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호 신태양건설 회장
'시 쓰는 CEO'로 유명세, 30억원 기부… 나누는 삶 앞장… 작년 현대인물열전33선 선정
부산의 명소 이기대(二妓臺)는 임진왜란 때 술취한 왜장과 함께 물에 몸을 던진 두 기생을 기리기 위해 붙인 이름으로 깎아지른
절벽 사이로 굽이치는 바다 풍경이 일품인 곳이다.
이곳에 가면 두 기녀를 추모하는 시 '폭풍우가 몰아치는 이기대에서'를 새겨
넣은 시비를 볼 수 있다. 바로 시인이자 건축가인 박상호 회장의 시다. 구구절절 써내려간 시를 읽다보면 기녀들의 숭고한 정신에
마음이 숙연해지고 절로 눈시울이 붉어진다. 문학인들 사이에서 장시를 쓰기로 유명한 박상호 회장은 부산에 대한 사랑으로 이
시를 썼다고 한다.
"하이네의 '로렐라이 언덕'이라는 시 덕분에 그곳에 매년 6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아온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도 그곳 못지
않은 멋진 곳이 많으니 제가 시로 그 명소들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했지요." 특히 시에 절절한 이야기가 얽혀있으면 읽는 이들의
가슴에 더 깊이 남는다는 생각에 서사시를 쓰게 됐다고. 이런 이유로 그의 또다른 작품인 '오륙도'에도 창작인물 '펜타미'의 비극
적 스토리가 등장한다.
◇의학도에서 건축가로… 자연과 어우러지는 예술적인 건축물 지어
이처럼 아름다운 문학적 감성과 지역 사랑은 그의 또다른 창작물인 건축에도 잘 드러난다. 신태양건설(www.stycons.co.kr)의
회장이기도 한 그는 지금까지 부산의 아름다움을 한층 북돋우는 대표적인 건축물을 여럿 남겼다. 2011년 '부산다운 건축 대상'
수상작인 아미산 전망대와 2012년 분양한 독특한 외관의 '해운대 베르나움' 등이 그것이다. 아미산 전망대는 비상하는 솔개 형상
을 한 건축물로 철새와 모래톱, 갈대 낙조가 어우러진 천혜의 풍광을 감상할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 한 케이스다.
단순히 풍경만 잘 보이게 만든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감성을 일깨워주고자 하는 건축가의 의도가 배어있다. "건축과 시(詩)는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창조한다는 공통분모가 있습니다. 이기적인 건축을 깨고 자연과 어우러지는 건축물로 예술성과 조화를 이루
도록 하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그래서 신태양건설이 짓는 건축물에는 최대한 예술성을 가미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박 회장의
말이다.
그의 말처럼 신태양건설의 건축물은 여느 건물과는 다른 독특한 외관 디자인이 특징이다. 곡선도 많이 활용한다. 그러다보니
시공이 어렵고 건축비도 1.5배가량 들어 상대적으로 이익이 적은 편이다. 하지만 딱딱한 도시 풍경에 창의적인 랜드마크를 건설
하는 것에 자긍심을 갖고 도시에 영혼을 불어넣는 작업을 계속 하고 있다. 앞으로 아미산 전망대와 누리마루 등 신태양건설이
지은 곳을 포함해 부산의 아름다운 건축물을 둘러보는 외국인 대상 투어도 구상하고 있다.
박 회장의 과거 이력은 더욱 다이내믹하다. 처음 그는 문학도를 꿈꿨다.
어린 시절 책을 많이 사주셨던 어머니 덕분에 자연스럽게 문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하지만 조금 더 자라 진로를 고민할 무렵,
어머니가 암선고를 받고 투병을 하게 돼, 암을 고칠 수 있는 의사가 돼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렇게 의예과에 입학해 2년을
마쳤지만 또다시 삶의 방향을 바꾸게 할 만한 계기가 생겼고, 이후 새로운 삶의 목표를 찾아 바로 학업을 그만두고 사업의 길에
들어서게 됐다. 지금은 시인이자 건축 사업가로 동시에 인정을 받으며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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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분양 예정인 부산시 감천동 145세대 아파트 조감도. 자연과 어우러진 설계와 곡선의 미학을
살린 단지 조성이 특징이다. |
◇성공하는 삶보다 가치있는 삶 추구
그가 운영하는 신태양건설은 1995년 설립을 시작으로 건축, 토목, 전기 분야에서 꾸준한 성장과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신태양건설은 수주 1000억원, 신용평가등급 A0의 중견모범건설업체로 재무구조가 탄탄하여 신뢰를 할 수 있는 안전한 기업으로
손꼽힌다. 기업자체의 체질개선을 통한 근본적인 건축공사비 절감 및 성실시공으로 건축주에게 이익을 주고 완벽시공으로 건물
가치를 높여 준공 후에도 내 집처럼 AS에 완벽을 기하고 있다. 그밖에 추가 사업 군으로 조경공사업, 해외건설업, 시설물 유지
관리업, 신재생에너지 분야까지 진출하며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는 양산시 1360세대, 공주시 722세대, 부산시 감천동
145세대 등 아파트 분양을 계획하고 있는데, 이들 역시 신태양건설의 특·장점이 잘 드러난 설계로 호평을 받으며 주목받고 있다.
박상호 회장의 좌우명은 '성공하는 삶보다 가치 있는 삶을 살자'이다. 시를 통한 아름다움과 사업을 통해 나누는 삶을 수도승
처럼 엄격하게 지켜내고 있다. "CEO의 작은 가치는 영리를 추구해 직원들과 더불어 안정된 삶을 영위하고 사회의 일원으로 책무
를 다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CEO의 큰 가치는 기업이윤의 사회 환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고 말하는 그는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
회에 5년간 2000만원씩 1억 원을 기부한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며 부산에서 3번째로 가입한 주인공이다. 또한 부산대 발전기부금
으로 2억 원 이상의 기부와 2004년부터 골수성 백혈병 어린이 치료비를 위한 성금기부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30억원을 기부에 앞장
서고 있으며, 2012년 부산MBC 문화대상 사회공헌부문 상을 수상했고 2014년 한국 현대인물열전33선에 선정됐다.
박회장은 "평소 법화경 중 미증잠폐(未曾暫廢·일을 잠시도 쉬지 아니 한 부처님의 지구력(持久力)을 통해 부처님의 본원력(本願力
)의 성실함)라는 뜻을 늘 마음에 간직하고 있습니다. 남들보다 뛰어난 능력을 갖지 못했지만 쉬지 않고 본연의 성실함으로 모든
것을 극복해 나가겠습니다"고 말한다.
느림의 미학을 추구하는 시인이자 건축가 박상호 회장. 앞으로도 시적 감성이 담긴 그의 건축물이 우리나라 곳곳을 수놓길 기대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