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영광을 바라봅니다.
오늘의 날씨는 열두 변덕 하는 별당아씨의 마음처럼 해가 비치더니 하늘이 어두워지고 바람이 불며 눈이 흩날립니다.
그러기를 반복하더니 이윽고 하늘과 땅이 분리되어 어디에서도 하늘은 보이지 않아 태양이 언제 있었는지 푸른 하늘이 언제 있었는지 먼 꿈속에서 일어난 일처럼 사라지고 내리는 눈은 지우개처럼 멀리서부터 산도 아파트도 점점 지워가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내리는 눈은 내 앞까지 다가와 나를 좁은 공간에 가두어 버립니다. 그렇게 갇힌 저는 하늘과 산과 들과 주변의 모든 것들을 망각한 채 제 앞에서 하염없이 내리는 눈만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세상은 변화무쌍한 요술을 부리며 우리에게서 점점 하늘을 빼앗아갑니다. 그리고 가족도 형제도 이웃도 조국도 사라지게 만듭니다. 세상은 이전의 모든 것을 하나씩 빼앗아가 우리를 좁은 세상이 전부처럼 믿게 만들어 버립니다. 그렇게 세상에 세뇌된 사람들은 좁은 우리에서 오직 자신의 욕망의 노예가 되어 그것이 전부인줄 알고 살아가는 짐승처럼 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하늘영광을 잃고 형제와 이웃을 잃고 조국과 열방도 잊은 채 살아가는 것이 당연하듯 여기고 하늘의 영광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한심한 사람 바라보듯 바라봅니다.
그러나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눈 내리는 뿌연 저 하늘 너머에는 이 시간도 눈보라를 헤치고 힘차게 솟아올라 찬란한 햇빛을 받으며 푸르른 창공 위를 날아가는 비행기가 있습니다.
그 비행기처럼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이기에 믿음으로 솟구쳐 이 세상 너머 찬란한 영광의 세계를 바라보며 하나님의 선한 품성의 삶을 점점 더 넓혀가기를 소망합니다. 성도 여러분!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온 세상은 뿌옇게 변해가고 있습니다. 세상의 지식과 과학과 문화가 눈보라처럼 몰아쳐 우리에게 세상만 바라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눈 위에 푸른 하늘이 있고 그 하늘에 찬란한 태양이 떠 있는 것처럼 하늘의 영광이 있음을 기억하고 우리의 마음의 눈을 열어 하늘의 영광을 바라보게 되시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