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현구의 '추억 하나 사진 둘' 145
<으름꽃>
오가향의 '너나들이 길'을 걸으니 바람결에 향긋한 꽃향기가 전해져 온다. 이렇게 그윽하고 고급적인 향기가 어디서 나오는 걸까? 한참을 길가에 서서 냄새를 따라 살폈는데 울타리에 핀 으름꽃에서 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으름꽃은 향기도 좋지만 아기자기한 꽃모양이 너무 아름답고 재미나게 생겼다.
연보라 진보라 연분홍 진자주빛이 서로 어우러진 조화로움이다.
으름꽃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수술이 5개인데 꼭 보석같이 보인다. 으름꽃에 푹 빠져서 한참을 눈에 담았다.
앙증맞은 꽃이 초록색과 너무 잘 어울린다. 그냥 바라만 봐도 눈이 즐겁고 편안한 꽃이다. 연보라의 꽃에서 뿜어져 나오는 향기는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으름덩굴은 서로 엉켜 나무나 울타리를 타고 올라간다. 울타리를 따라 자생한 오가향의 으름은 매년 아내가 가지를 정리해 준다. 그런데 으름덩굴에서 이렇게 예쁜 꽃이 피는 줄 몰랐다.
가을이면 열매도 달리는데 속살이 하얗고, 씨가 많이 들어 있지만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이 난다. 올해도 으름 맛은 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