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타 가르보' | |
'꽃과 여인의 화가' 천경자 화백이 부산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6·25 전쟁 중이던 1952년(국제구락부)과 1959년(소레유 다방) 두 차례 전시 이후 부산에서는 50여년 만에 열리는 개인전이다. 현재 미국에서 머물고 있는 선생은 "부산과 경남에 계신 분들에게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고 그 마음을 다시 전하고 싶어 전시를 갖게 됐다"고 간접적으로 전했다. 천 선생의 가족으로부터 지난 7월께 갑자기 전시의뢰 연락을 받은 미광화랑 김기봉 관장은 "큰 공간보다는 작은 화랑에서 알차게 보여주고 싶다는 뜻을 전달받고 정성껏 준비했다"고 말했다.
'누가 울어1' | |
다른 한 무리는 사자 기린 강아지와 같은 동물 그림이다. 선생이 처음 스케치여행을 떠난 것은 1969년. 본격적인 여행은 홍대 교수직을 사임한 1974년부터이다. 케냐 에티오피아 나이로비 브라질 등 전세계 각지에서 마주친 이색 풍물과 동물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또 하나 눈길을 잡는 것은 월남전 그림이다. 선생은 1972년 베트남전 당시 문공부 주관 월남종군기록화 제작 화가단에 뽑혔다. 현지의 정글을 더듬고 있는 군인들의 그림('안케페소 대쟝글'·1972)이 수채화로 남아있다.
천경자 선생의 젊은 시절 | |
이번 전시에는 작품 외에도 여러가지 볼거리가 있다. 작품의 소재가 되었던 옷, 모자, 선글라스, 장신구, 인형, 책 등이 함께 전시된다. 또 선생의 그림으로 만든 퍼즐, 타일, 스카프 등을 선보이고 열쇠고리 가방 엽서 등 아트상품도 판매된다. 무엇보다 3년전 선생의 예술인생을 총정리하기 위해 발간했던 화집 1000권을 부산 시민에게 무료로 나눠줄 예정이다. 선생은 지난 1991년 미인도 위작 사건 이후 절필하고 미국으로 이주, 현재까지 거주하고 있다. 건강이 많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3일까지 수영구 광안동 미광화랑. (051)758-2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