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이 두려울 땐 관세음보살 찾았죠/심정수

[해인]

“공이 두려울 땐 관세음보살 찾았죠”
- 현대유니콘스 외야수 심정수 불자 -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는 야구경기에서 
홈런은 관중들에게 짜릿함을 느끼도록 하기에 충분하다. 
더욱이 연장전까지 가는 팽팽한 경기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홈런 한방은 그야말로 통쾌함 그 자체다. 

프로야구 선수 심정수〈28〉 
중요한 순간에 한방을 터트린다는 이유로 
사람들은 그를 해결사라 부른다. 
183cm, 100kg의 다부진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그의 놀랄 만한 파워는 팬들을 사로잡는 매력이다.

2000년 10월 한국프로야구 플레이오프 6차전. 
4대4로 팽팽한 승부를 이어가던 
‘두산베어스’와 ‘LG트윈스’의 연장 11회. 
‘딱’ 하는 소리와 함께 터진 ‘두산베어스’ 
5번 타자 심정수의 홈런은 잠실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고 갔다. 
심정수는 이 홈런 한방으로 해결사라는 별명에 걸맞는 
자신의 진가를 팬들에게 유감없이 보여줬으며 
그의 전성기를 예고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팬들에게서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던 심정수는 
그 해 시즌 종료 후 구단으로부터 
‘현대유니콘스’로 옮기라는 통보를 받았다. 
각 구단과 선수들간의 의견대립이 심했던 
‘선수협’ 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것이 원인이 됐다. 

구단의 갑작스런 트레이드 통보는 
94년 고졸 신인으로 ‘OB베어스’에 입단한 이후 
매년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리며 팀의 
중심타자로 자리 매김을 하던 그에게 있어 
최대의 시련을 맞게 했다. 

“처음에는 구단에 섭섭했지만,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고 생각을 바꿨죠. 
이제 새로운 구단과 인연을 맺고 
제 실력을 펼치라는 것이라고 마음을 고쳐먹고 
담담하게 구단의 뜻에 따랐죠.” 

뒤늦게 ‘현대유니콘스’ 팀에 합류한 심정수는 
또 한번의 시련을 겪는다. 
지난해 6월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그는 상대 투수가 던진 공에 맞아 
왼쪽 광대뼈가 함몰하는 골절상을 입었다. 
2001년 프로야구 시즌을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마감할 수도 있는 큰 부상이었다. 

다행히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선수생활은 계속 됐지만, 
그의 재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무엇보다도 야구공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는 것이 중요했다. 

타석에 들어서면 공에 또 맞을까봐 
두려웠던 심정수는 야구공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고등학교 때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다니던 
서울 우이동 정토사를 찾았다. 
절에서 스님의 법문과 참선을 통해 
그의 마음을 정리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는 정토사에서 참선과 관세음보살 정근을 하면서 
스스로 평상심을 찾으려고 끊임없이 노력했다. 
그의 이런 노력은 곧바로 타석에서 결실을 맺었다. 
부상 회복 후 한달 여만에 들어선 타석에서 
그는 결승 투런 홈런을 치면서 화려한 재기에 성공한 것. 

“부처님의 가피라고 생각해요. 
지금도 대웅전에 들어가 부처님께 
108배를 올리고 나면 늘 힘이 솟는 것 같아요”

경기장에 들어서면 사천왕의 부릅뜬 눈처럼 
날카로운 눈빛을 번뜩이는 심정수. 
그의 올 시즌 목표는 전 경기 출장이다. 
그는 “올해는 예전 ‘등번호’인 
32번을 되찾아 기분이 좋다”며 
“실력을 유감 없이 발휘해 팬들의 기대에 
꼭 화답하겠다”고 새해 포부를 밝혔다.

- 권오영 기자 - 

[조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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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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