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 풍류 20
정홍순
물이 한곳으로 모이고 갯벌이 탄생하였다
갯벌이 물레에 돌고
불 만나 분청사기로 태어난 무안갯벌
정유재란 도자기 전쟁이 일어났다
독쟁이들 털어
불과 도공 도적질한 일본이
나무 밥그릇과 조개껍데기 수저 버리고
이도다완 만들어 강대국이 되고 말았다
갯벌에 엎어지다 누워보고
미끄러지다 빠져보면 안다
갯벌이 꿈틀대며
산 것은
코, 귀 잘라 무덤 만들었어도
생명의 명령만은 죽일 수 없었다
갯벌 모르던 진린(陳璘)과
고흥 절이도에서 해전의 승기 잡았다
여수 돌아 장도 탈환한 이순신
칼의 노래 불렀다
서늘히 갯벌 울리던 칼이여
울음의 바다여
북소리여
일본이 철가루 건져 왜도(倭刀) 만들 때
우리는 도자기 만들었다
덤벙덤벙 꽃을 흘려놓고
남도 선소리 육자배기 육 단장 두드리며
꺾어 떠는 입타령
한이 흐르는 입맛 개미라 하고
달아서 치는 소리
서러운 가락 곁에 들고 날며 살았다
갯벌 먹인
절구대가 춤추면 부엌칼이 춤추고
두레박이 춤추면 보름달이 춤추고
젓가락이 춤추면 대가지가 춤추고
구절초가 춤추면 산국화가 따르는
천지사방 방아, 방아
조석으로 절구대가 쉴 날 없던
어메들의 방아질
육 단장이 거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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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 풍류 20
정홍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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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16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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