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돋보이는 공무원
김 낙 중(인천 동구청 지적과장)
5급(사무관) 이하 공무원은 1년에 두 번씩 일을 잘 하는지의 여부에 대하여 행정조직의 기관장 또는 부서장에게 근무성적 평정을 받는다.
공무원의 자질과 능력을 나타내는 근무성적은 직렬 및 직급별 서열을 확정 짓고, 승진인사에 반영된다. 또한 성과상여금 지급에 있어서 등급을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된다.
근무성적을 잘 받기 위해서는 개개인이 맡은바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면 되겠지만 피라미드 구조를 갖는 조직체계상 선의의 경쟁은 자연스럽고도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필자는 부서 내 구성원에 대하여 근무성적을 평정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상급자에게 평정을 받는 양립된 입장에 서 있다. 그래서 실무적으로 경험한 여러 가지 덕목을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참신한 이미지 관리이다.
언제나 깨끗하고 단정한 용모에 밝고 환한 표정이 좋다. 직원이나 민원인에게 상냥하고 친절하게 인사하는 것은 활기찬 조직문화를 이끌고 상대방에게 신뢰감을 준다. 또한 마음의 문을 활짝 열면 정보공유 및 소통이 자유로워 질 수 있다. 예의 바르고 겸손한 자세는 그 자체로 아름답다. 이렇듯 자기관리를 생활화하는 절제된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사실관계와 법률관계의 중요성 인식이다.
공무원의 관장사무에 따라 행정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는데 일반적인 중심의 축은 관련법을 집행하거나 관리하게 된다.
공급행정의 경우 어떤 사실을 현장조사하고 예산을 투입, 환경개선 및 정비를 해야 한다. 인허가 등 처분행정일 때에는 특정사실이 법률과 일치하는지의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여 거부 또는 수리처분을 해야 한다.
이렇듯 사실관계나 법률관계는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 늘 주의가 필요하다.
셋째, 진취적인 연구 창안 노력이다.
매일 접하는 제도 ․ 정책 ․ 법률 등이 현실과 괴리되어 합리적이지 못하거나 이로 인해 행정 수요자나 공급자 모두가 불편 또는 불이익을 입는다면 이는 개선의 대상이 된다. 개선을 위해서는 공문서를 육하원칙에 의해 알기 쉽게 표현하고, 적절한 언어를 선택하여 짜임새 있게 구성하면 된다. 여기에 기승전결의 논리 구조를 갖추게 되면 이해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
이 외에도 기관의 힘이자 생명인 신속 ․ 정확한 보고 그리고 직장 구성원과 원만한 대인관계 등을 들 수 있다.
근무평정 시기가 되면 자신의 서열은 어느 정도일지 촉각을 곤두세우게 되는데, 위와 같이 평상시 자기 관리를 하면 아무런 걱정이 없을 듯하다.
요즘에는 공무원 사회도 연공서열식 인사 보다는 능력위주의 인사를 선호하는 추세이고, 이러함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이것이 우리 모두가 원하는 공공의 이익과 사회발전을 위한 원동력이며, 조직발전의 에너지원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감사한 30년 세월
김 낙 중(인천 동구청 지적과장)
“귀하께서는 확고한 국가관과 투철한 사명감으로 30여 년간 공직에 헌신 봉사하면서 시민의 복리증진과 지역사회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하셨기에 그 공을 기리는 뜻으로 이 패를 드립니다.”
위 글은 지난 2011년 12월 31일에 동구청장으로부터 필자가 받은 인천광역시장 명의의 ‘30년 봉사 상’의 내용이다. 아! 벌써 30년이라니! 최초 공무원 임용 장을 받은 지가 엊그제 같은데 절로 감개무량하다. 20대 초반에 공무원 세계에 입문하였는데 어느새 머리가 희끗한 50대 중반이 되었으니 말이다.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다. 공무원이라면 누구나 재직 기간 30년이 경과하면 당연히 받는 일이기는 하나 나에겐 특별하고도 남다른 의미가 있다
먼저, 공직에 몸담아 큰 잘못 없이 안정적으로 근로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하여 무한히 감사한다. 특히 여러모로 부족한 나를 따뜻한 마음으로 이끌어 주시고 사랑으로 감싸주신 선배님들께 감사한다. 또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며 서로 화합하고 격려해 준 동료, 후배들에게도 고맙게 생각한다.
지금까지 오랜 기간 동안 공직에 전념할 수 있었던 것은 나의 노력도 노력이지만 묵묵히 뒷바라지한 가족과 끊임없이 지원하고 협조해 주신 주변분들 덕분이 아닌가 싶다. 그 은혜를 어찌 잊으랴. 고맙고 또 고마운 일이다.
한편, 나로 인하여 본의 아니게 마음의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 더러 있을 것이다. 당시, 상황에 맞추어 일을 더 잘해 보려는 욕심이 앞서서 빚어진 일로 송구하고 미안할 따름이다.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
이제 업무적인 분야를 살펴보기로 한다. 위 봉사상의 내용과 같이 한결같은 마음으로 공무원의 본분을 다했는지 정직의 잣대로 살펴보겠다. 직무는 성실히 수행하였는지, 양심에 따라 업무를 공정하게 처리 하였는지, 민원인에게 친절하게 행정 서비스를 제공했는지, 조직사회에 서 윗사람을 공경하고 아랫사람을 사랑하며 잘 융합하였는지 말이다.
나름대로 열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고 보지만 후한 점수를 주기에는 다소 부족한 면이 없지 않다. 때론 업무 성취감에 도취되어 행복감에 젖기도 했지만 여러 가지 난관에 부딪쳐 실의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면 다시 일어나 업무 환경을 개선하고 접근 방법을 달리하는 등 끊임없이 도전해 끝내는 소기의 목적을 이루어 냈다.
그 중에서도 지적 행정의 ‘지적 불부합 업무’ 는 업무 자체가 난해하여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는데,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이것은 한마디로 모순을 잉태한 채 탄생한 지적공부의 등록 사항 때문이다. 지적 불부합의 양태에 따라 상황이 다르나 대부분 필지별 땅의 위치, 면적, 경계가 인접 토지와 일정 부분 또는 전부가 지적공부에 중복되는 사례들이다.
그러한 결과로 등기 권리 면적보다 실지면적이 적거나 많게 되어 본의 아니게 재산상 손익을 수반하게 된다. 이를 해결하려면 인접한 소유자 간에 양보와 타협을 거쳐 합의하여야 하는데 이것도 쉽지 않다. 그 근본적 이유는 수십 년간 자기 땅이라고 알고 점유․사용해 왔는데 갑자기 토지의 소유권이 인접한 토지 소유자의 것이라고 하니 너무도 황당하여 그 사실을 인정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급기야는 이해관계 당사자 상호 간 감정이 폭발하여 다툼이 발생하게 되고 그 책임을 행정기관에 묻게 된다. 그런데 지적 불부합 문제의 원인은 대부분 일제시대에 발생한 것이고, 법률상 이해관계 당사자의 동의 또는 법원의 확정판결로 처리하게 되어 있다.
행정기관의 중재․조정으로 이해관계인들의 갈등이 원만히 해결되기도 하지만 이해관계인들 간의 첨예한 대립으로 소송에 이르기도 하고,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아 수 년 또는 수십 년간 보류되는 경우도 있다. 토지 소유권 분쟁 과정에서 이해관계인 간의 입장 차이가 극명하여 갈등의 골이 깊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행정기관은 지적공부가 잘못 등록된 원인과 배경, 그리고 해결 방법을 고지하고 이해관계인 간 서로 합의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게 된다.
이렇게 행정 정보를 이해관계인과 공유하다 보면 우호적인 때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공갈과 협박에 시달리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그 중 모범적 성공 사례가 1993년 12월 15일 KBS TV(6시 내고향) 에서 “삼산면의 작은 민주주의”라는 제목으로 보도되기도 했는데 얼마나 뿌듯한지 모르겠다. 이해관계인이 많고 대단위 지역의 지적 불부합 업무를 추진하면서 그 분들의 아픈 심정을 이해하게 되었고, 스스로도 많은 것을 배우는 계기가 되었다. 이렇게 소중한 지적 행정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하늘이 준 뜻이며 기회로서 그 운명적 인연에 감사한다. 그런 반면, 임용 초기 공직에 적응을 못해 사표를 냈던 일, 한때 정신적 고통으로 병원을 오가며 치료했던 일 등도 뇌리를 스친다.
이제 27년간 근무한 강화군청을 뒤로 하고 이곳 동구청으로 발령을 받아 또 다른 임무에 열중하고 있다. 단위 기관장과 부서장의 역할은 기관 조직의 비중으로 볼 때 중책에 해당되는데, 지난날의 행정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최선을 다할 것이다.
30년 봉사 상을 받은 계기로 지난날을 되짚어 보고 얼마 남지 않은 재직 기간을 알뜰하고 소중하게 관리하여 더 나은 미래를 만들 것이다. 아름답고 행복한 세상을 창조하는 진취적인 사람이 되리라 다짐한다. 지나온 30년 세월에 진심으로 감사하고 남은 5년의 임기도 감사한 마음으로 맞으리라. 행운의 네 잎 클로버를 찾기 보다는 행복의 세 잎 클로버를 찾으며 범사에 감사하며 살리라 다짐해 본다.
-------------------
김낙중 동구문학회원, 동구지적과근무
바람직한 洞長의 역할
김 낙 중(인천 동구 지적과장)
30여년의 공직생활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고 활기차게 생활했던 시절은 아마도 동장으로 근무하던 때인 것 같다. 물론 서기와 주사 직급을 거쳐 사무관에 임용된 기쁨도 크지만, 그것보다는 일선 현장에서 보람과 긍지를 가지고 찾아가는 행정 서비스에 일조했다는 것이 의의가 더 크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지금까지 꾸준히 쌓아온 행정지식과 다양한 경험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행정 인프라도 큰 힘이 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또한 행정조직을 운영하면서 기관 구성원의 도움을 받아 가며 순발력 있는 의사결정을 하게 된 것도 뿌듯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동장은 지역주민과 가장 가까운 접점에서 무엇이 어렵고 힘든 일인지를 헤아려 치유해야 하는 책임과 의무를 잊어서는 아니 되고 온화한 마음의 봉사자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 또한 중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이번 기회를 통하여 동장의 위치에서 보고 느낀 여러 가지를 정리해 보고자 한다.
동장의 직무는 행정능률과 주민편의를 도모하기 위한 주민등록 업무, 민원서류 발급, 통반 조직운영 등 지방행정의 기초 사무와 주민자치센터 관련 사무로서 대부분 법정사무의 집행이다.
동 주민센터는 지역주민이 가장 가깝고 친근하게 이용하는 관공서이다. 그렇기 때문에 따뜻하고 친절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특히, 행정 수요자를 가족과 같이 편안하게 맞이하고 원하는 일이 충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동 주민센터를 내 집같이 출입할 수 있도록 문턱 없는 열린 환경의 조성도 필요하다.
외적으로는 주민화합과 지역사회 발전도모이다. 행정기관과 지역주민이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형성하여 하나가 되게 해야 한다. 우선 실핏줄과 같이 조직되어 있는 20~30명 단위의 여러 자생단체를 활성화하고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요 단체로는 주민자치위원회를 비롯하여 새마을지도자협의회, 방위협의회, 자유총연맹, 새마을부녀회, 바르게살기협의회가 참여하고 있다.
그들이 고장의 발전을 위해 헌신봉사 할 수 있도록 공동체 의식을 제고하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격려하는 일이다. 또한 발전방향에 대하여 진지한 의견교환은 물론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한다. 더 나아가 동장이 인지한 각종 정보를 공유하고 융합될 수 있도록 지도 아닌 지도를 한다. 예를 들면 각종 정책방향, 주요인사의 방문활동․동네 자랑거리․자매결연사업․아름다운 선행사례, 주요사업결과 전달 등이다. 동네의 유익한 정보는 애향적 관심과 동기를 유발하고 한마음으로 뭉쳐져 큰 힘으로 나타난다. 이렇게 이모저모의 새로운 사실과 마음을 나눌 때 주민화합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동장이 또 해야 할 일은 관할 지역을 매일같이 순찰하는 것이다. 이것은 눈비가 오나 날씨가 춥거나 덥거나 상관없이 한결 같아야 한다. 그 목적은 각종 쓰레기가 깨끗이 수거되었는지, 공공시설물은 안전하게 보존되어 있는지, 유해환경은 없는지 등을 살피는 것이다. 물론 지역주민 및 관할통장의 건의가 있기도 하지만 동장이 관심과 의지를 가지고 확실히 시행할 때 더욱 빛나는 것이다.
“현장에 답이 있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문제의 원인이 된 장소를 잘 살피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데서 기인된다고 본다. 동 주민센터는 최 일선의 행정기관이다. 정부와 주민이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만나는 장소이며 가교조성의 매개체가 되는 곳이다. 그렇다면 동네 구석구석에 쌓인 잘못된 문제는 없는지 수시로 파악하고 바르게 시정 개선해야 한다. 그래서 쾌적하고 안락한 주거환경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그 중심에 동장이 있다.
또한 순찰할 때에는 지역주민과 공손히 인사하고 교분을 나누어야 한다. 아이러니 하게도 “인사가 만사”인 것이다. 여기서 인사는 인사관리가 아닌 “안녕하세요?” 등 만남의 인사이다. 상대의 안부를 묻는 것이 어찌 아니 고마운가? 그래서 먼저 인사를 하면 격이 무너지고 무장해제가 되는 것으로서 열린 마음으로 전환된다. 그래서 환한 인사는 인간관계 형성에 있어서 아주 중요하다. 그리고 이때에는 지역소식 및 지방시책 등을 자연스럽게 홍보하고 지역여론을 수렴한다. 특히 주요 가게나 쉼터 등 주민이 모여 있는 곳을 찾아가 정담을 나누면서 말이다. 그러면 어느새 주민과 친숙하게 되고 인간적인 사이가 된다. 모두 소통이 낳은 소중한 결과가 아닌가 한다.
지역기관장과 협의하여 예비군 소집 훈련 또는 어른신들 모임에 참석하여 인사말씀으로 지역 움직임과 각종 주요행사 그리고 그들의 공동 관심사항을 나눈다.
정부 일자리 창출 사업에 참여한 환경지킴이, 공공근로자 등에게도 똑같이 자생단체 활동과 신선한 사건사고를 알려 연대감을 갖게 하고 정책참여를 유도한다.
흔히 지방공무원의 꽃은 사무관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역설적이긴 하지만 여기에 하나 덧붙이고 싶다. 사무관 보직의 꽃은 구군단위 과장이 아닌 洞長이라고 말이다. 과장은 보조기관으로서 단체장의 의사결정 지원과 보좌인데 반하여 洞長은 단위조직의 CEO로서 다양하고 폭 넓은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이다. 물론 과장의 직책에 비하여 서열이 낮지만 이것 또한 야전 기관장인 동장이 더 우선하는 조직서열과 문화가 자리 매김 되는 변화개혁이 필요해 보인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행정직 위주로 편성된 동 주민센터 구성원을 직급 및 직렬에 관계없이 확대하여 단위조직의 특성과 구조를 이해하고 다양한 행정 경험을 갖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구군 단위 기능과 역할이 계획집행 및 처분행정이라면 동 주민센터는 주민과 함께하는 나눔행정이고 공급행정이며 화합행정이다. 동장은 그 선두의 기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