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섬진강 댐 슬픈 연가
떠나 갑니다
떠나 갑니다
당신을 남겨 두고
나는 떠나 갑니다
영롱한 아침 이슬이 되어
달빛 타고 별빛을 따라
섬진강 댐 당신을 보러
무서운 햇살을 거부 했습니다
강변 산골 작은 풀잎에
맺혀 있는 초롱한 이슬이 되어
보고 싶은 당신을 이쁜 당신을
수만리 길을 걸어 찾아 왔습니다
금빛 나는 햇살에 당신 곁을
떠나야 하는 아침 이슬 같은
서러운 맘 슬픈 맘을 감춘체
나의 운명은 떠나 갔습니다
밤이면 찾아 오는 이슬 방울 되어
낮이면 떠나 가는 이슬 방울 되어
당신 곁을 지키지 못하고 울면서
섬진강 댐 사는 당신을 멀리 했습니다
떠나 갑니다
떠나 갑니다
당신을 가슴에 담아 두고
나는 떠나 갑니다
산벚꽃 피어 나는 어느 봄날에
당신을 보러 남녘 땅을 비키어
터벅 터벅 갈재를 넘고 넘어
맨 먼저 섬진강 댐을 보았습니다
꽃잎이 날리듯이 내맘은 하냥
좋아서 섬진집을 지나 신작로를
마구 뛰어 심장이 터지도록
당신을 향해 질주를 했습니다
나의 매마른 입술로 휘날리는
섬진강 댐 산골의 산벚꽃이
하양 나비가 되어 어루 만져 주고
가슴으로 파고 들며 애원 했습니다
여기 한 소녀가 산머루 같은 눈망울로
밤마다 별을 보며 강가에 앉아
임을 기다리는 연서를 띄우고
노래를 부르면서 눈물을 흘리노라고
떠나 갑니다
떠나 갑니다
당신을 큰 별에 새겨 두고
나는 떠나 갑니다
찔레꽃 밤꽃 설토화가 구슬프게
피어 나는 섬진강 댐 강변 산골에서
산밭에 무성한 찰진 찰옥수수를 따
강가의 바위에 앉아 사랑을 나누던
망초꽃 덤불 아래 후끈한 그 강바람
칠석날 밤의 작은 키를 가진 도토리 나무 숲
산도화 나무 그늘 아래서 사랑을 맺고
찰감 나무에 올라 찰감을 따던 시절
당신이 한입 베어 물고 건네 주던
자두 찰옥수수 찰감 능금의 아련한
향기가 스며 들어 배인 내 핏줄에
고운 당신의 사랑이 맥박이 되어 뜁니다
소녀 같은 당신 아니 진정 소녀 같은
예쁜 당신의 두 뺨을 감싸 쥐며
나 없이도 견딜수 있겠느나고
돌아 올때 까지 기다려 주겠느냐고
고개를 끄덕이며 눈물을 지을때
서늘한 강변 산골의 단풍 바람이 불어
당신은 순한 당신은 내 가슴팍으로
얼굴을 파묻고는 흐느끼었습니다
떠나 갑니다
떠나 갑니다
당신을 섬진강 댐 강물에 버무리고
나는 떠나 갑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계절 속에
당신을 참말로 내 좋아하는 당신을
꼭꼭 숨겨 놓고 마른 단풍나무 아래서
눈물 조차 못흘린체 떠나 갑니다
연정의 사랑도 놓아 두고
강물에 쓰던 연서도 놓아 두고
산하에 깃들은 흔적을 놓아 두고
나뭇잎은 떨어 지는데 당신 곁을 떠납니다
하지만 당신과 나는 믿어야 합니다
비록 몸은 떨어져 따로이 있지만
연리근이 되고 연리지가 되어
늘 항상 곁에 있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또한 당신의 백옥 같은 모습이 담긴
사진 한장을 내 가슴 속에 품고 가니
아무런 염려를 말고 기다려 주시면
나 빈드시 당신을 데리러 오리다
떠나 갑니다
떠나 갑니다
당신과 나는 섬진강 댐 신작로에서
이별이란 슬픈 운명을 간직한체
나는 나는 진정 사랑하고 좋아 했던
보고픈 당신 곁을 떠나 갑니다
당신은 잎새 하나 없는 단풍나무 아래서
넋을 잃은 연인이 되어 서 있고
당신이 그토록 사랑을 해 주었던
나는 눈물을 감추며 버스를 탑니다
아아 당신과 나의 스물해 샛별 같은
눈망울에서 영롱한 아침 이슬 방울이
마구 흘러 내려 섬진강 댐으로
모진 풀잎을 타고 또구르르 굴러 갑니다
(1977년 1월 31일 아침 섬진강 댐 강변 산골)
* 사랑하는 자야 곁을 떠나면서
( 내 스물해 서러운 이별 사랑 이야기)
옥정호수 시인 (해송) 김창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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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댐 슬픈 연가 < 내 생애 잊지 못할 첫사랑 이별시 >/ 김창규
창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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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2.15 15:35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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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가슴에 담아 떠나는 섬진강사랑에 우리의 젊은날은 그렇게 있었습니다. 또 그런 사랑은 가고오고~~~~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