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연구소
중앙일보 머니랩이 연금과 노후로 걱정 많은 직장인을 위해 [연금연구소]를 연재합니다. 앞으로 연재할 [연금연구소] 기사는 Q&A 형태로 진행됩니다. 연금에 대한 50여 개의 질문에 스스로 답을 해보세요. 나의 노후가 얼마나 준비돼 있는지 진단해볼 수 있을 겁니다. 그 다음 연금 전문가의 의견을 참고해보세요. 연재 기사를 모두 읽은 다음에는 막연하기만 했던 연금 계획의 윤곽이 드러나도록 돕는 게 이번 연금 시리즈의 목표입니다.
[연금연구소] 1~4회에서는 연금을 왜 준비해야 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금융투자 상품을 선택해야 하는지, 어떻게 수령하는 게 좋을지 살펴봤습니다. 연금 투자 방법과 수령 방법에 따라 내 노후가 달라진다는 걸 확인했는데요. [연금연구소] 5회에서는 그동안 다룬 내용을 토대로 계좌 개설부터 연금에 투자하는 방법을 다뤄보겠습니다. 100세까지 연금을 받으려면 얼마의 은퇴 자금이 필요한지부터 점검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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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연금투자의 첫 단계는 무엇인가요.
우선 첫 단계는 내 연금 현황부터 점검하는 겁니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바로가기)에 가입하면 ▶국민연금 ▶퇴직연금(DC형·IRP) ▶개인연금 등의 가입 현황을 모두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에서는 회사에서 관리해 주는 확정급여형(DB형) 퇴직연금과 내 집으로 받는 주택연금 등은 지원하지 않아 이 부분은 별도로 더해줘야 합니다.
두 번째 단계는 목표 금액 설정입니다. 우선 노후에 월 생활비로 어느 정도를 써야 할지 계산해 봐야 합니다. 통상 노후 적정 생활비는 은퇴 전 소득의 70%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이를 소득대체율이라고 하는데요. 예컨대 현재 월 생활비로 500만원 정도를 쓰고 있다면 은퇴 후에는 350만원 정도가 적정 생활비입니다. 참고로 국민연금에서 2022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60대 부부의 적정 생활비는 288만8000원, 최소 생활비는 207만1000원입니다. 다만 서울의 적정 생활비 수준은 330만1000원으로 지역과 소득수준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47. 월 목표 금액을 330만원으로 정했습니다. 노후 자금이 얼마나 필요할까요.
정확한 계산을 위해 물가상승률과 투자수익률 등을 기반으로 미래에 필요한 액수를 현재 가치로 환산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래 연금 계획을 세울 때 이렇게 복잡한 방법으로 필요 연금액을 구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합니다.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가 소개하는 건 ‘25배 법칙’입니다. 은퇴 첫해 생활비에 25를 곱하면 목표 은퇴 자금을 구할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은퇴 첫해 노후 자금의 4%를 인출하고 이후에는 매년 물가상승률만큼 인출액을 늘릴 경우 평생 은퇴 자금의 고갈 없이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4% 인출 법칙’에서 나온 계산 식입니다.
월 330만원이 목표인 경우 필요 노후 자금은 9억9000만원(330만원×12개월×25) 수준입니다. 김 상무는 “물가상승률과 투자수익률이 같다고 계산한 뒤 연 생활비에 연금 수령 예상 기간을 곱하는 것만으로도 필요 자금을 계산해볼 수 있다”며 “연금 성격상 물가상승률과 재무 환경 변화에 따라 필요 액수가 달라질 수밖에 없는 만큼 정확한 액수를 구하기보다 대략적인 계획을 세운 뒤 꾸준히 실천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48. 은퇴 전까지 대략 10억원이 필요한데 마련할 수 있을까요.
우선 앞서 구한 액수에서 국민연금 수령액을 제외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국민연금 예상 수령액은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이나 국민연금 노후준비 사이트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개인별로 편차가 큰 만큼 평균 액수를 통해 계산해 보겠습니다. 지난해 3월 기준 부부합산 평균 국민연금 수령액은 90만원 수준이었습니다. 앞서 정한 월 생활비 330만원에서 국민연금 수령액 90만원을 뺀 240만원을 개인이 마련해야 합니다. 이 경우 필요 연금액은 9억9000만원에서 7억2000만원(240만원×12개월×25)으로 줄어듭니다.
직장인이라면 퇴직연금 수령액을 한 번 더 빼줘야 하는데요. 퇴직연금을 연금 형식으로 수령한 계좌의 평균 수령액은 2021년 기준 1억8858만원입니다. 해당 액수를 제외하면 5억3142만원의 액수가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5억3000만원가량을 마련하려면 매년 얼마씩 적립해야 할까요. 복리를 주는 적금에 넣었다고 가정하면 연평균 투자수익률 5%로 20년간 매달 128만원을 적립해야 하는 액수입니다. 연금계좌의 소득공제 한도(연간 900만원, 월 75만원)에 맞추려면 27년가량이 소요됩니다. 투자 수익을 높이고, 일찍부터 연금을 준비하는 게 답일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아래 그래픽은 수익률별 연금수령액의 차이인데, 수익률에 따라 수령액이 크게 달라진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부족하다면 보유 자산을 연금화하고 납입액을 늘릴 수밖에 없습니다. 보유 주택의 다운사이징과 주택연금을 이용해 현금흐름을 만드는 방법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연금연구소 1회(기사보기)를 참조하시면 됩니다.
차준홍 기자
49. 그렇다면 연금 투자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우선 퇴직연금(DC형·IRP)과 개인연금을 잘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DC형은 회사가 근로자의 퇴직연금 계좌에 납입한 부담금을 개인이 어떻게 굴리는지에 따라 받을 수 있는 퇴직연금 액수가 달라지는데요. 2021년 말 기준 DC형 퇴직연금 중 79.3%가 원리금 보장형으로 운용되고 있습니다. 10년 연 환산 수익률은 2.35% 수준입니다. 퇴직연금 수익을 위해서는 주식 등 실적 배당 상품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연금을 불리기 위해서는 개인형 IRP 계좌와 연금저축펀드계좌부터 개설해야 합니다. 개인형 IRP 계좌를 개설할 때는 수수료를 살펴야 합니다. IRP 계좌에는 운용관리 수수료와 자산관리수수료가 붙게 됩니다. 연간 1%가 안 되는 수수료지만 규모가 크고 운용 기간이 긴 퇴직연금 계좌의 경우 수수료 부담이 만만치 않습니다.
아래 그래픽은 금융감독원이 2022년 산출한 수수료 비교표입니다. 10년간 수수료 부담이 0원에서 최대 410만원까지 불어납니다. 다행히 최근에는 비대면 개설의 경우 수수료를 면제해 주는 금융회사가 많아졌습니다. 증권사는 비대면 개설 시 대부분 수수료가 없습니다.
개인연금 계좌는 연금저축펀드와 연금저축보험으로 나뉩니다. 연금저축보험은 보험사에서 약정된 이율을 제공하는 원리금 보장형 상품입니다. 연금저축펀드는 증권사와 은행에서 개설할 수 있습니다.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가 가능합니다. 연금저축펀드는 IRP 계좌처럼 관리 수수료는 부과되지 않는 만큼, 거래할 수 있는 ETF와 펀드가 얼마나 다양한지를 따져 계좌를 개설할 금융사를 고르면 됩니다. 은행보다는 증권사가 상품 선택 폭이 넓습니다. 다만 연금저축펀드 계좌도 ETF 매매 수수료 등 거래 비용은 발생합니다.
차준홍 기자
50. 은행에 개설한 IRP 계좌를 증권사로 옮기고 싶어요.
증권사로 연금저축 계좌를 옮기려면 우선 해당 증권사에 계좌를 개설해야 합니다. 계좌를 개설한 뒤 계약 이전을 신청해야 하는데요. ‘타사 IRP 가져오기’ ‘타사 연금 가져오기’ 등의 메뉴에서 신청하면 됩니다. 계약 이전을 신청한 뒤에는 기존에 연금계좌를 운영하던 금융사에서 확인 전화를 받은 뒤 계좌 이전을 할 수 있습니다. IRP 계좌와 연금저축 계좌 적립금은 다른 금융회사로 옮겨도 그동안 받은 세제 혜택은 유지됩니다.
다만 유의할 점은 그동안 투자했던 상품을 현금화한 뒤 옮기게 되는 것이죠. 정기예금에 가입했다면 중도 해지인 만큼 이자를 제대로 챙기지 못할 수 있고, 펀드 투자 중이었다면 손실이 확정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금리가 높은 예금의 경우 만기 시점을 기다리는 등 손실이 가장 적은 타이밍을 골라 이전하는 것이 좋습니다.
51. 연금저축 계좌에서는 어떤 상품에 투자해야 하죠.
우선 연금 투자의 원칙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전문가가 한결같이 강조하는 원칙은 분산투자입니다. 서로 영향이 덜한 자산군, 투자 지역을 골라 투자를 하는 방법이죠. 특정 시장과 업종에 따라오는 위험을 분산해 한 번에 큰 손실을 볼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두 번째 원칙은 연금 수령 시기가 되면 주식의 비중을 낮추는 겁니다. 주식은 수익률이 높은 대신 변동성, 리스크가 큰 자산입니다. 은퇴까지 시간이 많이 남은 시기에는 주식 비중을 높게 유지해도 리스크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적립식 투자인 만큼 꾸준히 사다 보면 평균매입단가가 낮아져 주가가 다시 상승할 때 원금을 빠르게 회복하고 추가 수익도 누릴 수 있어서죠. 다만 은퇴 연령에 근접하면 문제가 달라집니다. 추가로 납입하는 금액은 점점 줄어드는 반면, 이미 쌓인 돈은 많아 주가가 하락할 경우 목돈이 그대로 손실에 노출될 수 있죠.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뱅가드가 운영하는 연금 상품인 타깃데이트펀드(TDF)의 경우 40대까지는 주식 비중을 90%로 가져가다 이후 서서히 낮춰 은퇴 시기(65세)에는 50%로 낮춘 뒤 해당 자금을 인출하는 시기(72세)에는 주식 비중을 30%까지 줄입니다. 대신 국채 등 변동성이 낮은 자산으로 바꾸는 방법이죠.
52. 분산투자를 어떻게 하면 되나요.
다양한 자산군이나 투자 지역으로 펀드와 ETF를 나눠서 매수를 진행하면 됩니다.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는 홍춘욱 프리즘 투자자문 대표가 추천하는 ‘탈무드 투자법’이 있습니다. 한국 주식과 미국 국채, 미국 리츠에 투자금의 3분의 1씩 나누는 방법입니다. 탈무드 투자법을 실제 ETF로 적용해 보면 한국 주식은 코스피200을 기초지수로 한 ‘KODEX200’과 ‘TIGER 200’ 등을 매수하고, 미국 국채는 ‘TIGER미국채10년선물’ ‘KODEX미국채10년선물’ 등을 사들이면 됩니다.
아래 그래픽은 퀀트투자 전문가인 강환국 작가가 추천하는 포트폴리오를 ETF로 구성한 예시입니다. 이렇게 분산투자를 할 경우 연 단위 혹은 월 단위로 리밸런싱해야 합니다. 예컨대 각각 50%씩의 비중으로 매달 매수하더라도 자산 가격 변화에 따라 포트폴리오 비중이 40%이나 60%로 변동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때 오른 자산을 팔고 내린 자산을 사들여 애초 비중인 50%, 50%를 맞추는 방법입니다. 증권사마다 투자자 위험 성향에 따른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만큼 이를 참고하거나 국민연금 등 글로벌 연기금의 자산 배분을 참조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신재민 기자
53. 분산 투자나 리밸런싱을 직접 하기 어렵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자산운용사에 수수료를 내는 대신 분산투자를 대신 해주는 금융상품에 투자하면 됩니다. 특정 시기를 목표로 자산을 배분하는 타깃데이트펀드(TDF·Target Date Fund), 투자 성향에 따라 주식과 채권 등 자산 배분을 해주는 타깃리스크펀드(TRF·Target Risk Fund) 등이 대표적입니다. 다양한 ETF를 통한 분산 투자를 내건 EMP(ETF managed portfolio) 펀드도 있습니다.
이 중 연금용 투자 상품으로 최근 각광받는 건 TDF입니다. TDF는 은퇴 시점이 비슷한 투자자를 모아 그룹화한 뒤 이들의 생애 주기에 맞춰 자산을 배분하는 펀드입니다. 예컨대 TDF2045의 경우 2045년을 전후로 은퇴하는 투자자들을 모은 뒤 이에 맞춰 자산 배분을 해주는데요. 은퇴까지 20년이 남은 현재 시점에는 주식 비중을 70~80% 수준으로 유지한 후 은퇴 시점이 다가올수록 주식 비중을 점차 줄이는 방식으로 운용됩니다. 이런 자산 배분은 자산운용사가 미리 정해둔 ‘글라이드 패스(Glide Path)’에 맞춰 진행됩니다.
54. 어떤 TDF를 고르면 되나요.
은퇴 시점에 맞게 자산 배분이 이뤄지는 만큼 기본은 은퇴 시점과 유사한 시기를 목표 시점(빈티지)으로 삼는 TDF를 택하면 됩니다. 2030년에 은퇴를 할 예정인 투자자는 TDF2030을, 2045년이 은퇴 시점인 투자자는 TDF2045를 택하면 됩니다. 그렇다면 2043년 같이 애매한 시점에 은퇴하는 가입자는 어떻게 할까요. 정답은 없지만, 은퇴와 동시에 연금 인출을 시작하거나 조금 더 보수적인 투자를 원하는 가입자는 TDF2040을 그렇지 않다면 TDF2045를 택하는 게 좋다고 합니다.
투자자가 은퇴할 것으로 예상하는 해로 목표 시점인 빈티지를 택했다면 어떤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TDF에 투자할지 정하면 됩니다. 통상의 금융상품처럼 장기간 수익률이 높고 변동성이 낮은 TDF를 고르면 됩니다. TDF는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다양한 펀드와 ETF에 투자합니다. 펀드 선정이나 환헤지 여부 등에 따라 운용사별로 수익률과 변동성의 차이가 크게 나타납니다. [연금연구소 2회]에서는 TDF 빈티지별 최근 3년간 수익률이 좋은 상품을 골라봤습니다(기사보기).
이번 [연금연구소 5회]에서는 은퇴 시점이 임박한 투자자가 고를 만한 TDF2025와 은퇴 시점이 20년가량 남은 30~40대가 투자할 만한 TDF2045만 소개하겠습니다. 두 빈티지에서 공통으로 이름은 올린 건 미래에셋전략배분과 NH-Amundi하나로, 한화LifePlus입니다. 같은 자산운용사의 TDF가 빈티지와 무관하게 좋은 성과를 내는 이유는 TDF가 플랫폼 구조로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A자산운용사의 TDF는 모두 B, C, D의 펀드에 투자를 하되 빈티지에 따라 투자 비중만 조절하는 방법입니다. TDF2045 투자자가 2025, 2030 등 은퇴 시기가 임박한 TDF의 운용 성과를 잘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차준홍 기자
55. TDF 수익률만 보고 정하면 되나요.
TDF는 연금상품인 만큼 수익률 외에 변동성도 눈여겨봐야 합니다. 이런 변동성을 확인할 수 있는 게 샤프지수입니다. 샤프지수가 높을수록 변동성이 낮고 투자 시점과 무관하게 좋은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밖에 주식 가격 등 자산 가격이 하락한 시기에 TDF가 고점 대비 어느 정도 하락했는지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통상 시장 가격이 정점에서 바닥까지 하락한 정도를 보여주는 최대 낙폭(MDD·Maximum Drawdown)을 활용합니다. 위의 그래픽에서는 MDD 대신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주식과 채권 가격이 동반 하락한 기간이 포함된 2년 수익률을 보면 좋습니다. 하락 폭이 작을수록 은퇴 기간 내 자산을 지켜줄 가능성이 높은 건데요. NH-Amundi하나로의 성과가 좋았습니다.
수수료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다양한 펀드와 ETF에 투자하는 만큼 자산운용사가 가져가는 보수 외에 각종 거래 비용을 더한 합성 총보수를 확인해야 합니다. 합성 총보수는 투자설명서를 통해 확인이 가능합니다.
TDF도 금융상품인 만큼 과거의 성과가 현재의 성과를 담보하지는 못합니다. 이미 편입한 자산 가격이 많이 올라 향후 상승 폭이 제한될 수도 있죠. 이럴 경우 추천하는 방식이 TDF 분산 투자입니다. 같은 빈티지에서 좋은 성적을 낸 TDF 2~3개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변동성을 더 줄이는 방법입니다.
56. 은퇴 시기가 코앞인데 투자할 만한 상품이 있을까요.
은퇴 시기가 다가올 경우 채권 비중이 높은 TDF2025 등을 고려할 만한데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부사장으로 퇴직한 후 연금전문가로 활동 중인 장덕진 연금금융 박사는 “연금 인출 시기까지 시간이 남았다면 주식 비중이 40% 이하인 채권을 중심으로 운용되는 TDF2025 상품 투자를 추천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원금 손실이 걱정된다면 은퇴 후 당장 쓸 5년은 원리금 보장상품에 넣고, 5년 이후에 필요한 자금만 TDF2025 등 금융상품에 투자해 운용 수익을 높이는 걸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습니다.
차준홍 기자
57. 저는 미국 주식에만 100% 투자하고 싶은데 괜찮은가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와 나스닥 등 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투자하는 투자자도 많습니다. 실제 투자 성과도 좋은 편입니다.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ETF인 ‘SPDR S&P500 ETF 트러스트’(SPY)가 상장된 1994년 1월에 1만 달러를 투자했을 경우 올해 5월까지 투자금은 15만3000달러로 15배로 불어났습니다. 연평균 수익률은 9.72%로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최대 낙폭을 보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는데요. 세계 금융위기인 2007년 11월~2009년 3월 SPY의 기록한 MDD는 -50.8%였습니다. 하락 폭을 만회한 건 2012년 3월로 3년1개월이 걸렸습니다. 이 밖에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19.43%) 때와 2000년 닷컴 버블(-44.71%) 등에도 하락 폭이 컸습니다. 위의 그래픽은 TDF와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MSCI) 등의 최근 수익률을 나타내는 그래픽입니다. MSCI의 수익률이 훨씬 높지만 하락 폭은 더 큰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장덕진 박사는 “적립식 투자 효과를 고려할 경우 은퇴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면 S&P500 등 한 종목에 투자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은퇴 시기가 다가오면 분산 투자를 시작해야 한다”며 “연금은 결국 목적자금에 도달하는 게 가장 중요한 목표인 만큼 여유가 있다면 원리금 보장상품에만 투자하거나 연금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무방하다”고 말했습니다.
58. 연금 수령은 어떻게 하나요.
연금 수령은 가입자의 연령이 만 55세 이상이 되고, 해당 계좌의 가입 기간이 5년이 지났다면 신청할 수 있습니다. 해당 금융회사에 연금 수령 개시일, 수령 주기, 수령 금액을 지정해 연금개시신청서를 제출하면 됩니다. 참고로 ETF의 경우 자동 매도가 불가능해 보유 종목을 직접 매도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수령액을 정하는 방법은 여러 전략이 있는데요. 대표적인 인출 전략은 앞서 설명한 4% 룰이 있습니다. 자세한 인출 전략은 [연금연구소 4회](기사보기)를 참조하면 좋습니다. 연금 계좌가 1개라면 세율이 낮은 순으로 정해둔 금액을 인출해 줍니다. 다만 여러 계좌로 나뉘어 있을 경우 세금이 적은 계좌부터 인출해야 하는데요. ①세액공제를 받지 않는 추가적립금→②퇴직금→③세액공제를 받은 연금저축과 운용수익 등의 순입니다.
김영옥 기자
59. 연금에도 세금을 부과하나요.
연금은 모을 때는 세금을 내지 않지만 받을 때는 세금을 내야 합니다. 연간 연금 수령 한도 내에서는 3.3~5.5%를 부과합니다. 연금 수령 한도 계산법은 위의 그래픽을 참고하면 됩니다. 다만 소득공제를 받지 않고 쌓아둔 연금 금액은 별도의 세금을 내지 않습니다. 연금 수령 한도를 초과해 금액도 인출이 가능하지만 세금을 더 내야 합니다.
세금 관련해 하나 더 기억해야 할 액수는 ‘1200만원’입니다. 국민연금을 제외한 개인연금과 퇴직연금 운용수익으로만 연 1200만원이 넘는 금액을 연금으로 수령할 경우 종합과세 대상이 됩니다. 이때 해당 연금 소득을 전부를 다른 소득과 합산해 종합소득세율(6.6~49.5%)로 과세합니다. 예컨대 연 1300만원을 수령했을 경우 초과분인 100만원만 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되는 게 아니라 1300만원 전체가 종합과세 대상이 됩니다. 다만 연금으로 1200만원 이상을 받으려면 쌓아둬야 할 액수가 꽤 많은 데다, 여유로운 노후 생활 등을 고려했을 때는 종합과세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전문가도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