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S] HD997 테스트 후기

[미라쥬]

★ 미라쥬 테스트 [#32] ; HD997 + 허롱5 + 이너포스레이어ALC

- 미라쥬 테스트는 정식 리뷰와는 좀 다르게 상시적으로 테스트하는 결과를 짧게 요약해서 수필식으로 프리하게 올리는 글 입니다.

  그동안은 메모장을 이용해서 이런 테스트 결과를 기록해놨다가 리뷰로 정리하였으나 편집과정에서 삭제되는 내용도 있고, 리뷰로 정리가 안되면 사장되는 내용들도 있어서 비록 짧은 글이긴 하지만 시타 및 테스트 후기들을 남겨놓으면 도움이 되는 분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 단. 약 1-2시간 정도의 매우 짧은, 혹은 두 세번 정도에 걸친 단편적인 테스트 과정에서의 느낌을 정리한 글이므로 개체편차나 컨디션 등에 의해 영향이 있음을 양해해주셨으면 합니다. 또한 향후 좀더 디테일한 누적 테스트 후에는 그 내용이 변경될 수도 있음을 감안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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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워드 HD997 FL 89g + 전면 만트라M / 후면 만트라S (181g)

2. DHS 허리케인롱5 FL 88g + 전면 만트라H / 후면 만트라S (182g)

3. 버터플라이 이너포스레이어ALC FL 86g + 전면 만트라M / 후면 만트라S (179g)

그외 : 비스카리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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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D997은 스워드 브랜드 제품으로 DHS의 베스트셀러 허리케인롱5를 타깃으로 한 표적 제품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허롱5처럼 이너ALC의 구조를 가지고 있고, 림바 표층이 적용되어 있으며 다만 실측 두께는 허롱5에 비해 중심층이 약간 두꺼워 6.2mm 정도로 측정이 되었습니다. 전체 두께가 허롱5에 비하여 미세하게 두텁기 때문에 약간 더 단단한 감각이 예상될 수 있었지만 실제 테스트를 진행해보니 그 약간의 두터움은 장점보다는 단점으로 작용하는 면이 두드러졌습니다.

   허롱따라하기 

   첫 테스트는 허롱5와 HD997, 그리고 이너포스레이어ALC를 비교해보았는데, 이 세 가지 제품 중에 가장 성격이 다른 제품은 이너포스레이어ALC였습니다. 일단 세 라켓 중에 가장 진동과 울림이 적은 편이면서 독특한 1차 타구감(=퍼스트터치)의 특성이 돋보였습니다. 달리 표현하자면 표면의 타구감은 가장 부드럽고 물러서 푹 파고들지만 중심부는 가장 단단한 느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에 비하면 허롱5나 HD997은 이너구조 제품의 특성답게 이와 비슷한 감각이 존재하긴 합니다만, 이너포스레이어ALC만큼 강렬하지는 않은 편입니다. 이처럼 타구감각을 단계별로 나눈다는 것이 어찌보면 큰 의미가 없다고 할 수도 있지만 최근의 용품시장처럼 구조가 비슷하고 유사한 제품들이 양산되는 시대에는 좀 더 디테일한 탐구가 있어야하지 않을까하는 차원에서 “타구감각”에 좀 더 집중하려고 하고, 특히나 합판블레이드처럼 감각편차가 크지 않은 같은 특수소재 제품 간의 비교에는 좀 더 범위를 좁혀가는 전략이 효과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스피드나 반발력 면에선 허롱5와 HD997은 큰 차이는 없어 보이나 제 경험상으로는 HD997이 약간 스피드가 낮은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이 두 제품은 이너포스레이어ALC에 비하면 명확한 울림이 감지된다는 점에서 블레이드의 손맛을 느끼기 쉽다 라고 할 수 있으나, 손맛이나 울림보다는 라켓의 균형감을 선호하는 분들은 이너포스레이어ALC에 좀더 만족하실 확률이 높습니다.

   따라서 타구감각을 단계적으로 세분했을 때의 차이점과 손맛의 명확함 등을 기준으로 하면 이너포스레이어ALC는 허롱5나 HD997과는 뚜렷한 차이점을 보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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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깝고도 먼 

   허롱5와 HD997, 먼저 이 두 제품 간의 차이점 중 가장 쉽게 알 수 있는 것은 FL그립의 형상입니다. 허롱5나 DHS제품의 FL 그립에 불만을 가진 분들의 공통의견은 “너무 얇다”라는 점인데, 저 또한 허롱5의 그립은 상당히 얇아서 플레이에 지장을 느낄 정도입니다. 하지만 HD997의 FL그립은 이보다는 두터운 편이라 매우 편안한 그립감을 주었습니다. 이러한 차이점은 마치 티모볼시리즈와 장지커시리즈의 FL그립에서 보이는 차이점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허롱5의 FL그립이 불편한 분들에게 HD997이 대안이 될 수 있는가의 질문이 발생합니다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굳이 해야 한다면 “그렇지 않다”라고 해야할 듯 합니다. 이너포스레이어ALC의 성격에 비하자면 이 두제품이 비슷하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막상 이 두 제품만을 놓고 심층 비교를 한다면 적지않은 감각상의 차이점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언급했던 약간의 중심층 두께 차이에서 기인한 차이점인지는 알 수는 없지만 HD997은 허롱5에서는 보이지 않는 약간의 공동감(속이 빈 듯한 느낌)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느낌은 버터플라이 ZLC류 제품에서 보여주는 특성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두 라켓 공히 명확한 진동이 느껴지기는 하지만 HD997이 약간 높은 고주파의 울림이었습니다.

  다만, 전체적인 울림의 길이나 잔여진동이 소멸되는 느낌은 비슷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HD997보다는 허롱5의 울림이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HD997를 사용함에 있어 ZLC류의 감각이 부분적으로는 느껴진다고 하더라도 전체적으로는 이너ALC의 전형적인 특성을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타구감각은 철저한 개개인의 기호영역이라고 봐야하기 때문에 심하지 않은 약간의 공동감이나 약간의 튀는 감각 정도라면 오히려 좋다고 느낄 분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타구감각 면에서 두 제품 간의 또 다른 차이점은 묵직함의 전달여부에 있습니다. 허롱5의 타구감이 진득하게 잡아주면서 묵직한 타구감을 보여준다고 한다면 이에 비해 HD997의 타구감은 묵직함이라기 보다는 적당한 그립감을 동반하면서 가볍지도 묵직하지도 않은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정도의 타구감이라고 생각됩니다. 

   사실 제가 판단하는 허롱5의 장점은 명확한 손맛을 표출해내면서도 깊이 잡아채주고 묵직하게 걸려오는 그 독특한 타구감이라고 볼 때, HD997의 특별하게 차별되지 않은 일반적인 특성의 타구감은 상대적인 단점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은 편입니다. 즉 허롱5와 비교할 때에 단점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지 개별적으로 판단하거나 다른 ALC류 제품들과 비교한다면 단점으로 인식되지 않을 가능성 또한 상존합니다. 

   비스카리아나 이너포스레이어ALC와 비교를 해보자면, 이너포스레이어ALC보다는 타구점의 깊이가 깊지는 않고 비스카리아보다는 약간 깊은 느낌이 감지되는 정도입니다. 이너포스레이어ALC보다는 손맛이 더 클리어하고 허롱5처럼 명확한 울림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이너포스레이어ALC나 비스카리아의 찰지게 잡아채주는 맛은 확실히 좀 약화되어 있습니다.

  그러한 특성에 상기한 바대로 약간의 공동감이 같이 존재하므로 전체적으로는 이너ALC의 성격이 잘 드러나지만 부분적으로는 ZLC류의 특성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허롱따라하기의 컨셉이라는 HD997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는, 허롱5의 대안(Alternative)이라기 보다는 허롱5의 구조적 카피를 통한 또 하나의 변주(Variation)라고 결론을 내릴 수가 있습니다.

  더불어서 비록 같은 재료를 사용하고 같은 구조를 적용하더라도 이와 같이 상당한 특성차이가 발생하는 것을 보면 블레이드의 성격을 결정짓는, 눈에 드러나지 않는 변수가 참으로 많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깊게 느끼게 됩니다.

-별점 및 한줄평

★★★☆ : 유사 허롱5 전략은 절반의 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