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보다 재미있고 드라마보다 중독성 강한 김두식표 인권 이야기
용감무쌍한 근육질 병사 300명이 ‘오리엔탈’ 괴물들을 무찌르는 영화 「300」에 열광하는 당신. 이제는 마냥 열광 할 수 만은 없다. 헌법학자 김두식은 책에서 화려한 영상 뒤에 “인종주의, 여성과 장애인 차별”이 도사리고 있으며, “영화의 흐름에 몸을 싣고 ‘팬티만 입은 근육맨’들에 열광하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 위험한 조류에 동조하게” 된다고 지적한다.
『불편해도 괜찮아』는 ‘인권’에 관한 책이다. 국가인권위원회의 기획으로 이 책을 집필하게 된 저자는 약 80여편에 이르는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를 인용하며 촌철살인의 말솜씨로 인권을 맛깔스럽게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의 특장은 뭐니뭐니해도 ‘불편함’에 익숙해져버린 우리의 감수성을 경쾌한 터치로 톡톡 건드려 깨워준다는 점인데, ‘새로운 불편함’을 느끼게 되는 그 과정이 엄숙하거나 당위적이기는커녕 너무나도 유쾌하고 즐겁다. 청소년 인권을 이야기하는 데서 ‘지랄 총량의 법칙’이라는 위대한 인생법칙을 발견하고, 늘 머리로만 이해해온 성소수자 인권을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생각게 하는 저자의 입담은 언제나 그렇듯 읽는 이의 무릎을 치게 한다.
내용은 크게 청소년, 성소수자, 여성, 장애인 인권처럼 일상적인 문제부터 시작해 노동자, 종교와 병역거부, 검열 등 국가권력의 문제를 거쳐, 인종차별과 제노싸이드 같은 국제적인 문제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아우르고 있다. 책을 덮으면 어느새 새로운 인권감수성의 세계에 눈뜨게 된다.
작가소개 - 김두식 교수님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군법무관과 서울지검 서부지청 검사를 지냈다. 특수교육을 공부하는 아내를 뒷바라지하겠다며 검사직을 사임함으로써 전형적인 법조인의 길에서 이탈하기 시작한 그는 이후 2년 간을 딸 아이 양육, 식사 준비, 청소, 빨래, 비디오 관람 등 가사 업무에 종사했다. 평생을 전업주부로 살겠다던 야심 찬 출발과는 달리 ‘등처가’로 전락해가는 자신의 모습에 충격을 받아 진로를 수정했고, 코넬대 법과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한동대 법학부 교수로 형법, 형사소송법, 사회보장법 등을 가르쳤다. 또한 「복음과 상황」, 「당대비평」에 편집위원으로 참여했으며, 지금은 경북대 법대에서 형법, 형사소송법, 여성과 법률 등을 가르치고 있다.
2002년『칼을 쳐서 보습을 :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와 기독교 평화주의』를 출간하였고, 여러 지면에 장애인, 여성, 병역 거부자 등 소수자 문제를 다룬 따뜻한 글들을 발표해왔다.『헌법의 풍경』으로 2004년 한국백상출판문화상(교양 부문 저술상)을 수상했다. 『헌법의 풍경』은 법은 어려운 것이고, 나와는 상관없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일반 시민들을 위해 쓰여진 법학 교양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란 두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 헌법 정신, 결코 침해되어서는 안 되는 기본적 인권의 문제, 피의자 · 피고인이 유일하게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인 말하지 않을 권리, 앞으로 법률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차별 받지 않을 권리인 평등권 등 일반 시민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헌법과 법률의 내용들을 딱딱하고 권위적인 법률 전문가의 말이 아닌 친절한 친구의 목소리로 흥미롭고도 구체적으로 전달해준다. 그 밖에 『21세기에는 바꿔야 할 거짓말』, 『불멸의 신성가족』, 『교회 속의 세상, 세상 속의 교회』, 『불편해도 괜찮아』, 『이제는 누군가 해야 할 이야기』(공저) 등 국가, 교회, 법, 인간, 인권의 문제를 고민한 몇 권의 책을 썼다.
목차
책머리에-새로운 불편을 느끼기 위하여
제1장 네 멋대로 해라: 청소년 인권
미쳐가는 아이들과 조기유학
지랄 총량의 법칙
네 멋대로 해라
미친 교육과 펭귄의 시대
엄친아 이야기의 가장 큰 피해자는 엄친아
‘천천히’ 대학 가기
옷이라도 자유롭게 입도록 하자
제2장 왜 이렇게 불편할까?: 성소수자 인권
왜 이렇게 불편할까?
‘다름’을 대하는 태도
하비 밀크와 그의 시대
호모포비아가 낳은 위스키 고백
동성애자 차별의 논리들
여러분 주변의 동성애자들
동성애자의 결혼
제3장 뺨따귀로 사랑 표현하기: 여성과 폭력
여성을 이야기하기란 어렵다
현빈의 폭력, 소지섭의 난폭질주
「똥파리」가 보여주는 ‘진짜’ 폭력
「연애의 목적」, 혹은 성희롱의 목적?
못생기면 사람도 아니다
포스트페미니즘의 빛과 그림자
새로운 가족의 탄생
제4장 공주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까?: 장애인 인권
장애인 차별을 정당화하는 영화?
동일시와 비인간화
사람 잡는 우생학
「오아시스」의 빗나간 과녁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공주
장애를 보는 두 시선
정상성과 비정상성을 넘어
제5장 한국의 「빌리 엘리어트」는 언제 나올까?: 노동자의 차별과 단결
영국병을 치유한 새처 총리?
「빌리 엘리어트」, 아버지의 눈으로 다시 보는 탄광파업
노조가 죽은 이후… 「브래스트 오프」
의심스러울 때는 약자의 이익으로
정치파업과 비정규직 문제
한국의 「빌리 엘리어트」는 언제 나오나?
한명의 인재가 1만명을 먹여 살린다?
제6장 1년에 600명의 청년들이 교도소에 가는 나라: 종교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밀양」, 놀라운 ‘기독교’영화
비합리적이지만 사라질 수 없는 종교
「방문자」의 강지환은 스타가 되었지만, 계상은…
대체복무를 인정해야 할 이유
병역필 남성들의 심리적 장벽을 넘어
제7장 영화 화면을 자르는 사람들: 검열과 표현의 자유
영화 화면을 자르고 뭉갠 사람들
사전검열은 언제나 절대적으로 위헌
반면교사: 미국의 등급제도
누가 등급을 매기는가?
같은 누드라도 동성애는 안되는 이유
아, 정말 불편하다
제8장 누가 앵무새를 죽였는가?: 인종차별의 문제
언제나 화제의 중심에 서 있던 커포티
영화 번역이 만들어내는 부적절한 상하관계
아이들이 심판한 나라
『앵무새 죽이기』의 시대
백인의, 백인에 의한, 백인을 위한 영화
왜 이렇게 강간 이야기가 많을까?
우리는 너희들이 더 무섭거든요
「박치기」의 역지사지
제9장 그냥 다 죽이면 간단하지 않나요?: 차별의 종착역, 제노싸이드
폭격과 제노싸이드
모든 생명은 동등한 가치를 갖는가?
르완다의 진실을 그린 「해마다 4월이면」
국가가 괴물이 되면
과연 한두 악인의 문제인가?
겨우 0.05%의 다름
수록영화 목록
우리의 ‘인권감수성’을 유쾌하게 깨워줄 단 한권의 책!
지랄 총량의 법칙은 모든 인간에게는 일생 쓰고 죽어야 하는 ‘지랄’의 총량이 정해져 있다는 법칙입니다. (…) 사춘기 자녀가 이상한 행동을 하더라도 그게 다 자기에게 주어진 ‘지랄’을 쓰는 것이겠거니,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_청소년 인권
동성애자들의 인권문제는 전적으로 프라이버시에 속한 문제이기 때문에 이성애자들이 관용하고 말고 할 문제가 전혀 아닙니다. (…) 이성애자들이 공기처럼 누리고 사는 권리들을 동성애자들도 당연히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으로 족합니다. _성소수자 인권
누군가 저에게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기회를 준다면, 먼저 최근 10년간 한국 드라마에서 따귀 때리는 장면만 모두 모아서 보여준 뒤 그 문제점을 지적해보고 싶습니다. 이 다큐멘터리의 초반 10분 동안은 그냥 아무 설명 없이 따귀 장면만 계속 보여주겠습니다. 짝, 짝, 짝, 짝…… _여성과 폭력
우리 생활과 밀접한 주제임에도 인권이 늘 멀게만 느껴지는 이유는 당장 내 문제가 아니면 살아가는 데 별다른 불편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단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차별받고 있지만, 불편하지 않다는 이유로 수많은 사람들이 무심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저자는 ‘누군가 알아서 잘하고 있겠지’ 하고 방심하는 바로 그 순간 인권 유린이 시작되고, ‘당장 나 먹고살기도 힘든데 남의 일까지 어떻게 신경쓰나’ 하고 자꾸 넘어가다보면 어느새 그 일이 구조화되어 결국은 내 문제로 바뀌어 있음을 발견하게 될 거라 경고한다. 때문에 일상 속에서 인권감수성을 기르는 일이 필수적인 것이다.
이 책의 특장은 뭐니뭐니해도 ‘불편함’에 익숙해져버린 우리의 감수성을 경쾌한 터치로 톡톡 건드려 깨워준다는 점인데, ‘새로운 불편함’을 느끼게 되는 그 과정이 엄숙하거나 당위적이기는커녕 너무나도 유쾌하고 즐겁다. 청소년 인권을 이야기하는 데서 ‘지랄 총량의 법칙’이라는 위대한 인생법칙을 발견하고, 늘 머리로만 이해해온 성소수자 인권을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생각게 하는 저자의 입담은 언제나 그렇듯 읽는 이의 무릎을 치게 한다.
내용은 크게 청소년, 성소수자, 여성, 장애인 인권처럼 일상적인 문제부터 시작해 노동자, 종교와 병역거부, 검열 등 국가권력의 문제를 거쳐, 인종차별과 제노싸이드 같은 국제적인 문제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아우르고 있다. 적지 않은 분량이지만, 일단 첫 페이지를 넘기고 나면, 두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빠져드는 영화처럼 책 속에 몰입하게 된다. 책을 덮으면 어느새 새로운 인권감수성의 세계에 눈뜨게 되는 것은 물론이다.
거장의 작품에 이런 ‘옥의 티’가…?
일단 새로운 인권감수성의 세계에 눈을 뜨면, 이전에 보지 못했던 또다른 세상을 보게 될 것이다. 마냥 재미있게 보았던 영화도 예전처럼 즐길 수만은 없다. 예컨대 용감무쌍한 근육질 병사 300명이 ‘오리엔탈’ 괴물들을 무찌르는 영화 「300」(잭 스나이더 감독 2006)은 어떨까. 저자는 화려한 영상 뒤에 “인종주의, 여성과 장애인 차별”이 도사리고 있으며, “영화의 흐름에 몸을 싣고 ‘팬티만 입은 근육맨’들에 열광하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 위험한 조류에 동조하게” 된다고 지적한다.
이렇게 ‘대놓고’ 차별과 배제를 정당화하는 영화가 있는가 하면, 영화를 만드는 사람조차 의식하지 못하고 관객 또한 별 생각 없이 넘겨버리는 영화도 있다. 거장이 만든 영화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저자는 베를린영화제에서 감독상과 신인배우상을 수상하며 호평을 받은 영화 「오이시스」(이창동 감독 2002)를 예로 들며 ‘장애인과 전과자에 대한 사회의 편견’을 훌륭하게 보여준 수작이지만, 뇌성마비 장애인 주인공과 자신을 ‘동일시’해보면 전혀 다른 시각으로 영화를 바라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렇듯 거장의 작품도 조금만 달리 보면 ‘옥의 티’가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옥의 티’는 단순한 실수라기보다는 그동안 우리가 너무나 익숙하게 살아온 생활세계의 반영인 것이다. 머리로만 이해할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이 책을 통해 저자가 하고 싶은 말도 결국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것이다.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면 이 세상 어느 누구도 ‘소수자’가 아니다. 저자의 말마따나 “모두가 똑같은 입장에서 누가 누구를 관용한단 말인가”. 성인독자들뿐만 아니라 모든 청소년들과도 함께 읽어볼 만한 이 책을 자신있게 내놓는다.
바로 지금, 당신의 인권지수와 취향을 체크해보세요!
http://blog.changbi.com/human/
첫댓글 다문화수업시간 리포트로 읽었었는데 인권에 대해 생각하게 해준 책이었어요. 선입관을 깰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