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23:1-6 의의 길로 인도하심 (9)

[박성룡]

시편 23편 19 시 23:1-6 의의 길로 인도하심 (9)     찬송: 4, 71, 570장.    교독문: 105번 감사절(1)

  성도의 신앙하는 삶에서 ‘감사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일반적으로 감사는 주신 것에 대한 반응이다. 그것을 기대하였든 기대하지 않았든 나에게 주어진 것으로 인하여 기쁨을 표현하는 것이 감사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감사는 일시적인 것이요, 평생의 감사는 될 수 없으며, 그러한 감사는 우리의 삶 전체에서 지속되는 감사는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성도에게 감사는 무엇일까?

  그것은 우리의 정체성을 바르게 아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롬 1:17에서 바울은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하나니”라고 선언한다. 앞의 믿음은 전에 배운 대로 하나님께서 복음을 통하여 우리를 구속하시는 하나님의 방법이요, 뒤의 믿음은 그 복음에 반응하는 우리의 신뢰와 의지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우리의 원래 신분을 알 수 있다. 그것은 하나님과의 관계가 끊어진 죄인의 상태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의 의, 즉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육신을 입고 오셔서 십자가의 공로를 완성하시고, 그 공로를 성령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적용하셔서 우리로 하나님의 백성의 자리에 들어오게 하셨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하신 이유는 본문 시 23:3에서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도다” 때문이다.

  하나님은 아무 목적 없이 우리를 구원하지 않으셨다. 하나님의 창조를 생각해 보라. 인간이 맨 마지막에 창조된 것은 하나님께서 인간이 거주할 가장 완벽한 환경을 만들기 위함이기 때문이었다. 인간이 창조된 후 그들의 거처를 에덴에 만들어 놓으시고, 하나님의 대리인으로서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보존하고 다스릴 것을 명령하셨다. 이 보존과 다스림의 사명이 바로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즉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의 뜻을 따라 주어진 사명을 수행하는 것, 이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당신의 이름을 위하여 당신의 백성들을 의의 길로 인도하신다는 뜻이다. 따라서 성도로 부름을 받은 자리는 이 사명을 다시 회복한 자리이며, 따라서 하나님과의 관계를 인정하고 하나님께 받은 사명을 지켜 나가는 것이 그의 삶의 목적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사명을 위하여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 삼으신 인생들의 삶을 돌보신다고 약속하신 것이다.

  출애굽기에서 배운 대로 하나님은 그들의 삶에서 양식과 안전의 문제를 책임지시는 하나님이심을 보여주셨고, 또 다윗을 통하여 시 23:2의 고백을 하게 하셨는데, 이것은 푸른 풀밭에서 양식을 얻게 하며, 쉴만한 물가에서 쉼을 얻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총을 고백한 것이다. 이러한 하나님의 돌보심을 따라 하나님의 은혜를 힘입어, 받은 사명을 감당하며 살아가는 인생, 이 사람들이 바로 하나님의 백성들이요, 하나님의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심을 받는 인생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여기에 우리의 감사가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하나님의 돌보심이 평생에 걸쳐 우리를 감싸고 있다는 이 놀라운 은총을 우리가 받았음에 대한 감사는 성도로서의 마땅한 의무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바울은 데살로니가 교회를 향하여 이런 권면을 한 것이다.

  살전 5:16-18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여기에서 “하나님의 뜻”은 본문에서 다윗이 고백하는 대로 하나님께서 지시하시는 “의의 길”과 같은 것이다. 따라서 하나님의 뜻은 그 삶이 하나님의 인도와 보호하심을 기억하면서 기쁨이 가득한 삶이요, 하나님을 의지하는 삶이요, 모든 것이 감사가 되는 삶인 것이다. 이런 기쁨과 의지함과 감사는 세상에서 얻을 수 없는 것이요, 일시적인 감정이 아니라, 성도로 부름을 받은 자리에서 자신의 정체성, 즉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확고한 신분을 생각한다면 당연히 나오는 것이다.

  물론, 언제나 이야기하는 바이지만, 성도의 인생은 이 세상 사람들과 자원을 공유하며 살아가기 때문에 그들로부터 시기와 질투와 미움을 받고 살아간다. 그래서 그들의 방해를 헤쳐 나가야만 하는 삶이다. 이런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세상에서 살기 때문에 세상의 방식을 따라야 하는가? 아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인도와 위로와 채워주심이 있기 때문에 세상의 방해가 가득하다 할지라도 우리는 오직 하나님을 의지하여 이 방해를 이겨낼 수 있다. 성경은 이것을 영적 전투의 삶이라고 말한다.

  여러분은 지금 어떤 마음을 갖고 있는가? 모든 것을 주께 맡기고 일생을 주의 영광을 위하여 살고자 하는가, 아니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그저 “주여! 의지할 뿐입니다. 도우소서!”라고 외치기만 할 것인가? 여러분은 지금 어떤 상태인가?

  올해 우리는 출애굽기를 통하여 우리를 구속하신 하나님의 은총을 다시금 생각해 보았다. 노예 상태에서 아무 것도 생각하지 못하고 그저 하루를 살던 우리를 하나님께서 당신의 권능으로 꺼내 주시되, 열 가지 재앙으로 애굽을 망하게 하시고, 홍해 바다를 육지 같이 건너게 하셔서 애굽과 단절하게 하신 하나님께서 이 시대에 우리를 당신의 백성 삼으시기 위하여 창세 전부터 선택하시고 때가 되어 우리를 부르시고, 거듭나게 하시고, 회심을 통하여 회개와 믿음의 자리에 들어오게 하셨다. 이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는 출애굽한 백성들처럼 우리에게도 동일하다.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나는 알지도 못하고 깨닫지도 못하였는데, 하나님은 나를 이렇게 당신의 백성 삼으시기 위하여 얼마나 열심히 계획을 세우시고 시행하시고 완성하시고 우리에게 적용하셨는가! 이것이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성도로서의 신앙의 내용이다.

  따라서 하나님을 의지한다는 것은 방법의 문제가 아니라 방향의 문제요, 마음의 문제임을 알아야 한다. 우리 마음에서부터 하나님을 의지하고자 하는 간절한 소망이 있느냐는 것이다.

  시 131:1-3 “1여호와여 내 마음이 교만하지 아니하고 내 눈이 오만하지 아니하오며 내가 큰 일과 감당하지 못할 놀라운 일을 하려고 힘쓰지 아니하나이다 2실로 내가 내 영혼으로 고요하고 평온하게 하기를 젖 뗀 아이가 그의 어머니 품에 있음 같게 하였나니 내 영혼이 젖 뗀 아이와 같도다 3이스라엘아 지금부터 영원까지 여호와를 바랄지어다”

  1절은 세상의 방식으로 살지 않겠다는 다짐이요, 2절은, 따라서, 하나님 앞에 내가 어떤 상태인가를 고백하는 내용이다. 그것은 나는 실로 젖 뗀 아이일 뿐이라는 것이다. 오직 내가 하나님의 품에 안겨 있음을 기억할 때 우리의 감사는 진정한 감사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 감사는 평생에 변하지 않는 감사요, 그래서 “범사에 감사”하는 삶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여러분의 감사는 어디에 있는가? 성도의 감사는 세상의 선물에 있지 않다. 성도의 감사는 오직 하나님의 은혜에 있으며, 그분께서 우리를 의의 길로 인도하고 계심을 깨닫는 데부터 시작된다. 이 기초에 우리의 양식과 안전의 문제를 책임지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있다. 이 놀라운 은총을 기억하여, 항상 기뻐하고, 쉬지 말고 기도하고 범사에 감사하는 성도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