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
降魔客蓝九梅大暍一声,撤出肩後金剑疾攻而出。
司空奇、黄海钓叟及黑龙观主亦相继出手。
老叫化司空奇以一对二,空着双手独斗乌南辉时北年二邪。
激搏猛烈势如石破天惊,如雷掌风卷起满天砂尘。
唐梦周负着双手,不时打量四外,防五邪另有恶毒归诡计,与老化子司空奇等掠阵。
双方均是武林绝顶高手,武功已臻化境,一招一式俱奇奥凌厉。
一盏热茶时分,双方仍难分难解,尤其司空奇掌势宛如五丁开山*⑴,力逾千斤,风起云涌,啸声雷动。
唐梦周暗中袖手,参悟了甚多武学中变化。
突然,天际远处送来一声澈越长啸。
吊客神卜无极连出三招逼开黑龙观主,噤噤怪笑道:“蓝九梅,你那七柳阁中家小均被我等所掳,难道你不要他们性命了么?”
蓝九梅闻言心胆皆寒,目迸怒火如炽,却微一疏神之际,为颜昌索形兵刃将他手中金剑卷飞半空。
只听颜昌一声哈哈怪笑,五指阴风透骨疾如电光石火抓向蓝九梅肩胛。
此刻,蓝九梅处境间不容发,险危万分,无论如何避不开丧门神颜昌一招奇袭,把心一横,意欲两败俱伤。
颜昌五指堪堪触及降魔客左肩,却不料眼前金光疾闪,剑气如山袭至,不禁大骇,自保要紧,弹身仰射而出。
原来唐梦周眼见降魔客金剑被丧门神索形兵刃卷飞半空,忙凌空升起,五指捞住金剑,斜出一式“天河垂钓”袭向颜昌,解救降魔客之危。
丧门神颜昌弹身疾退尚未站实之际,唐梦周身形斜扑,金剑振出满天流星,夹刺着耳啸风袭至。
那漫空流星忽敛束一点,戳实在颜昌左胁,剑势重如山岳,将颜昌震飞出丈外,胁上一股鲜血飞涌而出。
唐梦周如影随形落下,抓起颜昌,冷笑道:“速将蓝大侠家小释放,不然莫怨在下心辣手黑!”
双方激搏倏的分开,正邪双方不由惊得目瞪口呆。
唐梦周仅施展出乾坤独叟遗物上剑法二成功力,做梦也未曾料到竟有如此威势,亦暗感惊骇。
四邪脸色大变,面面相觑。
唐梦周倏地将剑尖抵住颜昌右胁上,冷冷一笑道:“在下先剜掉颜昌一双眼珠,然後剐去四肢,慢慢凌迟处死。”
乌南辉闻言不禁须发戟立,目中怨毒神光逼射,厉声喝道:“阁下如此辣毒也救不了蓝九梅家小性命。”
唐梦周朗笑道:“那么四位也别想在剑下逃生。”
说着点了颜昌数处穴道,金剑一晃,已自刺到乌南辉胸前,奇怪已极。
乌南辉心神一凛,旋身飘闪开去。
剑势电奔宛如附骨之蛆,只听一声裂帛刺耳响音,乌南辉一截长衫如风中蚨婕段,飘飞出数丈外挂在树枝上。
乌南辉骇得面色苍白如纸,长叹一声道:“卜贤弟,我等自认败着,请传讯放人吧!”
卜无极自忖无法取胜,似极不情愿般取出一道旗花点燃,抛放空中。
只见半空中爆放满天红星流芒,夺目眩眼,历久不绝。
片刻时分,远处现出多条黑影,飞奔而来,数个黑衣劲装匪徒臂下各挟着一具躯体,均—是妇孺老幼,几乎将降魔客府中一网打尽。
蓝九梅气极,一跃上前,伸掌疾挥,叭的一声,一个匪徒颊上着了一记重的,身形跌出丈外,牙齿迸裂,鲜血目溢。
卜无极冷笑道:“蓝朋友,杀人不过头点地,我等并非示弱,放手一拚,谁死尚未可知。”
蓝九梅厉喝道:“妇孺老幼,与你等何仇,行事毒辣人神共愤,你等尚配称武林高人么?”
卜无极怪笑道:“我等名列五邪,行事只求目的不择手段。”
唐梦周冷笑道:“蓝大侠阖府老幼倘有丝毫伤损,唯你等是问,颜昌穴道已被在下制住,并吮吸一颗毒丸,若妄行解开,必口吐迸血,五脏炸裂而毙,明晚三更时分大名小西门城楼口在下会留赐解药,你们走吧!”
卜无极目泛怒光道:“朋友今日之赐,终身不忘,但愿青山不改,绿水长流,老大,我们走吧!”
身形一闪抓起颜昌腾身掠出,乌南辉三邪并肩穿空飞起,去势如电,转瞬身影俱杳。
唐梦周将金剑交还蓝九梅,微笑道:“原剑璧回,请谅在下越俎代庖之罪。”
言毕不待蓝九梅答话,迅疾转身走过一旁跌坐地下行功调息。
降魔客蓝九梅目露愧疚之色,惭惶无地自答,目注司空奇赧然一笑道:“小弟一生狂傲自负,眼前之事顿悟已非………”
司空奇摆手笑道:“贤弟不必自疚,倘知这位唐老弟来历後,贤弟心情自会泰然了,此刻你先去探视宝眷有无受伤。”
蓝九梅点点头,步向家人而去,发觉家人均被点了睡穴,逐一为之解开,睁目望来,察见蓝九梅不禁痛哭失声。
司空奇老化子等人均好言慰问,起意离去之际,突发现唐梦周身影已失,悄然不告而别。
降魔客蓝九梅心中难受之极,向司空奇望了一眼,脸色黯然。
老化子司空奇道:“蓝贤弟,你舆席老儿牛鼻子护送宝眷先回七柳阁,老化子随後就到。”
席仲廉诧道:“你定须去寻这位唐少侠么?”
司空奇正色道:“受人点水之恩,定当涌泉相报。”
说时一鹤冲天拔起,望酸枣林如飞掠去。
身形落在酸枣林外,忽闻唐梦周蚁语传声道:“老前辈赶来则甚?”
活报应司空奇闻声大喜,身形一提循声扑去,只见唐梦周立在一株参天古柏之下,忙道:“老弟你为何不告而别,其实蓝九梅是一极光明磊落的武林侠义道人物,但人之为人总难免瑕疵……”
“这个在下知道。”唐梦周道:“无奈在下身有要事,无法久留,是以不告而别,但还是差了一步。”
司空奇诧道:“老弟此话何解?”
唐梦周道:“七星帮匪徒已全撤去,目前关键端在程涵英身上。”
司空奇道:“程涵英现在何处?”
唐梦周道:“老前辈请随在下来。”
两人进入林中,唐梦周忽身形一顿,手指不远处,低声道:“程涵英被在下困在禁制中。”
司空奇目光锐厉,只见程涵英身形在禁制内来回踱步,神色忧急,似急欲脱身。
唐梦周低声道:“在下本欲制住程涵英,逼供身後主使人究竟是何来历,但在下心有顾忌,恐程涵英誓死不吐,虽将他除去,然他并非主凶,反逼使变本加厉,玄灵宫危矣。”
司空奇略一沉吟,颔首道:“老弟之言极是,但总有一可行之策,不如让老化子赶上麦姑娘言明其故,却恐无法取信于麦姑娘。”
唐梦周道:“无妨,老前辈见着麦姑娘只叙出在下与他结识经过,麦姑娘必然见信。”遂将相救麦如兰经过前後叙出。
司空奇道:“好,老化子立即动身,这样吧,老弟不如迳往无忧谷,拯救沙青云之事一切均在老化子身上。”
两人计议已定,作别而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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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그렇지 않아도 자신의 필적을 위조한 안창(颜昌)에게 이를 갈고 있던 항마객(降魔客) 남구매(蓝九梅)가 즉시 대갈일성하며 어깨에서 금검을 빼어 들고 안창과 맞닥뜨렸고, 사공기, 황해조수(黄海钓叟) 그리고 흑룡관주(黑龙观主)까지 잇따라 출수에 나서 나머지 사사(四邪)와 맞붙었는데, 특히 사공기(司空奇)는 두 손을 따로따로 운용하며 오남휘와 시북년의 이사(二邪)를 상대하였다.
이들이 박투에 돌입하자 하늘을 찢을 듯한 굉음이 천둥소리보다 컸고, 휘몰아치는 권풍에 바위가 깨지고 돌멩이가 날며 하늘은 모래먼지로 가득해졌다.
당몽주는 양손을 뒷짐진 채 관망하면서 하시라도 오사(五邪)가 악독한 궤계(诡计)을 쓸 경우 이를 저지함으로써 사공기 등을 지원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쌍방이 모두 무림의 절정고수들로서 무공이 이미 화경(化境)에 이른 사람들이었기에, 일초 일식 모두가 기이하고 매서웠다.
뜨거운 차 한 잔을 마실 시간이 지나도록 양측은 여전히 팽팽한 대결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특히 사공기의 장력은 마치 오정개산(五丁开山)*⑴하듯 구름과 바람을 몰고 오는 듯한 힘이 천 근(斤)이 넘었고 소리는 우레 같았다.
한편 수수방관하는 척하며 그들의 대결을 관찰하던 당몽주는 자신도 모르게 무학 중 많은 변화를 깨닫고 있었다.
돌연 하늘 멀리서 긴 휘파람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자 조객신(吊客神) 복무극(卜无极)이 연달아 3초(招)를 펼쳐 내어 흑룡관주를 물러서게 만들더니 흐흐 하고 괴소(怪笑)를 터트리며 소리쳤다.
"남구매, 우리가 칠류각(七柳阁)에 있는 네 처자식들을 모조리 잡아 놓고 있는데, 설마 그들의 목숨이 어찌되든 상관하지 않을 거냐?"
말을 듣는 순간 남구매는 가슴이 철렁했고 또한 분노가 치솟다 보니 일시 싸움에 집중할 수 없었고, 결국 기회를 노리던 안창의 괴상한 줄 모양 무기에 낚인 수중의 금검(金剑)이 공중으로 날아가고 말았다.
안창이 껄껄 웃어대며 뼈가 시릴 정도의 찬 기운을 내뿜는 다섯 손가락으로 전광석화처럼 남구매의 어깨를 움켜잡았다.
남구매는 자신의 처지가 그야말로 위기일발로서, 목전의 상황에선 상문신(丧门神) 안창의 일초 공격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곤 양패구상(两败俱伤)을 도모하는 수밖에 없다고 마음을 굳혔다.
그런데 안창의 다섯 손가락이 항마객의 왼쪽 어깨에 막 닿는 순간, 별안간 금빛이 번쩍 하며 산처럼 엄청난 검기가 안창을 엄습했다.
놀라 자빠진 안창은 자신을 지키는 게 급선무라 즉시 몸을 허공으로 쏘아 올리며 검기의 장막에서 벗어나려 했다.
원래 당몽주는 항마객의 금검이 상문신의 줄 같은 병기에 감겨 하늘로 날아가는 것을 목격하자 마자 즉시 몸을 솟구쳐 금검을 낚아챈 후 천하수조(天河垂钓) 초식으로 안창을 기습하여 위기에 빠진 항마객을 구한 것이었다.
간신히 위기를 벗어난 상문신 안창이 미처 몸을 가누기도 전에 당몽주의 신형이 비스듬히 덮쳐오면서 금검을 벼락 같이 휘두르니, 하늘로부터 금빛 찬란한 유성우가 쏟아져 내렸고, 빛줄기들은 모두 한 점으로 모이며 안창의 왼쪽 옆구리를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그러자 안창은 옆구리에서 선혈을 내뿜으며 일 장 바깥으로 나가 떨어졌고, 당몽주는 마치 유령의 그림자처럼 표홀히 안창에게 다가서더니 그의 신형을 움켜잡아 세운 후 냉소를 날리며 윽박질렀다.
"남 대협의 가족들을 석방해라. 그렇지 않으면 내 손이 악랄하다고 원망하지 마라!"
격렬한 드잡이질을 벌이던 쌍방 모두 아연실색하여 싸움을 중지한 채 눈이 휘둥그래져 멍하니 서 있었고, 당몽주 역시 건곤독수(乾坤独叟)가 남긴 유품에 있던 검법을 2성(成)의 공력으로 시전해 보았을 뿐인데 그 위력이 이다지도 대단할 줄은 꿈에도 몰랐기에 은근히 놀라고 있었다.
나머지 사사(四邪)들이 얼굴색이 크게 변하여 서로 얼굴만 쳐다보며 서 있기만 하자, 당몽주가 장검을 안창의 오른쪽 옆구리에 대더니 차갑게 웃으며 소리쳤다.
"가족들을 즉시 석방하지 않으면, 먼저 안청의 두 눈알을 도려낸 다음 팔다리를 잘라 능지처참할 것이다!"
오남휘(乌南辉)가 노발대발하여 눈에서 원독을 뿜어내며 사납게 호통을 쳤다.
"네놈이 그리 악랄하게 군다면 남구매 식솔들의 목숨을 구할 생각은 버려야 할 거다!"
당몽주가 낭랑하게 웃으며 소리를 높였다.
"네 분도 허락 없이 내 검 아래서 도망칠 생각은 말아야 할 것이오!"
말과 함께 안창의 혈도 몇 군데를 점하더니 벼락치듯 금검을 날려 오남휘의 가슴을 찔렀고, 기겁을 한 오남휘가 즉시 몸을 팽이처럼 돌리며 뛰어올라 피했지만, 당몽주의 검세는 뼈에 달라붙은 구더기마냥 떨어져 나가지 않았고, 곧바로 날카로운 비단 찢는 소리와 함께 잘려진 오남휘의 장삼 조각이 나비가 춤추듯 훨훨 날아 수 장 바깥의 나뭇가지에 걸렸다.
오남휘가 안색이 종잇장처럼 창백해지며 긴 한숨을 토해내더니 복무극에게 말했다.
"복 현제,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구려. 사람들을 풀어 주라고 연락하게!"
복무극(卜无极)도 승산이 없다고 여길 수밖에 없었는지 수 놓은 꽃술 하나를 품에서 꺼내 불을 붙여 공중으로 던지자, 공중에서 폭발하여 붉은 색 성망(星芒)이 하늘을 가득 채운 채 눈부신 빛줄기를 오랫동안 쏟아내고 있었다.
잠시 후, 멀리서 검은 그림자 여러 개가 나타나 달려왔고, 흑의경장 차림의 사내들이 각각 옆구리에 사람 하나씩을 끼고 있었는데 모두 부녀자와 노인, 그리고 아이들로서 마치 항마객 집안의 모든 식솔들이 잡혀 있었던 것 같았다.
격분한 남구매가 앞으로 뛰쳐나가며 일장을 휘두르니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뺨에 일격을 당한 흑의 사내 하나가 멀리 나가떨어졌는데 이빨이 모두 부러져 선혈이 낭자했다.
복무극이 냉소를 치며 말했다.
"남씨 친구, 사람을 막다른 곳까지 몰아 넣지 말게! 우리가 약해서 손을 놓고 있는 게 아니고, 피차 누가 죽을지도 아직 모르는 일이오."
남구매가 거칠게 나무랐다.
"부녀자와 노인, 하다못해 어린이가 너희들과 무슨 원한이 있다고 이런 천인공노(天人共怒)할 짓거리를 한단 말인가? 너희들이 그러고도 무림의 고인이라 할 수 단 말인가?"
복무극이 괴소를 지으며 코웃음을 쳤다.
"우리는 목적을 위해서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 그래서 오사(五邪)라 불리는 게 아니겠느냐?"
당몽주가 냉소를 날렸다.
"만약 남 대협의 식구들이 자그마한 상처라도 입었다면 당신들에게 책임을 물을 거요. 안창은 혈도를 제압하며 독약을 먹였는데, 만약 함부로 해혈하려 든다면 필히 피를 토하고 오장이 터져 죽을 것이니 경거망동하지 말고, 내일 밤 삼 경 무렵 대명성(大名城) 서소문(西小门) 입구에 와서 해약(解药)을 가져가시오!"
복무극이 노한 눈빛으로,
"청산은 변하지 않고 녹수는 영원히 흐르는 법(青山不改绿水长流), 오늘의 빚은 평생 잊지 않고 꼭 갚을 것이다. 노대(老大), 갑시다!"
하고 소리친 뒤 안창을 안고 신형을 솟구쳤고, 오남휘와 나머지 삼사(三邪)도 어깨를 나란히 허공을 뚫고 날아올라 순식간에 모습을 감추었다.
당몽주가 미소와 함께 금검을 남구매에게 돌려주었다.
"검을 주인께 돌려드립니다. 소생이 주제넘게 나섰다면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말을 마친 당몽주는 남구매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즉시 몸을 돌려 한쪽 옆으로 가서는 주저앉아 행공조식(行功调息)에 들어갔다.
항마객 남구매는 눈에 자괴지심이 가득한 채 부끄러워 몸둘 바를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사공기를 바라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소제는 평생 나름 광오(狂傲)한 삶을 산다고 자부하여 왔는데, 방금 전의 일로 결코 그렇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소이다..."
사공기가 손을 휘저었다.
"현제는 자책할 것 없소. 만약 당(唐) 노제의 내력을 알게 되면 현제의 마음이 편안해질 거요. 하지만 지금은 우선 가족들이 어디 다친 곳이 없는가 살펴보는 게 급선무 같소."
남구매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곤 식구들에게 다가갔다.
다행히 모두 수혈(睡穴)이 찍혔을 뿐 다른 부상은 없었고, 한 명씩 혈도를 풀어주자 눈을 뜨며 남구매를 보고 저마다 통곡하기 시작했다.
노화자 사공기를 비롯 일행들은 모두 위로의 말을 아끼지 않았고, 잠시 후 떠나려고 당몽주를 찾았으나 그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당몽주는 말없이 이미 그곳을 떠난 것이었다.
항마객 남구매는 마음이 괴로운 듯 사공기를 얼핏 바라봤는데, 그 얼굴색이 무척 어두웠다.
사공기가 남구매에게 말했다.
"남 현제는 일단 석(席) 늙은이 그리고 소코도사와 함께 식구들을 안전하게 칠류각(七柳阁)으로 호송하시게. 노화자는 나중 따라감세."
황해조수(黄海钓叟) 석중겸(席仲廉)이 의아한 기색으로 물었다.
"자네는 꼭 당(唐) 소협을 쫓아가야 할 모양이지?"
사공기가 정색하며 대답했다.
"물 한 방울의 은혜라도 샘물로 갚아야 하는 법!"
말을 마치자마자 일학충천(一鹤冲天), 하늘 높이 솟구치더니 대추나무 숲을 넘어 종적을 감췄다.
사공기의 신형이 대추나무 숲을 넘어 지면에 내려서는 순간 홀연 개미 소리 같이 가느다란 당몽주의 전성(传声)이 들려왔다.
"노선배께서 쫓아 오심은 무슨 이유인지요?"
활보응(活报应) 사공기가 희색이 만면한 채 음성 방향으로 줄달음쳐 가자, 당몽주가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 있는 오래된 편백나무 아래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사공기가 다급히 입을 열었다.
"노제, 어찌 작별 인사도 없이 떠날 수 있나! 사실 남구매는 공명정대한 협도의 인물이라네. 물론 사람됨은 다소 흠을 지니고 있다 할 수 있지만..."
당몽주가 말했다.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만, 처리할 중요한 일이 있어 오래 머물 수 없었습니다. 일에 다소 차질이 있어서..."
사공기는 어리둥절했다.
"노제, 무슨 말이오?"
당몽주가 대답했다.
"칠성방(七星帮) 무리들이 모두 철수한 이상 당장의 관건(关键)은 정함영(程涵英)의 신상에 달려있다고 보는데..."
"정함영은 어디 있는가?"
"저를 따라 오시지요."
두 사람이 숲속으로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아 당몽주가 걸음을 멈추더니 손가락으로 멀지 않은 곳을 가리키며 낮게 속삭였다.
"정함영은 지금 소생의 금제(禁制)하에 있습니다."
사공기가 예리한 안광으로 살펴보니 정함영이 신형이 금제된 지역 안에서 왔다 갔다 하며 걱정스런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마치 탈출하지 못해 다급해하는 듯 보였다.
당몽주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
"저는 원래 정함영을 제압하여 그의 배후에 있는 주모자가 누구인지 자백을 강요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걱정이 들더군요. 그가 죽어도 토설하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또는 그를 죽여 없애더라도 그가 주흉(主凶)이 아닌 이상 오히려 상황만 악화시켜 현령궁(玄灵宫)을 더욱 위태롭게 만들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사공기가 신음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노제의 말이 옳소. 그래도 한 가지 방법은 내가 맥(麦) 낭자를 쫓아가서 상황을 일러 주는 건데, 다만 맥 낭자가 나를 믿을지 걱정이 되는구먼."
당몽주 말했다.
"그건 문제 없습니다. 노선배께서 맥 낭자를 보게 되었을 때 제가 그녀를 알게 된 경과를 말해 주기만 하면 그녀는 반드시 믿을 것입니다."
곧이어 당몽주는 사공기에게 맥여란을 구하게 된 경위를 서술해 주었다.
사공기가 말했다.
"알았네, 그럼 노화자는 즉시 출발하겠네! 그런데 이렇게 하면 어떨까? 노제는 무우곡(无忧谷)으로 가는 길이라고 했으니까, 사청운(沙青云)을 구하는 일도 노화자에게 맡기도록 하게."
두 사람은 결국 그리하기로 결정한 뒤 서로 작별을 고했다.
(8-4 마침)
[註]
*⑴五丁开山(오정개산) :
산을 옮기고 만균(萬鈞)을 들 수 있었다는 촉왕(蜀王)의 역사(力士) 다섯 사람을 가리킨다.
전국 시대 때 진(秦) 혜왕(惠王)이 촉을 정벌할 목적으로 다섯 개의 석우(石牛)를 만든 다음 꼬리 밑에 황금 덩어리를 놔두고 황금 똥을 놓는 소라고 선전하고 촉왕에게 가져가라고 하자, 촉왕이 오정역사(五丁力士)에게 끌고 오도록 명령을 하며 촉도(蜀道)를 뚫도록 하였으므로, 진 나라가 그 길을 통해 촉을 멸망시켰다는 고사가 전해 온다.
첫댓글 감사히 잘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오정개산까지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