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의 향기를 따라서 - 수도회 탐방]
살레시오회 (중) 영성
참된 인간 양성위해
‘예방교육·가족정신’ 강조
청소년 사목을 위해 적극 투신했던 요한 보스코 성인의 영성은 젊은이들을 교육하면서 채택되고 체험된 영성이라 할 수 있다. 어린 시절 자신의 경험을 통해 종교 교육의 중요성을 깨달았던 요한 보스코 성인은 젊은이들에게 세상 삶을 위한 실제적인 도움을 주면서 그들을 성화의 길로 이끌기 위해 노력했다.
「예방교육」이라는 영성을 통해 교육사에 크나큰 공헌을 남겼을 뿐 아니라 영성사 안에서 교육 영성이라는 새로운 장을 마련한 요한 보스코 성인은 그리스도를 본받는다는 참된 인간적, 영적 양성을 교육을 목표로 했다.
이성과 종교, 친절한 사랑으로 이루어진 예방교육은 훌륭한 그리스도교 가정에서처럼 그들이 교육받을 수 있는 가족적인 교육환경을 만들고, 형제적 친밀감으로 그들의 삶을 함께 나누며 그들의 마음과 정신을 사로잡기 위해 그들이 사랑한 것을 같이 사랑하는 것이다.
그는 이성으로 젊은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종교로 젊은이들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심어주며, 친절한 사랑으로 그들의 인격을 존중해 하느님과의 사랑을 매일의 삶 안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길 당부했다.
젊은이들과 대화하고 통교하는 힘은 이성에서 비롯된다고 말한 그는 청소년들을 교육하기에 앞서 교육자 자신이 스스로의 성격을 다스리도록 권고했다. 보스코 성인 자신도 그의 급한 성격과 과민함을 온유와 사랑으로 다스리며 젊은이들에게 열린 마음으로 한발짝 다가설 수 있었다. 청소년들을 교육하기 위해 엄청난 인내심을 가졌던 보스코 성인은 자신의 감정을 먼저 다스림으로써 젊은이들이 스스로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을 제공했다. 그는 젊은이들을 꾸짖을 때 화난 목소리나 몸짓을 지녀서도 안되고 마음을 흥분시킨다거나 모욕적인 언사를 내뱉지 말라고 당부하며 이것이 바로 참다운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요한 보스코 신부는 예방교육에 있어 이성과 아울러 신앙생활, 즉 종교의 중요성을 특별히 강조했다.
그는 젊은이들이 하느님을 경외하고 사랑하며 기도하면서 살아간다면 악습 예방은 물론이며 올바른 생활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했다. 또 그는 어릴 적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화해성사와 성체성사는 젊은이들의 영적생활에 힘을 준다고 확신했다. 이 때문에 보스코 성인은 젊은이들의 영혼을 구하기 위해 매일미사, 성체강복, 성체조배 등 조기 신자교육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모신심이 특별했던 그가 예방교육의 세 번째 요소로 언급한 것은 친절한 사랑이다. 이 사랑은 『사랑은 오래 참고 친절합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믿고 바라고 견디어 냅니다』(1고린 13, 4. 7)라는 바오로 사도의 가르침에 토대를 두고 있으며 모든 살레시안은 젊은이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그들에게 사랑받도록 해야한다고 했다.
예방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젊은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그들과 어울리면서 그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존중해주며 그들의 잘못과 연약함까지 이해하는 자애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보스코 성인은 젊은이들의 영혼구원을 위해 매일 미사와 성체조배 때 젊은이들 한명 한명을 기억하며 기도했고 또 신심이 약하고 반항적인 젊은이들을 위해 언제나 기도했다.
요한 보스코 신부는 예방교육과 함께 가족정신을 중요시했다. 그의 교육은 언제나 복음적인 사랑 속에서 자유롭고 즐겁게 행해졌으며 가족적인 분위기를 지향하며 이뤄졌다. 이러한 정신은 오라토리오에서 볼 수 있는 것으로서 요한 보스코 성인은 젊은이들과 협조자들 가운데서 아버지로 살았다. 그는 오라토리오를 대 가정처럼 운영했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그 안에서 보호와 사랑을 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었다.
대장장이, 제화공, 목공일 등을 닥치는 대로했던 그는 훗날 가난한 젊은이들이 겪고 있는 어려운 사정을 깊이 이해하며 도울 수 있게 됐고 직업학교를 세워 그들에게 기술을 습득시켜 사회에 적응하도록 돕고 고무하는 데 원동력이 됐다. 그는 살레시오회원들 뿐 아니라, 그의 젊은이들에게 열심히 일하도록 가르치고 독려했으며 언제나 몸소 그들에게 근면의 모범을 보였다. 그가 생애를 마친 후에도 젊은이들을 가르치는 그의 사명은 끝나지 않았고 그의 동료들이며 분신들인 살레시오 회원들에 의해 전 세계에서 지속되어 왔으며 오늘도 여전히 점점 확대되고 발전하고 있다.
▲ 돈보스꼬 정보센터 전경
[영성의 향기를 따라서 - 수도회 탐방]
살레시오회 (하) 사도직 실천학교·청소년 인터넷 방송 등 운영
인성·기술교육에 앞장
▲ 돈보스꼬 직업학교에서 교육받고 있는 청소년들(사진 위)과
살레시오 교육회관에서 펼친 여름캠프 장면
살레시오회는 1954년 한국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수도회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던 당시 광주대교구장 헨리 대주교에 의해 초청된 이후 오늘날까지 요한 보스코 성인의 예방교육을 전개해 내가고 있다.
초창기 일본에서 활동 중이던 선교사들이 한국으로 파견돼 살레시안 교육을 펼쳐나갔으며 89년 광주 일곡동으로 이전한 살레시오 중고등학교는 현재까지 2만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57년 노기남 대주교의 초청으로 서울 도림동성당의 사목과 운영을 맡았던 살레시오회는 63년 도림동성당 관할지역인 대림동에 근로청소년들을 위한 기숙사와 신학원을 설립했고 구로공업단지를 관장하는 구로3동에 본당을 신설, 운영했다.
요한 보스코 성인이 그러했던 것처럼 살레시오회는 더 가난하고 어려운 청소년들을 위해 1970년 서울 영등포구 신길6동에 돈보스코 직업학교를 설립, 젊은이들에게 기계기술을 가르치고 공단지역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사회, 문화, 교육을 실시했다. 아울러 살레시오회는 가톨릭노동청년회나 소년원 사목활동도 함께 펼쳐나갔다. 이같은 교육을 통해 살레시안들은 청소년들이 사회생활에 필요한 책임감 및 자립정신을 갖게하고, 개인적으로는 사랑을 나눠주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왔다.
또 청소년들의 인성교육을 위한 수련회 활동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작한 살레시오회는 80년 전남 영광군 해변 청소년 캠프장 마련을 비롯,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 살레시오 교육회관을 설립했다. 입시위주의 교육현실 속에서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돕고자 시작된 살레시오교육회관의 프로그램들은 청소년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을 뿐 아니라 교육적 가치가 높이 평가돼 전국적으로 확산, 실시됐다.
서울, 대전, 충남, 강원도 등지에서 교육회관, 수련원을 운영하고 있는 살레시오회는 각각 지역마다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운용, 청소년들의 필요에 따라 교육회관과 수련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서울 교육회관에서는 인성교육, 리더쉽, 자원봉사학생교육, 가족피정 등을 실시하고 있고, 대전에서는 음악, 역할극, 명상 등 상호학습과 체험학습 위주의 교육을 전개하고 있다.
오라토리오라는 공동체를 이루며 가족애와 사랑을 실천해온 살레시오회는 결손가정 청소년들을 위한 소규모 복지시설인 「나눔의 집」을 85년부터 시작, 현재 서울과 광주, 대전, 춘천에서 20여개의 소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청소년들의 매스컴 교육에 선두적인 역할을 하고있는 살레시오회는 94년 돈보스코정보문화센터를 설립해 출판, 영상 및 컴퓨터 등 첨단분야의 청소년교육을 펼치고 있으며 일선 사목자들을 대상으로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청소년 이해를 넓혀주는 「청소년사목전문학교」도 실시하고 있다. 미디어교육부, 문화교육부, 인터넷기획부 등으로 구성된 정보문화센터는 매년 청소년창작영화제를 개최해 청소년들의 방송제작교육을 체험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방학을 이용해 전국을 순회하면서 영상캠프를 전개하고 있다. 67년부터 근로 청소년들의 야학 및 문화강좌를 제공하기 위해 시작된 교육부는 지역 청소년들과 주민들의 문화활동 및 취미생활을 도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해오고 있다. 현재 양질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 문화센터는 컴퓨터 교실을 포함해 영어, 논술, 만화, 연극, 과학교실, 바이올린 등 17개 과목이 개설돼 있으며 성인들을 위해 영어, 일어회화, 핸드니트, 퀼트, 손바닥정원 들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독자적인 서버 구축으로 포털사이트(www.ibosco.net)를 운영하고 있는 살레시오회는 다양한 청소년교육사업을 온라인으로 연결해 시너지 효과를 얻어내고 있으며 청소년인터넷방송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도 80년부터 아프리카 등지에 선교사를 파견해온 살레시오회는 96년 중국 연길지역을 한국관구의 선교지로 선정, 2년 뒤 현지에 공업기술고등학교를 세워 중국 청소년들에게 기술교육을 통한 복음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99년 한국진출 45년만에 정식관구로 승격된 살레시오회는 한국에서는 108명(수련자 포함)의 성직·수도자들이 요한 보스코 신부의 정신을 실현, 공동체를 꾸려가고 있으며 전세계에서는 1만7000여명의 수도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2001 가톨릭 신문
이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