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고(古)의 논(論)을 기술(述)하다
입재(立齋)가 이르기를 "대체로 이 증(證)은 대부분 노(勞)로 기혈(氣血)을 상(傷)하여 주리(腠理)가 불밀(不密)하거나 취후(醉後)에 방노(房勞)나 목욕(沐浴)하거나 등산(登山)하거나 섭수(涉水)하거나 하여 외사(外邪)가 승(乘)하고, 위기(衛氣)와 상박(相搏)하는 습열(濕熱)이나 상화(相火)로 말미암으니, 혈(血)이 화(火)를 따라 화(化)하여 된다. 따라서 회양(淮揚: 중국 동부)과 민광(閩廣: 중국 남부)의 사이의 지역에서 대부분 이를 앓는다.
근대(近代)의 선철(先哲)들이 이르기를 '천지(天地)의 숙살(肅殺)하는 악기(惡氣)에 감(感)한 소치이다.' 하였다. 그 상체(上體)에 먼저 나타나거나 많은 것은 독(毒)이 상(上)에 있기 때문이고, 하체(下體)에 먼저 나타나거나 많은 것은 독(毒)이 하(下)에 있기 때문이다. 기분(氣分)이 사기(邪)를 받으면 상(上)에 많고 혈분(血分)이 사기(邪)를 받으면 하(下)에 많으며, 기혈(氣血)이 모두 받으면 상하(上下)에 고루 나타난다. 미모(眉毛)가 먼저 낙(落)하면 독(毒)이 폐(肺)에 있고, 면(面)에 자포(紫泡)를 발(發)하면 독(毒)이 간(肝)에 있으며, 각저(脚底)가 먼저 통(痛)하거나 천(穿)하면 독(毒)이 신(腎)에 있고, 편신(遍身)이 선(癬)과 같으면 독(毒)이 비(脾)에 있으며, 목(目)이 먼저 손(損)하면 독(毒)이 심(心)에 있다. 이는 오장(五臟)의 병(病)에서 중(重)한 것이다.
또 첫째는 피사(皮死)이니 마목(麻木) 불인(不仁)하고 둘째는 육사(肉死)이니 침(針)으로 자(刺)하여도 불통(不痛)하며 셋째는 혈사(血死)이니 궤란(潰爛)하고 넷째는 근사(筋死)이니 지(指)가 탈(脫)하며 다섯째는 골사(骨死)이니 비주(鼻柱)가 괴(壞)한다. 이는 오장(五臟)의 상(傷)에서 치(治)가 불가(不可)한 것들이다.
만약 성아(聲啞) 목맹(目盲)하면 더 난치(難治)이다.
또한 그 치법(治法)은 마땅히 본증(本證) 겸증(兼證) 변증(變證) 유증(類證)과 음양(陰陽) 허실(虛實)의 변(辨)을 짐작(斟酌)하여야 한다.
만약 조열(燥熱)한 제(劑)를 함부로 투(投)하여 농수(膿水)가 임리(淋漓)하면 간혈(肝血)이 더 조(燥)하고 신수(腎水)가 더 고(枯)하며 상화(相火)가 더 왕(旺)하게 되니 도리어 패증(敗證)이 된다." 하였다.
一. 여양(癘瘍)을 앓는 것은 단지 일장(一臟)으로만 되지 않다. 그 기혈(氣血)이 상(傷)하지 않음이 없고 겸증(兼證)이 나타나지 않음이 없으니, 세월(:歲)을 적(積)하여 외(外)로 발현(:發見)되는 것이다.
반드시 경락(經絡)의 상하(上下)와 병세(病勢)의 허실(虛實)을 분(分)하여야 하니, 공독(攻毒)의 약(藥)을 개괄적(:槪)으로 시(施)하면 안 된다. 당연히 먼저 조위(助胃) 장기(壯氣)하여 근본(根本)을 견고(堅固)하게 한 후에 그 창(瘡)을 치료(治)하여야 한다.
경(經)에 이르기를 "진기(眞氣)가 탈(奪)하면 허(虛)하고 사기(邪氣)가 승(勝)하면 실(實)한다." 하였다. 이에 이르기를 '병(病)이 유여(有餘)에 속(屬)하면 당연히 그 원기(元氣)의 부족(不足)을 살펴야 한다.' 하는 것이다.
기파악병론([耆婆惡病論])에 이르기를 "질풍(疾風)에는 404종(種)이 있으나, 총체적(:總)으로 말하면 5종(種)을 벗어나지 않는다. 오풍(五風)이란 첫째 황풍(黃風)이고, 둘째 청풍(靑風)이며, 셋째 백풍(白風)이고, 넷째 적풍(赤風)이며, 다섯째 흑풍(黑風)이다. 그 풍(風)은 오장(五臟)과 합(合)하므로 오풍(五風)이라 하는 것이다.
오풍(五風)은 오충(五蟲)을 생(生)한다. 황풍(黃風)은 황충(黃蟲)을 생(生)하고, 청풍(靑風)은 청충(靑蟲)을 생(生)하며, 백풍(白風)은 백충(白蟲)을 생(生)하고, 적풍(赤風)은 적충(赤蟲)을 생(生)하며, 흑풍(黑風)은 흑충(黑蟲)을 생(生)한다. 이들은 사람의 오장(五臟)을 식(食)한다. 만약 사람의 비(脾)를 식(食)하면 어(語)가 변(變)하고 성(聲)이 산(散)하며, 사람의 간(肝)을 식(食)하면 미첩(眉睫)이 타락(墮落)하고, 사람의 심(心)을 식(食)하면 편신(遍身)에 창(瘡)이 생(生)하며, 사람의 폐(肺)를 식(食)하면 비주(鼻柱)가 붕도(崩倒)하고 비중(鼻中)에 식육(瘜肉)이 생(生)하며, 사람의 신(腎)을 식(食)하면 이명(耳鳴)으로 짹짹(啾啾jiujiu)거리거나 차(車)가 행(行)하거나 뇌(雷)가 고(鼓)하는 소리가 난다. 만약 사람의 피(皮)를 식(食)하면 피부(皮膚)가 완비(頑痺)하고, 사람의 근(筋)을 식(食)하면 지절(肢節)이 타락(墮落)한다.
오풍(五風)이 오장(五臟)에 합(合)하면 충(蟲)의 생(生)이 많아지게 된다. 골수(骨髓)에 들어가면 왕래(往來)에 애(礙)가 없고 인신(人身)을 괴(壞)하니 명(名)하여 질풍(疾風)이라 하고, 질풍(疾風)은 여풍(癘風)의 근본(根本)이다. 병(病)의 초기(初起)에 침(針)이나 추(錐)로 자(刺)하는 것 같이 느껴지면 명(名)하여 자풍(刺風)이라 한다. 혹 충(蟲)이 주(走)하는 듯하면 명(名)하여 유풍(遊風)이라 한다. 편신(遍身)이 체동(掣動)하면 명(名)하여 윤풍(瞤風)이라 한다. 통(痛)이나 양(癢)을 느끼지 못하면 명(名)하여 완풍(頑風)이라 한다. 육(肉)이 기(起)하여 마치 복숭아(:桃)나 자두(:李)나 대추(:小棗)의 씨(:核)와 같으면서 두면(頭面)에서 기(起)하면 명(名)하여 순풍(順風)이라 하고 양각(兩脚)에서 기(起)하면 명(名)하여 역풍(逆風)이라 한다. 연이은(:連) 전(錢)과 같이 둥글고(:團圓) 적(赤) 백(白) 청(靑) 오(烏)의 반(斑)이 섞이면 명(名)하여 유풍(𤻪風)이라 한다.
혹 편체(遍體)에 창(瘡)이 생(生)하여 개선(疥癬)과 같거나, 어린(魚鱗)과 같거나, 유협(楡莢)과 같거나, 혹 양(癢)하거나, 통(痛)하거나, 황즙(黃汁)이 유출(流出)하며 지절(肢節)이 괴란(壞爛)하여 농(膿)이 되거나, 혈(血)이 되거나, 혹 양(癢)하지도 않고 통(痛)하지도 않거나, 혹 기(起)하거나, 멸(滅)하거나, 청(靑) 황(黃) 적(赤) 백(白) 흑(黑)으로 변이(變易)하면서 부정(不定)하다.
병(病)이 기(起)하는 이유(由)는 모두 냉열(冷熱)의 부조(不調)로 인하여 오장(五臟)으로 유(流)하고 골수(骨髓)로 통철(通徹)하기 때문이다.
용역(用力)이 과도(過度)하거나, 음식(飮食)이 잡예(雜穢)하거나, 방실(房室)이 부절(不節)하여 허로(虛勞)한데 동(動)이 극(極)하여 한(汗)이 편체(遍體)에 유(流)하므로 인하여, 오장(五臟)에 열(熱)이 적(積)하여 생(生)한 많은 충(蟲)들이 사람의 오장(五臟) 골수(骨髓) 피육(皮肉) 근절(筋節)을 식(食)하는 것이니, 구구(久久)하게 패괴(敗壞)하므로 명(名)하여 여풍(癘風)이라 한다.
특히 흑충(黑蟲)이 나타나면 가장 난치(難治)이다.
사람이 이 질(疾)을 얻으면 속히 마땅히 가실(家室) 재물(財物)을 버리고 처첩(妻妾)을 떠나 산(山)에 들어가서 정(靜)하게 양(養)하여야 하고 치료(治療)하여야 하니, 이로 낫지 않음이 없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