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하루는 '되는 것'이 아니라 '보내는 것'이다.
“띠리링 띠리링 띠리링”~~~
“안녕하십니까, 청렴중학교 행정실 000입니다.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 5월 27일 오후에 체육관을 빌리고 싶은데 가능하나요?
“죄송합니다만, 27일 오후에는 이미 대관이 되어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 아, 그래요. 어쩔 수 없죠. 즐거운 하루 되세요.”
언젠가부터 많은 사람이 전화를 끊을 때나,
일상적인 인사에서 끝맺음 말로 ‘즐거운 하루 되세요’, ‘좋은 하루 되세요’ 라는 말을 흔히 쓴다.
이렇게 쓰는 ‘되세요’라는 말은 우리말 어법에 맞지 않는데도 마구잡이로 쓴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와 ‘좋은 하루 되세요.’는 정부기관과 지자체 등
공공기관의 전화친절 교육과 맞물려 급속도로 번져 나간 측면이 있다.
- ‘즐겁고 편안한 한가위 되세요.’
- ‘넉넉하고 풍성한 한가위 되세요.’
- ‘꿈과 희망이 넘치는 새해 되세요.’
- ‘건강하고 행운이 가득한 새해 되세요.’
- ‘즐거운 여행이 되시기 바랍니다.’
- ‘좋은 하루 되세요’
- ‘즐거운 하루 되세요’ 등
원래 ‘되다’라는 말은 주로 다음과 같이 쓴다.
- 새로운 신분이나 지위를 가지다. (예시: 유경이는 선생님이 되었다. / 도현이는 소방공무원이 되었다)
- 다른 것으로 바뀌거나 변하다.(예시: 얼음이 물이 되었다.)
- 어떤 때나 시기, 상태에 이르다.(예시: 벌써 가을이 되었다.)
또한, ‘되다’를 동사로 하는 명령문은 다음과 같이 쓴다.
- (너는) 의사가 되어라.
- (철수야) 반드시 공무원이 되어라.
이와 같은 문장은 주어가 생략된 경우인데, 문장에 주어를 넣어보면 다음과 같이 어법에 맞지 않는 문장이 된다.
- ‘(선생님) 즐겁고 편안한 한가위 되세요.’
- ‘(선생님) 넉넉하고 풍성한 한가위 되세요.’
- ‘(선생님) 꿈과 희망이 넘치는 새해 되세요.’
- ‘(선생님) 건강하고 행운이 가득한 새해 되세요.’
- ‘(선생님) 즐거운 여행이 되시기 바랍니다.’
- ‘(선생님) 좋은 하루 되세요.’
- ‘(선생님) 즐거운 하루 되세요.’
이런 문장은, ‘선생님’이 곧 ‘즐겁고 편안한 한가위’ 또는,
‘선생님’이 ‘꿈과 희망이 넘치는 새해’가 되는 것이고,
‘선생님’을 ‘하루’가 되라고 재촉하는 것이므로 어법에 맞지 않는 비문(非文)이다.
선생님께 교장선생님이 되라고 하는 것은 올바른 말이지만,
선생님이 ‘한가위’나 ‘새해’ 또는 ‘하루’가 되라고
말하는 것은 얼토당토않은 말이다.
‘즐거운 하루’나 ‘좋은 하루’는 ‘되세요’가 될 수 없다.
‘한가위, 새해, 하루’ 등은 때를 뜻하므로
시간을 보낸다는 의미가 들어가야 말이 된다.
그러므로 위에 나온 인사말은 다음과 같이 써야 우리말 어법에 맞다.
- 즐겁고 편안한 한가위를 보내세요.
- 넉넉하고 풍요로운 한가위를 보내시기 바랍니다.
- 꿈과 희망이 넘치는 새해를 보내시기 바랍니다.
- 꿈과 희망이 넘치는 새해를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 건강하고 행운이 가득한 새해를 보내시기 바랍니다.
- 즐겁게 여행하시기 바랍니다.
- 좋은 하루 보내시기를 바랍니다.(좋은 하루 보내세요.)
- 즐거운 하루 보내시기를 바랍니다.(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가장 좋은 인사말은?
ㅇ 오늘 하루 즐겁게 보내세요.
ㅇ 오늘 하루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항상 몸건강 마음건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