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형 사립고는 50% 이내
2010학년도부터 크게 바뀐 고교 입시. 학생들은 어떤 학교에 지원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 특히 특목고 지원생들은 학교별 전형 특징과 올해 변화된 입시안을 철저히 분석하고, 합격 가능성까지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 변화된 입시 때문에 지원 학교를 놓고 고민하는 실제 학생들을 대상으로 그들에게 맞는 특목고 지원 전략을 살펴봤다.
외고 vs 국제고
외고와 국제고 지원을 두고 고민 중인 조혜윤양의 강점은 2%대의 내신 성적이다. 영어 공인성적이 없다는 점과 외고 영어 듣기평가 대비가 부족하다는 게 단점이지만, 외고를 지원한다면 내신 성적 우수자 특별전형을, 국제고에 지원한다면 학교장 추천 전형을 노려 볼 수 있다.
외고 내신 우수자 전형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내신 성적 2~3%대는 유지해야 한다. 조양의 경우 2학년 1학기부터 3학년 1학기까지 전과목 석차백분율은 2.1%로 좋지만 3학년 1학기에 2.7%로 떨어졌다는 게 문제다. 특목고 입시에서 3학년 교과 성적 반영률이 50% 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2학기에 성적을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합격을 장담할 수 없다. 또 2학년 2학기 국어 성적이 석차백분율 6%를 넘어서고, 3학년 1학기 수학 성적이 3%대를 기록하는 등 주요 과목 성적이 떨어졌다는 것도 문제다. 3학년 2학기 내신 성적을 2% 초반대로 끌어올리고 주요 과목에 집중해야 한다. 특별전형에서 떨어져 일반전형으로 넘어갈 경우 영어 듣기평가가 관건이다. 올해 외고 입시부터 듣기평가 난이도가 낮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그만큼 만점자 수도 많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조양의 경우 국제고를 지원하는 편이 낫다. 내신 성적도 안정적인 데다 꾸준한 독서 경험과 학생회장을 역임하면서 쌓아 온 표현력과 리더십 때문에 심층면접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영어 듣기평가 난이도도 외고 수준보다 낮기 때문에 영어 어휘 실력이 부족한 조양에게 유리하다. 남은 기간 영어 심층면접에 대비해 말하기 실력을 쌓는다면 국제고 합격 가능성이 크다.
과학고 vs 자립형 사립고
최근 과학고를 포기하고 전주 상산고 입시에 몰입하기로 한 장석진군. 과학고에 합격할 수 있는 1~2% 이내의 내신 성적을 확보하지 못한 데다 올림피아드 등 수학·과학 경시대회 수상 실적도 전무해 결국 과학고 꿈을 접기로 했다.
과학고 입시에서는 큰 변화가 없다. 과학고를 지원하고자 하는 학생이라면 내신 성적과 수학·과학 구술면접, 수상 실적에 따른 가산점 등을 고려해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한다. 내신 성적에서 단 한 차례라도, 한 과목이라도 석차백분율 7%를 벗어나면 지원 자체를 할 수 없다. 정군은 2학년 1학기 수학 성적이 474명 중 51등으로, 내신 석차백분율 10%를 넘겼기 때문에 과학고에는 지원할 수 없다. 또 영재교육원 수료 경험과 올림피아드 수상 실적이 없어 가산점을 부여받을 수 없다는 것도 치명타다.
대신 전주 상산고에는 지원해 볼 만하다. 3학년 1학기 수학 성적이 전교 1등으로, ‘2학년 2학기 수학 성적 2% 이내 혹은 3학년 1학기 수학 성적 4% 이내면 학교장 추천을 받아 수학특기자 전형에 지원할 수 있다’는 자격 기준을 충족시켰다. 주요 과목 내신 성적이 4% 초반대라 합격을 장담할 수는 없지만, 1단계 서류평가만 통과하면 영어·수학 실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2단계 국어·영어·수학 심층면접에서 뒤집을 수 있다. 그러나 특목고 중복 지원 불가 방침으로 전주 상산고에 어떤 학생들이 지원할 것인가와 경쟁률 변화에 따라 당락이 뒤바뀔 가능성도 있다. 자립형 사립고는 3학년 1학기 성적까지만 반영하기 때문에 전형일까지 남은 기간 동안 정군은 국어·영어·수학 심층면접에 올인해야 한다.
외고 vs 자율형 사립고
2학년 1학기부터 3학년 1학기까지 내신 성적 석차백분율이 10%대인 임나래양의 경우 내신만으로는 서울권 외고 합격을 장담하기 힘들다. 그러나 2학년 1학기부터 영어 성적은 5%대를 유지해 오는 등 주요 과목 성적이 8% 초반대로 전과목 석차백분율보다 높다. 토피아학원 박혜선 특목고종합반 원장은 “올해 외고 입시에서는 내신 성적이 10%를 넘는 학생의 경우 예년보다 내신 성적 감점 폭이 크다”며 “다행히 주요 과목 성적이 좋기 때문에 주요 과목 반영 비중이 높은 이화외고 등을 고려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임양은 우선 3학년 2학기 중간고사에서 상대적으로 부족한 수학·과학 성적 관리에 집중하고, 전체 석차백분율을 8%대까지는 끌어올려야 한다.
3학년 2학기 중간고사에서 석차백분율 10%를 벗어나면 외고 지원이 어렵다. 차라리 신설된 자율형 사립고에 지원하는 게 낫다. 자율형 사립고는 상위 50% 이내인 학생들까지 지원 가능하다는 점, 진학 실적이 좋은 학교라는 점, 학교 특성상 수능 준비 체제로 수업 커리큘럼을 조정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대입에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늘교육 임성호 기획이사는 “외고에 입학한 학생 중 내신 성적 때문에 고민하는 경우가 상당수”라며 “자율형 사립고를 택해 상위권의 내신 성적을 확보하는 게 대학 입시에서도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임양의 거주 지역인 강서구 화곡동 인근에는 한가람고가 자율형 사립고로 지정됐다. 단, 진학 실적이 좋은 자율형 사립고는 지원자가 몰릴 수 있기 때문에 학교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
최석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