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시즌이 종료되었지만 선수들은 국내와 해외에서 지금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고 있다. 올 한해를 뒤돌아보며 부족했던 부분을 집중 점검하는 각팀의 마무리 훈련 현장을 스케치했다. < 편집자주>
★삼성★
[대구-경산서 청백전 위주]
한국시리즈 우승과 코나미컵 폐막에 따른 느슨함은 없다. 삼성은 18일부터 대구구장과 경산볼파크를 오가며 11월말까지 훈련을 실시한다. 훈련은 청백전 위주로 진행되며 신진급들이 대세를 이루지만 부상이 아니라면 고참선수들도 합류해야 한다. 3일 훈련과 하루 휴식 일정으로 진행된다. 삼성은 타팀에 비해 한달 이상 오래 실전 경기를 치러온 탓에 러닝과 웨이트 트레이닝 등으로 선수들의 체력 보강에 힘을 기울일 방침이다. 삼성은 올해 성적이 좋았던 만큼 기량 향상을 위한 몸부림 보다는 한결 여유로운 가운데서 분위기 좋게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신인 선수들은 혹독한 겨울을 나게 될 전망. 오승환 권오준 등이 마무리 훈련에서의 강도 높은 조련을 통해 성장한 것처럼 차우찬, 김상수 등의 새내기들에게는 고교 때는 경험할 수 없었던 강도 높은 훈련 스케줄이 짜여져 있다.
○두산○
[주전급 제외'잠실구장 달린다]
주전급은 자율훈련, 나머지 40여명은 잠실구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실전 위주의 강도 높은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7시간 동안 이어진다. 지난 2주간 청백전 6게임을 치렀다. 내년 시즌 일부 선수들의 군 입대로 전력 약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3년차 이하의 젊은 선수들을 집중 조련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두산은 롯데와 부산 사직구장에서 합동훈련을 했다. 주전 선수 중 주장인 홍성흔이 훈련을 자청했고, 문희성도 함께 호흡하고 있다. 이달 말부터 투수와 포수는 별도 일정을 소화한다. 오는 21일 김명제와 서동환 등 유망주 20여명이 태국으로 출발한다. 윤석환 1군 투수코치, 김태형 1군 배터리 코치의 지도 하에 20여일간 담금질 한다.
○SK○
[젊은피 기본기 훈련-테스트 겸해]
SK는 15일 보름여간의 태국 전지훈련을 마치고 입국하자마자 휴식없이 곧장 남해 캠프로 이동했다. 코칭스태프의 의지와 훈련 강도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남해캠프는 신진급 선수들의 기본기 훈련, 기량 발전 등에 초점을 맞춰 11월말까지 진행한다. 하루 훈련은 오전 9시30분 웜업으로 시작해 오후 4시30분~5시쯤 종료된다. 이진영 김태균 등 일부 주전급 선수들도 캠프 합류를 자청했다. 캠프 기간 중 롯데와의 두차례 연습경기가 예정돼 있다. 훈련은 신인 선수들의 테스트도 겸해 열린다. 김민재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기존 이대수와 신인 홍명찬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 기간 오릭스 버팔로스 내야수 출신 일본인 선수 시오타니 가즈히코(31)도 테스트를 받을 예정이다.
○한화○
[새내기 기량 테스트 중점 훈련]
2단계로 나눠서 마무리훈련을 하고 있다. 국내훈련과 일본 나가사키훈련이다. 지난달 21일부터 5일까지 대전구장에서 자율훈련을 가진 이후 37명의 선수가 7일부터 이달말까지 나가사키에서 마무리훈련에 들어갔다. 자율인 만큼 고참급 선수와 올 시즌 많은 경기 출전으로 잔부상이 남은 송진우 정민철 정병희(이상 투수) 김태균 이범호 조원우(이상 타자) 등은 팀훈련에서 제외됐다. 마무리훈련의 포인트는 새내기 선수들의 기량 테스트이다. 한화는 내년 마운드 보강에 큰 힘이 될 신인 투수 유원상 류현진 등과 타자 연경흠 등의 선수파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 올 시즌 한국 무대에 데뷔한 조성민도 내년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체력보강 훈련 등을 위주로 했고, 실전 피칭과 자체 청백전을 계획대로 끝마치고 귀국하게 된다.
○롯데○
[체력 단련 중심 '주6일 구슬땀']
강병철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영입한 롯데는 훈련강도가 남다르다. 지난달엔 '4일 훈련-1일 휴식'으로 진행됐지만 11월 한달간은 '주6일 훈련'이다. 쉬는 날은 일요일 뿐이다. 남은 열흘간의 훈련 일정 중 LG(1차례), SK(2차례)와의 연습경기가 마산구장에서 예정돼 있다. 기본기를 중시하는 강감독은 러닝, 웨이트트레이닝 등 체력훈련의 비중을 크게 높였다. 선수들은 "집에 가면 곧바로 곯아떨어진다"며 빡빡한 훈련 스케줄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즉시전력감 신인들이 대거 입단해 투수진은 물론 내,외야 모두 포지션 경쟁이 치열하다. 1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호주 전지훈련 참가자 명단에 포함되기 위해서 이를 악물고 뛴다. 간판타자 이대호는 지난달 6일부터 경남 양산 통도사에서 체중감량 훈련에 전념하고 있다.
○LG○
[진주-서울캠프 운영…20일 종료]
마무리 훈련을 가장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LG다. 진주에서는 마해영 서용빈 등 일부 고참급 선수들과 신인급 선수들이 체력훈련과 기술훈련을 병행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서울에서 '특별관리군'이란 이름으로 명상 훈련, 요가 등을 실시한 이병규 박용택 등은 지난 16일부터 진주 캠프로 하나 둘 모여들고 있다. 10월 중순부터 훈련을 시작한 LG는 20일 종료를 목표로 훈련을 진행 중이다. 주간 훈련 일정도 4일 훈련, 하루 휴식으로 통상 3일 훈련, 하루 휴식을 취하는 타팀에 비해 강도가 높다. 또한 밤 10시까지 야간훈련을 의무적으로 소화해야 한다. 주차장 등을 이용해 타자들은 스윙 연습을, 투수들은 섀도 피칭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LG는 새로 부임한 이정훈 타격 코치와 최계훈 투수 코치 가 선수들과 함께 뛰며 호흡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대○
[플로리다서'기본기 익히기'전념]
지난달 20일부터 플로리다 브래든턴에서 마무리 훈련을 하고 있는 현대의 컨셉트는 '기본기 익히기'다. 야수들의 경우 베이스러닝과 중계 플레이, 런다운 플레이, 히트 앤 런 등을 집중적으로 연습하고 있다. 투수들은 투구시 기본 동작과 상대 타자의 번트시 효과적인 대응방법 등을 집중 연마 중이다. 지난시즌 챔피언 현대는 올해 7위에 그쳤고, 김재박 감독은 "기본기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기본이 엉성한 야수들의 잦은 실책으로 제대로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패하기 일쑤였던 것. 김재박 감독이 시즌 막바지 잦은 실책과 관련, "마무리 훈련때 두고 보자"고 엄포를 놓았던 것처럼 브래든턴의 훈련 스케줄은 타이트하기 이를데 없다. 오전 9시부터 밤 8시30분까지의 강행군이다. 김감독은 특히 강정호 황재균 조용훈 유재신 등 신인들의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오는 28일 귀국할 예정.
○기아○
[남해서 9일 훈련 1일 휴식 강행군]
기아의 마무리 훈련은 새로운 출발과 그에 걸맞은 지옥훈련으로 요약된다. 서정환 신임감독은 지휘봉을 잡자마자 지난달 5일부터 남해에 캠프를 차리고 9일 훈련-1일 휴식의 강행군을 시작했다. 창단 이후 가장 강도높은 마무리 훈련이었다. 예외도 없었다. 주전 중에서는 FA 계약 문제로 장성호와 이종범만 빠졌을 뿐 대부분이 입에 단내가 날 정도로 땀을 많이 흘렸다. 서감독은 "신임 코칭스태프와 선수들간의 호흡도 잘 맞았고, 올시즌 악몽을 잊고 자신감을 얻은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40일간의 남해 지옥 훈련은 시작일 뿐이다. 이틀 휴식 후 16일부터 이달 말까지 광주에서 체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마무리 훈련을 계속하며 한달 후에는 미국 플로리다에 스프링캠프를 차리고 본격적인 시즌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