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제목 미정 25
복면인이 기절한 일행을 데리고 사라진 현장은 괴괴한 어둠에 잠겼다. 하지만 곧 정적은 깨졌다. 화폭(畵幅)에 담긴 정물처럼 흔들림이 없던 자리에 처음부터 그곳에 있었던 듯 불쑥 사람의 신형이 나타났다. 나타난 사람은 무심한 표정으로 복면인이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다 신형을 움직였다.
어둠과 동화되어 육안으로는 확인도 잘 안될 정도의 고요한 움직임이었지만 복면인이 사라진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 는 장대한 신형의 넓은 뒷등은 그가 누구인지를 알 수 있게 했다.
한이었다.
한의 신형이 현장에서 사라진 후 이십 여분이 지났을 때 숲의 정적은 들릴 듯 말 듯 나직하게 부스럭거리는 소음과 함께 다시 한 번 깨졌다.
조심스럽게 현장에 나타난 사람은 4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허름한 회색 양복차림의 사내였다. 사내는 평범한 외모에 왜소한 체구여서 사람들 틈에 섞여 있으면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존재감이 희박했다. 하지만 지금 사내의 두 눈은 먹이를 발견한 매의 눈처럼 날카롭게 바닥을 훑어보고 있었다. 외모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눈길이었다.
"귀한 물건을 버리고 간 걸 보니 실패했나 보군."
사내는 호주머니에서 작은 집게같은 물건을 꺼냈다. 그는 그 집게로 바닥에 떨어져 있던 가느다란 암기를 집어 들어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혼잣말을 뇌까렸다. 잠시 골똘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 있던 사내는 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핸드폰의 덮개를 열고 단축번호를 누르려고 하던 사내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사내의 이마에 식은땀이 배어 나왔다. 오랜 세월 동안 잘 단련된 그의 동물적인 육감이 강렬한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사내의 얼굴은 어둠속에서도 확연하게 보일 정도로 파리하게 변했다.
그는 천천히 뒤로 돌아섰다. 긴장으로 굳어진 그의 몸놀림은 평소와 같은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뒤에서 밀려들고 있는 살기가 그의 심령을 압박할 만큼 짙었기 때문이다.
뒤로 돌아선 사내는 자신에게서 이미터 정도 거리를 두고 서 있는 자신 또래의 평범해 보이는 중년인을 볼 수 있었다. 홀연히 나타난 중년인은 안경까지 쓰고 있어서 이 자리의 분위기와는 물과 기름처럼 어울리지 않았다.
"누구요?"
"저승사자"
쓰고 있는 안경을 손을 들어 슬쩍 치켜올린 중년인의 입에서 나온 대답은 다른 장소에서였다면 실소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몸에 맞지 않는 옷을 걸친 것처럼 왠지 어울리지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대답을 들은 회색 양복 차림의 사내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꼴깍거리며 침을 삼키고 말았다. 말을 한 후 빙긋 미소를 짓는 중년인의 얼굴에서 무서운 살의를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내는 대명회의 서울지회내에서 정보수집력과 더불어 임기응변에도 일가견이 있다고 인정을 받고 있었지만 지금은 아무런 대응방법을 생각해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마치 뱀을 앞에 둔 개구리처럼 주눅이 들어 머릿속이 하얗게 비 워진 상태였다.
그것은 그가 능력이 없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의 앞에 서 있는 중년인은 그와 차원이 다른 능력을 가진 사람이었던 것이다. 중년인의 전신에서 일어난 산악과도 같은 기세가 사내를 이미 제압한 상태였다. 그 기세는 고대로부터 전승되는 무예로부터 유래된 것이어서 평범한 사람이 의지로 이겨낸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었다. 그 때문에 사내는 중년인에게 저항한다는 생각자체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안경 너머로 보이는 중년인의 두 눈은 흑백이 뚜렷하고 맑았지만 어딘지 어둠이 느껴지는 눈길이었다. 하지만 사내는 중년인의 눈에서 그것을 느낄 틈이 없었다. 그의 뇌리에는 어떻게든 이 자리를 벗어나야한다는 절박함만이 가득차 있었다.
식은땀을 흘리며 이리저리 눈동자를 굴리고 있는 사내를 바라보는 중년인의
눈길에서 감정이 사라졌다. 그의 두 눈은 유리알처럼 무색투명할 뿐이었다. 그런 눈길로 사내의 반응을 지켜보던 중년인의 입이 열렸다.
"네가 능력이 있음을 탓해라."
라소리가 끝남과 함께 중년인의 신형이 꺼지듯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중년인의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사내도 움직이려 했다. 중년인의 기세로 보아 이 자리를 피하지 못한다면 자신의 목숨을 보존하지 못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내는 단 한 걸음도 떼지 못했다.
중년인이 움직인 속도는 사내의 반응속도를 굼벵이처럼 느껴지게 만들 정도로 빨랐던 것이다.
".......흐윽"
사내는 목에서 전해지는 중년인의 손길을 느끼고 공포로 발버둥치려 했다. 단 한 걸음으로 사내와의 거리를 좁히며 그 목을 손아귀에 쥔 중년인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와 함께 그의 손아귀에 쇠라도 우그러뜨릴 힘이 집중되었다.
"우두둑"
목이 부러지는 소름끼치는 소리와 함께 중년인의 손에 목이 잡혀 있던 사내의 몸이 축 늘어졌다. 중년인은 경추가 부러지며 즉사한 사내를 조심스럽게 땅에 내려놓았다.
차갑게 식어가는 사내를 지켜보던 중년인의 무심하던 두 눈에 씁쓸한 기색이 잠깐 스쳐 지나갔다.
"퍼석"
시신의 손에 들려있던 핸드폰이 중년인의 손아귀에서 산산조각으로 부서졌다.
핸드폰은 금속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는데도 마치 두부가 으깨지는 듯 했다. 부서진 핸드폰의 파편들을 등에 매고 있던 크지 않은 가방에 던지듯 집어넣은 중 년인의 시선이 바닥을 훑기 시작했다.
"저 아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점점 추측하기가 어렵다. 왜 사형은 내가 저 아이와 만나는 것을 막고 계신지...... 이제는 서로 힘을 합쳐야할 시점이 되었는데....."
중년인은 곤혹스러운 음성으로 중얼거리며 양손에 검은 장갑을 꼈다. 그는 바닥에 떨어져 있는 암기와 땅속에 묻혀있는 발사장치를 조심스럽지만 빠른 손길로 거두어 등에 맨 가방에 집어넣었다. 수직으로 솟아올랐던 암기들은 그 힘을 잃고 바닥에 떨어져 있었고, 발사장치들은 정교하면서 크기가 작아 중년인이 수거해 모은 분량은 그렇게 크지 않았다.
손에 들린 발사장치를 보던 중년인은 무언가를 깨달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자들은 그 아이를 높게 평가하면서도 아직 그 아이의 본신 능력을 제대로 알고 있지는 못하구나. 발사장치의 소음을 줄인다고 줄였지만 소음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했군. 그 아이가 몸을 피한 것은 발사장치의 미세한 격발음을 듣고 서였어.'
중년인은 한을 향해 총탄에 비견될만한 속도로 발사되던 암기를 보는 순간 심장이 내려앉을 정도로 놀랐었다. 그리고 그것을 무사히 피한 한을 보고는 더욱 놀랐다. 암기가 날던 속도는 한이 익힌 소요유운보를 최상으로 펼친다고 해도 피하기 어려운 것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의문은 없었다. 지금 그 자신이 암기의 발사장치를 눈으로 확인하고 나자 한이 어떻게 그것을 피할 수 있었는지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일이분 정도가 지났을까 작업이 끝난 듯 중년인은 몸을 일으키더니 시신으로 변한 사내를 어깨에 걸쳤다. 중년인의 모습은 곧 숲속에서 사라졌다.
아치형 숲길에 도착한 복면인은 쓰고 있던 복면을 벗었다. 복면인은 30대 중반의 인상이 날카로운 자였다. 그는 쓰러져 있던 자들 중 그나마 상처가 가벼운 자들을 추슬러 정신을 차리게 했다. 네 명 정도가 비틀거리면서도 간신히 몸을 일으키자 사내는 그들을 독려해 정신을 잃고 있는 자들을 어깨에 걸쳐매게 하고는 숲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한은 사내들의 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몸을 숨기고 있던 6-7미터 나무의 정상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어차피 거리가 멀리 떨어진다고 해도 복면인 일행의 걸음으로 그를 벗어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호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어 번호를 눌렀다.
"왜?"
"용문산으로 추적에 능한 두 명만 보내라"
"무슨 일인데?"
김석준이었다.
"암습이 있었다. 일본인들인데 어디로 가는지, 누구와 접촉하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왜놈? 왜놈이 왜 너를 습격해?"
놀라움과 의혹이 어우러진 음성이었다.
"그럴 일이 있어."
"알았다. 어디로 보내면 돼냐?"
"보낼 사람 정해지면 그들 연락처를 알려 줘. 내가 그들에게 연락하겠다."
"알았다."
핸드폰을 끈 한의 신형이 나무위에서 바람처럼 솟구쳤다. 어둠을 배경으로 나무의 정상을 밟으며 전진하는 그의 신형 은 마치 한 마리의 커다란 새를 보는 듯했다.
"똑똑"
사무실의 문이 열리며 이창영이 들어서자 남국현은 책상위에 펼쳐놓고 보고 있던 서류에서 시선을 뗐다. 이창영의 얼굴을 응시하던 그의 눈에 의아한 기색이 떠올랐다.
이창영의 얼굴에서 곤혹스러운 빛을 읽어냈기 때문이다. 이창영의 표정에서 저런 빛을 발견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남국현은 잘 알고 있었다.
"무슨 일인가?"
"사장님. 일본지회에서 보내 온 자들을 추적하던 정보원의 행적이 사라졌습니다."
이창영의 대답을 들은 남국현의 이마에 굵은 주름이 잡혔다. 그는 이창영의 말이 무슨 뜻인지 바로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이다.
"임한과 그들이 부딪쳤군."
"그런 것 같습니다."
"정보원에게 근접 감시를 하지 말라는 주의를 주지 않은 건가?"
"그렇지 않습니다. 사장님. 충분한 주의를 주었습니다."
이창영의 음성이 낮게 가라앉았다. 한형규의 저택에 머물던 일본인들의 추적을 담당한 자는 서울지부에서도 그 능력을 인정받던 자였다. 게다가 임한의 능력에 대해서는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교육을 받은 자였다. 그런 자가 실수로 상대에게 종적을 발각당할 가능성은 대단히 낮았다.
이창영은 속으로 침음성을 삼켰다. 임한이라는 자는 정말 예측불허였다. 그자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중 그의 예상대로 되었던 일은 거의 없었다.
"마지막으로 연락을 받았던 것이 언제인가?"
"그는 여섯 시간마다 정기적으로 연락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의 연락을 받았던 것은 다섯 시간 전이었는데 장소는 수원이었습니다."
"그의 행적이 사라졌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나?"
"그가 소지하고 있던 핸드폰에는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GPS(위성추적시스템) 장치가 부착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5 분전 그 시스템이 작동불능상태가 되었습니다."
남국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마지막으로 신호가 뜬 장소가 어딘지는 파악되었나?"
"양평입니다. 용문산 부근으로 파악되는데 정확한 위치는 가서 확인을 해보아야합니다."
"수원에서 임한의 행적을 놓치고, 그를 찾던 중에 용문산에서 우리 정보원의 행적이 사라졌다 이거로군. 결국 일본인들의 행적도 놓치고 말이야. 한형규의 집에 머물고 있는 일본인 우두머리의 움직임은 어떤가?"
"그자도 방금 전 한형규의 집을 떠났다고 합니다."
"연락을 받은 거로군."
"그렇게 추측됩니다."
이창영의 음성은 곤혹스러움, 그 자체였다.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임한의 행동패턴을 어느 정도 파악했다고 스스로 자신하고 있었다. 그가 파악한 임한은 회의 정보원을 납치하거나 제거할 인물이 아니었다.
회의 중요한 정보원이라고 해도 그가 아는 것은 한정되어 있었다. 회는 철저한 점조직이고 수뇌부가 아닌 하부 조직 원이 아는 것은 극히 미미했다. 이준형을 제거하고 문진혁과 그 수하들을 철저하게 다루었던 임한이 그런 사실을 모를 리가 없었다. 그런 임한이 정보원에게 손을 댈 리가 없다고 그는 믿었다.
임한이 정보원에게 손을 대려고 마음을 먹었다면 수원에서 암약하는 회의 정보원들은 씨가 말랐어야 했다. 임한의 주변에 있는 자들이 작정한다면 수원에서 움직이는 회의 정보원들을, 전체는 어렵겠지만 일부를 파악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고 임한이 그들을 지금까지 그냥 두었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 임한이 이제와서 정보원을 손댈 리는 없다고 믿었기에 그는 일본인들을 추적하던 정보원의 증발에 더 곤혹스러 워하고 있었다.
"그들의 정체가 일본의 전설적인 닌자들인 신월류(神月流)일 것이라고 하지
않았었나?"
"확실합니다. 신월류는 일본지회가 일본내에 뿌리를 내릴 때 가장 힘들게 제거했던 자들이라고 들었었는데 일본지회 에서 제거한 것이 아니라 흡수했던 것 같습니다."
"신월류라...... 다께다가 꽤 쓸만한 패를 쓰긴 했는데....."
"회의 힘을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는 최고의 패라고 생각됩니다."
"그렇지. 그러나 우리 정보원이 사라지고 한형규의 저택에 있던 자가 그 직후에 움직였다면 신월류는 실패한 것이라고 보아야할 것이다. 이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남국현의 질문을 받은 이창영이 잠시 숨을 고르는 듯 하더니 입을 열어 대답했다.
"수원에서 임한의 주변을 지키던 자들은 능력 있는 자들이긴 하지만 상대하기 불가능할 정도의 자들은 아닙니다. 신월류를 추적하던 저희 정보원은 그들보다 나으면 나았지 절대 못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임한이 직접 우리 정보원에게 손을 썼다고는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임한의 지금까지의 행동을 보아서도 그렇고, 저희 정보원이 임한에게 행적을 노출당했을 가능성도 적습니다. 임한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다해도 행적을 노출당할만큼 그 정보원이 무능하지는 않습니다. 임한의 주변에 있는 누군가가 저희 정보원의 행적을 발견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합리적입니다. 신월류가 실패한 것이 확실시되는 지금 그의 주변에 있는 자가 수원에 있는 자들보다 뛰어나다는 뜻으로 해석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우려하던 배후인가?"
"지금 단정적으로 말씀드리는 것은 시기상조이긴 하지만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창영의 대답을 들은 남국현이 생각에 잠겼다. 사무실의 정적은 잠시 후 입을 연 남국현에 의해 깨졌다.
"자네는 수원에 있는 임한의 조직과 실제 임한의 배후는 다를 것이라고 분석했었다. 그것은 아직도 유효한가?"
"그렇습니다. 수원에 있는 자들의 감시망은 거미줄처럼 촘촘하고 개개인의 능력도 꽤 쓸만하지만 그들의 정보망은 전 무님들 정도의 능력을 전혀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 것입니다. 그것은 임한이 그들에게 전무님들에 대비한 어떤 훈련도 시키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임한이 바보가 아닌 이상 전무님들을 상대할 다른 어떤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아야합니다. 그의 주변에 있는 조직은 이원화 되어 있는 것이 확실합니다."
"그럼 지금 양평에 있는 임한의 주변에는 대단한 능력자들이 있다고 생각해야 되겠군."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께다에게 연락하게"
"예?"
느닷없이 남국현의 입에서 다께다의 이름이 나오자 이창영은 자신도 모르게
반문했다. 남국현의 눈길이 차가워졌다.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이창영이 고개를 숙였다. 남국현은 나직하게 혀를 차고는 이창영의 실수를 못본척 넘어갔다. 이창영이 지금 발생한 상황에 속으로 무척 당황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닌자들중에 얼마나 살아남았는지 모르지만 그들과 한형규의 집에서 나온 자들을 바로 일본으로 부르라고. 그들이 다시 한형규의 집으로 돌아가거나 접촉한다면 임한의 촉수에 걸릴 수도 있어. 그들은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지만 한형규는 보호해야 돼. 일본지회와 한형규가 연결되어 있는 것이 임한에게 발견된다면 우리도 안전하지 못해."
"알겠습니다. 사장님."
남국현이 무엇을 우려하고 있는지 눈치 챈 이창영은 깊숙이 고개를 숙이며 대답하고는 사무실을 나갔다. 이창영의 모습이 사라지자 남국현은 핸드폰을 꺼냈다. 윤찬경에게 보고해야할 사안이 생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