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격파괴 피자'의 교훈

[중국사랑]

[Focus] 중국 '가격파괴 피자'의 교훈

프랑스인인 안토니 르꼬레는 지난 1997년 중국 남서부 도시 쿵밍에 피자 가게를 열었다.

그는 여기서 한판에 2.5~5달러짜리 피자를 팔았지만 실패했다.

꼬레는 2년뒤 충칭에 또 다시 피자점을 냈다.

가격은 역시 2.5~5달러로 책정했다.

하지만 1년뒤 가게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었다.

르 꼬레는 2년후인 2001년 중국에서 가장 비싼 도시라는 상하이에 피자 가게를 또 다시 열었다.

이번에는 9인치 짜리 피자한판에 1.2달러를 받았다.

대성공이었다.

그는 지금 피자점 3곳과 피자 배달센터 3곳,제과점 1곳과 뷔페 서비스 업체 1곳을 소유하고 있다.

회사 이름도 '피콜로푸드'로 통일시켰다.

올해 나이 31세인 그는 '상하이 피자점을 오픈한지 3년이 지났지만 손님이 날마다 늘고 있다'며 '경쟁 피자가게가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가격을 대폭 낮춘 전략이 적중했다'고 즐거워했다.

많은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진출하지만 그만큼 성공하기도 힘들다.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마케팅 비용 등은 지속적으로 급증하고 있지만,가격 인하 압박은 더욱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80~90년대 중국 시장에 진출,고가품 판매에 주력했던 외국기업들의 사례를 살펴보자.이들 외국기업들은 술 화장품 등 프리미엄급 상품을 중국 현지 제품보다 2~3배나 높은 가격을 붙여 팔려고 했다.

그러나 이같은 시장은 이내 외국기업들끼리만 경쟁을 벌이는 곳으로 변했다.

얼마되지 않은 수의 중국 소비자들을 놓고 고급품 시장에서 외국기업들만 싸우는 형국이었다.

오히려 가격대를 중저가로 낮췄더니 좀 더 큰 시장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 외국기업들이 많다.

르 꼬레 사장의 경험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의 성공은 맥도날드의 역사를 공부하면서 비롯됐다.

맥도날드가 가격을 낮추면서 상품의 품질과 서비스는 고급화해 햄버거를 많이팔 수 있었다고 한 데서 착안했다.

값비싼 서양음식으로 여겨지던 피자를 저렴한 간식거리로 만들었던 것이 중국소비자들을 유인했다.

중국 소비자들은 가격에만 민감한 게 아니었다.

그들은 선택의 폭도 중시하고있다.

르 꼬레 사장은 '중국인 입맛에 맞는 20개의 메뉴를 개발해 한판에 1.2~4.2달러에 팔았더니 손님들이 매우 좋아했다'며 '한가지 메뉴에 대해 쉽게 싫증을 내는상하이 시민들을 위해 오래된 메뉴는 과감히 없애는 용기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르 꼬레 사장은 요즘 프랑스를 자주 방문한다.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투자자들에게 자신의

피자점 한 곳을 매각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중국 피자 시장에 진입하려는 바로 그 프랑스인 투자자는 큰 실수를 범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틈새시장이 이미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