회화적 요소 : 어떤 사물을 마음속에 떠올리도록 만드는 요소로서 시에서는 심상(心象)으로 나타난다. 언어가 갖는 청각적인 요소인 소리는 의미와의 결합을 통해 즉각 어떤 상징으로 바뀐다. 그리고 그 상징은 동시에 그것이 지시하는 어떤 심상을 환기하게 되는데 이러한 요소를 회화적 요소를 회화적 요소라 한다. 시의 심상(心象), 즉 이미지(image). 특히 감각적 표현에 치중한 주지주의(主知主義) 계열의 시에서 중시됨.
③ 의미적 요소 : 언어에 의해 환기되는 개념 또는 사상을 뜻한다. 시의 사상과 정서. 시어(詩語)와 문장이 표출하는 함축적 의미와 정서를 뜻함.
즉,
음악적 요소 : 운율[리듬] ------------------- 음성
회화적 요소 : 심상[이미지] ------- 형상-+ 시의 언어[詩語]
+---- 의미
의미적 요소 : 사상[이데아] ------- 개념-+
2. 시의 표현기교
(1) 비유(比喩)
비유란 언어의 전이(轉移) 현상이다. 시에서 비유란 어떤 사물이나 의미를 그 자체에 고정시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물이나 의미로 유추하여[빗대어서] 표현하는 방식이다.
(가) 특징
① 비유에는 표현하고자 하는 것[원관념]과 비유하는 사물[보조 관념]의 상관관계가 성립된다.
② 대개의 경우 비유는 표현의 구체성, 직접성, 선명성을 높이는 수단이 되며, 시에서 특히 많이 쓰인다.
(나) 시적 비유의 기능
① 비유는 형상화 작용을 하며 이미지를 형성한다.
② 비유는 경험을 감각화[지각화, 촉각화]하고 구체화한다.
③ 공감각적 이미지에 의해 사물과 경험을 입체화한다.
(다) 비유의 성립조건
① 비유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원관념(原觀念)과 보조관념(補助觀念) 사이에 유추관계가 성립되어야 한다.
☞ 유추관계의 발견 : 이질적인 두 대상사이에서 유사성을 찾아내는 것.
예) 민들레의 생태를 통해 인간의 덕목인 인(忍), 강(綱), 예 (禮)를 찾음.
② 유추 관계는 삼단 논법과 유사한 구조를 지님.
예) 흐르는 세월은 물과 같다.
[대전제] 물은 덧없이 흐른다.
[소전제] 세월도 덧없이 흐른다.
[결론] 따라서 세월도 물처럼 덧없이 흐른다.
③ 전혀 유사성이 없어 보이는 두 대상 사이에서 유추관계를 찾아낼 때, 비유는 비로소 성공적이 된다.
예) 이것은(깃발은) 소리 없는 아우성
(라) 비유의 종류
① 직유(直喩)
직유는 '∼처럼, ∼같이, ∼인 듯, ∼같은'과 같은 말들을 매개로 해서 원관념과 보조 관념을 직접적으로 결합하는 비유로 형태에 따라 단일 직유(단순비유)와 확충 직유로 나누어진다.
② 은유(隱喩, metaphor)
은유는 원관념과 보조 관념을 동일한 것으로 보는 비유이다. 직유가 보조 관념으로써 원관념을 설명적으로 보완한다면 은유는 서로 이질적인 원관념과 보조 관념이 일체화되어 새로운 의미를 창출하는 표현 기교이다. 은유에 있어서는 원관념과 보조 관념의 결합이 합리성을 초월한 직관적 사고에 의해 이루어진다.
(예시) 내 마음은 호수(湖水)요, 그대 노 저어 오오.
③ 환유(換喩)와 제유(提喩)
환유는 어떤 사물을 그 속성, 특징, 밀접한 관계가 있는 명칭으로 대신하는 표현법으로 '백발'로 '노인', '빈 수레'로 '모자란 사람'을 뜻하는 것이 그 예이고, 제유는 어떤 사물을 그 부분으로 전체를 나타내는 표현법으로 '약주'로 '술'을 뜻하는 것이 그 예이다.
④ 풍유(諷諭)
원관념을 완전히 뒤에 숨기고 보조 관념만으로 뒤에 숨겨진 본래의 의미를 암시하는 방법으로, 이면에 숨겨진 의미가 풍자적, 우의적 성격을 지니는 것이 특징이다. 속담이나 격언은 모두 풍유에 속한다.
⑤ 의인(擬人(personification))
인간이 아닌 사물이나 관념에 인격을 부여해서 인간적인 요소를 지니게 하는 표현법으로, 감정을 이입(移入)시키거나 정서를 투사(投射)하는 방법이다.
⑥ 인유(引喩, allusion)
인유라는 것은 고대의 신화, 전설이라든지 고전, 역사, 성서, 고사 등에서 널리 알려진 인물, 스토리, 시구 등을 인용하여 쓰는 비유를 말한다. 동서를 막론하고 이 인유는 널리 씌어진 표현법으로서 동양에서 고대 중국의 문헌이라든지 서양에서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신화및 성경 등은 시와 산문을 통털어서 널리 사용되어 왔다.
⑦ 성유(聲喩)
의성어(onomatopoeia)라든지 의태어는 곧 음성을 되풀이 하여 효과를 내는 표현법이다. 전자는 자연이나 인간의 소리 등을 흉내내어 표현한 것이고, 후자는 사물의 모습이나 태도 등을 흉내내어 적는 표현법이다.
(2) 상징(象徵, symbol)
원관념이 생략된 은유. 한 사물이 다른 사물을 대신한다는 의미에서는 대유와 동일함.
상징은 영어 심볼(symbol)을 번역한 말인데, '짝 맞추다(to put together)'를 뜻하는 희랍어 동사 symballein을 어원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symballein의 명사형인 symbolon은 '표시(mark)', '기호(sign)' 등을 뜻하는 말이다. 이러한 어원적 고찰을 통해 상징이 어떤 표시나 증표의 '짝맞춤'에 의해 성립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상징은 서로 다른 대상이 결합하면서 새로운 의미를 지니게 되는 직능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상징은 어느 대상이 다른 대상을 표시하거나, 본래의 고유한 의미 이외에 다른 의미를 나타내는 표현 기법이다. 다시 말해 어떤 사물이나 관념을 대표하는 것이다. 따라서, 상징은 암시성과 다의성을 본질로 한다.
상징은 ① 제도적(制度的) 상징, ② 개인적(個人的) 상징, ③ 원형적(原型的) 상징 등이 있는데, 시에서는 개인적 상징과 원형적 상징이 중시된다.
① 관습적 상징
일정한 세월을 두고 사회적 관습에 의해 형성된 상징. 소나무 → 절개, 비둘기 → 평화, 십자가 → 기독교[교회], 큐피트의 화살 →사랑 등은 관습적 상징으로 볼 수 있는데, 그 의미가 모두 사회적으로 공인된 것이기 때문에 독창성이 없고 고정적이다.
② 개인적 상징(창조적 상징)
관습적으로 두루 쓰이는 상징이 아니라 한 개인이 독특한 의미로 변용시킨 상징을 말한다. 따라서, 독창성을 중시하는 시와 문학에서는 개인적 상징이 주종을 이루다. 개인적 상징은 그 의미의 유추에 복잡한 연상 작용이 수반된다.
예) 윤동주의 '십자가'에서 십자가의 의미 →희생정신
③ 원형적 상징
상징의 의미가 문화적, 지역적 제약의 한계를 넘어서서 전인류적 보편성을 갖는 것을 원형적 상징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떠오르는 아침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인간에게 '희망'으로 해석되는데, 이와 같이 인류 전체나 그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동일하거나 유사한 의미로 통하는 상징을 원형 상징이라 한다.
④ 자연적 상징
자연물이 인간에게 주는 보편적 의미의 상징을 말함.
예) 해 → 정열, 밤 → 절망, 새벽 → 희망
⑤ 제도적 상징 : 어떤 제도 속에 소속된 사람들에게 의미를 가짐.
예) K.S → 품질 보증, 태극기 → 대한민국
⑥ 우의적 상징 : 풍자적, 우회적 통로로 상징하는 것
예) 빼앗긴 들 → 일제 치하의 조국
※ 상징과 은유
은유는 두 대상간의 유사성을 통한 유추적 결합을 추구하는 데 반하여 상징은 상관성이 먼 상징어를 연결함으로써 의미가 확대, 심화되는 언어 사용의 방법이다.
상징 |
은유 |
① 암시적, 다의적임. ② 한편의 작품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남-작품 전체를 지배. ③ 상징 의미가 상징 뒤에 숨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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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비교, 유추적임. ② 한 편의 작품에서 1회적으로 나타남-특정 부분과 관계. ③ 원관념과 보조 관념의 관계가 명확함. |
(3) 반어(反語, irony)
반어(irony)는 '거짓 꾸밈' 을 뜻하는 말로,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와는 전혀 반대되는 표현을 하여 날카로운 멋과 예리한 감각을 발휘하는 기법이다. 반어에는 언어적 반어와 구조적 반어가 있는데 소월의 '진달래꽃'은 구조적 반어를 통해 주제를 형상화시킨 예이다.
문학적 장치로서 아이러니는 '變裝(dissimulation)'의 뜻을 가리키는 희랍어 에이로네이아(eironeia)에서 유래했다. 어원적으로 보면 아이러니는 변장의 기술이다. 고대 희극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윤리학>에서 분류한 두 가지 타입의 인물에 각각 에이론(Eiron)과 알라존(Alazon)이란 이름을 부여하여 주인공으로 채택했다. 에이론은 약자이지만 겸손하고 현명하며, 알라존은 강자이지만 자만스럽고 우둔하다. 이 양자의 대결에서 관객의 예상을 뒤엎고 약자인 에이론이 강자인 알라존을 물리쳐 승리한다. 아이러니의 시는 드러난 알라존과 숨어 있는 에이런이란 2개의 퍼소나를 가진다. 알라존은 시인이 전적으로 공감하지 않는 사상과 시점을 가진 목소리를 낸다. 이런 점에서 아이러니는 이중성과 복합성으로서 '종합'의 원리를 지니면서 동시에 분리·단절의 원리를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상충되는 2개의 시점, 그러니까 두 개의 화자와 어조가 공존하는 것이 아이러니의 기본 원리이지만 비평가에 따라 아이러니의 개념은 다양하게 정의되고 이런 다양한 정의 자체는 아이러니의 분류가 된다. 이에는 언어적, 낭만적, 내적, 구조적, 극적 아이러니가 있다.
① 언어적 아이러니
'표현된 것'과 '의미된 것'의 상충에서 오는 시적 긴장으로, 이면에 숨겨진 참뜻과 대조되는 발언을 말한다. 귀여운 아이를 보고 '밉상'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② 낭만적 아이러니
현실과 이상, 유한한 것과 무한한 것, 有限我와 絶對我, 자연과 감성 등 이원론적 대립의식에서 발생한 것이다. 무한한 것, 이상세계에 대한 동경은 유한한 인간 존재에 내재하는 본질적 감정이지만, 유한적 인간의 한계의식에서 낭만적 아이러니는 필연적으로 페이서스의 어조를 언제나 띠게 된다. 이상 세계와 절대아는 유한한 인간 존재를 비참하게 되비추는 거울일 뿐으로, 시인은 불가피하게 알라존이면서도 동시에 이 알라존을 비웃는 에이런이다. 이런 이중적이고 모순된 인간의 존재성 때문에 아이러니는 미학적 가치이기 이전에 존재론적 가치를 띠고 있다.
③ 겸손한 아이러니
적과의 근본적 유사성을 지니고 있고 이 적을 필요로 하고 이 적에게 빚지고 있으면서 이 적의 밖에서 적을 바라보는 관찰자인 동시에 또한 자기 내부에 그 적을 지니고 있어 적과 동질적인 것이라는 감각에 의존한다. 인간은 자의식적 존재로서 타인뿐만 아니라 자신마저 대상화하는 존재다. 작품 속의 두 개의 퍼소나는 동일한 시적 자아의 양면이기 때문에 겸손한 아이러니는 존재론적으로 필수적인 것이며 진정한 자아 발견을 위한 실마리인 것이다.
지적 관찰자가 비지적 관찰자의 탈을 쓰고 세계를 비판하는 아이러니를 '외적' 아이러니라 한다면, 낭만적 아이러니나 겸손한 아이러니는 화자가 바로 자신을 비판하는 '내적' 아이러니다.
외적 아이러니에서 어리석음이 외부세계에 있다면 내적 아이러니에서는 그 어리석음이 자신의 내부에 있다.
④ 구조적 아이러니
신비평에서 논의되는 아이러니로서, 한 작품에서 상충·대조되는 요소들의 종합과 조화의 상태를 말하며, 매우 포괄적인 개념이다. 이에 따른다면 갈등을 포함한 모든 문학에 아이러니의 요소가 내포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밖에 플롯의 역전 또는 반전, 주인공의 행위가 그가 의도한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를 낳는 경우, 주인공은 모르고 있으나 독자는 알고 있는 경우 등을 가리키는 극적 아이러니가 있다.
아이러니의 본질인 변장성이란 이중성이며 이중성은 복합성이다. 아이러니의 복합성은 인생의 폭넓은 인식으로서 그를 통해 사물과 현실의 리얼리티에 도달하게 하는 기능을 가진다. 또한 독자로 하여금 이면에 숨겨진 것(의미된 것)과 표면에 오도된 것(표현된 것)의 이중의미를 찾는 즐거움을 주기도 한다.
(4) 역설(逆說, paradox)
겉으로는 모순되고 불합리하게 보이지만 실제로는[내면적으로는, 이면에는] 합당한 의미[진실한 의미]를 지니는 시적 진술을 말한다. 역설은 시의 표면적 진술과 그것이 가리키는 내적 의미사이에 모순이 있는 역설이다. 바꿔 말하면. 그것은 표면적 의미와 상충되는 의미를 시 내용으로 하고 그 모순이 발생시키는 의미론적 긴장 속에서 문학적 가치를 창조해내는 역설이다. 이러한 역설은 표면적인 진술과 그것이 암시하는 내적인 의미사이에 모순이 있다는 점에서 아이러니와 일치한다. 역설과 아이러니는 모두 표면상의 차이와 내면의 의미가 서로 다르다는 점에서는 공통되지만 아이러니는 속 내용을 반대로 표현했을 뿐, 그 표현 자체에는 모순이 없는데 반해서 역설은 그 표현 자체에도 모순이 있다.' 이 어두운 시대에 /관하여 근심걱정하고 노심초사하는 분들이 모두 어둡지 않은 표정들을 하고 계신 것만이 한결같아' 라는 아이러니컬한 표현에는 아무런 모순이 없으나 '죽은 것이 사는 것이다'라는 역설적 표현은 그 자체에 모순을 안고 있다.
만해 한용운의 시에서도 가장 효과적으로 이용되는 수법은 역설이다. 그 대표적인 예를'알 수 없어요' 라는 시에서 찾을 수 있다. 한용운은 이 시에서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되고 동시에 그 기름은 다시 재가되는 순환을 노래하고 있는데 여기서 시인의 윤회사상이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불교적 상상력에 의해서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될 수 있다는 역설이 성립하는 것이다.
예)
-성경(聖經)-'먼저 된 자로서 나중 되고 나중된 자로서 먼저 될 자가 많으리라.
-노자의 도덕경(道德經)-도를 도라고 하면 이미 떳떳한 도가 아니다
-고향을 떠나온지 너무 오래된 사람이 이제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이 자기 고향임을 말할 때, '고향이 타향이 되고 타향이 고향이 되었다. '라고 얘기하는 경우
-모란이 피기까지는 /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 찬란한 슬픔의 봄을.
-괴로웠던 사나이 /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처럼 /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이것은 소리없는 아우성 / 저 푸른 해원(海原)을 향하여 흔드는 /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
-밤에 홀로 유리를 닦는 것은 / 외로운 황홀한 심사이어니
-한용운의 <논개의 애인이 되어 그의 묘에> 중,
*날과 밤으로 흐르고 흐르는 남강은 가지 않습니다.
*바람과 비에 우두커니 섰는 촉석루는 살 같은 광음을 따라서 달음질 칩니다.
*나에게 울음과 웃음을 동시에 주는 사랑하는 논개여
*죽지 않은 그대가 이 세상에는 없고나.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읍니다.
Ⅳ. 시의 운율
1. 개념
운율(韻律)은 이름 그대로 운(韻)과 율(律)이라는 두 가지 요소가 합한 한자어로서 전자를 압운(押韻, rhyme, rime), 후자를 율격(律格, meter)이라고 하는데 포괄적으로 말하면 '운'은 같은 소리 또는 비슷한 소리의 반복을, '율'은 소리의 고저, 장단, 강약 등의 주기성을 가리키는 개념이다. 그리고 이 두 가지 요소는 다시 여러 하위 범주로 구분되기도 하는데 오늘날 이 말은 좀더 포괄적인 개념으로 사용된다. 즉, 압운과 같이 외적으로 드러나는 소리의 일정한 규칙적 질서뿐만 아니라 형태로 포착할 수 없는 내재적 리듬을 말할 때도 운율이라는 말을 쓴다.
㉮ 운(韻) : 같거나 비슷한 음(音)이 규칙적으로 시행이나 연의 일정한 위치에서 반복되는 것.
㉯ 율격(律格) : 소리의 고저, 장단, 강약을 규칙적으로[기계적으로] 반복함으로써 생겨난다. 그것은 고저율(tonal), 강약율(dynamic), 장단율(durational)로 세분되지만, 우리 시를 논할 때는 거기에 다시 음수율(音數律)이 보태어진다. 그러나 고저율, 강약율, 장단율이 모두 적용되지 않는 한국시의 율격은 음보율(音步律)이 일반화되어 있는 통념이다.
2. 운율의 구성 요소
시의 운율은 말이 지니고 있는 음성적 요소의 규칙적 배열, 특정한 음보의 반복, 음성 상징어의 구사, 일정한 음절의 규칙적 배열과 반복, 통사 구조 및 행과 연의 규칙적 배열 등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운율은 또한 의미 구조에도 밀착되어 있어서 시인이 작품 속에서 나타내고자 하는 주제 의식에 의해서도 이루어지는데, 음악성에 대한 욕구를 시의 내면으로부터 충족시키려고 하는 추세는 현대시의 두드러진 특징 중의 하나다.
㉮ 동음(同音)반복 : 특정 음운이 반복하여 나타나면서 운율을 이룸.
예) 어두 반복, 모음 반복, 자음 반복 등.
㉯ 음수 반복 : 일정한 음절수가 운율 효과를 가져 옴.
㉰ 의성어, 의태어 : 어떤 음이 감각적 반응을 일으켜 표현 가치를 지니면서 음성 상징적 기능을 하는 것.
예) 살살이 퍼져 내린 곧은 선이
스스로 돌아 곡선을 이루는 곳
열 두 폭 기인 치마가 사르르 물결을 친다.
----- 조지훈「고풍의상」
㉱ 통사 구조 : 구절 또는 행을 이루는 통사 구조가 같을 경우
예)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 주제와 의미 : 시인이 작품에서 나타내고자 하는 감동과 사연 등에 의해 운율이 형성된다.
3. 운율의 효과
① 소리의 규칙적 질서에 의하여 쾌감을 주고, 인상을 깊게 해 준다.
② 평상시의 말에 대한 우리의 습관적인 무감각에서 우리를 일깨우며, 한편 일정한 요소의 반복에 의해 우리의
의식 상태를 가라앉게 하기도 한다.
③ 한 편의 글이 생경한 말의 한 토막이 아니라 재정리된 것, 즉 예술이라는 각성을 일으켜 시와 생활을 구분
하게 한다.
④ 작품의 주제와 연결되면서 독특한 어조(語調)를 이룬다.
4. 운율의 종류
(1) 외형적 운율 : 객관적 성질의 운율이라고도 함. 형식, 문체, 형태 등의 측면으로 노출된 운율임. 외형률은 운율이 시의 표면에 드러나 가시적, 물리적으로 따질 수 있는 것으로 객관적 운율이라고도 한다.
① 음위율(音位律) : 음위율은 동일한 말소리가 일정한 위치에 규칙적으로 반복될 때 형성된다. 음위율에는 두운(頭韻), 요운(腰韻), 각운(脚韻) 등이 있지만, 이것도 우리시에서는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양식이 아니다. 주로 서구시나 한시에서 발달된 것으로, 우리의 경우는 한시의 영향에서 각운의 형태가 더러 사용되는 예를 볼 수 있다. 특히, 우리말은 종결 어미가 거의 한정이 되어 있어 서구시에서와 같이 의도적으로 배치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각운의 형태가 형성되기 때문에 운적(韻的) 자질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 두운(頭韻) : 각 시행의 머리 운을 일치시키는 방법
㉡ 요운(腰韻) : 각 시행의 가운데 운을 일치시키는 방법
㉢ 각운(脚韻) : 각 시행의 마지막 운을 일치시키는 방법
② 음성율(音聲律) : 소리의 고저, 장단, 강약, 음질 등의 여러 속성들이 한 단위가 되어 규칙성을 띠고 반복되는 것. 음성률은 주로 서구시나 한시에서 볼 수 있는 것으로 우리시에서는 잘 인식되지 않는다. 우리말에도 소리의 고저, 장단, 강약 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시에서 그것을 인식할 수 있을 만큼 개발되지도 않았고, 또 창작할 때 그것을 고려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
③ 음수율(音數律) : 음절의 수를 단위로 하여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것을 계측함으로써 나타나는 율격을 말한다. 주로 1행을 기준으로 그 속에 드러나는 각 음보의 음절수를 헤아려 그 규칙성을 따지게 되는데 이른바 3·4조, 4·4조, 7·5조 등은 이 음수율에 의해 계측된 율격적 특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④ 음보율(音步律) : 불안정한 운율적 자질을 가진 음수율보다는 호흡의 단위로 측정하려는 것이 음보율인데, 음수율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된 이후 이것은 널리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음보율을 따지는 방법은 서구시에서처럼 몇 개의 음보(音步, foot)가 모여 한 행을 이루고 있는가를 따지는 방법과 음절 및 각 음절이 지니는 장단(長短)의 속성이 실현되면서 이루어지는 시간적 길이가 같은(시간의 등장성, 等長性 equal length) 단위로 따지는 방법으로 사용하므로, 현대시와 같이 한 행을 이루는 음절수가 불규칙한 경우에 적용하기에 알맞다.
예1) 행여나 / 다칠세라 / 너를 안고 / 줄 고르면
1음보 2음보 3음보 4음보
예2) 얇은 사(紗) / 하이얀 고깔은 // 고이 접어서 / 나빌레라.
파르라니 / 깎은 머리 // 박사(薄紗) 고깔에 / 감추오고,
두 볼에 / 흐르는 빛이 // 정작으로 고와서 / 서러워라.
- 조지훈, '승무'에서
예2)는 음절수로는 운율의 파악이 어렵지만, 호흡 단위인 시간의 등장성(等長性)으로 파악해 보면 2음보의 중첩형인 4음보격의 음보율을 갖춘 시임을 인식할 수 있다.
⑤ 반복과 병렬
㉠ 반복 : 같은 단어나 구절이나 시행을 되풀이하여 운율을 형성하는 것.
㉡ 병렬 : 속성이 비슷하거나 상대적인 행 또는 절 등을 대비시키는 것.
(2) 내재율(內在律) 운율
시의 표면에 드러나지 않고 시의 내면에 존재하는 주관적, 정서적 운율을 내재율이라고 한다. 즉, 시인이 형상화하고자 하는 주제 의식에 의해 이루어지는 주관적 운율로서 개개의 시 속에 흐르는 시인의 특유한 맥박과 호흡이라 할 수 있다.
운율은 일종의 심리적 상태이기 때문에 시를 읽는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
예) 자유시나 산문시에서 느끼는 내재율.
Ⅴ. 심상(心象)
1. 심상의 개념과 기능
(1) 심상의 개념
심상은 원래 인간의 감각적 체험을 설명하는 데 쓰인 심리학적 용어였던 것이 문학 용어로 전용된 것이다. 심리학에서는 정상적인 상태에서든 비정상적 상태에서든 우리의 의식 속에 떠오르는 감각적 지각의 대상을 심상이라 일컫는다.
문학에서 말하는 심상은 그러한 심리적 현상과 구분된다. 문학적 용어로서의 심상은 의식 속에 떠오르는 감각적 지각의 대상 그 자체가 아니라 그러한 대상을 환기시키는 언어를 말한다. 따라서, 감각적 체험과 관계가 있는 모든 낱말들은 일단 심상이 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문학에서의 심상은 이성에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감각적 체험과 표리(表裏)의 관계를 이루는 상상력에 호소하는 것이다. 심상은 감각 기관을 통하여 받아들인 어떤 사물의 모양, 빛깔, 소리, 냄새, 맛, 촉감 등의 인상을 상상이나 기억으로 떠올린 것이다.
요약하면 심상이란 ① 마음속에 구체적으로 떠오르는 감각적 영상 ② 비유에 의하여 형성된 언어의 회화성 ③ 사물의 근원적 속성(본질)
(2) 심상의 기능
심상은 독자에게 감각적 인상을 불러일으켜 추상적인 관념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함으로써 사물을 보다 생생하게 전달하며, 사물의 인상과 영상을 더욱 뚜렷이 하는 기능을 한다.
① 구체성 : '그 여인은 아름답고 우아하다' 라는 개념적 서술보다는 '그 여인은 아침 이슬을 머금은 한 송이 백합이었다.' 라는 표현이 훨씬 구체적이고 생생하다.
② 함축성 : '살진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이란 시구는 '풍요함, 모성적인 것, 부드러움, 따스함, 감미로움' 등의 서로 연관된 여러 의미와 느낌을 함축적으로 표현해 준다.
③ 감각의 직접성 : 이미지는 대개 감각적 경험과 구체적 사물을 나타내는 언어로써 이루어지기 때문에 뚜렷하고도 직접적인 인상을 준다.
심상의 기능을 요약하면,
㉠ 표현의 구체성을 높인다.
㉡ 표현의 개성적인 신선감을 살린다.
㉢ 정서 환기의 장치가 된다.
㉣ 주제를 추적하는 지표가 된다.
㉤ 소재와 배경을 밝혀 준다.
㉥ 경험을 구체적으로 재생한다.
㉦ 대상을 감각적으로 환기한다.
(3) 심상의 표현 방법
심상은 주로 묘사, 비유, 상징 등의 방법으로 표현된다. 그러나 한 편의 시에 하나의 심상 표현 방법만이 사용되는 것은 아니고, 여러 표현 방법이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전체적 의미를 형성하게 된다.
①묘사적 심상(描寫的 心象)
묘사 또는 감각적 수식어의 구사를 통해 사물의 영상을 직접 드러나게 한 심상을 말한다.
파르란 구슬빛 바탕에 / 자주빛 회장을 받친 회장저고리
회장저고리 하얀 동정이 환하니 밝도소이다.
- 조지훈, '고풍 의상'에서
위 시에서는 대상을 감각적 시어로 서술하거나 묘사하는 것만으로도 심상이 훌륭하게 제시되었다. 이밖에 묘사적 심상이 잘 드러난 작품으로는 정지용의 '향수', 박목월의 '윤사월', 청노루', 조지훈의 '승무' 등이 있다.
② 비유적 심상(比喩的 心象)
직유, 은유, 대유, 의인 등의 수사적 표현 방법에 의해 형성되는 심상을 말한다.
비유적 심상이 잘 드러난 작품으로는 한용운의 '알 수 없어요.', 정지용의 '그의 반(半)', 김동명의 '내 마음', 박두진의 '꽃' 등이 있다.
③ 상징적 심상(象徵的 心象)
상징적 심상은 상징적 표현에 의해 사물의 영상을 드러내는 심상으로 비유적 심상보다 폭과 깊이가 넓고 깊으며, 대체로 한 편의 작품 속에서 반복적으로 쓰여지면서 시가 지니는 분위기를 응집시킨다.
예)
故鄕에 돌아온 날 밤에
내 白骨이 따라와 한 방에 누웠다.
어둔 방은 宇宙로 통하고
하늘에선가 소리처럼 바람이 불어온다.
- 윤동주, '또 다른 고향'에서
이 시에서 '밤'은 쫓기는 상황의 상징으로 일제하의 암담한 현실을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심상은 윤동주의 다른 시에서도 반복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밖에도 상징적 심상이 잘 드러난 작품으로는 한용운의 '님의 침묵',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윤동주의 '십자가' 등이 있다.
(4) 심상의 갈래
심상에는 단일한 감각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과 두 종류 이상의 감각이 결합되어 이루어지는 공감각적 시상이 있으며, 역동적(力動的) 심상과 정지적(靜止的) 심상이 있다.
① 시각적 심상
시각적인 감각 형상을 바탕으로 형성되는 심상으로, 독자들의 심리적 체험 속에 회화적 인상을 부각시키고 시 전체의 특징을 시각적으로 통일시킨다. 색채, 명암, 모양, 움직임 등 눈으로 볼 수 있는 감각 현상을 이용한 이미지다.
예) 구겨진 넥타이처럼 풀어진 길
지나가던 구름이 하나 새빨간 노을에 젖어 있었다.
② 청각적 심상
이것은 청각적 감각 현상을 바탕으로 형성되는 심상으로, 때로는 음성 상징어를 활용해서 효과를 거두기도 한다.
예) 속삭이듯 서걱이는 / 나무의 그늘에서
돌돌돌 개울물 흘러가고
접동/접동/ 아우래비 접동
③ 후각적·미각적 심상
이 두 가지 심상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맛과 냄새가 대체로 혼합되어 감지되기 때문이다.
예) 쓰디쓴 약과 같은 인생(후각적 심상)
예) 달은 과일보다 향그럽다(미각적 심상)
④ 촉각적 심상
이는 피부 감각적 심상과 전신 감각적 심상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예) 불현듯 아버지의 서느란 옷자락을 느끼는 것은
⑤ 공감각적 심상
이는 한 감각적 사실을 다른 감각으로 전이(轉移)시켜 표현함으로써 형성되는 심상이다. 두종류 이상의 감각이 결합되어 이루어진 이미지다.
예) 분수처럼 흩어지는 푸른 종소리 (청각의 시각화)
금으로 타는 태양의 즐거운 울림 (시각의 청각화)
깊은 바닷소리/ 나의 피의 조류를 통하여 오도다(청각의 시각화)
태양의 즐거운 울림(시각의 청각화)
관이 향기로운 너는(시각의 후각화)
동해 쪽빛 바람에(촉각의 시각화)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청각의 후각화)
매운 계절의 채찍에 갈겨(촉각의 미각화)
동해 쪽빛 바람의/ 항시 사념의 머리 곱게 씻기우고(촉각의 시각화)
⑥ 역동적 심상과 정지적 심상
역동적 심상은 격렬한 시어와 동작적인 용언을 활용함으로써 제시되고, 정지적 심상은 정적(靜的)인 체언을 활용함으로써 제시된다.
Ⅵ. 시적 화자(話者)와 어조(語調)
시도 언어 전달의 한 형식이므로 특정의 사물에 대하여 특정의 인물에게 특정의 태도로 하는 말임에 틀림이 없다. 이때 '특정의 태도'는 말하는 사람이 스스로 하고자 하는 말의 내용과 주제에 대한 태도와 듣는 상대에 대한 태도로 나눌 수 있다. 이렇게 한 편의 작품에 드러나는 말하는 사람을 '시적 화자'라고 하며 특정한 태도를 일컬어 '어조(tone)'라고 한다.
1. 시적 화자의 기능
시인이 시적 자아를 따로 설정하는 이유는 시인이 표현하려는 주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해서 시적 화자라는 대리인을 내세우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적 화자는 시인으로 하여금 자아의 세계를 확대할 수 있도록 도와 주는 핵심적 기능을 수행한다. 그 이외에도 시적 자아는 시의 방법론, 즉 기술적 차원에서 다음과 같은 기능을 수행한다.
① 시의 통일성을 살려나가는 역할을 한다.
② 시의 배경 묘사를 담당하는 역할을 한다.
③ 등장 인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
④ 시 속의 시간을 요약해 주는 역할을 한다.
2. 어조의 종류
어조에는 화자의 사람됨, 신분, 정신 상태 등이 나타날 뿔 아니라, 화자의 청자에 대한 태도와 대상에 대한 태도 등이 드러나는데, 이에 따라 어조는 여러 가지 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다. 어조는 대개 종결 어미의 형태에 의해 결정된다.
시적 화자의 목소리에 따라 격정, 냉정, 힘참, 슬픔 등으로 나뉘고, 시적 화자의 태도에 따라 독백적, 교훈적, 희화적, 낭만적, 풍자적, 철학적, 사색적, 종교적, 낙천적, 염세적, 남성적, 여성적 어조 등으로 나눌 수 있다.
① 남성적 어조
의지적이고 힘찬 기백을 담은 내용의 전달에 적합하다.
남성적 어조는 단정적이며 명령형의 종결 어미가 많이 사용된다.
일제치하 이육사의 시가 대표적인 남성적 어조로 되어있다.
② 여성적 어조
간절한 기원, 한(恨), 애상(哀傷) 등의 내용을 전달하기에 적합한 어조로, 주로 높임의 종결 어미가 사용된다. 우리 나라의 전통적인 시가는 대개 여성적 어조의 작품이 많다. 김소월의 '진달래꽃', 한용운의 '님의 침묵', 김영랑의 '모란이 피기까지는' 등이 여기에 속한다.
Ⅶ. 시와 문예 사조
(1) 계몽주의
개화기 때 최남선의 신체시 등에 나타난 사조로 계몽적, 교육적 경향의 시들이 쓰였다.
(2) 낭만시
3 1운동 실패 이후『폐허』,『장미촌』,『백조』중심의 감상적, 퇴폐적 경향을 나타낸 시이다.
(3) 신경향파(KAPF, 프로문학, 예맹파)
1925년 무렵 낭만시에 반발하여 목적 의식을 지닌 사회주의적 경향을 나타낸 시로, 박영희, 김기진 등이 주요 인물이다.
(4) 시문학파(순수시)
프로 문학의 계급적 목적적 획일적 도식적인 면에 대립하여, 1930년대 언어 예술로서의 시를 새롭게 인식하고 의식적인 언어의 탁마(琢磨), 비유의 구사 등 시의 순수성을 옹호한 유파다. 이는 박용철, 김영랑의 주도로 『시문학』잡지를 창간함으로써 비롯되었다.
(5) 모더니즘 시파(주지시)
1934년 이후 1920년대의 낭만시에 대한 반발로서 최재서, 김기림, 김광균 등에 의해 주도되었다. 지성 이미지(시각적인 시)를 중시하여 과학적 분석적인 표현 기교로 씌어졌다.
(6) 생명파(인생파)
서정주와 유치환이 주도한『시인부락』(1936년)을 중심으로 창작 기교에 치중한 시문학파와 과학적 분석적 경향의 주지주의에 반발하여 인간의 생명, 인간성의 문제를 문학의 본령으로 인식한 유파다.
(7) 청록파(자연파)
『문장』(1939년)지를 통해 등단한 박목월, 박두진, 조지훈의 3인시집『청록집』(1946년)을 간행한 데서 유래된 것으로서 이들 3인은 자연과의 교감, 자연에의 귀의, 향토적 서정 등을 특색으로 가지고 있다.
※ 구인회(九人會) : 1930년대에 경향 문학이 쇠퇴하고, 이어 문단의 중견급 신진 아홉 사람이 1933년 8월에 결성한 문학 친목 단체임. 계급주의 및 공리주의 문학을 반대하고 순수문학을 확립하는데 가장 큰 문학적 분위기를 조성하였다. 첫회원은 이효석, 이종명, 김유영, 유치진, 조용만, 이무영 등이었으나 도중에 이종명, 김유영, 이효석 대신에 박태원, 이상 등이 새로 가입했고, 유치진, 조용만, 대신에 김유정, 김환태로 교체되기도 했으나, 항상 9명의 회원을 유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