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성인의 약 80%가 근무중 다소나마 허리가 아파본 경험이 있을 정도로 요통은 흔한
질병이다. 요통 환자의 약 10 - 20%가 디스크병 환자이고 그 중 약 10%는 아주 심해서 수술을
받아야 할 환자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요통의 치료가 간단하지 않기 때문에 디스크 환자의
치료 방법은 그야말로 민간 요법에서부터 한방, 양방, 그외 여러가지로 많은 실정이다.
1. 요추 디스크(Herniated Lumbar Disc, 추간원판탈출증)란?
요즈음 허리가 아프면 "디스크에 걸렸구나"하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허리가 아프다
하더라도 모두 디스크는 아니다. 흔히 환자들이 말하는 병명으로서 "디스크"라는 것은 정확한 병명이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추간원판탈출증"이다. 디스크란 척추뼈 사이에 있는 물렁뼈인데 원반
모양으로 생겼기때문에 의학용어로 " 추간원판"이라하고 영어로 풀어보면 "척추뼈 사이의 디스크"
라고 부른다.
이 병명을 "추간원판탈출증" 이라 한다. 이것을 일반적으로 디스크가 탈출했다 하여 "디스크병"
이라고도 하고 더욱 간단히 "디스크"라고만 줄여서 말할 때가 많다. 우리나라에서 소위 "허리
디스크병"에 걸렸다고 말하는 것은 척추뼈와 뼈 사이에서 쿠션역할을 하는 원반모양의 디스크가
탈수 되고 변성되고 손상되어 그속에 있는 수핵이 찢어진 섬유테 사이로 빠져나와 허리디스크
자체만의 디스크의 수핵이 빠지거나 돌출하여 신경이 들어있는 척추관속으로 들어가게
됨으로써, 신경근이나 혹은 신경이 분포된 척추관 속의 조직들에게 화학적, 기계적으로
나쁜 자극을 주게되어 엉치와 다리의 신경통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요추간판탈출증은 디스크 수핵의 변성이 생기면서 동시에 활동마저
왕성한 30-40대에 많이 발생한다고 하지만 최근에 들어 10대 또는
20대에서도 이 질환의 발생빈도가 증가되고 있는데 그 원인은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린다든지 무리한 허리의 운동으로 인한 요추 염좌 같은
직접적 외상인 경우가 많다. 허리를 앞으로 굽히면 뒤쪽에 있는 척추가
앞으로 가기 때문에 앞쪽의 디스크 간격이 좁아지게 된다.
따라서 디스크내의 수핵은 뒤쪽으로 밀려서 섬유테의 뒤쪽에 긴장을
일으키게 된다.
허리를 잘못 회전시키면 섬유테의 비스듬한 섬유들은 운동방향과 반대쪽으로 팽팽히 긴장되게
되는데 섬유테가 찢어져 그 속이 변성되고 탈수된 수핵이 빠져 나가는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허리 굽힘과 회전이 동시에 잘못 이루어지는 동작은 격렬한 운동이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행위가
아니더라도 가벼운 화분들기, 연필줍기 같은 사소한 행동으로도 디스크에 병을 일으킬 수 있다.
허리를 회전시키면 그 회전의 각도와 정도에 비례하여 수핵은 심하게 눌리게 되며 디스크내의
압력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허리를 회전시키면서 앞으로 굽히는 자세는 디스크내의
압력이 증가하면서 섬유테가 찢어질 수 있으므로 가장 위험한 자세이다.
2. 척추디스크의 구조와 기능
디스크는 척추의 목뼈에서부터 허리뼈까지 척추마디
사이에 끼어있는 원반모양의 일종의 관절이다. 디스크의
위 아래로는 척추뼈와 접해있는 "연골판"으로 되어있고,
둥그런 외곽 주위로는 탄력있는 "환상섬유"로 겹겹이
둘러싸여 있으며, 디스크의 내부 중심부에는 말랑 말랑한
"수핵"이 들어있다.
이 수핵이 디스크의 중심역할을 하는 부위로서, 환상섬유를
자동차 타이어의 고무바퀴에 비유한다면, 수핵은 공기가
들어있는 튜우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수핵은 대부분
점액성의 단백질로서 수분을 많이 포함하고 있어, 척추에
가해진 충격을 흡수하는 쿠션 역할을 하며 또한 척추의
운동을 원활하게 하는 관절 역할도 하고 있다.
신체 체위변화에 따라 허리디스크에 가해지는 체중에 의한 하중을 측정한 것을 보면, 반드시
누워 있으면 충격이 가장 작아 자기 몸무게의 약 1/3정도의 하중이 가해지며 옆으로 누우면
자기 몸무게와 비슷한 정도이고, 서 있으면 체중의 약 한배 반 정도이고, 의자에 기대지 않고
앉아 있으면 자기 체중의 약 두배의 충격이 허리 디스크에 가해진다. 서 있거나 앉아 있을 때
허리를 앞으로 수그리면 더욱 심한 충격이 허리 디스크에 가해진다. 또한 앉아 있을 때가
서 있을 때보다 더욱 심한 충격을 요추부에 주고 있기 때문에, "디스크"증세가 있을 때가
제일 통증이 심하다고 호소하는 수가 많다.
3. 요추 디스크의 발병
원인 나이가 점점 많아짐에 따라 디스크 내의 수핵에 수분이 점차 줄어들고 탄력성이 없는
섬유질로 변하게 되며,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환상 섬유도 탄력성이 줄어들고 더러는 균열이
일어나게 된다.
이와같은 연령에 따른 노화현상, 즉 퇴행성 변화가 있는 가운데 척추에 충격이 가해지면
탄력성이 없어진 수핵이 한쪽으로 탈출하게 된다. 그런데 디스크의 앞쪽과 뒷쪽에는
목뼈에서부터 꼬리뼈에 이르기까지 길게 힘줄(종인대)이 붙어있어 척추와 디스크를
앞뒤에서 받쳐주고 있다. 앞쪽의 전종인대는 넓게 단단히 덮여 있는데, 뒷쪽의 후종인대는
디스크 후측방 부위에서는 약하게 덮여있기 때문에 디스크 탈출은 대부분 후측방으로
일어나게 되어 그 뒷쪽을 지나가는 신경근을 압박하여 증상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좌골신경통"이라고 하는 것은 대부분 디스크 병으로 인해 허리에서 좌골신경을
이루는 신경근이 압박 당하여 나타나는 증상을 말한다. 요추 디스크는 20대에서 부터 50대
사이에 많이 발생한다. 이때가 디스크에 퇴행성 변화가 오는 연령인데다가 활동성이 많은
시기여서 외상을 당하기 쉽기 때문이다. 외상중에서 가장 흔한 것은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리다가 허리를 삐는 경우이다. 여자인 경우 집안에서 무거운 살림도구들이나 김장독을
들다가, 또는 이삿짐을 옮기다가 허리를 삐는 경우가 흔하다. 중노동은 아니지만 하루 종일
앉아서 일해야만 하는 사무직 종사자들도 디스크에 잘 걸릴 수 있는데 이것은 앉아있을 때가
허리 디스크에 가해지는 체중에 의한 충격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4. 요추 디스크의 증상
디스크에 증상이 있으면 대개는 허리가 먼저 아프기 시작한다. 엉치 부위가 시큰거리고 아프며,
한쪽 둔부에 통증을 느끼게 된다. 그러다가 얼마 지나서부터는 한쪽 다리가 저리고 땡기게 된다.
즉 허리에서부터 다리로 땡기는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 통증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거나,
또는 대변을 보느라고 힘을 주게 되면 더욱 울리고 아픈 경우가 많다. 점차 시일이 경과하면서
아픈 다리에 감각이 둔해 지고, 발가락 운동에 힘이 빠지게 된다. 심하면 발목을 위 아래로
움직이는데 마비가 오는 수도 있다. 허리를 움직이면 더욱 아프기 때문에 허리가 뻣뻣해지고
한쪽 옆이나 앞으로 굽어지게 된다. 디스크가 갑자기 아주 심하게 탈출될 경우에는
마비신경이나 여러개의 척추신경을 압박하게 되어 갑자기 허리에 심한 통증을 느끼고 양하지에
마비가 발생하고 소.대변을 못보게 된다. 또한 남자인 경우에는 성기능에도 장애를 초래하게
된다. 이럴 경우에는 급히 척추수술을 하여 치료하여야 한다. 디스크 병이 오래되어 만성으로 된
경우에는 주로 허리가 뻐근하게 아프면서 얼마간 서 있거나 걷게 되면 이상한 통증이나 저린감,
또는 표현하기 어려운 여러가지 괴로운 증상들이 다리에 발생하여 주저앉아 쉬게 된다.
앉아 쉬면 그러한 증상들이 사라져 다시 걷고, 걸으면 다리에 통증이 다시 생겨 쉬어야 하는
것을 반복하게 되는데, 이와같은 증상을 "신경성 간헐적 파행 "이라고 한다. 이것은 대부분은
척추내에서 신경이 지나가는 구멍이 좁아졌을때 특징적으로 발생하는 증상인데, 가끔 디스크
탈출증으로 인해서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면 "요추 디스크"의 증상이 어떤지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바로 누워서 무릎을 편채 다리를 들어 올리기가 힘들어진다. 45정도 들어 올리면 다리가
당기는 방사통 즉 좌골신경통이 생긴다. 정상일때는 70도 이상에서도 다리가 당기지
않는다. 만약 아프지 않은 다리를 들어올려 반대편의 아픈 다리가 더 아파지면 이는
디스크의 탈출이 심한 요추간판탈출증으로 진단된다.
서서 무릎을 편채 허리를 앞으로 구부리면 다리의 통증이 생기고 허리를 굽히기 어렵다.
허리가 앞으로 제껴지는 요추측만증이 오는 사람도 있다. 신경근의 압박을 적게하기
위한 자기보호 반응으로써 아프지 않으려고 허리가 비틀어지는 것인데, 대개는 옷을
벗고 약간 허리를 앞으로 숙여봐야 확진된다.
제 4,5 요추간 수핵이 탈출되어 신경근이 눌린 경우에는 엄지발가락을 얼굴쪽으로
당기는 힘이 약해지고, 아주 심한 경우에는 발을 위로 당기기가 힘들어져, 무심코
걸을 때는 문턱에 발이 걸려 넘어질 뻔하기도 한다.
제 3,4 요추간 수핵이 탈출되어 신경근이 눌린 경우에는 무릎에서 다리를 뻗는 힘이
약해져서, 걸을 때 다리가 순간적으로 절뚝하기도 하며 무릎관절 건반사가 약화된다.
제 5요추, 제 1천추 간 수핵이 탈출될 때는 땅을 짚는 발끝의 힘이 약해지거나, 발목관절
건반사가 약해진다.
발등 혹은 발목, 종아리, 다리의 뒤쪽 바깥편, 또는 발가락 등의 감각이 마치 남의
살처럼 멍멍해지고 둔해지는 느낌이다.
디스크가 중앙으로 돌출한 것이 심할 때는 양 엉덩이의 감각이 둔하게 느껴지며
대변, 소변을 볼때 불편을 느끼며, 양 다리의 마비가 생긴다
5. 요추 디스크의 진단
병력: 진단은 우선 환자의 자세한 병력과 증상을 묻고, 진찰함으로써 대개는 알 수 있다.
허리가 아프고, 한쪽 또는 양쪽 다리로 내려가는 댕기는 증상이나 저린 증상이 있으면
대개는 "디스크"에 이상이라고 보아도 틀림이 없다. 몇개월 전에 무거운 물건을 들다가
허리를 삐끗한 후부터 발병했다면 더욱 "디스크"일 가능성이 높다.
진찰소견: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양다리를 쭉 뻗게 하고 눕힌 상태에서 한쪽 다리를
올려볼 때, 이것을 "하지 거상검사"라고 하는데, 허리나 다리가 땡겨 다리를 많이 올리지
못하게 된다. 증상이 심할수록 다리 올라가는 각도가 작은 것이다. 정상에서는 다리를
80 - 90도 이상 쭉 올릴수 있으나 디스크 환자는 대개 50 - 60도 미만이고 심한 경우는
10 - 20도 밖에 올라 가지 않는다. 그러나 만성디스크 환자로서 앞에 설명한 "신경성
간헐적 파행" 증상을 가진 환자는 증상이 심한데도 정상인처럼 다리가 쭉쭉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
X-선 검사: 앞면, 측면 및 경사면 단순요추 X-선 촬영을 먼저한다. 전후 X-선 촬영상
대개는 허리가 한쪽으로 휘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측면 X-선상에서는 대개는 허리
굴곡이 소실되어 요추선이 빳빳하게 서 있고, 척추와 척추사이, 발병된 디스크의 간격이
좁아져 있음을 볼 수 있다. 또한 40 - 50대 이후에서는 퇴행성 변화로 디스크 인접
척추뼈에 뾰쪽하게 골각이 형성된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특수검사: 이러한 병력과 증상을 묻고, 진찰과 단순 X-선촬영을 함으로써 어느 정도
"디스크"병이라고 알 수 있지만 확진을 위해서는 특수 검사를 해야한다. 특수검사로는
척추조영술과 척추전산화 단순촬영(CT스캔) 및 근전도 검사 등이 있다.
척추 조영 수술은 영어로 myelography라고 하는데 흔히
"마이엘로" 라고 부른다. 아직까지 이 방법을 많이 이용하고
있는데 허리에서 신경 통로인 척추강내로 바늘을 찔러서
X-선 사진에 하얗게 나타나는 약(조영제)을 척추막내
신경통로 안에 넣고 사진을 찍는다. 디스크가 탈출된
부위에서는 신경이 눌릴만큼 조영제가 움푹 들어간 소견을
보인다. 이러한 "마이엘로"는 허리에 바늘을 찔러야 하는
고통이 있으므로 문제가 되어왔다.
최근에 컴퓨터 산업이 발달하여 컴퓨터를 이용한 척추단층촬영기가 개발되어
이제는 환자에게 아무런 고통없이 쉽게 검사할 수 있게 되었다. 이와같은 척추
CT스캔을 찍음으로써 과거에 볼 수 없었던 디스크와 신경 그리고 신경구멍의
모양을 선명히 볼수 있으므로 더욱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다. 허리디스크 진단을
위해서 일차적으로 척추 CT 스캔을 해야할 것이다. "핵자기공명(MRI)"이라는
새로운 방법은 방사선 조사가 아닌 자기장을 이용한 방법으로 디스크처럼
부드러운 조직을 보는데 있어서는 CT보다 더 선명하고 밝은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어, 디스크의 확진용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으나, 아직은 의료 보험의 적용
항목이 아니므로 그 가격이 매우 높은 상태이다. 근전도 검사는 크게 근육의
이상 여부를 찾는 검사와 신경의 이상 여부를 찾는 검사로 구분된다. 두 가지
검사 모두 오랫동안 디스크병을 앓은 사람에게는 이상이 있게 나온다. 따라서
디스크병의 예후를 살펴보기 위해서 근전도 검사를 하면 매우 정확히 병의 예후를
예상할 수 있다.
6. 요추 디스크의 치료
발병 초기에는 우선 안정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따뜻한 온돌방에 요를 깔고 누워서 약 2 - 3주간
안정하면 초기의 경한 탈출증인 경우에는 대개 호전된다. 침대생활을 하는 경우엔 침대요 밑에
널판지를 깔아놓으면 좋다. 안정 가료시 물리치료로서 허리에 더운 찜질을 한다든가, 초음파
치료나 맛사지, 또는 견인장치를 하여 허리를 잡아당기면 더욱 효과적이다. 통증이 심하면
소염진통제와 근육이완제를 섞어 복용한다. 그러나 신경통에 좋다는 약을 함부로 남용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많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비수술적인 방법의 가장 대표적인
치료법으로는 카이로프랙틱 요법이 각광을 받고 있다. 문제가 생긴 디스크의 아래 위의 척추 뼈를
직접 바로 잡으므로 그 치료 효과는 기존의 다른 방법들에 비해 빠르고 안전하다.
어쨋든 이러한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상당기간(최소 3주이상)행해도 낫지 않거나, 또는 증상이
어느 정도 좋아졌다가도 자주 재발하는 경우는 수술적 방법으로 치료해야 한다. 또한 진찰 소견상
신경에 이상이 심하여 발가락이나 발목운동에 힘이 현저히 빠져 있으면 수술해야한다. 드물게
급격한 마비신경 압박으로 하지 마비와 소.대변장애가 있을 경우에는 응급수술을 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