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계속되는 비는 국가적재난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야말도 온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네요. 이런 분위기속에 꼭 유람을 가야하느냐는 볼멘소리가 여기저기 나왔지만 우리의 짱은 요지부동 -_-
오히려 기분이 업되어 만날 때마다 하이파이브를 하잔다. (웃기는 XXX ㅋㅋㅋ)
내리는 빗줄기가 짜증스럽기만한데 버스기사는 길을 잃고 안산시내를 30분이나 헤맨 끝에 대부도 선착장에 도착함. 잔차를 가져오지 못한 아쉬움에 비까지 내리고, 바다의 비릿한 내음은 사정없이 기분을 다운시켜버리고........공중화장실 풍경은 가히 설명이 불가합니다. ㅠㅠ
배가 오네요. 1시간이나 늦게.......
대부도 방아머리선착장에서 덕적도까지 사람 7,000원, 잔차 6,000원, 자동차는 기억이 없음.
1시간 50분 소요(월미도에서 출발하는 고속선은 50분에 18,000원 편도요금임)
시간과 돈의 상관관계가 오묘합니다. 전 도저히 이해 못합니다.
대부훼리호를 따라 다니는 갈매기가 30여리 정도 있는데 요놈들은 배에서 던져주는 과자류만 받아먹고 사는 사이비갈매기라는 야그를 선장님이 들려주길래 자세히 설펴보니 정말 그렇습니다.
시퍼런 바다물색도 음산한 하늘도 모두가 신나는 여행의 요소는 아닌 듯하네요.
그래도 집을 떠나 섬으로 가는 여행길이라 그런지 금새 기분이 좋은듯 수다가 한창들임다.
흔들리는 배를 따라 내 맘도 흔들흔들.......바다를 애써 외면했던 유년의 추억속으로 조금씩 다가가봅니다.(제 고향이 남해바닷가임다.. 그곳에서 태어나서 20년을 꼬박 살았죠)
자월도를 경유하여 덕적도 바로 앞에 있는 소야도에 두어사람 내려놓고 다시 덕적도로......부~웅
바다가운데 등대가 외롭습니다.
물결이 너무 잔잔하여 차라리 거울 같습니다. 그러나 물즐기의 흐름은 서해바다답게 매우 빨라 보입니다.
등대꼭대기에 갈매기도 잠시 쉬어 가고........건너편 섬그림자는 한가롭습니다.
바닷가에서 조개를 캐는 아주머니의 손길은 빠른듯 , 느릿듯 하기도 하고.....
섬에 도착한 사람들은 들뜬 분위기 탓인지 걸음이 빨라지고, 민박촌 아저씨들의 호객소리도 덩달아 높아 집니다.
섬이라는 관념의 폐쇄성이 사고의 영역마저 가둬 놓는가 봅니다. 덕적도는 순환도로가 34키로 정도 되는 상당히 큰 섬인데도 마치 손바닥에 올려다 놓고 볼 수 있는 조그마한 섬인양 행동하는 사람들이 많네요.
섬에서 자전거를 빌려 순환도로를 따라 라이딩을 떠납니다. (1시간에 4,000원)
따라 나서는 사람들이 없습니다. 비까지 내리는 바닷가 라이딩이 청승스러운가 봅니다.
혼자 떠나는 길은 늘 소년의 상기된 뺨입니다.
섬의 끝자락을 따라 돌고 맘도 같이 돕니다. 기분이 길게 꼬리를 물고 나를 따라오며 장난을 칩니다.
진리해수욕장에 섰습니다. 초중고가 함께 모여있는 곳으로 방풍림으로 잘 자란 적송림이 있네요.(수령이 180년입니다)
운동장에서 바로 백사장입니다. 아무도 없는 바닷가에는 빈 조개껍데기만 파도에 흔들립니다.
되돌아보니 깨끗한 백사장에 발자욱이 부끄럽네요. 바닷물에게 얼른 지워 달라고 속삭이듯 말하자... 쏴~아......
원래 덕적도 여행의 목적은 순수하게 자전거를 타고 섬을 돌아보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단체여행이라 다른 사람은 유흥이 목적이었겠죠. 더러는 취미인 낚시일 수도 있고....
늘 그렇듯이 사람들은 모이면 술타령입니다. 밤이 짧다고 노래방에서 소리 지르고 순박한 섬사람들의 눈에도 광기가........서글픕니다.
애초 혼자만 자전거를 타겠다고 따라나선 것부터 꼬인 여행이었습니다.
그래도 후회스럽지는 않았고 나름대로의 목적은 달성한 그런 덕적도 둘러보기 였습니다.
일부러 떠나기에는 구성요소가 좀 빈약해보였기에 곁다리로 떠난 1박 2일 라이딩이었습니다.
<진리항여객터미널에 있는 어부상>
첫댓글 멋진 여행을...산유화님 자전거는 빡시게 타시던데...이런 걸 보면 그분이 그분이 아닌 지 싶습니다...마지막 사진은 버스없는 학교운동장에 자전거만 덩그라니 놓였으면 하고 바래봅니다....
德積島 ..우리 말로 풀어보면 '큰물 섬' 즉 속이 깊은 사람처럼 수심이 깊은 바다에 떠있는 섬..이란 뜻..언젠가 책에서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생각 속에 갇혀 있는 곳들을 잔차 타고 다니며 느껴보고 싶은데..잔차타기가 이렇게 부담스러워서야.. 그런 날이 올 수가 있을런지..
아흐~~ 떠나고 시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