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가을학기맞이 - 생활역학 특강”
주역(周易)의 상형(象形)
-주역의 괘들은 무엇을 본받아 만들어졌나?-
일시: 2014. 8. 20. 수요일 오후 6시 - 8시
장소: 경기대 평생교육원 104호 강의실
대상: 생활역학과 수강생 및 역학관심인
강사: 생활역학 주임교수 이 재 병
연락처: 전화: 010-2280-6273
이메일: vsnlee@visionlucky.com
홈페이지: www.visionlucky.com
생활역학과 카페: http://cafe.daum.net/lifefortune
경기대학교 평생교육원 (수원캠퍼스)
주역(周易)의 상형(象形)
-주역의 괘들은 무엇을 본받아 만들어졌나?-
1. 머리말
세상을 살다보면 우리는 간혹 어떤 모양을 보고 문뜩 어떤 이치(理致)를 깨닫게 되는 일이 있습니다. 어떤 이미지에서 느끼는 감흥과 의미 에 대해 주역(周易)에서 본원적(本源的)으로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오늘은 이에 대한 말씀을 드리려 합니다. 즉 -주역의 괘(卦)들은 무엇을 본받아 만들어졌나?- 하는 내용입니다.
주역(周易)에 보면 괘사(卦辭)로는 대상(大象)을 적고 효사(爻辭)로는 소상(小象)을 적었는데 소위 상왈(象曰)로 시작되는 부분입니다. 이것들을 전부 모아서 상전(象傳)上 상전(象傳)下로 십익(十翼)의 이부(二部)를 구성하게 하였습니다. 주역(周易)의 괘(卦)들이 상형(象形)으로 이루어져 있음은 이미 그 괘명(卦名)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것을 단순한 상형(象形)으로만 끝내지 않고 거기에 대자연(大自然)의 섭리(攝理)를 결부시키고 의미(意味)와 이치(理致)를 부여해놓은 데에 있습니다. 마치 어떤 신상(神像)을 조각하는 장인(匠人)이 조각을 마친 후 화룡점정(畵龍點睛)으로 그 신상(神像)에 신기(神氣)를 불어넣어 생명(生命)을 입힘으로써 그 신(神)을 모시는 사람들에게 영험(靈驗)한 기적(奇蹟)을 일으키고 숭배(崇拜)하게 만듬과 같습니다. 주역처럼 상(象)을 가지고 이치(理致)를 깨닫게 해주는 경전(經傳)은 동서고금(東西古今) 어디에서도 보기 어렵습니다.
계사전(繫辭傳)上 제일장(第一章)에 이르기를, [방이류취(方以類聚)하고 물이군분(物以郡分)하니 길흉(吉凶)이 생의(生矣)요, 재천성상(在天成象)하고 재지성형(在地成形)하니 변화(變化)가 현의(見矣)로다]= 방소(方所)에 따라 종류를 모으고 물건으로써 무리를 나누니 길함과 흉함이 생기며, 하늘에 있어서는 상(象)을 이루고 땅에 있어서는 형체(形體)를 이루니 변화(變化)가 나타남이라고 했습니다. 또 계사전(繫辭傳)下 제일장(第一章)에 [팔괘(八卦)성렬(成列)하니 상재기중의(象在其中矣)요]= 팔괘(八卦)가 배열(配列)되니 상(象)이 그 가운데에 있음이로다라고 하며 상(象)의 중요성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2. 주역(周易)의 괘상(卦象)
1) 본궁(本宮)팔괘(八卦)의 생성(生成)과 상응(相應)관계
무극(無極) |
혼돈(混沌) | |||||||
태극(太極) |
| |||||||
양의(兩儀) |
음(陰) -- |
양(陽) − | ||||||
사상(四象) |
노음(老陰) |
소양(少陽) |
소음(少陰) |
노양(老陽) | ||||
팔괘(八卦) |
☷ |
☶ |
☵ |
☴ |
☳ |
☲ |
☱ |
☰ |
괘명(卦名) |
곤(坤) |
간(艮) |
감(坎) |
손(巽) |
진(震) |
리(離) |
태(兌) |
건(乾) |
자연(自然) |
지(地) |
산(山) |
수(水) |
풍(風) 목(木) |
뇌(雷) |
화(火) |
택(澤) |
천(天) |
오행(五行) |
토(土) |
토(土) |
수(水) |
목(木) |
목(木) |
화(火) |
금(金) |
금(金) |
서수(序數) |
8 |
7 |
6 |
5 |
4 |
3 |
2 |
1 |
인간(人間) |
모(母) |
소남 (小男) |
중남 (中男) |
장녀 (長女) |
장남 (長男) |
중녀 (中女) |
소녀 (小女) |
부(父) |
신체(身體) |
복(腹) |
수(手) |
이(耳) |
고(股) |
족(足) |
목(目) |
구(口) |
수(首) |
동물(動物) |
우(牛) |
구(狗) |
시(豕) |
계(鷄) |
용(龍) |
치(雉) |
양(羊) |
마(馬) |
성질(性質) |
순(順) |
지(止) |
험(險) |
입(入) |
동(動) |
려(麗) |
열(悅) |
건(健) |
천간(天干) |
기(己) |
무(戊) |
임계 (壬癸) |
을(乙) |
갑(甲) |
병정 (丙丁) |
신(辛) |
경(庚) |
지지(地支) |
미신 (未申) |
축인 (丑寅) |
자(子) |
진사 (辰巳) |
묘(卯) |
오(午) |
유(酉) |
술해 (戌亥) |
팔방(八方) |
서남 (西南) |
동북 (東北) |
북(北) |
동남 (東南) |
동(東) |
남(南) |
서(西) |
서북 (西北) |
계절(季節) |
늦여름 초가을 |
늦겨울 초봄 |
겨울 |
늦봄 초여름 |
봄 |
여름 |
가을 |
늦가을 초겨울 |
건위천(乾爲天) ☰ : 건(乾)은 하늘이라 한다.
태위택(兌爲澤) ☱ : 태(兌)는 호수라 한다.
리위화(離爲火) ☲ : 리(離)는 불이라 한다.
진위뢰(震爲雷) ☳ : 진(震)은 우레라 한다.
손위풍(巽爲風) ☴ : 손(巽)은 바람(나무)이라 한다.
감위수(坎爲水) ☵ : 감(坎)은 물이라 한다.
간위산(艮爲山) ☶ : 간(艮)은 산이라 한다.
곤위지(坤爲地) ☷ : 곤(坤)은 땅이라 한다.
자연의 형상(形象)을 본떠서 괘(卦)를 만들고 거기에 상응(相應)하는 인사(人事)와 현상(現象)에 배속(配屬)하여 그 의미(意味)를 부여하고 괘덕(卦德)으로 풀이해놓았습니다. 나아가서 각 궁별로 소성괘(小成卦)를 둘씩 결합하여 대성괘(大成卦)를 만들어 냈습니다.
2) 육십사괘(六十四卦): 궁별(宮別) 대성괘(大成卦)
乾金宮 |
乾爲天 건위천 |
天風姤 천풍구 |
天山遯 천산돈 |
天地否 천지비 |
風地觀 풍지관 |
山地剝 산지박 |
火地晋 화지진 |
火天大有 화천대유 |
坎水宮 |
坎爲水 감위수 |
水澤節 수택절 |
水雷屯 수뢰둔 |
水火旣濟 수화기제 |
澤火革 택화혁 |
雷火豊 뇌화풍 |
地火明夷 지화명이 |
地水師 지수사 |
艮土宮 |
艮爲山 간위산 |
山火賁 산화비 |
山天大畜 산천대축 |
山澤損 산택손 |
火澤睽 화택규 |
天澤履 천택리 |
風澤中孚 풍택중부 |
風山漸 풍산점 |
震木宮 |
震爲雷 진위뢰 |
雷地豫 뇌지예 |
雷水解 뇌수해 |
雷風恒 뇌풍항 |
地風升 지풍승 |
水風井 수풍정 |
澤風大過 택풍대과 |
澤雷隨 택뇌수 |
巽木宮 |
巽爲風 손위풍 |
風天小畜 풍천소축 |
風火家人 풍화가인 |
風雷益 풍뢰익 |
天雷无妄 천뢰무망 |
火雷噬嗑 화뢰서합 |
山雷頤 산뢰이 |
山風蠱 산풍고 |
離火宮 |
離爲火 리위화 |
火山旅 화산여 |
火風鼎 화풍정 |
火水未濟 화수미제 |
山水蒙 산수몽 |
風水渙 풍수환 |
天水訟 천수송 |
天火同人 천화동인 |
坤土宮 |
坤爲地 곤위지 |
地雷復 지뢰복 |
地澤臨 지택임 |
地天泰 지천태 |
雷天大壯 뇌천대장 |
澤天夬 택천쾌 |
水天需 수천수 |
水地比 수지비 |
兌金宮 |
兌爲澤 태위택 |
澤水困 택수곤 |
澤地萃 택지췌 |
澤山咸 택산함 |
水山蹇 수산건 |
地山謙 지산겸 |
雷山小過 뇌산소과 |
雷澤歸妹 뇌택귀매 |
계사전(繫辭傳)上 제이장(第二章)에 이르기를
[성인(聖人)이 설괘(設卦)하여 관상계사언(觀象繫辭焉)하고 이명길흉(而明吉凶)하여 강유(剛柔)가 상추(相推)하고 이생변화(而生變化)하니 시고(是故)로 길흉자(吉凶者)는 득실지상야(得失之象也)요~]= 성인(聖人)이 괘를 베풀어서 상(象)을 보고 말을 붙여 길흉(吉凶)을 밝히며, 강유(剛柔)가 서로 밀쳐서 변화(變化)를 낳는다. 그러므로 길함과 흉함은 얻고 잃는 상(象)이며~라고 했습니다.
자, 이제 주역(周易)은 상(象)을 보고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 몇가지만 예를 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①. 건위천(乾爲天): 상왈(象曰) 천행(天行)이 건(健)하니 군자(君子)가 이(以)로써 자강불식(自彊不息)이니라. [대상(大象)]
구삼(九三) 상왈(象曰) 종일건건(終日乾乾)은 반복도야(反復道也)= 종일토록 굳건히 일함은 반복(反復)하는 도리(道理)이다. [소상(小象)]
②. 곤위지(坤爲地): 상왈(象曰) 지세(地勢)가 곤(坤)이니 군자(君子)는 이(以)로써 후덕(厚德)으로 재물(載物)하니라. [대상(大象)]
초육(初六) 상왈(象曰) 리상견빙(履霜堅冰)은 음시응야(陰始凝也)니
순치기도(馴致其道)하여 지견빙야(至堅冰也)니라. [소상(小象)]
=상(象)에 이르기를 서리를 밟아 굳은 얼음이라는 것은 음(陰)이 처음 엉김이니 그 도(道)를 길들여서 얼음을 굳음에 이르게 하니라.
③. 감위수(坎爲水): 상왈(象曰) 수(水)이 천지(洊至)가 습감(習坎)이니 군자(君子)가 상덕행(常德行)하며 습교사(習敎事)하니라.= 상(象)에 말하기를 물이 거듭 이르는 것이 습감(習坎)이니 군자(君子)는 이를 본받아서 덕행(德行)을 떳떳하게 하고 가르침을 계속 익히느니라.
초육(初六) 상왈(象曰) 습감(習坎)에 입우감담(入于坎窞)이니 흉(凶)하니라.= 상(象)에 이르기를 습감(習坎)은 구덩이로 들어감이니 흉(凶)하리라.
④. 천산돈(天山遯): 상왈(象曰) 천하유산(天下有山)이 돈(遯)이니 군자(君子)가 이(以)로써 원소인(遠小人)호대 불악이엄(不惡而嚴)하니라.= 상(象)에 이르기를 하늘아래에 산(山)이 있는 것이 돈(遯)이니 군자(君子)가 이를 본받아서 소인(小人)을 멀리하되 악(惡)하게 아니하고 엄(嚴)하게 하느니라.
구오(九五) 상왈(象曰) 가돈정길(嘉遯貞吉)은 이정지야(以正志也)라.= 상(象)에 이르기를 아름답게 도피함이 바르고 길(吉)함이니 이로써 뜻을 정도(正道)로 함이로다.
그리고 주역(周易)은 괘(卦)마다 괘명(卦名)으로 그 상(象)을 짐작하게 적절한 이름을 붙여놨습니다. 예를 들어보면,
산지박(山地剝)을 보세요 껍질벗길 박(剝)을 썼는데 네발에 꼬리달린 짐승의 껍질을 칼로 벗겨내는 상(象)입니다.
화지진(火地晋)을 보세요. 나아갈 진(晉)을 썼는데 태양(太陽)이 땅속에서 하늘을 향해 솟아오르는 상(象)입니다.
태위택(兌爲澤)을 보세요. 즐거울 태(兌)를 썼는데 소녀(少女)가 입을 방끗방끗 웃는데 그 웃음소리가 발이 달려 멀리 나가는 상(象)입니다.
지화명이(地火明夷)를 보세요. 불(太陽)이 땅속으로 들어가버리니 어두워졌는데 밝음이 도적질당했다는 뜻으로 명이(明夷)라 했습니다.
산뇌이(山雷頤)를 보세요. 턱 이(頤)자를 썼는데요, 윗턱과 아래턱사이에 이빨들이 서로 마주해서 이를 가는 상(象)입니다.
지산겸(地山謙)을 보세요. 땅속에 산(山)이 들어있는 것이 겸손할 겸(謙)이니 얼마나 자신(自身)을 낮추는 상(象)인지 말해줍니다.
풍택중부(風澤中孚)를 보세요. 가운데 중(中) 새끼 부(孚)를 썼는데 양(陽)이 밖으로 이중(二重)으로 둘러싼 속에 음(陰)이 두 개가 있습니다. 마치 장산곶매가 높은 바위틈새에 둥지를 틀고 알을 두 개 낳은후에 날개로 감싸서 품고 있는 상(象)입니다.
화뢰서합(火雷噬嗑)을 보세요. 서합(噬嗑)은 씹어서 먹는다는 뜻인데 입 구(口)자가 두글자에 다 들어 있습니다. 위턱과 아래턱사이에 질긴 가죽이 있어서 질근질근 씹어서 먹는 상(象)입니다.
이처럼 괘명(卦名)으로 이미 그 상(象)을 암시해주고 있습니다.
여기서 주역(周易)의 상형(象形)이 얼마나 쉽게 그 뜻을 전해주는지 가까운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고(故)노무현 전대통령의 사주는 丙戌년 丙申월 戊寅일 丙辰시로 토성(土星)의 일주(日主)인데 신왕(身旺)하여 희설(喜泄)하는 식신격(食神格)입니다. 그러나 돌아가신 날은 설기(泄氣)와는 반대로 己丑년 己巳월 戊辰일로 토성(土星)의 연(年), 토왕(土旺)의 월(月), 토성(土盛)의 일진(日辰)이 되어, 토성(土星)이 이중(二重) 삼중(三重)으로 가중(加重)되었습니다. 그분의 기축(己丑)년(2009) 토정비결(土亭秘訣)은 641번 둔지비(屯之比)괘인데, 막힐 둔(屯)자가 매우 좋지 않습니다. 솟아나오는 풀위에 돌맹이가 놓여서 풀이 옆으로 삐쳐나오는 상(象)인데 산길앞이 답답하게 가로 막혔으니 글자의 상형(象形)이 어찌 그리 같았을까요? 산(山)쪽으로 난 오솔길을 올라가다가 부엉이바위에서 왼쪽으로 빗겨서 떨어지는 상(象)이니 참으로 신(神)이 예고(豫告)해준 일이 아니던가요? 그리고 도울 비(比)자는 누구(경호원)의 등에 업혀서 내려오는 상(象)이니 예사 괘가 아닌 것이었습니다.
최근 세월호 참사(慘事)로 뜻하지 않은 횡액(橫厄)에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물을 건느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주역(周易)에는 곳곳에 이섭대천(利涉大川)이란 말이 수시로 보입니다. 아무 괘(卦)를 가지고 물을 건널 수 있는 게 아니고 건널 수 있는 조건(條件)을 갖췄을 때에 이섭대천(利涉大川)이라고 한 것입니다. 예를 들면 수천수(水天需)의 괘사(卦辭)에 [수(需)는 유부(有孚)하여 광형(光亨)하고 정길(貞吉)하니 이섭대천(利涉大川)이니라.]= 수(需)는 믿음이 있어서 빛나고 형통하니 바르고 길(吉)하며 큰내를 건넘이 이로우니라. 그 믿음이 있어야만 건널 수가 있는데 안전함에 대한 믿음을 상실(喪失)한 채로 무리한 항해(航海)를 했으니 사고(事故)가 난 것으로 봅니다. 바로 수(需)괘의 도전괘(倒顚卦)가 천수송(天水訟)괘인데 괘사(卦辭)에 [송(訟)은 유부(有孚)이나 질척(窒惕)하니 중(中)은 길(吉)하고 종(終)은 흉(凶)하니라. 이견대인(利見大人)이요 불리섭대천(不利涉大川)이라.]= 송(訟)은 믿음은 있으나 막혀서 두려움이니 중도(中道)로 함은 길(吉)하나 끝까지 함은 흉(凶)하다. 대인(大人)을 만나봄이 이롭고 큰내를 건넘은 이롭지 못하다고 한 것입니다. 강(江)을 건느거나 바다를 건느는 일은 험난함에 빠지는 걸로 보고 그 믿음이 있어도 막혀서 두려우니 중도(中道)를 지킴은 좋으나 끝까지 항해(航海)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아무런 안전(安全)의 대비(對備)도 없이 그런 불안한 배에 수많은 사람들과 결박하지 않은 화물을 싣고 무슨 바이킹족의 롱쉽(Long Ship)이라고 그 험악한 기상속에 뱅골수로로 들어갔다는 말입니까? 안전할 리가 만무(萬無)합니다. 그래서 주역(周易)의 사대난괘(四大難卦)에는 모두 이 물이 들어가 있는데, 감위수(坎爲水) 수뢰둔(水雷屯) 택수곤(澤水困) 수산건(水山蹇)입니다.
괘상(卦象)은 어떤 상징(象徵)을 암호(暗號)처럼 분화(分化) 현상(現象)하여 구체적으로 어떤 존재(存在)의 공간(空間)을 열고 방향(方向)을 결정(決定)할 수 있게 해줍니다. 구약성서(舊約聖書)의 욥기(The Book of Job) 제28장 28절에 보면, [The fear of God, that is wisdom: and to depart from evil is understanding]: 또 사람에게 이르시기를 신(神: 하느님)을 경외함이 곧 지혜(智慧)요, 악(惡)으로부터 멀어짐이 명철(明哲)이니라고 하였습니다. 하늘을 경외한다는 말은 하늘이 현시(顯示)해준 괘상(卦象)에서 조짐(兆朕: Omen)을 보고 지혜롭게 대처한다는 뜻이라고 하겠습니다.
3. 맺는말
상(象)이 주는 다양한 형태의 변화(變化)는 우리에게 서슴없이 그 뜻을 취하여 행동할 수 있게 해줍니다. 그러나 자칫 그 상(象)에 매달려 속박되면 스스로의 한계(限界)에 갇히게 됩니다. 상(象)의 뜻을 얻었으면 그 상(象)을 버리라는 것입니다. 이에 관하여 처음 언급한 사람은 위(魏)나라의 젊은 천재 왕필(王弼 AD226-249)입니다. 약관의 나이에 왕필(王弼)은 노장(老莊)사상의 영향을 받아들여 무(無)의 철학으로 역주(易註)6권을 저술하여 주역(周易)을 사상서(思想書)로서 더욱 차원(次元)을 높여 심화하였습니다. 자연의 흐름에 거스르지 않고 때에 따라 있을 자리에 있는 처세(處世)의 철학으로 풀이하면서 득의망상(得意亡象)을 주장하였습니다. 상(象)은 뜻(眞理)을 밝히기 위한 수단이므로 뜻이 밝혀졌으면 상(象)을 버린다는 것입니다. 형식(形式)에 사로잡혀 진실을 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버리자는 것입니다. 이렇게 한역(漢易)에서 어지럽게 무성했던 상수(象數)의 폐단을 일소하였는데, 이로써 사람들이 주역(周易)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었고 왕필(王弼)에 대해 [흐리고 괴었던 물이 없어지고 마침내 얼음처럼 차고 맑은 물줄기가 열렸다]고 찬탄하였다고 합니다.
주역(周易)은 우리가 생활에 밀접한 하나의 완성된 철학으로 삼아야 함을 계사전(繫辭傳)上 제이장(第二章)에서 계속하여 일러주고 있습니다. 즉, [시고(是故)로 군자(君子)는 소거이안자(所居而安者)이면 역지서야(易之序也)하고 소락이완자(所樂而玩者)이면 효지사야(爻之辭也)라. 시고(是故)로 군자(君子)는 거즉관기상(居則觀其象)하여 이완기사(而玩其辭)하고 동즉관기변(動則觀其變)하여 이완기점(而玩其占)하나니 시이(是以)로 자천우지(自天祐之)하니 길무불리(吉无不利)라]= 이런 고로 군자(君子)는 거처(居處)에서 편안할 때는 역(易)의 차례를 생각하는 것이며, 그를 즐겁게 여기어 완미(玩味)하는 것은 효(爻)에 붙은 말이다. 그러므로 이상적인 지도자라면 무사평안(無事平安)할 때는 역괘(易卦)의 상징적인 뜻을 생각하고 거기에 적힌 내용(內容)을 완미하며, 일이 생겼을 때에는 역의 변화를 찾아내어 그 점(占)을 친 결과를 깊이 생각하니 이로써 스스로 하늘의 도움을 얻게 된다는 말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평시에는 사상적(思想的)인 교훈(敎訓)으로 주역(周易)을 음미(吟味)하고, 어떤 사건(事件)이 생겼을 때에는 하늘의 뜻에 따르는 행동(行動)의 지침서(指針書)로 그 가르침을 받든다면 불안(不安)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지혜로운 생활의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 마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