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필리핀 대학교도 들어가고, 거의 이 나라 사람이 다 된 것 같아요. (웃음)
그래도 초등학교도 다녀보고 고등학교도 다녀보고 대학교도 다녀보고, 이젠 나름 필리핀 생활에 도를 터서인지 보잘 것 없지만 몇가지 필리핀 생활기에 대해 공유를 할까 해서 글을 끄적거립니다.
아무쪼록 필리핀에 새로 오신 분들이라던 궁금하신 것들이 있으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필리핀에서의 첫 단추-
필리핀에 도착하면 무엇보다 중요한 게 첫 단추인 것 같습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필리핀에 왔습니다.
솔직히 처음엔 해외라는 생각에 너무 두근 거렸죠.
하지만 한 3개월쯤 지나니까 이게 생 지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10살이었던 제가 감당하기는 솔직히 좀 힘들었던 과정 탓이었습니다.
지금 저한테 그렇게 공부하라고 하면 절대 못할 것 같아요. (웃음)
필리핀에 오기 전에 한국에서 꾸준히 윤선생 영어공부를 했기 때문에
알파벳이라던가 기본적인 단어들은 어느 정도 익힌 후였습니다. 하지만 회화까지 가능했던 것은 아니었죠.
그 때 튜터를 시작했습니다.
[Studying English]
개인적으로 처음 영어 공부를 시작하는 아이들은
경험 풍부하고 원어민 발음 가능한 튜터에게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더 지불하더라도 처음이 무엇보다 중요하니까.
내 경우, 처음 3달동안은 미국인 선생님과,
그 후 정확한 기간은 기억나지 않지만 원어민 발음을 사용하는 필리핀 튜터에게 영어를 배웠다.
처음부터 발음이 엉망인 사람에게 배우게 되면 나중에 교정하기가 많이 힘들기 때문에 처음 시작부터 잘 하는 것이 좋다.
물론 원어민 선생님의 튜터비가 비교적 비싼 것은 사실이지만,
제 주변에도 영어를 해도 A를 아라고 발음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왠만하면 조금이라도 돈을 들이시는 편이 좋다.
그리고 솔직히 주입식 교육이니 암기 교육이니 하지만, 영어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건 단어다.
정말 거짓말 아니고 처음 필리핀 오고 3개월간은 하루에 단어 100개씩 외우는 스파르타식 교육을 감당해야 했다.
정말 힘들다는 것 안다. 나 같은 경우에도 맨날 화장실에서 울었던 기억이 난다.
이모가 저희 자매를 데리고 있었는데, 어찌나 스트릭 한지, 잠도 안 재우고, 엄마 아빠마저 못 보게 하니, 별 수 있나.
그래도 지금 생각하면 그 이모한테 굉장히 감사하는 마음이다.덕분에 정말 빠른 시일 내에 영어를 쓰게 되었으니까.
그렇게 3개월간 튜터와 단어 암기로 공부하던 저희 자매가 본격적으로 영어를 하게 된 것은 학교에 다니면서 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떤 학교를 선택 하느냐 이다.
[Choosing a school]
처음 다닌 학교는 St. Isabel elementary school.
대학교와 초등학교가 있는데, 음대로 유명한 이 학교는 스페인 시대때부터 있었다고
뭐 자기들 말로는 역사 깊은 학교라 자랑을 하던 것도 기억이 난다. 중요한 것은, 이 학교가 로컬 학교 였다는 점.
솔직히 한국 어머님들은 애들 어디 보낼지 걱정하실 때
IS나 브렌트, 혹은 사립 학교와 같은 좋은 학교를 보내시려는 분들이 많은데요. 절대적으로 반대하는 바이다.
물론 좋은 학교를 보내려고 하시는 마음은 이해한다.
하지만 최대한 빨리 말문을 트이게 하고 싶으시다면 로컬 학교로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최대의 장점은 한국인이 없다는 것. 도저히 한국어로 떠들어 봐야 알아듣는 사람이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영어를 쓰게 되는 거죠. 그렇게 한 3개월만 있으면 정말 거짓말 아니고 회화가 가능해 진다.
게다가 제가 다녔던 St. Isabel의 경우,
로컬이라고는 하나 그래도 제법 사는 아이들이 다니던 학교라서 필리핀 문화도 배우고 영어도 배우고, 꽤 재미있었다.
돈도 별로 안 들고 영어도 금방 늘고,
한국친구들 대신 필리핀 친구들이랑 놀게 되니 어느 정도 되다보면 심지어 따갈로그까지 구사하게 될거다.
IS나 브렌트과 같은 학교들. 물론 정말 좋은 학교입니다.
여러나라의 학생들도 만나고 전 과목이 영어로 이루어지니 정말 보내시고 싶으시겠죠.
하지만 영어 한마디 못하는 아이들이 그런 학교에 가게 되면 어떤 친구들과 놀게 될까요? 바로 한국 아이들입니다.
제가 아는 언니 중에 사우스빌에 다니던 언니가 있는데,
정말 학교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선생님들 이외에는 영어를 쓸 일이 없다고 하네요.
그럼 그렇게 좋은 학교에 보내는 이유가 없지 않겠습니까?
우선 후진 학교라도 영어가 가능해 진 후에 좋은 학교에 보내도 늦지 않습니다.
로컬 학교에 다니면 정말 1년도 채 되지 않아서 아이들의 실력이 향상 된 것을 느끼실 겁니다.
*참고로 산타 이사벨 (St. Isabel)이라는 학교는 스페인시대때부터 이어져 내려온 학교로 원래는 여학교였으나,
초등학교의 경우 소수의 남학생들을 받는다.
로컬 학교지만 시설도 우수하고 학교내에 교회가 있을 정도로 독실한 카톨릭 학교다.
또한, 학생들의 경제 수준이 아주 낮지 않은, 중상층의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다.
위치는 UN avenue 근처로 마닐라 중심부에 있는 대규모의 학교이다.
[Chinese School]
산타 이자벨에서 1년을 공부한 뒤 학교를 옮기게 되었는데, 두번째로 간 곳은 화교학교였다.
솔직히 시설은 정말 후진 학교였다.
차이나타운 내부에 위치한 데다 그냥 4층짜리 건물을 학교로 사용하고 공부를 못하는 학생들도 많이 있었다.
하지만 처음 중국어를 배우게 된 곳이라는 점에서 잊지 못할 만큼 기억에 남는 학교다.
MPS (Manila Patroism School- 마닐라 愛國 學敎)
5학년때를 이 학교에서 보냈는데, 이 학교의 특이한 점은오전에는 영어 수업을, 오후에는 중국어 수업을 한다는 점이었다.
점심시간 1시간이 그 경계선이었다.
장점은 두가지. 한국인이 없다는 것과 중국인이 많다는 것.
실제로 중국인, 특히 대만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어서 좋았다.
게다가 한국인이 드물기 때문에 우리에게 호기심을 갖는
중국인이 많아 우리랑 같은 반을 듣는게 아니더라도 점심시간이나 도서관에서 만나 친해진 친구들이 많았다.
솔직히 적응하기는 힘들었지만 한국으로 돌아올 무렵에는 정말 슬플 정도로 너무 재미있는 학교였다.
특히 도서관에서 악연으로 만난 사서 선생님과는 나중에 너무 친해져서 매일 도서관에 눌러 앉을 정도였다.
차이나 타운 내에 있는 거라서 매일 픽업을 해야 한다는 점이 단점이긴 하지만
솔직히 야야가 있거나 부모님 중 한 분이라도 집에 계시는 분이 있다면 크게 불편하지도 않다.
학교가 끝나면 학교 내에 있는 선생님들에게 페이를 하면 튜터일을 봐주는데,
좋은 점은 아무래도 학교 선생님들이다 보니 시험 제출 문제 중 몇몇개를 미리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좀 치사하게 들리겠지만 꽤 스릴 있고 추억이 된다.
학교선생님들이 해주는 튜터는 주로 전 과목으로 시험기간때는요점들을 미리 정리해서 나눠주기 때문에 확실히 효과적이다.
뿐만 아니라 같이 공부하는 아이들이랑 친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좋다.
만약 아이가 초등학생이라면 화교 학교를 보내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중국어를 학원이나 과외로 배우는 것보다 확실히 더 재미있고 머리 속에도 더 잘 들어온다.
[High School]
필리핀의 교육제도가 초등 6년, 고등 4년 이라는 것은 다들 아실 것이다. (대부분)그렇다면 high school은 어디로 가야 할까?
아이가 어느 정도 영어가 가능하고 수업을 따라갈 수 있다면 최대한 좋은 학교로 보내는 게 유리하다.
이 때쯤 되면 대학교에 가는 것과도 관련이 되기 때문에 정말 신중해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아이들의 태도.
아이가 만약 공부할 자세가 되어 있는 아이가 아니라면 제발 한국인이 많은 학교는 자제하시길.
솔직히 학교에서 한국친구 잘못 사겨서 나쁜길로 빠진 애들 많이 봤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의 태도를 분명히 관찰하시고 한국아이들과 같이 지내더라도
스스로 자제하고 해결할 줄 아는 아이들만 한국인이 많은 학교로 보내시는 것이.
그렇지 않다면 최대한 한국인이 없는 곳으로 보내 고생을 좀 시켜야 한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기 때문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기 때문.
좀 잔인하겠지만 아이를 위해서라면 그렇게 하는 것이 현명하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해서 정신을 차리고 있는 사람을 보고 하는 말이니, 믿어주시길.
내 경우, high school은 파라냐케에 위치한 marymount라는 학교를 다녔다.
솔직히 집에서 가깝고 비에프홈 내에서 그나마 한국인이 없다는 말에 갔는데, 실망도 컸고 후회도 컸다.
우리 모교라서 정도 많고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한다. 선생님도 아주 친절하시고 애들도 어느정도는 지낼 만하다.
게다가 이 아이들은 확실히 중상층이기 때문에 나보다 더 있어 보이는 아이들도 있다.
하지만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이 많은 것이 아니라서 공부하기 좋은 환경은 아니다.
선생님들은 물론 거의 좋은 편이다. 잘 가르키는 선생님들도 많고.
하지만 계속해서 한국인이 많아지는 추세고 공부를 시키려고 보내는 거라면
제발 이 학교만은 자제하는 편이. 대학 갈때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다.
학교를 즐기고 싶어하는 아이라면 괜찮다.
행사도 많고 2월경에는 알라방 insular 공연장에서 공연도 하니 추억도 만들 수 있다. 재미는 있지만 공부로는 영..
high school을 잘 골라야 하는 이유는 바로 유유상종. 공부를 잘 하는 아이들 틈에 있으면 나도 모르게 지식의 폭이 넓어진다.
하지만 솔직히 좀 멍청한 아이들 틈에 있으면 점점 내 지적 수준까지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college]
high school을 졸업하고 한국과 마찬가지로 시험을 쳐서 대학을 간다.
하지만 한번에 보고 그 점수에 따라 학교가 결정되는 한국과 달리
필리핀은 가고 싶은 학교에 원서를 내고 각 학교마다 내주는 시험을 쳐서 합격하면 그 학교에 들어갈 수 있다.
나같은 경우 아테네오, 라살대, UAP, 이 세군데를 쳤다. 제일 가고 싶어했던 아테네오는 떨어졌지만.
필리핀의 유명 대학들은
University of Philippine(UP), Ateneo, De La Salle, University of Santo Thomas(UST)
그리고 University of Asia and Pacific (UAP)등으로 뽑을 수 있다.
각자의 장점은 존재한다. 내가 아는 한에서만 간략하게 소개하겠다.
UP.
필리핀에서 가장 똑똑한 아이들이 간다고 하지만 솔직히 세게 랭킹에서 순위가 굉장히 많이 떨어졌다.
단점은 따갈로그를 어느정도 해야 유리하다는 점과 아무래도 가난한 아이들이 많다보니
인간관계를 유지하기에는 쓸모 없는 아이들이 많다는 것.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다)
또한 들은 바에 의하면 굉장히 정치적으로 민감해서 데모라던가 비정부 학생들이 많아 약간 위험한 면이 없잖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들은 소문이고, 알고 지내는 UP 학생은 꽤 친절하다. 하지만 소수의 학생들이 그런 것은 확실한 것 같다.
Ateneo
정치쪽으로는 필리핀에서 최고라 할 수 있는 학교. 솔직히 내가 공부하는 외교학과도 세기로는 아테네오가 더 센 편이다.
돈많은 아이들이 많이 다니기 때문에 친구 사귀기에도 좋다. 한번은 농담으로 이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UP는 똑똑하지만 가난한 애들이, 라살은 멍청하지만 부자인 애들이,아테네오는 똑똑하고 부자인 애들이 간다고.
웃어 넘겼지만 꽤 잘 비유한 것 같다. (라살인으로써 멍청하다는 말은 분하지만)
De La Salle University -Manila
라살의 경우 필리핀 전역에 꽤 많은 수의 분교를 포함한다.
마닐라 바로 맞은 편에 있는 Benilde부터 시작해서 Damarinas, Zobel 기타등등.
비즈니스관련 과를 생각하는 학생이라면 이 학교가 최고다. 필리핀에 유명 비즈니스맨들은 거의 라살출신이다.
학교 시설은 정말 좋다 (내가 라살 학생이니 이건 보장한다)
한국못지 않은 캠퍼스에 확실히 돈 많이 들인 티가 난다 라는 생각이 들정도다.
하지만 단점이 있다면 학비가 어마어마하게 세다는 것.
물론 한국에서 대학교 다니는 것만 하겠냐만은,
필리핀에서 가장 비싸기로 유명한 이 학교의 학비는 무려 오만페소 (약 백만원)
아테네오의 경우 약 육만페소라고 하니 뭐가 비싸냐 하겠지만 이 학교의 또다른 장점이자 단점인 삼학기 제도 탓이다.
아테네오는 육만페소래봐야 2학기니 일년에 12만페소 정도지만,
라살의 경우 오만페소를 세번, 1년에 십오만 페소를 내야 한다.
아, 이 3학기 제도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 하면 라살은 3학기 제도라서 총 9학기, 즉 3년만 공부하면 졸업이 가능하다.
(물론 fail 먹은 과목이 없을 경우에만).
UST
솔직히 너무 미안하지만 이 학교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
단지 간호학과로 유명하다는 것과 입학하기는 쉬워도 졸업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는 것.
입학이야 개인적으로 70% 정도는 시험에 붙는다고 본다. 하지만 졸업하는 게 정말 만만치 않다고 한다. 워낙 스트릭 해서.
UAP
올티가스에 위치한 이 학교는 신설학교이긴 하지만 꽤 유명하다.
좋은 점은 5년동안 공부를 하면 석사과정까지 가질 수 있다는 것. 학비가 굉장히 세지만 시설면에서 우수하다는 것 등이다.
과가 그다지 많지 않은 게 흠이지만 이 학교를 졸업하면 아시아 은행 계발에 취직하는 길이 있다고 하니,
취직난이 요즘때에 나쁘지 않은 제안인 것 같아서 시험을 봤었다.
하지만 무참히 떨어짐 -_ㅠ 사실 안전빵으로 본 시험이었는데 떨어졌다고 해서 엄청 떨었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서류에 문제가 있었다면서 왜 등록 안하냐고 전화가 왔었지만...
어쨌든 이것들이 필리핀 유명 대학들이다.
물론 과마다 좋은 학교들은 많다. 치대같은 경우 CEU나 UE라는 대학이 좋다. (학비가 아주 싼데다 입학하는 데 어렵지도 않다)
필리핀에서 공부하는데에 가장 좋은점은 어린 나이에 학사를 딸 수 있다는 것.
내 경우 만 16살에 고등학교를 졸업, 같은 해에 대학교를 입학했고,
현재는 17(한국나이로 18) 대학교 2학년에 올라갈 예정으로, 한국나이 20살이면 아마 졸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니 나쁜 조건은 아닌 듯 싶다. 어쨌든 4년이나 잡아 먹었으니까.
남은 시간으로 여행을 해도 좋고 대학원을 다녀서 학력을 높이는 것도 좋으니까.
이상, 학교에 관한 모든 것!
tip!
정말 중요한 사실 한가지.!초등학교든 고등학교든 간에 한국 어머님들이 하기 쉬운 실수.바로 학생의 학년을 낮추는 것이다.
예를들면 한국에서 중학교 2학년을 다니다가 와서 적응하기 힘들어할까봐 1학년으로 보내는 것. 해서는 안될 실수다.
필리핀에서 공부하는 것의 장점은 2년이나 일찍 졸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처럼 생일이 빠른 경우는 3년이나).
그런데 그 중 1년을 잡아 먹는 것은 정말 (죄송하지만) 한심한 일이다. 아깝기가 그지없다.
솔직히 그런 애들 보면 그 1년이 너무 아깝다. 1학년이든 2학년이든 공부하는 수준에서는 차이가 없다.
필리핀의 경우 각 학년마다 완전 다른 내용을 배우기 때문에 (예를 들면 1학년 과학은 지구과학, 2학년 과학은 생물학, 이렇게)
1학년을 가든 2학년을 가든 어차피 힘들게 되있다. 적응하기 위해서라면 2학년이라고 왜 안될까?
필리핀 학교를 갔을 때 학교 담당자라던가 주변 사람들이 한 학년 낮춰 보내라고 한다면 당당하게 말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