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축제 뒷마당
관중 드문 무대에서
노을을 한 짐 지고
푸른 꿈을 꾸는 그대
생목의 울음소리로
자서전을 엮는다.
<김영애, 무명가수>
사람은 누구나 태어난 이후에는 꿈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 꿈이 무엇인지는 처음에는 확연하지 않다. 막연하다. 그러나 사람은 누구나 내일을 기다리며 산다. 내일은 내가 바라는 그 무엇이 이루어지리라는 믿음이 있다. 그것이 바로 사는데 가지는 꿈이요, 희망이다. 이것이 없으면 사람은 삶의 의미를 상실한 무기력한 존재가 된다. 그러나 인생의 꿈은 하루아침에 성취되지도 형성되지도 않는다. 여기 ‘무명가수’는 ‘가수’란 꿈을 이루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아직은 일반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존재이다. 하늘에서 뚝 떨어져 애초부터 가수인 이는 없다. 거의 모든 ‘유명가수’는 일정기간 무명의 시절을 겪으며 부단히 노력한 단계를 거치고 있다. ‘유명가수’가 청중의 전면에 선 우뚝한 존재라면 ‘무명가수’는 청중의 뒷전에 물러나 있지만 청중 앞에 나가고자 노력하는 존재이다. 그래서 고달프고 때로는 서러운 존재로 늘 가슴에 눈물이 고이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래서 여기서도 ‘축제 뒷마당’을 지키며 환한 햇살 대신 저물어가는 ‘노을’을 ‘한 짐 지고’있다. 그러나 언젠가는 유명가수와 같은 존재가 되리라는 ‘푸른 꿈’을 가슴에 품고 있다. 그래서 아직은 설익은 ‘생목의 울음소리’로 삶의 역정을 써나가고 있다. ‘뒷마당, 생목의 울음소리’란 말은 ‘무명가수’로서 서럽게 짊어진 운명을 보여주는 시어이다. 그 어둠을 헤치고 밝음 속의 존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은근히 숨어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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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봄호/유준호
여영 김영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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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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