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요약정리<301편>■
항문(後陰) 後陰: 항문
1.항문의 무게와 치수[肛門重數]
『영추』에 “항문은 무게가 480g이고 둘레는 8치, 직경은 2치 5푼이 넘으며 길이는 2자 8치이다. 용적은 9되 3홉 8분인데 8분을 1홉으로 계산하면 9되 4홉이다”고 씌어 있다.
2.항문을 달리 부르는 이름[肛門別名]
항문은 대장(大腸)의 아래 끝이다. 일명 광장(廣腸)이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대장이나 소장보다 넓다는 말이다. 또한 백문(魄門)이라고도 한다. 대장은 폐(肺)와 표리관계에 있는 부(府)인데 폐는 백(魄)을 간직하고 있다. 그러므로 백문(魄門)이라고 한다. 항(肛)이라고 하는 것은 그곳이 수레바퀴통 속에 있는 쇠의 생김새와 같다는 말이다[입문].
○ 『내경』에 “백문은 5장의 심부름꾼과 같은 것인데 음식물의 찌꺼기를 오랫동안 머물러 있지 못하게 하고 주로 나가게만 한다. 그리고 받아들이지는 않고 내보내기만 한다”고 씌어 있다[내경].
3.치질의 원인[痔病之因]
1.소장(小腸)에 열이 있으면 치질이 되고 대장에 열이 있으면 피똥[便血]이 나온다[중경].
2.○ 『내경』에 “음식을 너무 배부르게 먹으면 장위(腸胃)의 힘줄이 가로 늘어나기 때문에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면서 치질이 생긴다. 또한 음식을 조절해 먹지 않고 일상적인 생활을 알맞게 하지 못하면 음이 병을 받는다. 음(陰)이 받은 병은 5장(五藏)으로 들어가는데 5장으로 들어가면 그득 차고 막히게 되어 삭지 않은 설사가 나다가 오래되면 장벽(腸 )이 된다.
3.○ 장벽이란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것을 말한다. 즉 장풍장독(腸風藏毒)이다. 벽( )이란 장에 물이 고여 있는 것을 말한다[유취].
4.○ 대체로 음식을 너무 배부르게 먹으면 비가 잘 소화시키지 못하여 대장에 오랫동안 머물러 있게 된다. 비토(脾土)가 허약하여 폐금(肺金)을 영양하지 못하면 간목(肝木)이 약해진다. 그러면 풍사가 그 허한 틈을 타서 침범하여 아래로 몰리게 되는데 이것이 경하면 장풍이 생겨 피똥을 누게 되고 중하면 치루(痔漏)가 생긴다. 혹 술에 몹시 취하거나 배부른 때에 성생활을 지나치게 하면 정기가 몹시 빠져 나간다. 그러면 열독이 그 허약한 틈을 타서 아래로 몰린다. 또한 성생활을 지나치게 해도 방광경, 신경, 간경의 근맥이 상한다. 대체로 방광경의 근맥은 허리로 올라가서 신에 연락되었다. 그러나 한 가지는 엉덩이를 뚫고 올라가서 간으로 갔는데 전음(前陰)과 항문을 돌아서 올라갔다. 그러니 치질은 근맥의 병이다[입문].
5.○ 치질은 밖에서 들어온 사기로 생긴 병이 아니라 몸 안에 있는 습(濕), 열(熱), 풍(風), 조(燥) 이 4가지 기가 뒤섞여서 생긴 병이다. 대장 끝에 멍울이 생긴 것은 습이 있는 것이고 대장 끝이 밖으로 나오면서 붓는 것은 습과 열이 겹친 것이고 피고름이 나오는 것은 열이 혈을 억누른 것이다. 몹시 아픈 것은 화열(火熱)이 있는 것이고 가려운 것은 풍열이 있는 것이며 대변이 굳은 것은 조열(燥熱)이 있는 것이고 오줌이 잘 나오지 않는 것은 간에 습열이 있는 것이다[입문].
4.치라는 것은 내밀었다는 뜻이다[痔者峙也]
1.『내경』에 “장벽(腸 )으로 치질이 생긴 것은 큰 못 가운데 작은 산이 솟아 난 것과 같다”고 씌어 있다. 9규(九竅) 가운데로 작은 군살이 나오는 것을 다 치(痔)라고 한다. 그러니 항문 둘레에 나온 것만을 특별히 치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비치(鼻痔), 안치(眼痔), 아치(牙痔) 등의 종류가 있는데 그 증상은 같지 않다[삼인].
2.○ 한(漢)나라에서는 여후(呂后)의 이름이 치(痔)이기 때문에 ‘치(痔)’자를 쓰지 못하게 하였다. 그리하여 여기서는 치질(痔疾)을 야계병(野鷄病)이라고 하였다[유취].
5.맥 보는 법[脈法]
벌레가 항문을 파먹는 증 때 맥이 허소(虛小)하면 살고 긴급(緊急)하면 죽는다[맥경].
3.○ 대체로 치질 때 맥이 침소(沈小)하고 실(實)하면 치료하기 쉽고 부홍(浮洪)하면서 연약(軟弱)하면 치료하기 어렵다[정전].
4.○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올 때에는 맥이 규(竅)하다. 맥이 삭(數)한 것은 오줌이 벌겋거나 누런 것이고 맥이 실한 것은 오줌이 막힌 것인데 이것은 방광에 열이 있기 때문이다[의감].
6.여러 가지 치질의 이름[諸痔名目]
1.의학책에는 5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수치질[牡痔], 암치질[牝痔], 맥치(脈痔), 장치(腸痔), 기치(氣痔) 등이다. 또한 주치(酒痔), 혈치(血痔), 누치(瘻痔)도 있다[삼인].
2.○ 대체로 치질 때 독이 심하면 치질의 크기가 닭의 볏[ 冠]이나 연꽃이나 호두[核桃]만하고 독이 약하면 잣(松子)이나 소의 젖꼭지(牛乳)나 닭의 염통( 心)이나 쥐젖(鼠乳)이나 앵두만하므로 그 크기가 일정하지 않다. 그러나 이것은 다 비(脾), 간(肝), 신(腎) 이 3음이 허하여 생긴 것이다[입문].
3.○ 대체로 치질은 술, 성생활, 풍, 기, 음식 등 5가지가 지나쳐서 생기는 것인데 이것이 변하여 24가지 증으로 된다.
노래에는 다음과 같이 씌어 있다.
이십사종 치질병을 그대 자세 가려 보소하루이틀 지나가면 참아볼 수 없게 되네 능각치[菱角]라 하는 것은 형태 따라 괴상하고 이름 좋은 연화치는 눈을 뜨고 볼 수 없네 천장치[穿腸]와 서내치[鼠 ]는 주색[酒色]과로 따라오네 번화치[飜花]를 한탄마소 봉과치[蜂 ]도 헐치 않네 기치혈치[氣血] 자웅치[雌雄]며 자모치[子每]와 반장치[腸盤]네 현주치[玄珠]의 여섯 가지 그 형태가 괴상타네 구장치[鉤腸]라 하는 것은 뚫는 듯이 아파지고 핵도치[核桃]와 유기치[流氣]는 보는 사람 찌푸리네 율자치[栗子]가 제일 크고 계심치[ 心]는 겉에 있네 산호치[瑚珊]도 험악하나 탈항치[脫肛]에 대겠는가 내치(內痔)만은 나오잖고 유달리도 벌겋다네 탑장치[搭腸]라 하는 것은 창자 속에 서려 있고 치료하기 어렵다고 수주치[垂珠]를 말하지만 계관치[ 冠]라 하는 것도 오랜 세월 걸린다네 떼내거나 지지는 것 경솔하게 생각마소 아차 한번 잘못하면 생명마저 위태롭네 옳은 치료 하고 보면 반달 만에 뿌리 빼네[의감]
치질의 이름은 우내(牛 ), 서내(鼠 ), 계심(鷄心), 계관(鷄冠), 연화(蓮花), 번화(飜花), 봉과(蜂 ), 천장(穿腸), 외치(外痔), 내치(內痔) 등이 있는데 그 생김새는 같지 않다. 그러나 원인은 한 가지이다[정전].
4.○ 5가지 치질에는 오치산, 신응산, 괴각원, 신응흑옥단을 쓴다.
7.치질은 내치와 외치로 가른다[痔有內外]
맥치(脈痔), 장치(腸痔), 기치(氣痔), 혈치(血痔), 주치(酒痔)는 내치(內痔)에 속하고 수치질[牡痔], 암치질[牝痔], 누치(瘻痔)는 외치(外痔)에 속한다.
8.맥치(脈痔)
항문 어귀에 도돌도돌한 군살이 여러 개 나와서 아프고 가려운 것을 말하는데 이런 데는 괴각원, 조장환, 신응흑옥단, 신응산, 축어탕을 쓴다[강목].
9.장치(腸痔)
항문 안에 멍울이 생기고 추웠다 열이 났다 하며 변소에 가서 앉으면 탈항(脫肛)이 되는 것을 말하는데 이것을 치료하는 방법은 아래에 있는 탈항치료법과 같다[삼인].
10.기치(氣痔)
근심하거나 무서워하거나 노여운 일이 있으면 곧 항문이 부으면서 아픈 것을 말하는데 이런 때에는 기를 헤쳐지게 하면 낫는다. 그러므로 가미향소산, 귤피탕을 쓰는 것이 좋다[강목].
11.혈치(血痔)
대변을 눌 때마다 멀건 피[淸血]가 나오는 것이 멎지 않는 것을 말하는데 치료하는 방법은 아래에 있는 장풍장독치료법과 같다[강목].
12.주치(酒痔)
술을 마시기만 하면 곧 항문이 붓고 아프며 혹 피를 누는 것을 말하는데 이런 데는 건갈탕을 쓴다[강목].
13.수치질[牡痔]
항문 둘레에 구슬같이 생긴 군살이 돋았는데 마치 쥐젖[鼠 ] 같고 때때로 피고름이 나오는 것을 말한다. 이런 데는 가미괴각환, 진교창출탕을 쓴다[강목].
14.암치질[牝痔]
항문 둘레에 헌데가 나서 부어 오르고 하루에도 몇 개씩 곪아 터지기도 하며 삭아지기도 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것을 치료하는 약은 수치질 때와 같다[강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