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심포니콘서트를 너무 잘봐서 감사한 마음에 후기 몇자 적어보려고 합니다!!!
제목은 어찌저찌 머리 굴려서 좀 멋지게 써봤지만... 내용도 멋질지는 장담 못하겠네요ㅋ큐ㅠㅠ 너무 바빠가지고 후기도 이제서야 올려버리네요... 그치만 너무 감사하고 너무 좋았어서 후기를 쓰지 않을 수 없었어요🥹🥹
사실 이전엔 클래식이나 가곡에 대해선 거의 몰랐었고, 그나마 라포엠을 통해서 좋은 가곡들을 많이 알게 되었어요. 그런 와중에 한국 창작 가곡 앨범을 내주고, 또 좋은 가곡들로 구성된 콘서트를 해주신다니 이건 진짜 무슨 일이 있어도 가야겠다 싶었습니다... 티켓팅 못하는 곰손이지만 어찌저찌 티켓을 구해서 두근거리는 공연을 딱 봤는데!! 울다웃다 기절하는 줄 알았습니다 진짜로...
제가 이번 앨범에서 미별과 동화를 제일 좋아하는데 마침 그 두곡을 맨 처음에 불러주셔서 너무 좋았어요! 분명 음원으로만 들을땐 그냥 “아 좋다~” 이정도의 감상이었는데... 콘서트장에서 라이브로 직접 들으니깐 눈물이 계속 나더라구요... 제가 왜 우는지도 모르겠는데 라포엠 목소리를 들으니 그냥 눈물이 계속 나서 처음부터 마스크가 츅츅해졌었습니다ㅋㅋ큐ㅠㅠ 동화랑 미별은 이번 앨범 노래들 중에서 특히나 멜로디가 정말 아름다운 곡들이라고 생각해요! 동화로 무대를 시작하면서, 앞으로 이 공연장에서 동화같은 일들이 펼쳐질거라고 얘기해주는 것 같았어요. 미별은 처음엔 슬픈 멜로디로 가다가 후반부에 밝은 느낌으로 촥 바뀌는 구조 자체가 정말 아름다운 이별을 말하는 것 같더라구요. 또 한글로 이루어진 가사이다보니 공연중에 얘기해 주셨던 것처럼 더 와닿는 부분도 있었어요.
그런데 눈물 다 닦을 틈도 없이 채훈님의 솔로무대가 시작되었어요... 다른분들 솔로무대 관련해서도 얘기하겠지만 이번 솔로무대들은 정말 콩쿨을 보는 듯 했어요!! 본인이 맡은 성부를 본인이 얼마나 잘 소화하는지 보여주는 곡 하나, 그리고 가수 자신의 표현력, 매력이 어떤지를 보여주는 곡 하나씩 해서 솔리스트로써의 라포엠 역시 정말 대단하다는걸 보여줬던 것 같아요! 채훈님의 첫번째 곡은 노래의 강약조절같은, 채훈님 노래의 기술적 측면이 정말 돋보였던 곡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성훈님 말씀대로 부채처럼 촤라락 펼쳐지다가 또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섬세해지기도 하고... 가사를 몰라도 이야기의 큰 흐름이 느껴져서 정말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두번째 곡은 채훈님의 사랑스러움이 돋보였던 곡이라고 생각해요ㅎㅎ 채훈님의 쫍! 소리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락처럼 강렬한 노래도, 묵직한 울림을 주는 노래도 너무 잘하시지만 이런 발랄한 노래도 너무 잘 소화하신다는걸 새롭게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성훈님의 솔로무대는 정말 너무 놀라서 노래가 끝나고 나서도 멍하니 있느라 박수도 제대로 못쳤어요... 첫번째 곡은 예전에 성훈님께서 퀸엘리자벳 콩쿨 나가셨을때 부르셨던 곡인걸 뒤늦게 깨달았어요!ㅋㅋ 그 영상을 볼때도 음의 높낮이폭도 크고 속도도 빠른데 그걸 정확하게 짚어서 부르셔서 카운터테너로써의 역량을 정말 잘 보여줄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했는데, 라이브로 들으니 성훈님이 사람은 맞으신가...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리고 요소이마리아!!!이건 정말 카운터테너의 역사에 길이 남을 곡이라고생각 됩니다 분명 성훈님께서 첫째날엔 흰 연미복, 둘째날엔 검은 정장을 입고 부르셨는데 그 순간엔 성훈님께서 진한 와인색의 실크 정장을 입고계신 것 같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압도됐었어요... 가사에서 말하던 쥐덫에 걸린 마초는 아무래도 저였나봅니다...
그리고 이번엔 피아노 반주와 라포엠의 목소리로만 채워졌던 오, 사랑과 그대 달려오라였죠! 개인적으로 라포엠은 멤버들이 가진 목소리와 조화부터가 되게 드라마틱해서 반주에 들어가는 악기가 적어지면 적어질수록 장점이 극대화되는 그룹이라는 생각을 하는데, 그런 이유에서 정말 좋아했던 무대였어요. 이번 두 곡도 역시나 이유는 모르지만 눈물 주룩주룩 흘리며 들었답니다... 원래 잘 울긴 하는데... 이번엔 진짜 왜 울었는지 모르겠어요... 그치만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셋리스트 떴을 때부터 기대했던 라크리모사와 마왕!! 라크리모사는 묵직하고 차분하게 선율을 끌고나가고, 마왕은 이야기가 휘몰아치면서 빠르게 진행되는데 이렇게 닮은듯 다른 두 곡을 연달아 듣게되니 큰 스토리가 있는 연가처럼 들리기도 했어요. 또 아마도 최초로? 화음이 없이 각자의 솔로 파트로만 이루어진 마왕을 들으니 되게 새롭기도 하더라고요! 역할 분배도 정말 탁월했다고 생각해요. 처음엔 채훈님의 아들 역할과 기훈님의 아버지 역할이 의외라고 생각했는데, 들으면 들을수록 정말 찰떡같다는 느낌이 드네요! 그리고 성훈님께서 정말로 마왕이시라면 저는 마왕님 따라서 지옥까지 갈랍니다... 또 민성님께서 묵직하고 단호하게 시작과 끝을 맡아주시니 오히려 더 여운이 길게 남았던 것 같아요. 이런 스토리가 있는 곡들 더 자주자주 불러주시면 너무 좋겠습니닷😊
후기 막 쓰다보니 어느새 인터미션이 끝나가더라고요... 좀 tmi지만 첫날에 2막 첫번째 곡이 뭐였더라? 설마 아베마리아는 아니겠지~ 하고 혹시나 해서 셋리스트를 확인해보니 진짜로 아베마리아더라고요...? 그걸 알고난 뒤로는 쉬는시간이 쉬는시간 같지가 않았어요... 거의 저도 같이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몰입해서 보게되니 그런 웅장한 대곡을 듣고나면 저도 기운이 쪽 빠지더라고요... 불후의명곡 방청을 못가서 음원으로만 들었던 곡인데 이렇게 오케스트라와 함께 들을 수 있게 되어서 정말 황송하기까지 했답니다...
그리고 형라인 두분의 솔로곡에 이은 동생라인 두분의 솔로곡들! 먼저 민성님의 솔로곡은 민성님만의 부드럽지만 묵직한 음색을 정말 잘 보여준 무대였다고 생각해요. ‘산아’라는 가곡을 잘 몰랐는데, 민성님께서 부르니깐 슬픔을 넘어서 어떤 처절함까지 느껴져서 숨 쉬는것도 잠시 잊었네요... 그리고 Si fuo는 정말 한 편의 오페라를 보는 듯 한 느낌이었어요!! 둘째날에 노래 중간에 호탕하게 웃으실 때 진짜 너무 놀라고 너무 좋아서 비명 지를뻔한거 꾹 참았습니다... 또 노래 중간에 환호가 나오는데 그걸 손짓으로 딱 제어하실 때 정말 그 오페라의 해설자가 되어 무대와 관객을 휘어잡는 것 같았어요. 크로스오버 무대에서는 자주 보지 못했던, 정말 기둥같은 민성님을 볼 수 있어서 정말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또 기훈님의 샴팡은 기훈님께서 이전까진 좀 취약하셨던 가성이나 부드러운 소리를 지금은 정말 잘 다룰 수 있게 되었단걸 알 수 있어서 괜히 제가 다 뭉클해지는 시간이었어요...🥹 아니근데! 가사를 찾아보니까 그게 그렇게 부드럽고 아련하게 부를만한 가사가 아닌 것 같던데요!! 그런...가사를 그렇게 부드럽고 조금 수줍기도 하듯이 부르다니 정말 유죄입니다 담요테너님... 그리고 라단짜도 셋리스트 봤을 때부터 정말 많이 기대했던 곡 중 하나에요! 그런데 직접 들어보니 기대보다 정말 더 좋았습니다!! 기훈님께서 호흡 조절을 너무 잘하셔서 폐 대신에 아가미로 호흡을 하시는건가...하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따뜻한 담요테너와 활활 타오르는 불꽃테너 두가지 모습을 다 볼 수 있는 시간이어서 너무 좋았어요!
처서와 낙엽은 가을을 담아낸 노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머릿속에서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들이 곧바로 떠오르더라고요. 공연자가 노래나 독백을 할 때 관객의 머릿속에 그 상황을 그릴 수 있게, 상상할 수 있게 하는게 중요한거라고 알고있는데, 라포엠의 노래를 들으면 색깔, 이미지 이런게 정말 명확하게 잘 떠오르는 것 같아요. 처서와 낙엽은 유독 갈색 낙엽과 노란색 은행잎이 많이 떠오르네요🍂 청각의 영역인 음악을 시각, 촉각 등 다른 영역까지 확장시킨다는게 정말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
셋리스트가 뜰 때 도대체 어떤 곡들로 이루어진 메들리일까... 혹시나 월하연가는 아닐까!(ㅋㅋ)하는 생각을 하며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전 곡들로 성악가로써의 라포엠을 보여줬다면 라포엠 메들리를 통해서 크로스오버 가수로써의 라포엠도 확실하게 보여준 무대였다고 생각해요! 특히나 마이웨이와 문 리버는 전부터 좋아하던 노래였는데, 라포엠이 불러주니 더 좋아졌어요🥹 메들리로도 정말 좋았으니 언젠간 풀버전으로 커버해주시길...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그리고 지휘자 선생님의 깜짝 무대도 너무 재미있었어요🤣 예전에 합창부에 있었을 때 배웠던 노래라 조금씩 따라부르면서 재미있게 즐겼네요ㅎㅎ
앵콜로 들은 메이플스토리 ost는 정말 이번이 아니면 앞으로 들을 기회가 정말 없을 것 같아서 제가 정말 기를 쓰고 티켓을 구했습니다ㅠㅠㅠ... 현장은 아쉽게도 가지 못하고 생중계로 봤는데 그때도 그 웅장함에 놀랐는데, 이번엔 라이브에다 오케스트라까지 더해지니 정말 올림픽홀이 무너지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라포엠의 노래가 메이플스토리 게임을 하시는 분들한테도 반응이 엄청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앞으로도 이런 좋은 콜라보 많이많이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라포엠을 알게 된 시간은 그리 길지 않지만, 솔로 무대를 할 때 노래만 하는것이 아니라 표현을 하고, 연기를 하려는 모습이 이번 콘서트에서 유독 많이 보여서 또 발전하셨다는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말 어디까지 발전할 셈이신가요!!ㅠㅠ 지난 심포니에서 아쉬웠던 점은 채워지고, 좋았던 점은 더 좋아졌던 것 같아요! 안주하지 않고 늘 발전하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는 라포엠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내년 심포니도, 다른 공연들도 늘 기대하고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