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집값이 강북권만 뛴 줄 알았는데 서부지역도 꽤 많이 올랐네.”
올 들어 서울 강부권 집값이 크게 뛰고 있지만 강서권도 요즘 아파트값 상승세가 장난이 아니다. 강서권 중에서도 금천·구로·강서구 등 그 동안 집값 소외지역이었던 곳에서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금천·구로·강서구 등은 서울 외곽에 위치하다 보니 그 동안 아파트값도 다른 지역에 비해 낮게 형성됐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많이 바꿨다. 요즘 이들 지역 집값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이다. 구로구 개봉동 N공인 관계자는 “이곳 중소형 아파트값이 한 달 새 2000만원 이상 뛰었지만 매물이 귀하다”고 전했다.
강서권 집값 상승세 “장난 아니네”
중앙일보조인스랜드와 한국부동산정보협회에 따르면 구로구 아파트값은 올 들어 5.01% 올랐다. 서울 남서쪽 끝동네인 금천구는 이 보다 상승세가 더 뚜렷하다. 올 들어 무려 9.63%나 뛴 것이다. 같은 기간 서울지역 평균 아파트값 상승률(3.84%)을 크게 웃돈다.
한달 전과 비교하면 상승세는 더 두드러진다. 구로구는 한달 새 아파트값이 2.53% 올랐다. 금천구는 3.98% 뛰었다. 영등포구와 강서구도 한달 전보다 각각 2.41%, 2.06% 올랐다. 더구나 강서지역 아파트 값이 3.3㎡당 평균 1000만원 선을 웃돌고 있어 앞으로도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구로구와 금천구는 그동안 서울에서 손꼽히는 저평가 지역 중 하나였다. “집값이 미쳤다”고 아우성칠 정도로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급등했던 2006년에도 이들 지역은 시세 움직임이 적었던 곳이다. 아직도 3.3㎡당 매매가가 1000만원을 밑도는 아파트가 적지 않다. 공장 지대 밀집지역으로 주거 환경이 열악하다는 인식이 강하게 작용한 때문이다.
매입 문의 꾸준하나 매물 달려
그런데 요즘 이 곳 주택시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금천구의 경우 구도심 개발의 핵심사업인 독산동의 육군도하부대 이전 호재로 최근 아파트값이 뛰고 있다. 도하부대 부지는 내년 부대 이전 후 주거·업무·행정·문화 기능을 갖춘 복합타운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금천구 독산동 반석공인 관계자는 “아파트 매입 문의는 꾸준하지만 매물이 달린다”고 전했다.
2005년 3차 뉴타운으로 지정된 시흥 뉴타운 개발 기대감도 적지 않다. 시흥 뉴타운 사업지와 인접한 벽산아파트값은 올 들어 3000만원 이상 올랐다. 시흥동 한 공인중개사는 “매수세는 꾸준해 호가가 오르고 있지만 매물이 없어 거래는 뜸한 편”이라고 말했다.
인근 구로구와 영등포구 등 인근 지역도 집값도 들썩인다. 구로구 구로동 구로두산 66㎡는 1억8000만~2억1000만원을 호가한다. 한달 전보다 1000만원 가량 오른 것이다. 구로구 고척동 M공인 관계자는 “인근 금천지역 집값이 뛰자 이 곳 집주인도 가격 상승 기대감에 호가를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영등포구와 강서구 일대도 아파트값 상승세가 뚜렷하다. 인근 금천·구로구 집값 상승 영향도 있지만 자체 개발 재료도 가격을 끌어올리는 데 한몫한다. 영등포구 당산동 삼성래미안공인 관계자는 “지하철 9호선 개통(내년 6월)이 다가오면서 역세권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꿈틀댄다”고 전했다. 지하철 9호선 개통으로 기존 5호선과 함께 더블 역세권을 형성하는 양평동 일대도 매수세 몰리고 있다.
그 동안 교통호재에 따른 가격 선 반영이 이뤄졌는 데도 젊은 신혼부부 및 직장 수요가 많다는 게 현지 부동산중개업계의 설명이다. 양평동5가에 위치한 한신 82㎡ 2억8000만~3억2000만원 선으로 이달 들어 1000만원 가량이 올랐다.
강서구의 경우 마곡지구 개발과 함께 9호선 개통 호재를 업고 소형 아파트값 오름세가 뚜렷하다. 내발산동 일번지공인 김대용 사장은 “매물이 바닥나 거래는 뜸하다”고 전했다. 방화동 도시개발1단지(장미) 56㎡는 일주일 새 500만원 가량 올라 1억5000만~1억7500만원 선을 호가한다.
서울시의 뉴타운 지정 유보 방침에도 불구하고 개발 기대감을 안고 있는 화곡동에서도 매물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화곡동 화곡공인 관계자는 “학군 수요에 지하철 9호선 개통과 뉴타운 개발 호재로 매물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