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알프스의 북쪽 끝자락 문복산∼옹강산
▣ 산행일자 : 2006. 4. 22(토)
▣ 산행장소 : 청도 문복산(文福山 1013.5m)∼옹강산(翁江山 834m)
▣ 산행코스 : 삼계리 노인회관 ∼ 문복산 서릉 ∼ 문복산 ∼ 서담골봉(836m) ∼ 삼계리재 ∼ 옹강산(834m) ∼ 636봉 ∼ 삼계리 노인회관
▣ 산행개요
▶산행인원 : 2명
▶산행거리 : 13.5㎞ 정도
▶날 씨 : 비 온 후 갬, 바람 잠잠(8도 ∼12도 )
▶소요시간 : 6시간40분(휴식과 식사시간 등 1시간 40분 포함)
▣ 산행지 요약
♣ 산경표에 의하면 백두대간(白頭大幹) 매봉산(천의봉)에서 뻗어 내려온 낙동정맥의 등줄기가 영남 동부지방을 남북으로 뻗어 내려오다 대구 영천분지에서 잠시 산세를 낮추다가 경주의 단석산(827m)을 지나 서서히 고도를 높이며 솟구쳐 오른 산들이 고헌산(1,032.8m)과 가지산(1,240m), 간월산(1,083.1m), 신불산(1,208.9m), 영축산(1,092m), 천황산(1,189m), 재약산(1,108m), 운문산(1,188m), 문복산(1013.5m) 등으로 1,000m가 넘는 이 산군(山群)들을 유럽의 알프스와 풍광이 버금간다는 뜻에서 영남알프스라 부른다.
♣ 경주시 산내면과 청도군 운문면의 경계에 위치해 있는 문복산(文福山 1,014m)은 영남알프스의 막내라고 지칭하지만 사실은 영남알프스 산군에는 1,000m가 넘는 이들 봉우리 외에도 수많은 봉우리들이 산재해 있어 산꾼들이 즐겨 찾는다. 하지만 문복산은 1천m가 넘는 덩치로 영남알프스의 반열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준봉임에도 주변의 가지산, 운문산, 재약산, 신불산 등의 명성에 가리어져 일반 산꾼들의 발길이 뜸해 호젓한 산행을 즐기기엔 안성맞춤이고, 사방에 펼쳐지는 고봉들을 둘러보는 맛이 장쾌한데다가 산의 높이도 만만치 않고 짧은 암릉과 계곡을 겸비하고 있어 산행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는 산이다.
♣ 옹강산으로 가는 능선의 전망대에서 바라 본 문복산 전경
♣ 또한 원광법사가 신라화랑도의 기본정신인 세속오계를 귀산과 추앙에게 내려준 가슬갑사지가 삼계리 일대(개살피계곡)인 것이 최근 들어 밝혀져 관심을 끌고 있으며, 문복산의 상징인 두름방구(두름바위 혹은 코끼리바위)가 있어 암장을 하는 바위꾼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데 경주 산내쪽에서 올려다보면 8부 능선쯤에 유독 흰빛을 발하며 불거져 나온 바위가 올려다 뵈는데 바위가 드리워졌다고 하여 드린바위라고 부른다.
♣ 옹강산(翁江山 834m)은 경북 청도군 운문면과 경주시 산내면에 위치한 산으로 영남 알프스 주봉 가지산에서 동으로 뻗은 능선이 운문령을 지나 북으로 진로를 바꾸어 문복산(1013.5m)을 일으키고 숨을 죽이듯 꼬리를 내리면서 835.9봉에서 왼쪽으로 삼계재를 거쳐 옹강산을 솟구친 뒤 운문호로 가라앉는다. 산꾼들의 발길이 비교적 적어 한적한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는 데다 때묻지 않은 나무그늘 숲은 상쾌한 기운을 가져다 준다.
♣ 옹강산으로 가는 능선의 전망대에서 바라 본 옹강산 전경
♣ 정상으로 향하는 능선 길은 크고 작은 봉우리와 올망졸망한 바위능선 구간이 이어지면서 산을 타는 재미를 더해주고 멋진 쉼터와 조망 장소를 제공해준다. 또한 해발 1,000m급의 영남알프스 산군과 이웃하고 있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영남알프스의 산들을 살펴볼 수 있고, 분재형 소나무가 세월의 흐름을 이겨내고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노송들의 모습은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여 능선을 걷노라면 도시생활에서 찌든 몸과 마음을 싱그럽게 해 준다.
▣ 구간별 소요시간
* 11:25 : 삼계리 노인회관 앞에 주차하고 회관 왼쪽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 11:57 : 주능선에 도착하여 소나무 아래 바위 쉼터에서 5분 휴식
* 12:20 : 첫 번째 헬기장
* 12:30 : 두 번째 헬기장
* 12:40 : 굴 바위 꼭대기에 올라 휴식(15분)
* 12:58 : 마당바위
* 13:07 : 오른쪽 계곡에서 올라오는 갈림길과 마주 침
* 13:25 : 문복산 정상 도착(삼각점, 표지석)
* 14:00 : 휴식 및 점심 식사 후 출발
* 14:17 : 바위봉우리 왼쪽으로 우회하여 다시 주능선에 올라 섬(14:23)
* 14:28 : 조망 좋은 바위 전망대 도착
* 14:33 : 왼쪽 갈림길 지남
* 14:37 : 국가시설물 흔적이 있는 봉우리 도착하여 산나물 뜯음(30분)
* 15:16 : 능선 분기점 봉우리인 서담골봉(835.9m) 도착
* 15:28 : 거송 5그루가 있는 무명봉우리 지남
* 15:45 : 조망 좋은 바위 전망대 도착
* 15:58 : 삼계리재 직전 안부에 도착하여 5분 휴식
* 16:07 : 삼계리재 도착
* 16:45 : 옹강산 정상 도착하여 10분 휴식
* 17:11 : 소진리 하산 갈림길 안부 지남
* 17:21 : 636.3봉에서 왼쪽 지능선으로 하산
* 17:45 : 지능선을 내려와 삼계리주말농원 앞 임도 도착
* 18:05 : 에델바이스팬션을 지나 69번 지방도에 도착하여 삼계리노인회관으로 돌아옴
▣ 산 행 기
▶ 산행들머리 운문면 삼계리 노인회관 가는 길
대구 → 경산시 경유 → 907번 지방도로 자인 경유 네거리에서 → 69번 지방도로 우회전 → 금천면 동곡리에서 20번 국도로 좌회전 → 운문댐직전 삼거리에서 운문사 방향 69번 지방도로 우회전 → 운문사 삼거리에서 계속 직진하여 5㎞정도 가면 삼계리의 상가들이 나타나고 삼계1교를 건너면 바로 왼쪽에 별장가든이 있고 별장가든 옆 포장길을 따라 50여m 가면 삼계리 노인회관이 있으며 승용차 세대 정도 주차시킬 공간이 있다.
▶ 삼계리노인회관 ∼ 문복산 서릉 ∼ 문복산(약 3.7㎞, 2시간 정도 소요)
잔뜩 흐리던 날씨가 운문댐을 지나면서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노인회관 앞에 도착하니 빗줄기가 점점 굵어진다. 하지만 산행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라 계획대로 산행을 하기로 하고 준비를 마쳤으나 구슬이는 비 맞고는 못 가겠다며 우긴다. 억지로 구슬려서 비상용 비닐 우의를 입고서야 마지못해 산행에 따라 나선다(11:25).
♣ 산행 들머리인 삼계리노인회관...이곳에서 포장길을 버리고 왼쪽으로 진입하면 된다.
삼계리노인회관에서 오른쪽의 포장길을 버리고 왼쪽 산자락쪽으로 진입하면 잘 지은 팬션 오른쪽에 문복산 등산로 안내판이 있고 그 뒤로 산길이 열려있다. 산자락으로 진입하여 조금 가면 곧 좌측에 묘지가 있는 쪽으로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무시하고 직진하여야 한다. 갈림길에서 직진하면 이내 오른쪽에 줄을 쳐서 "길없음"이란 나무판을 걸어둔 곳을 지나면 Y자 갈림길이 나온다(11:33).
♣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가파른 능선을 한동안 올라 주능선에 올라서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 능선은 온통 참꽃 터널이다.....
비가 그칠 것 같다가도 다시 줄기차게 내려 하는 수 없이 비닐 우의를 꺼내 입는다. 본격적인 능선 길을 서서히 고도를 높여 가면 참나무와 노송들이 섞여 있고 그 아래에는 참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봄의 색깔을 짙게 하고 있다. 넓은 헬기장을 지나(12:20) 이어지는 참꽃 터널을 평탄하게 진행하다 고도를 높여 낙엽이 수북히 깔린 참나무 숲에 올라서면 왼쪽의 지능선과 다시 만나고 밋밋한 봉우리를 살짝 돌아서면 아담한 헬기장이 또 나타난다(12:30).
♣ 첫번째 헬기장...
♣ 두 번째 헬기장...문복산의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 능선의 바위와 소나무 숲길~~~참꽃이 색감을 더해준다.
숨어 있던 문복산이 드디어 거대한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하고 이곳 능선에도 참꽃들이 군락을 지어 온 산을 붉게 물들이고 있다. 잠시 뒤 등로 오른쪽에 커다란 바위가 나타나고 바위 왼쪽으로 돌아가면 바위 아랫부분에 바위를 관통하는 커다란 구멍이 뚫려있는 신기한 모습을 볼 수가 있다(12:40). 비박하기엔 안성맞춤이다. 조망이 좋은 바위꼭대기에 올라 휴식을 취하며 사방으로 터지는 조망을 즐긴다.
♣ 커다란 바위 아래가 관통되어 있는 굴의 모습...
♣ 터널처럼 뚫린 굴바위 꼭대기에 올라 조망을 즐기며 휴식을 취한다.
♣ 움푹 꺼진 배너미재 뒤로 운문산이 구름에 가리어 있다...
눈앞의 거대한 문복산과 가야할 능선 끝으로 옹강산이 당차게 버티고 있고 배너미재 뒤로 운무에 덮인 가지산과 운문산이 길게 펼쳐지고 개살피계곡은 깊기만 하다. 휴식을 끝내고(12:55) 능선으로 올라가면 잠시 그쳤던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한다. 봄 날씨가 오락가락 하며 심술을 많이도 부리는 것 같다. 잠시 가면 오른쪽으로 절벽을 형성한 평평하고 거대한 마당바위가 왼편의 소나무 숲과 어울려 멋진 모습으로 나타난다(12:58).
♣ 널따란 마당바위에서...
♣ 온 산이 노란 물감으로 칠한 듯 생강꽃이 한창이다...
단체로 야유회하며 놀기 좋은 마당바위를 지나 완만하게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계곡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갈림길을 지나고(13:07) 이 지점을 지나면 키 작은 덩굴줄기가 무성한 지역을 지나게 되고 고도가 높아졌음인지 화려하던 참꽃이 아직 꽃망울을 터뜨리지 않고 생강 꽃이 대신하여 온통 주변을 노랗게 물들이고 있다. 이어 낙엽이 수북히 덮인 안부에 올라서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피지 않고 있는 참꽃 군락지를 헤치고 한바탕 가파르게 올라가면 펑퍼짐한 문복산 정상에 닿는다(13:25).
♣ 문복산 정상에서...
표지석(문복산 해발 1,013.5m, 1989.4.2 세움, 청도산악회)과 삼각점(언양 301, 1982년 재설)이 있는 정상에서의 조망은 시원하다. 고헌산에서 백운산을 이어 단석산으로 연결되는 낙동정맥의 주능선이 눈앞에 전개되고, 그 너머의 울산이며 북녘의 경주, 영천, 포항의 여러 산들이 아스라이 보인다. 남쪽으로는 영남알프스의 고봉들이 운무에 싸여 첩첩이 청산의 파노라마를 연출한다.
♣ 문복산 정상 조망(고헌산과 외항리마을, 그리고 운문령에서 문복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전경)
♣ 문복산의 조망(가야 할 옹강산이 아득하다...)
♣ 문복산 조망(가야할 능선의 분기점 봉우리인 835.9봉과 뒤로 825봉...그리고 북쪽의 산들이~~~)
▶ 문복산 ∼ 서담골봉(약 2.4㎞, 50분 정도 소요)
사람이라곤 구경도 못하다가 정상에서 몇 사람을 만나니 반갑기 그지없다. 정상 소나무 아래에서 비가 잠시 그친 틈을 이용해 점심을 먹고 사방을 한번 더 둘러보고는 수리덤계곡을 사이에 두고 멀리 마주 보이는 옹강산으로 향한다(14:00). 정상에서 북쪽능선을 따라 잠시 내려가면 Y자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오른쪽 길이 시그널도 많이 달려 있고 더 뚜렷해 자칫하면 길을 놓치기 쉽다.
♣ 참꽃에 매혹되어 꽃잎도 따먹어 본다~~~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조그만 바위를 왼쪽으로 돌아가서 가파르게 내려가다 군데군데 바위지대를 지나면 바위봉우리가 나타나는데 직진방향은 낭떠러지라 왼쪽으로 돌아가야 한다(14:17). 바위 틈 사이의 밧줄을 잡고 절벽지대를 내려서서 바위봉우리를 왼쪽으로 크게 돌아가면 다시 능선으로 올라붙고(14:23) 올망졸망한 바위 능선 길을 지나면 조망이 멋지게 터지는 바위전망대에 닿는다(14:28).
♣ 바위전망대에서 바라 본 문복산 전경...중턱의 바위봉우리를 우회하여야 한다.
가야할 능선과 지나온 능선이 다 바라보이는 전망대바위를 지나 내려가면 왼쪽에 수리덤계곡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지나게 된다(14:33). 갈림길 안부에서 잠시 오르면 시멘트옹벽과 맨홀이 있는 공터봉우리에 당도하는데(14:37) 과거에 국가시설물이 있었던 곳이라고 한다. 주변에 널려 있는 산부추를 뜯는 사이 봉우리에서 사방으로 펼쳐지는 조망을 즐기는데 이곳에서의 조망은 참으로 훌륭하다.
♣ 무명봉우리 공터에서 바라 본 옹강산의 모습...카메라에 빗물이 들어가는 바람에~~~
운문산(1,188m)∼억산(944m)∼구만산(785m)∼육화산(648m)으로 이어지는 영남알프스의 서쪽 끝자락이 뚜렷하게 보이고 그 오른쪽으로 청도의 용각산(697m)과 선의산(756.4m)도 보이고, 북쪽으로는 멀리 팔공산 능선이 흐릿하게 펼쳐지고 지나 온 문복산과 가야할 옹강산이 양쪽으로 날개를 펼치고 있고 가까이로 지룡산에서 쌍두봉을 지나 상운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굴곡 있게 전개된다.
♣ 공터 봉우리에서 문복산을 배경으로...
공터에서 한동안 머물다가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15:07). 잠시 부드러운 능선을 내려가면 왼쪽으로 갈림길이 있는 안부를 지나고(15:13) 잠시 올라가면 능선 분기점 봉우리인 서담골봉(835.9m)에 올라선다(15:16). 아무런 표시도 없고 전망도 없는 T자형 3거리 봉우리인 이곳에서 북쪽 능선 길을 계속 이어가면 살미등(615m), 뒤미산(516m)을 지나 산내에 이르게 되는데 사람의 발길이 뜸한지 길이 희미하다.
♣ 능선 분기점봉우리인 서담골봉(835.9m)에서~~~
▶ 서담골봉 ∼ 삼계리재 ∼ 옹강산(약 3.8㎞, 1시간 30분 정도 소요)
서담골봉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꺾어 옹강산으로 향한다. 봉우리에서 잠시 내려서면 왼쪽의 갈림길을 지나게되고(15:23) 낙엽 깔려 걷기 좋은 푹신한 길을 잠시 내려가면 커다란 노송 5그루가 운치를 자아내고 있는 밋밋한 봉우리를 지난다(15:28). 고도를 계속 낮추어 가는 능선에는 참꽃이 터널을 이루어 푸른 소나무와 어울려 더욱 멋을 자아내고 있다.
♣ 무명봉우리의 노송...이런 소나무가 다섯 그루가 있어 운치가 아주 뛰어나다...
♣ 능선의 진달래 터널~~~
♣ 바위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심원저수지...
♣ 바위전망대에서 옹강산을 배경으로~~~(움푹 꺼진 곳이 삼계리재이다)
울창한 소나무 숲길을 한동안 내려섰다가 안부에서 잠시 올라가면 소나무가 멋지게 어울려 있는 바위전망대에 당도하는데(15:45) 오른쪽으로 심원저수지가 푸른빛을 더해가고 옹강산이 바로 앞으로 다가온 것과 달리 문복산은 어느새 아득히 멀어져 있다. 전망대에서 완만하게 내려가다가 울창한 참나무 숲을 가파르게 내려가면 아늑한 안부에 내려서는데 삼계리재로 착각하게 만든다(15:58).
♣ 삼계리재 직전의 안부를 지나 삼계리재로 향한다...
왼쪽으로 갈림길이 있는 안부에서 5분 여 휴식을 취하고 난 뒤 언덕 같은 봉우리를 넘어가면 삼계리재 사거리이다(16:07). 넓은 안부로 왼쪽의 수리덤계곡으로 내려가면 개와 염소 사육장과 주말농원민박을 지나 신원리로 내려가고, 오른쪽 길은 심원사로 내려가는 길인데 낙엽에 덮여 희미해 보인다(나무 이정표 : ↑옹강산 ↓문복산 →심원사 ←삼계리).
♣ 삼계리재 사거리에서~~~
삼계리재에서 곧장 울창한 참나무 숲길로 가파르게 옹강산으로 치고 오른다. 고개를 까딱 치켜든 옹강산을 직등하는 이 구간이 오늘 산행 중에서 제일 힘이 드는 구간이다. 체력도 서서히 떨어져 가는 도중에 맞이한 가파른 길은 발걸음을 더욱 더디게 만들고 숨은 턱까지 차 오른다. 숨가쁘게 올라가면 조망이 멋지게 터지는 바위전망대가 도처에 있는 바위지대를 통과하게 된다(16:28).
♣ 바위지대에서 잠시 숨을 돌리며 조망을 살펴본다...
♣ 바위전망대에서 바라 본 문복산과 지나온 능선...(바위 아래 움푹 꺼진 곳이 삼계리재이다)
♣ 문복산(오른쪽)에서 서담골봉(오른쪽)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삼계리재로 내려오는 능선의 전경...
잠시 숨을 고르며 뒤돌아보면 문복산과 지나온 능선이 어느새 아득히 멀어져 있고 발아래 삼계리재가 가물거린다. 한동안 바위지대를 오르면 또다시 참나무 숲길이 가파르게 이어지고 급한 오르막을 치고 오르면 오른쪽으로 심원지 방향의 갈림길이 나타난다(16:41). 이어 평탄하게 고개를 숙인 능선을 따라 잠시 올라가면 옹강산 정상에 당도한다(16:45). 최근에 세운 정상표지석(옹강산 : 831.8m, 솔내음 2005.5.22)과 오래 전 세워진 나무이정표(오진, 삼계리재, 소진 방향)가 돌탑에 쌓여있고 꼭대기엔 태극기가 펄럭인다.
♣ 옹강산 정상의 전경...
힘들게 올라왔으나 헬기장 모양의 조그마한 정상 공터에는 잡목들로 에워싸여 조망이 시원찮아 실망스럽다. 정상표지석 앞에 퍼질고 앉아 휴식을 취한다. 간단하게 나선 산행 길에 간식을 별로 준비하지 않아 배도 고파오고 줄기차게 강행군 한 탓에 체력도 많이 소진되었지만 남은 것이라곤 물밖에 없다. 구슬이의 핀잔을 뒤로하고 남은 물을 실컷 들이키며 배를 채워본다.
♣ 옹강산 정상에서~~~
▶ 옹강산 ∼ 636.3봉 ∼ 삼계리(약 3.6㎞, 1시간 10분 정도 소요)
잠시의 휴식을 끝내고 본격적인 하산으로 접어든다(16:55). 옹강산에서 남쪽 능선을 타고 밋밋하게 내려서다가 조그만 무명봉을 지나면 경사가 아래로 가파르게 이어진다. 한동안 떨어지다가 바위지대를 지나면 푹신한 낙엽이 깔린 참나무 숲이 이어지고 왼쪽의 묘1기를 지나 또다시 가파르게 내려서면 오른쪽으로 소진리로 내려가는 갈림길 안부에 닿는다(17:11).
♣ 걷기 좋은 참나무 숲길~~~
♣ 소진리 갈림길을 지나 636.3봉으로 가는 능선의 전경...
갈림길에서 직진하여 밋밋하게 잠시 진행하면 소나무와 너덜바위가 운치를 자아내는 곳을 지나고 서서히 오르면 능선 분기점 봉우리인 636.3봉에 다다른다. 오른쪽 길은 641봉을 지나 통점으로 하산하는 길인 것 같다. 왼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지능선을 타고 내려가면 군데군데 시그널이 있지만 사람들이 별로 다닌 흔적이 없어 보인다. 너덜 길을 한참 내려오면 문복산이 바로 앞으로 다가오며 비 그친 햇살을 받아 투명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 636.3봉을 지나 하산길의 소나무 숲길~~~
너덜 길을 한동안 내려오면 묵묘에 소나무 두 그루가 자라고 있는 지점을 지나게 되고(17:32) 울창한 소나무 숲이 전개된다. 이어 또 하나의 묵묘를 지나면 노송들이 아름답게 능선을 치장하고 있고 경사는 더욱 가팔라진다(17:40). 뒷걸음치듯 내려서면 641봉의 지능선 사이의 작은 골짜기를 건너게 되고 100여 미터 가면 임도와 마주친다(17:45). 임도 왼편에는 잘 지은 삼계리주말농원이 자리하고 있다.
♣ 산행 종점...
수리덤계곡을 왼쪽으로 끼고 임도를 따라 내려오면 오른쪽의 에델바이스팬션을 지나(17:53) 수리덤계곡을 건너고 이어 삼계리계곡을 건너면 도로입구에 삼계리주말농원과 에델바이스팬션 안내간판이 세워져 있는 69번 지방도에 닿는다(17:55). 삼계리에서 시작되는 능선 위의 쌍두봉이 석양빛에 더욱 뚜렷하게 드러나는 모습을 바라보며 포장길을 잠시 걸어가서 주차를 시켜 놓은 삼계리노인회관에 당도하여 산행을 마친다(18:05).
♣ 삼계리계곡~~~
♣ 삼계리에서 바라 본 쌍두봉의 전경...
▶ 산행을 마치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두부김치로 굶주린 배를 채우고 나니 겨우 짧았지만 멀었던 산행의 기억들이 떠오른다. 어느 해인가 지룡산으로 해서 쌍두봉과 상운봉을 거쳐 운문령에서 문복산으로 향하다가 산불감시원의 완강한 통제를 뚫지 못해 숙제로 남겨두었던 문복산의 산행을 옹강산 까지 덤으로 접수하고 나니 묵은 체증이 가라앉는 듯 홀가분해 진다.
삼계리는 배너미, 생금비리, 개살피 세 가닥의 계곡이 합수되는 지점이라는 데서 유래한 지명이라고 하며 문복산과 옹강산, 쌍두봉, 지룡산, 운문산과 가시산을 찾는 등산객들이 들머리로 많이 이용하고 여름철에는 피서인파로 들끓는 곳이다. 문복산과 옹강산은 사람들의 발길이 별로 닿지 않아 숲이 잘 보존되어 있었고, 능선에는 노송들과 바위들이 적당히 있어 멋진 조망이 산행을 지루하지 않게 해주었으며 10여 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리느라 힘은 들었지만 뿌듯한 산행의 묘미를 즐길 수 있었다.
마치 어딘가에 홀린 듯 가지 않고는 안 되는 곳인 양 길을 찾아 나선 문복산과 옹강산은 흘러내리는 땀과 그 채취에 취하고 거칠어지는 심장의 박동소리에 더욱 자신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었고 솟아오르는 물줄기처럼 기쁨을 만끽하게 해주었다. 산에 오른다고 산의 아름다움을 다 보지 못하는 법. 느끼지 않으면 그 아름다움을 얻을 수 없다는 사실도 새삼 깨달았으니 힘든 발걸음이 헛되지는 않았음인 것을...
바위 틈 사이에 뿌리를 내리고 모진 풍파를 이기며 늠름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푸른 소나무, 지천에 흐드러지게 피어 봄을 전해주는 진달래, 그리고 이름 모를 야생화와 연녹색 새잎을 틔우고 있는 나목들의 힘찬 생명의 몸짓들... 하루종일 그것들과 입맞추며 속삭였으니 이 사월이 가도 서운하지는 않겠지...???
【 4월이 간다네... / 박종영 시인 】
그저 손 벌리지 않아도
다독이고 갈 거라고 우쭐해 하던
봄바람,
흙먼지 곱게 다지고 일어서는 민들레
한자리 납작하게 차지하고,
풀꽃 넘치게 피어올라
헤프게 몸푼 소문들이
들녘에 넘쳐나는데
찾아올 거라 믿어
다듬고선 거울 앞에서
활짝 여문 4월의 봄 편지는
아직 열어보지 않는다고 흐느낀다
푸른 오월이 고개 디민다
청보리 가슴을 엿보는 저 쏠쏠한 재미,
듣는 마음 서운하게 귀띔하기를
4월이 바로 빗겨간다는 소식
첫댓글 두분 산행 하시는 모습 보기 너무너무 좋습니다. 조용한 산길에서 잔인한 4월을 떨쳐버리고 5월의 싱그러움을 가져오신것 같군요 ~~~ 두분 오래오래 행복 가득 하시길 ~~~~~
예~~~고생은 되었지만 싱그러움은 가득 안고 왔지요~~~
좋습니다. 세속오계와 화랑의 얼이 담긴 문복산 산행이 즐거웠겠습니다. 그 옛날 문복산에서 큰 산돼지를 만났던 생각이 납니다. 그 후 낙동정맥할 때 옆을 지나치면서 본 기억도 납니다. 두 분이 좋은 산행 많이 하시고 건강하세요
회장님 감사해요~~~
사진 잘 보고갑니다.. 구슬언니, 대장님, 항상 즐산, 안전하시고, 건강하세요 ~.*
공심이도 잘 지내고, 건강한 모습으로 북한산갈때 보다~~~
오늘 이 산행기를 접하면서 불현듯 지도 조서방을 대쟘님처럼 앞세워 다녀야겠다는 생각이....ㅋㅋ 두분 늘 건강하시고 즐산하세욤!!
진작 그라지...조서방 앞세워 댕겨뫄라 얼매나 좋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