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 관한 에스키스 / 유병근
길은 태초에 하나였다
하나는 하나 아닌 둘이었다
길은 무성할수록 길이라고
셋과 넷으로 열나게
가지를 쳤다 사방팔방으로
뿌린 마음 걷잡지 못하고 해롱해롱
바람에 흔들렸다 막무가내
뒹구는 길바닥에서
혓바닥 몇 차례 꼬부라졌다
떠돌이 각설이 한 마당 노닥거렸다
옆구리에 딸랑거리는 깡통을 차고
안개처럼 허여멀쑥한 춤사위
길은 끝내 길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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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 관한 에스키스 / 유병근
박옥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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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6.06 07:0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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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어! 울 샘 시가.... 역시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