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옛날 중핵교 1학년 시절..
도심에서 뚜~욱~`떨어져 있는 그리 외딴 시골은 아니였지만..
삼면의산과 앞 개울이라는 두 박자를 고루 갖추어 노쿠
농사를 업으로 하는 그런 시골아닌 시골에서 살았지요..
국민학교야 바루 집옆인지라 좋았지만 중학교는
십리정두 떨어져 있었기에 학교를 갈때 빠른 지름길을 이용 했지요..
코딱지 만한 것들이 묵직한 책 가방들구 언덕을 오르고
큰 바위를 지나 사과 과수원 지나 마지막 뽕나무 밭을 지나구
다시 비탈길을 내려서 학교가는 길은 을메나...
길고도 긴~~고행 길이였는지...
양쪽으로 늘어선 과수원들과 귓속을 헤집고 들어오는 요란한 매미소리도..
따가운 햇살에 지 스스로 자폭을 하는 여름 중간쯤..
양쪽으로 늘어선 과수원들 사이사이에 잡풀 무성한 이름모를
비석과 무덤들...
하교길에 무덤 사이에서 또는 평평한 봉분에 누워 따신 햇살
실눈으루 받으며 풍겨오는 사과 향기에 군침을 꿀꺽!...
"조심해!..거름통에 빠지지 말구!..
한 사람앞에 세개씩만 따와!..
그리구 이상한 소리가 들리면 빨리 나와야 한다!."
상급생들의 북파 공작원 들에게나 들려주는 주의를 받으며 엑스자 x x x 로 엮어놓은
철조망 사이로 반 바지 입은 다리부터 딜이 밀고 들어가 고랑사이에 서서
여린팔 쭈욱~~뻗으면 손끝에 닿는 아직은 덜익은 사과의 매그러운 감촉과 풍기는 단내....
훔친 사과가 더 맛있다구 했던가요?..
무덤뒤에 모여 앉아서 히히덕 거리며 바지에 쓱쓱 두어번 문질러서
한입 크으게 베어 물었을때의 사과맛이 어찌나 달디 달았는지..
철조망 넘다 바지가 기역자루 찢어졌을때나 과수원 한쪽가에 쌓아놓은 인분통에
다리 한짝 푸~욱 빠졌을때의 그 더러운 기분이란..
그 시절 검정 고무신 신고 다니는 애들이야 냇가에 가서 휘휘 한번 저어 신으면
그만 이지만 운동화를 신은 다른 친구들은 몇번을 빨고 빨았는지...
하지만 어쩌다가 사과 향기와 함께 농약 냄새가 섞여오는 며칠은
뽕 나무 밭에 들어가 노란 양은 도시락에 검 붉은 오디를 가득 따와서는
봉분위에 걸터앉아 오디를 한입가득 오물거릴때의 입안 가득 퍼지는 그 맛이란..
온통 보라색으로 물들은 혓 바닥과 입술을 손 가락질 하며 천연덕스럽게
낄낄거리던 웃음이 따갑게 내려 쏘는 햇살 속에서 무수하게 부서져 내렸던 그때...
아마두 뽕밭 주인하고 사과밭 주인은 크~으~다란 부자 일거야...
라구 막연한 공상을 하며 스쳐지낸 나의 유년이 조금 지난...
지금 생각하면 어렸을적 보았던 활동 사진처럼 짤막한 단편으로 스치는 빛 바랜 추억으로만 아련 합니다..
평소사과를 잘 먹지도 않는데..
요즘에 뱃속에 애가 들어선건지..
오늘은 이상하게 사과가 목고 싶어서 냉장고 과일박스에 저장된 사과 하나
깍아 묵었는데..그 옛날 서리해서 묵던 그 맛이 하나두 안 나네요-_-
역쒸 사과는 훔친사과가 맛이 더 좋다는걸 알았습니다...
첫댓글 독수리 타법으로 치느라 고상하시었습니다.
어렷을적 추억은 다 아름답십니다.
재미난 글
얼굴에 미소 가득히 ....
추억의 그 맛이 어디 있을까요 ㅎㅎ
우리도 학교가는 길에 큰 사과밭이 있었는데
그 밭에 울타리는 철망치고 탕자나무 심어놔서 들어가는건 어려웠고
긴 작대기로 탱자나무사이에 넣어서 떨어진
병든 사과를 꺼내서 먹었는데 왜 그케 맛있는지~~~
벌써 60 여년전이 일이네요.
요새는 사과밭에 울타리가 없어도 따먹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글읽으며 옛생각에 입가에빙그르 미소가 지어지네요.
소시적 저의 생활가비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