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애들이랑 나왔다. 올해는 벚꽃이 서서히 핀다. 피다가 비가 오고 멈추고, 피다가 비가 오고, 그렇게 하다 보니 벚꽃이 피기까지 참 오래 걸린다. 무작정 나와서 카페에 갔다. 실내가 애법 넓었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자리가 꽉 찼다. 앞산 카페거리에 위치해 있고 주차장도 넓고, 카페도 넓어서 그런 것 같다. 평일인데도 인산인해이다. 빵 몇 개와 커피 석 잔, 결제를 하니 3만 원이다. 식사값과 동일하다. 6인용 탁자에 앉았다. 아들과 딸은 각자 가지고 온 노트북, 아이패드로 검색도 하고, 온라인으로 책도 읽고 있다. 나는 민둥민둥거리다 근처 음악실에 가서 '숨어우는 바람소리 한곡'을 대충 치고 몇 번 노래하다 나왔다. 카페에서 3시간 정도 있는 동안 벚꽃이 많이도 피었다. 벚나무 아래에서 고개를 들어 하늘 보니, 하늘에 꽃눈이 내린 것 같다. 눈부신 날이다. 오랜만에, 하늘거리는 연분홍의 꽃잎을 눈마중하니, 연분홍 비늘처럼 반짝인다.
찻집을 나와서 집 주변 학산을 한바퀴 돌았다.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산자락에 물기가 많다. 개울에 물이 흐른다. 벚꽃잎이 떨어졌다. 꽃비가 내린 듯한다. 참 이쁘다. 벚꽃은 이래서 사랑을 받는 것 같다. 꽃잎이 큰 것은 물길도 막기 때문이다. 물속에서도 이쁘니 말이다. 사쿠라라 싫다고 하며, 일본잔재 운운하지만, 이제 벚꽃은 일본꽃이 아니다. 대한민국 가로수 1번지가 되어 있다. 벚꽃축제의 대명사 군항제는 진해의 전유물이 아니다. 앞산에도, 팔공산에도, 옥포에도 마디마디 벚나무가 사람들과 벗을 하고 있다. 벚나무는 고목 같다. 나무형상이, 특히 비가 많이 오고 나면 벚나무가 시커멓게 비취고, 꽃은 더 밝게 빛난다. 이래서 사람들이 벚나무를 좋아하는가 보다. 퇴직하고 시간이 많다면 벚꽃 피는 장소를 따라 북으로 북으로 따라 올라가고 싶다.
첫댓글 아직은 북으로 가지 않고 옥포로 오면 됩니다..아마도 이번 주에는 벚꽃이 활짝 필 겁니다..지난 주 벚꽃없는 벚꽃 행사를 했습니다.
네ᆢ
가자, 옥포로... 풍경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