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lican Brief. 1993년 작. 141분. 국내엔 1994년 2월 수입, 개봉됐다.
감독 알란 J 파큘라, 출연 줄리아 로버츠, 덴젤 워싱턴.
그 흔한 몸싸움 하나 없이 긴장감이나 몰입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작품이다. 그렇다고 해서 의외의 반전이나 상상을 뛰어넘는 비약으로 사건을 전개할 것이라는 예단도 그야말로 '비약'이다.
보통 사람들도 상상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긴장감있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고전적 스타일- 미스터리 스릴러 전문인 알란 J 파큘라 감독과 존 그리샴 원작자의 완벽한 조합에서 가능한 일이다. 거기에다 한창때의 줄리아 로버츠, 덴젤 워싱턴의 싱싱한 연기가 금상첨화격이다.
영화는 두 명의 대법관의 의문의 죽음에서부터 시작한다. 법학도인 다비(줄리아 로버츠)는 이 사건과 관련해 나름대로의 조사보고서를 작성, 연인인 법학과 교수에게 건네주고, 이 교수는 이 보고서를 FBI 친구에게 수사 의뢰한다. 이 과정에 교수는 자동차 폭발사고로 죽고, 다비는 괴한의 추적에 죽을 고비를 맞는다. 견디다 못한 다비는 연인이 평소 알려줬던 신문사 기자 그레이 그랜섬(덴젤 워싱턴)에게 도움을 요청, 둘은 천신만고 끝에 '펠리칸 브리프'를 발표하면서 얽히고 설킨 정치적 음모를 밝혀내는데 성공한다.
다비가 작성한 '펠리칸 브리프'는 "펠리칸의 멸종을 막기 위해 환경단체가 제기한 석유 채굴 금지 소송이 살인사건의 배후와 관련있다"는 추측 보고서이다.
# 감독 Alan J. Pakula는 1928년 폴란드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예일대 졸업. 1971년 제인 폰다에게 오스카상을 안겨준 <콜 걸>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대통령의 음모>(76) <소피의 선택>(82) <해리슨 포드의 의혹>(90) <네 이웃의 아내를 탐하지 마라>(92) <펠리칸 브리프>(93) <데빌스 오운>(97) 등 스릴러 전문 감독으로 군림했다. 특히 <소피의 선택>은 메릴 스트립을 스타 반열에 올려놓은 작품이기도 하다. 1998년 뉴욕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사했다.
# 원작자 John Ray Grisham(55년생)은 변호사 출신 소설가로 유명하다. 법정 스릴러란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을 듣는다. 주로 정재계나 법조계 등 이른바 '힘있는' 화이트 칼러 범죄를 소재로 다룬다. 1989년 <타임 투 킬>로 데뷔했다. 작품으로는 <타임 투 킬>을 비롯해 <런어웨이> <레인 메이커> <의뢰인> <야망의 함정> 등이며 대부분 영화화 또는 TV 드라마로 소개됐다.
# 소설 원작에 나오는 러브 신이 영화에선 삭제돼 논란이 됐다. 이유인즉슨, 백인 여배우와 흑인 남자배우의 러브 신을 금기시하는 할리우드의 불문율 때문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