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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소재로한 책 중 가장 정겹고 눈에 띄는 책입니다.
표지부터 우리나라 사람은 누가 보아도 한국의
옛풍습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목은 THE CHINESE MIRROR 이지만 Adapted from a Korean
Folktale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거울이 처음 들어왔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어렸을 때 할머니에게 들었던 그 이야기지요.
어느 남자가 중국으로 볼일을 보러 갔다가 '조그만한
빛나는 이상한 물건'을 사가지고 옵니다.
그 속에는 자기 또래의 한 남자가 들어 있지요.
그리고 자기가 하는 흉내를 그대로 내면서 남자를 즐겁게해주지요.
한국으로 돌아온 후 그것을 본 부인은 중국에서 젊은 여자를 숨겨왔다고 기함을 하네요.
할머니는 할머니대로 아니다 늙은이로구나....
할아버지는 할아버지대로 옆집 영감이 왜 여기 있나....?
마지막은 여러분이 아시는대로입니다.
화근의 근원인 거울은 내동댕이쳐 깨지지요.
읽기에도 부담없는 문장은 술술 잘 넘어가게 써져 있습니다.
어느 정도 길이가 있는 책을 읽어 자신감을 갖고 싶은 아이가 읽으면 더없이 좋을 듯 하네요.
문장의 길이에 비해 어휘가 어렵지 않고 행간 간격이 넉넉하여
어린 아이들의 책읽기를 배려한 책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우리나라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작가 Mirra Ginsburg는
The Chick and the Duckling
Mushroom in the Rain
Clay Boy
Good Morning, Chick 의 작품으로 우리들에게도 익숙한
작가입니다.
그림을 그린 Margot Zemach도 칼데콧상을 여러번 받은 유명작가입니다.
상당히 독특하고 개성적인 화풍을 가지고 있어 그림만 보고도 같은 작가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철저하게 자신의 개성을 죽이고
우리나라의 풍속화풍을 따라서 작업해준 것이 감동스럽기까지 합니다.
그림작가는 책의 뒷면에
'The illustrations in this book were inspired
by the paintings of two eighteen-century Korean genre painters.
Sin Yun-bok and Kim Hong-do'
라고 적고 있습니다.
그림을 보아도 짐작가는 바이지만 우리나라의 풍속화가 중 이 두사람을 잡아내는 안목도 놀랍습니다.
[어쩜 주위에 어드바이스를 주는 한국인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요즘들어 한국작가들의 동화책들을 해외출판사에서도
심심찮게 볼수 있습니다.
새로운 분야에 한국인들과 문화가 조금씩 스며들고 있어
상당히 고무적입니다.
그래도 우리작가들의 작품을 보면
아직도 극복하지 못한 문화적인 벽을 느끼며 안타까운
마음 또한 지울 수 없습니다.
근래에 해외에서 출판된 우리작가들의 작품을 보면
이민을 갔다거나 외모 혹은 문화적인 이질감 때문에
주류에 끼지 못하는 주변인의 소외감을 그리고 있는 작품이 대부분입니다.
아이들이[어른들도 마찬가지지만]반드시 극복하고
넘어가야 하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너무 한쪽에만 치우친 느낌을 받습니다.
거기에 비해 오히려 외국인들이 더 정확하게 우리의 색깔을 잡아내는 듯하여 씁쓸합니다.
그래도 굳이 옥에 티를 찾자고들면 몇가지가 눈에 들어옵니다.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초가집의 가옥구조는 일자형이거나 기역자형인데
이 그림에서는 좀 지나치다 싶게 원형에 가까이 구부러져 있습니다.
한복의 모양도 가장 특징적인 고름이 없고 중국식의 앞여밈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창문의 모양이나 격자의 색깔도 우리네의 자연색이 아닌
일본식의 자주색 격자창문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아이들은 모두 머리를 단정히 땋고 있는데
그림 속 아이의 더벅머리도 자연스럽지 않지요.
그 모든 자잘한 티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여러 이야기 중 권성징악적인 일반적 이야기를 다루지 않고
코믹한 상황의 이야기를 다루어준 것도 저는 개인적으로 맘에 드네요.
많은 외국인들이 읽어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우리의 이야기를 외국인이 다시 쓰고 그렸다고 말해주면서 아이들에게 권해주세요.
영어로 쓰여졌지만 친근한 이야기가 아이들을 사로잡을 것입니다.
첫댓글 와 샘글이 더 감동적입니다!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증말..멋지세요. 꼭 읽어봐야겠네요.
오, 이 책 소개는 이제 봤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