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중반, 미국 어느 시골마을에는 마치가문의 네자메 메그, 조, 베스, 에이미가 살고있다.매번 다른사람을 위해 힘쓰시는 부모님 밑에서 자라난 네자매는 가난하지만 자신들의 방식대로 행복을 찾으며 살아간다. 네자매는 함께 울고 웃으며 성장했고 시간이 흘러 각자의 길을 찾아 흩어지게 된다.
자매중 맏이로서 책임감이 강하던 메그는 동생들을 보듬어주었다. 부유한 집안의 친구들을 부러워하고, 그렇지 못한 자신의 처지가 싫었던 메그는 허영심이 가득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어느새 허영심뿐이던 자신의 마음은 좋지않다고 생각을 하게되고 돈많은 남자와의 결혼대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게되었다. 이것은 부유하지 않은 남자와 결혼해 평생 헌신하며 살아오신 메그의 어머니와도 겹쳐보였다.
유독 사내아이 같았던 조는 남성중심의 사회에 대한 불만이 있었다. 돈 많은 남자와 결혼해 부유하게 사는 것이 모든 여성의 목표라는 것이 싫었다. 조는 글을 쓰는 작가가 되어 혼자의 힘으로 성공하고 싶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은 꼭 해야하는 고집 센 사람이었고 누군가 자신을 지적한다면 쉽게 욱해서 화를 버럭 내버리는 소위말해(?) 다혈질의 사람이었다.
네 자매 중 가장 착한 사람이 누구냐고 한다면 이 책을 읽은 모든 독저들은 ‘베스' 라고 말할 것이다. 수줍음을 많이 타던 베스는 집 밖을 자주 나가지 않았다. 그 대신 피아노를 치며 하루를 보다. 베스에게 있어서 피아나는 거의 둘도 없는 친구 수준이었다. 자매들 사이에 싸움이 날 때면 베스는 항상 중재자의 역할이었다. 베스는 다른사람에 대한 질투나 부러움도 없는 순진무구 그 자체의 사람이었다.
스스로 ’나이는 제일 어리지만 가장 중요한 인물‘이라고 생각하는 에이미는 치장하는 것을 좋아했다. 에이미는 미술에 재능이 있었고 돈 많은 남자와 결혼해 성공하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또 ’학교에 라임들고가기‘같은 유행은 꼭 따라야했던 고집세고 자존심 강한 사람이었다. 에이미는 조와 자주 부딪쳤다. 경로는 다르지만 비슷한 목표를 가지고 있었고 성격도 닮아 있었기에 두 사람은 자주 자투었다.
옆집소년 로리는 일찍 부모님을 잃고 그의 할아버지와 같이 사는 중이었다. 사랑을 듬뿍 받지 못하고 살아 온 탓에 로리는 사랑이 넘치는 화목한 가정을 그리워했다. 하지만 그의 할아버지는 그를 강하게 키우려 더 엄격하게 대했다. 그 때문인지 로리는 유독 천진난만하고 밝은 성격을 소유한 사람이었다. 게으르고 음악을 좋아하는 소년이었다. 네자매들에겐 한없이 다정했다. 부유했지만 외로웠던 로리는 가난하지만 화목했던 마치가를 부러워했다.
가장 흥미웠던 관계는 조와 로리였다. 조와 로리는 말괄량이였고 서로 닮은 성격을 가지고있었다. 그래서 더 친하고 많이 싸우기도 했다. 서로 많이 좋아했지만 양쪽 모두 같은 결의 사랑(?)은 아니었던 것 같다. 이것을 보면서 인간의 감정은 참 다양하고 복잡하다고 생각했다. 로리는 조에게 청혼 했지만 조는 거절했다. 사실 처음에는 왜 굳이 거절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도 좀 생각을 해보면 조는 로리와 그냥 친한 친구사이로 남고 싶었던 것 같다. 로리를 처음 만났던 소년의 시절에서 멈춰있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 또 로리와 결혼해 부자가 되지 않고도 혼자서 성공할 수 있다는 마음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서로 너무 비슷해서 이어질 수 없다는, 설명할 수 없는 어떤 딜레마도 있었다. 순수했던 로리는 좀 짠하기도 하고 둘이 이어지지 않아서 안타깝긴 했지만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을 보고 영화를 본 건 아마 해리포터가 마지막이었을 것이다. 책 900쪽이 넘는 분량이어서인지 영화에서는 생각보다 많은 장면들이 생략되어있었다. 워낙 고전이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읽었다는 전제하에 영화를 제작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예전에 책을 읽지 않고 이 영화를 봤을 때는 이해하기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는데 원작을 알고 보니 재밌게 볼 수 있었다. 책에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영화에서는 성인이 된 자매들이 과거를 회상하며 현재와 과거의 장면들이 번갈아 나온다. 그때문에 처음에는 현재와 과거를 구분하지 못해서 힘들 수 있다.
영화 속에서 조는 과거 장면들을 책으로 출판한다. 편집장은 여주인공(조)를 마지막에 꼭 결혼을 시켜야 한다며 수정을 요구하는데 그러고 나서 조는 결혼을 하게 된다. 현모양처(?)가 된 메그와 결혼한 에이미와 로리, 전쟁에서 돌아오신 아버지 등 행복해진 등장인물들이 나오며 영화가 마무리 된다. 하지만 ‘결혼한 조’는 ‘소설 속에서의 조’라는 해석들이 있다. 그러니까 편집장이 요구한 장면이라는 것이다. 영화 속 실제 조는 결혼하지 않았고 독신으로 살았을 수도 있다는 열린 결말인 것이다. 그럴 수도 있는 것이 원작의 작가인 루이자 메이 올컷은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고 한다. 조에게 자신을 투영해 글을 쓰며 조를 결혼시키는 결말을 만드려고 하지 않았다고한다. 하지만 그 당시 독자들이 올컷에게 조를 제발 결혼시켜달라는 편지를 수도 없이 보냈고 결국 올컷은 조를 결혼시켜버렸다고 한다. 영화 속의 결말이 결국 ‘조는 결혼하지 않았다’라고 생각하는 점에서 책의 결말보다 영화의 결말이 더 마음에 드는 것 같다. 그 당시에는 흔히 볼 수 없는 모습이었기 때문에 더 매력적인 느낌이었다. 비록 조는 아주 쓸쓸했겠지만..하하
그 당시 여성들의 지위, 인식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소설, 영화이다. 여성주의적 관념을 가진 조가 나오며 평등한 세상의 갈망(?)을 이야기한다. 여성 작가와 여성 배우들, 그리고 여성 감독이 만들어낸 페미니즘적 요소가 들어간(?) 작품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여성의 입장에서만 생각하며 전개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여성 대신 경제활동을 하며 생계를 책임져야하는 당시 남성들의 의무감을 비롯해 다양한 관점에서의 차별을 보여주며 그 차별이 남녀 모두에게 구속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로리와 로리의 할아버지같은 남성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는다면 이 이야기는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을수도 있다. 로리는 자매들과 친하게 지내며 그들의 꿈과 의지들을 존중하고 지지했다. 로리의 할아버지는 베스에게 피아노 협찬(?)을 하며 베스를 손녀처럼 예뻐했다. 그 시절 흔한 남성들과는 조금은 거리가 있는 사람들이었던 것 같다. 이런 점들에서 그 당시 책이 출간 되었을 때에는 꽤나 파격적인 내용의 소설이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정도로 긴 책을 다 읽을줄은 몰랐다. 그러나 어느새 중독되어 읽고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많은 것이 빠르게 변해가며 바쁜 현대시대에서 이웃간의 따듯한 정, 한마디 한마디가 이 소설이 오랫동안 인기 있는 이유 중 하나인 것 같다. 평등한 세상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자극적이지 않은 순수한 이야기전개는 무거울 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담담한 느낌이라고 생각했다. 아직까지도 젠더갈등을 겪고있는 현재, 100년도 넘은 이 소설이 주는 교훈은 참 많은 생각이 들게한다. 모두가 평등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세상이 꼭 왔으면 좋겠다.
첫댓글 우와...이렇게 긴 글을 매끄럽게 잘 썼어요. 짧은 글 쓰기는 핵심을 요약 정리하는 능력이 필요하고, 긴 글은 본인의 관점이 설득력을 가질 수 있도록 써내려가는 게 필요해요. 긴 글을 많이 쓰다 보면 어느덧 글쓰기가 그리 어렵지않게 느껴집니다. 칭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