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8년 12월 29일 강화도 정족산 사고(史庫)에 일본 헌병들이 쳐들어와 21권의 서책을 강탈해갔다. 일본이 서울에 세운 동양협회 전문학교 간사 가와이(河合弘民)가 헌병대를 동원해 저지른 일이었다. 당시 일본 경찰은 '본건 조사로 혹시 헌병과 충돌을 일으킬 염려도 있어 경찰에서는 일부러 조사를 단념하였기에 내보(內報)하는 바임'이라며 불법행위를 눈감아 줬다. 지금 일본 교토대에 있는 '가와이문고(河合文庫)'는 이런 식으로 일제가 약탈해간 책들이다.
▶일제 통감부는 1908년 규장각 장서를 샅샅이 조사해 대한제국 '제실도서지장(帝室圖書之章)'이라는 도장을 찍었다. 1910년 경술국치 이후 '제실도서'들은 고스란히 총독부로 넘어갔다. 총독부는 '조선왕실의궤'를 비롯해 일부를 일본 왕실 담당 행정기관 궁내청에 기증 형식으로 넘겼다. 그보다 앞서 이토 히로부미가 몰래 빼돌린 규장각 장서 33종 563책도 궁내청이 보관해왔다.
-
▶지금까지 궁내청이 보관해온 조선왕실도서는 '조선왕실의궤' 등 79종 269책으로 알려졌었다. 얼마 전 문화재청이 조사했더니 '제실도서' 도장이 찍힌 조선왕실도서가 더 있다는 게 드러났다. 유교 경전과 의학·군사 서적 38종 375책, 역대 국왕이 받던 교양강좌 '경연(經筵)'에 쓰인 서적 3종 17책이다.
▶1965년 한일협정에 따라 일본은 국·공유 문화재 1432점만 반환했다. 그러면서 '일본측으로서는 결코 약탈한 것이 아니며 문화재 반환의 법적 근거가 의심스럽지만 한국 독립에 대한 선물로서 일부를 증여한다'고 했다. 현재 일본 정부는 국제법상 문화재 '인도(引渡)'가 끝났다는 입장이다. 개인이 지닌 불법 유출 문화재에 대해선 '양국 간 문화협력 증진을 위해 소유자가 자발적으로 기증하도록 일본 정부가 권장한다'고 합의했지만 실행에 옮겨진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일본 궁내청에서 추가로 발견된 조선왕실도서 역시 분명히 총독부가 약탈한 것이다. 민간 소유 약탈문화재가 자발적으로 돌아오기에 앞서 일본 정부가 먼저 불법 유출이 확인된 문화재 반환에 모범을 보여야 한다. 한일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새로운 한일관계 논의가 활발하다. 일본 왕실에 빼앗긴 조선 왕실 도서의 귀향(歸鄕)을 실현해, 불행했던 역사 청산의 한 상징으로 삼아야 한다.
첫댓글 프랑스에 있는 우리 문화재에 대해 한국에 관광온 프랑스 청년에게 물었답니다 어찌 생각하냐고 그 청년왈.... 자기네 나라에서 잘 보관해 주고 있는것이 아니냐고 ... 약소국가... 그 비애가 참담하게 몰려왔던 순간이였습니다.
ㅎㅎ 우리것을 찾지 못하는 불행한 나라입니다, 작은것부터 잘 챙기는 습관이겠지요, 얼마전 예산군에 있는 추사 김정희 고택에 다녀왔지요, 4년간 말년을 보낸 유물들이 과천박물관에 보관 전시되고 있다는점, 그것이다 돈과 권력 아닌지요, 예산군도 빨리 돈 많이 벌어서 내고장 내 박물관에 전시를 해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ㅎㅎ 아마도 대외적으로 우리것을 찾지 못하고 고민하고 있는 문화제가 많을 터인데 지방단체는 얼마나 많겠나 싶습니다.
정말 중요한 것을 모르는 우리나라 윗사람들 권력싸움만 하구서...사소한것 같지만 정말 중요한 것을 외면하는,,그래서 약소국가 언제 면하려나 .........그래도 희망있는 것은 점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많아지는 것 같아서 위안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