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닷컴]참숯 직화 방식으로 풍미가 일품인 ‘가연생고기’
↑ [조선닷컴]‘잰부닥’은 직화의 풍미를 고스란히 전달해주는 극세 불판을 사용한다.
↑ [조선닷컴]갈치속젓이나 저염도 함초 소금에 찍어먹는 고기는 그 맛을 배가시킨다.
↑ [조선닷컴]모든 식사메뉴에는 공깃밥이 아닌 구수한 솥밥이 제공된다.
지금 전국의 명소마다 상춘객들로 붐비고 있다. 화창한 날씨 때문인지 만물들이 하나 둘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서서히 드러내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나들이에 다소 방해가 되는 훼방꾼이 이 맘 때면 꼭 나타나는데 바로 황사다. 하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나쁜 소식이 있으면 좋은 소식도 있는 법. 바로 돼지고기의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아니 웬 뜬금없이 돼지고기 소비가 무슨 좋은 소식이냐라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알다시피 요즘 돼지고기 시세가 말이 아니다. 가격 폭락으로 양돈농가의 피해액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러 도산의 위기까지 몰린 농가들이 많다고 한다. 그런데 황사로 인해 호흡기에 쌓인 먼지와 중금속 등을 배출하는데 돼지고기가 효과가 있다는 소문 때문인지 서서히 소비량이 증가하고 있고 상춘객의 증가 또한 판매량이 늘어나는데 일조하고 있다.
농민들 이마의 주름살이 펴지기에는 무리겠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돼지고기 못지않게 소고기도 좋아한다. 하지만 소고기의 경우 옛날에는 없어서는 안될 아주 귀한 노동력이었기 때문에 함부로 잡지 않았다. 하지만 돼지고기는 그야말로 오직 고기를 얻기 위해 키우는 가축이었다. 물론 이슬람교에서는 돼지고기를 먹는 것을 금기시하지만, 전 세계 돼지고기 소비량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돼지고기를 유난히 좋아하는 중국인들과 그에 못지않게 우리나라 사람들의 돼지고기 소비 또한 만만치 않다. 길거리를 나가보라. 한 집 건너 하나씩 만나게 되는 만만한 음식점이 돼지고기를 메뉴로 하는 집들이다.
돼지고기는 그 부위에 따라 목살, 항정살, 가브리살, 삼겹살, 갈매기살, 갈비, 사태, 앞다리, 뒷다리 등 다양하게 나뉜다. 그 중에서도 무한 사랑을 받는 것은 당연히 삼겹살과 돼지갈비이다. 그 외에도 항정살, 갈매기살, 가브리살 등을 주로 판매하는 전문점들도 있고, 부속물들만 모아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하는 실비집들도 더러 있다. 돼지고기는 각 부위별로 특징이 있는데 먼저 등심과 안심 부위는 연하고 지방이 적어서 주로 스테이크, 돈가스, 꼬치구이, 탕수육에 많이 쓰인다. 앞다리나 뒷다리는 다소 거칠고 색도 진한 편이지만 지방이 적다. 불고기, 찌개, 수육, 보쌈 용도로 많이 쓰인다.
그리고 특수부위라 해서 마니아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는 갈매기살은 힘살이 많아 쫄깃하며 식감이 탁월한 탓에 구이 용도로 많이 쓰인다. 갈비야 뭐 범국민적 외식 메뉴이니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듯한데 육질이 쫄깃하며 풍미가 좋고 지방이 조금 있는 편이나 감칠맛이 있어서 구이나 찜 용도로 많이 쓰인다. 목살은 여러 근육과 적당한 지방층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풍미가 좋고 육질이 부드럽다. 최근에는 삼겹살의 아성에 강력한 도전자로 부상했다. 그렇다면 삼겹살은 어떠한가? 삼겹살은 지방과 살이 번갈아 있어 고소하면서 짙은맛이 난다. 이른바 돼지의 뱃살로서 맛이 고소하고 부드러워서 대중적인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부위이다.
삼겹살은 원래 우리말 어법에 맞지 않은 말이다. 우리말은 '두겹' ' 세겹'이란 말을 쓰지 '이겹' '삼겹'이라는 말을 자주 쓰지 않는다. 그래서 예전에는 '삼겹살'이 아니라 '세겹살'이라는 말이 쓰이기도 했다는데 왠지 상당히 어색하다. 아무튼 삼겹살이 보편화되면서 1990년대 중반 국어사전에 정식으로 그 이름이 등록됐다고 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삼겹살을 가장 맛있는 부위로 둔갑시킨 것은 장사수완이 좋기로 유명한 개성사람들이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돼지고기 가운데에서도 가장 인기 없는 비계 정도로만 인식되었던 고기를 비계와 살이 골고루 섞이도록 육질을 개량한 것이다. 아무튼 이렇게 맛있는 삼겹살을 먹게 해준 개성상인들이 고맙다.
사실 전국 어디를 가든 삼겹살과 목살 등을 취급하는 고깃집이 널리고 널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맛있게 제대로 하는 고깃집을 찾을라치면 찾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고기의 맛을 결정하는 것은 원육이 물론 중요하겠지만 그 외에도 숙성 정도, 그릴링, 위생, 서비스 등 여러 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그런 점에서 언제 가더라도 실망하지 않을 그런 돼지고기 구이집을 찾아가 보자.
먼저 철산역 1번 출구 부근에 있는 <맛찬들왕소금구이>는 3.5cm 두께의 고기로 유명하다. 엄청난 두께에 과연 제대로 익을까 하는 걱정은 그야말로 기우에 불과하다. 고기를 이렇게 두껍게 하는 이유는 육즙의 손실을 최대한 억제하면서 고기 본연의 맛을 느끼게 하기 위함인데 2주 이상 숙성과정을 통해 구수한 맛과 부드러운 식감을 제공한다. 게다가 거의 1대 1 서비스를 지향하기에 최상의 상태로 고기를 먹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다음은 인천 왕길동에 위치한 <가연생고기>이다. 참숯직화 방식으로 삼겹살과 목살이 맛있는 집이다. 주인장이 육류 전문 조리장 출신으로 고기를 고르는 안목이 탁월하여 항상 최상의 고기를 내놓는다. 이미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인정하는 맛집으로 소문이 나 있는데 서비스로 제공되는 돼지껍데기도 맛있고 식사로 제공되는 토하젓 비빔밥 또한 별미다.
하남에 위치한 <흑돈연가>도 주목할 만하다. 동네 주택가에 위치한 아주 조그만 가게인데 지리산 흑돼지를 사용한다. 지리산 흑돼지 목살을 스테이크 스타일로 제공해서 타 고깃집과 차별화하고 있는데 고객들의 반응이 아주 뜨겁다. 특히 서비스로 제공되는 김치찌개는 그 양이나 맛에서 아주 탁월하여 손님들의 반응이 뜨겁다.
마지막으로 소개하고 싶은 집은 양재역 4번 출구 부근에 위치한 <잰부닥>이다. 마치 모래 속에서 숨은 진주를 발견한 느낌이었다. 이름만으로는 도대체 이자카야인지 아니면 치킨집인지 알아차리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바깥에 걸린 현수막을 보고 이내 알아차리게 되었는데 무쇠솥밥과 직화구이를 전문으로 하는 고깃집이었다. '잰부닥' 이라는 이름이 낯설어서 물어봤더니 '잰부닥' 은 전라도 방언으로 마당에서 피우는 모닥불을 뜻한다고 했다. 그러니까 마치 시골집 마당에서 구워먹는 듯한 푸근한 맛과 인심으로 고객을 모시겠다는 그 바람이 상호에 반영된듯 했다. 상호에 얽인 이야기를 듣고 보니 '잰부닥'이라는 이름이 참 친근하게 느껴졌다.
이집은 질 좋은 참숯 직화를 지향하고 있었다. 먼저 빨려들 것 같은 아름다운 색깔의 질 좋은 참숯이 식탁에 놓였다. 그리고 우리가 주문한 삼겹살과 목살이 식탁에 놓여졌다. 석쇠는 요즘 유행하는 극세 불판을 사용하는데, 극세 불판의 경우 고기가 구워지는 시간이 비교적 빠르고 불판 세척이 용이해서 과다한 세제 사용을 줄이기 때문에 위생적으로도 청결해 손님들로부터 환영을 받고 있다. 또한 참숯의 원적외선과 숯향을 그대로 받아들여 고기가 안팎으로 골고루 익을 뿐 아니라 불에 직접 구워먹는 듯한 직화구이의 풍미를 입안으로 고스란히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먼저 삼겹살부터 올려보았다. 한눈에 보기에도 질 좋아 보이는 고기였는데 두께는 1.5cm 정도였다. 요즘 3~4cm에 육박하는 두꺼운 고기로 승부하는 집들도 더러 있는데 그런 집들에 비해서는 얇은 편이지만 여느 집들에 비해서는 그래도 두꺼운 편이다. 어쩌면 가장 알맞게 느껴지는 두께가 아닌가 싶다.
그럼 돼지고기를 제대로 즐겨보자. 먼저 참숯화로에 생고기를 올리고 훈연을 통해 고기를 은은하게 익힌다. 이 때 주의할 점은 너무 바싹 익히게 되면 고유한 풍미를 느끼기 어렵다. 노릇한 색을 띄면서 촉촉하게 육즙이 올라오면 짭조름한 갈치속젓에 찍어서 먹어보자.
제주도 등지에서는 일반화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십여 년 전부터 수도권에서도 갈치속젓 등에 돼지고기를 찍어먹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인천의 어느 유명 고깃집에서 유행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더욱 강한 풍미를 느끼게 해준다. 아니면 저염도 함초 소금을 고기에 살짝 가미해 쫄깃한 육질과 고소한 풍미를 동시에 만끽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음은 목살로 넘어가보자. 목살, 목등심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우며 최근에 가장 고급 부위로까지 부상하고 있는데 연하고 감칠맛 나는 것이 일품이다. 거기에 쌀, 김치, 사골, 돼지고기, 한우 등심 등 주요 식재료는 모두 국내산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도 반가운 일이다. 반찬은 남도식과 서울식의 혼합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특히 물김치처럼 담아낸 갓김치는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고소한 풍미에 취해가며 맛있게 먹고 난 후 마지막은 무쇠 솥밥에 지은 구수한 밥으로 뱃속을 든든하게 채우고 누룽지탕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콘셉트 역시 맘에 들었다. 면류를 제외한 모든 식사메뉴에는 무쇠 솥밥이 제공되었는데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구수한 가마솥밥을 한 숟가락 떠서 입에 넣는 순간 미안한 이야기지만 집밥보다 맛있다는 구호가 허풍이 아니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의외로 밥을 소홀히 취급하는 음식점들이 많다. 거기에 공기밥 추가를 외치면 어김없이 추가 계산되는 집들이 허다한데 공기밥 추가 비용은 별도로 받지 않는다고 하니 그 넉넉한 인심이 참으로 반갑다.
삼겹살이나 목살은 그야말로 국민 육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앞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정말 맛있는 집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건 아마도 과거보다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소비자가 원하는 맛의 수준도 높아진 것이 아닌가 싶다. 품질 좋은 고기를 먹고 싶다. 최적의 그릴링으로 육즙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고소하고도 담백한 고기를 제공해주는 고깃집을 찾아가고 싶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뿌연 황사가 나타난다. 황사에는 각종 공해 물질이 뒤섞여 있으며 미세먼지 속에는 기관지염이나 천식을 유발하는 다양한 이물질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럴 때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있는 돼지고기를 먹고 몸에 남아있는 노폐물도 제거하고 하루 종일 쌓인 피로도 말끔히 씻어주는 건 어떨까 싶다.
- <가연생고기> 인천시 서구 봉수대로 1440번 안길 24-9 032) 565-7732
- <맛찬들왕소금구이> 광명시 철산동 382 다인빌딩 1층 02) 2617-4600
- <흑돈연가> 하남시 신장2동 387-21 031) 796-0087
- <잰부닥> 서울시 강남구 도곡동 954-13번지 호성빌딩 1층(양재역 4번 출구)
02) 577-1435
첫댓글 잘봤어요
으~
잘 보고 갑니다~~
잘봤어요
잘보고갑니다
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