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오는 고장으로 떠나요- 전라도 특집
이번 겨울방학의 답사장소: 전주·군산·익산
목차: ①ㅣ일차 전주 소개. ② 2일차 군산 소개. ③ 3일차 익산 소개
<전주>- 부산 출발- 남고산성- 전주한지박물관- 조경단- 이목대· 오목대- 경기전- 조경묘- 어진박물관- 예종대왕 태실지- 전동성당- 객사- 저녁식사- 숙소
1. 남고산성에서
남고산성에서 정말 힘들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오자마자 대략 2시간 정도 걸었다. 처음에는 대단히 자신 있는 표정으로 의기양양하게 갔지만 조금만 올라가도 힘이 들었다.
일단 고려 말의 충신 포은 정몽주의 우국시를 새겨 둔 바위를 보았다. 이성계가 당시 고려 백성들을 괴롭히던 왜구들을 황산대첩에서 승리 한 것을 축하하고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쓴 시이다.
또, 만경대에 올라가 전주 시내를 구경하였다. 그때에는 부산보다 좁게 보여서 괜히 올라왔다는 생각을 가졌지만 자세히 살펴보며 이야기를 들으니 매우 색달랐다.
남고산 남고산성은 후백제의 견훤이 세워 견훤산성이라고도 불렸다. 여러 개의 봉우리가 솟아 있고 멀리 보이는 장대들도 보여서 산성의 모습을 보여주었고 숨어있는 절도 있었다.
그런데 절에 기를 다는 당간지주 대신 탱자를 달아 바깥에서도 부처님께 기도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그것이 제일 기억에 남았고 부처님께 새해 소원 기도도 하여서 마음이 뿌듯하였다.
2. 전주한지박물관에서
우리가 간 전주한지박물관은 정말 특별한 곳이었다. 처음에는 관심 없이 갔다. 그러나 한지 만들기 체험은 아주 값진 경험이었다. 100년이나 간다는 종이를 직접 만들게 되다니!
틀에다 풀과 닥나무 껍질이 섞인 것을 잘 흔들어 종이뜨기를 하고 건조시키자 빳빳하고 질긴 종이가 나왔다. 거기에 도장까지 찍으니 한결 더 멋이 났다. 훌륭한 우리 한지! 종류도 참 다양했다. 구멍 뚫을 때 재미있는 창호지, 그림이나 글을 쓸 때 쓰는 화선지, 기름을 바른 장판지 등등...
신나는 체험이라 기억에 오래 남기도 하고 외국인에게 소개하고 싶었다. 세계를 대표할 수 있는 질기고 빳빳한 종이이기 때문이다.
3. 조경단에서
'조경단은 어떤 곳일까?' 라는 생각을 품고 간 조경단은 문이 잠겨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없었지만 산 중턱에 서서 보았더니 아주 멋졌다. 왕의 기운이 느껴지는 듯한 묘한 긴장감 속에 이야기를 들었다. 전주 이씨 태조 이성계의 고조할아버지 목조 이안사가 왕으로 추대되어 모셔진 곳이 조경단이다. 다녀오고 난 뒤 나도 내 후손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나의 진성 이씨 가문을 빛내야겠다는 상상을 하였다.
4. 이목대·오목대에서
이목대는 전주 이씨의 시조가 모셔진 곳이다. 예를 갖추고 들어가야지 마음이 편하였다. 이제는 사당에 들어가면 자동적으로 웃어른께 대한 예가 차려지는 것 같다.
오목대는 황산대첩에서 승리한 이성계가 잔치를 벌였던 것이다. 잔치를 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였다. 나도 왜구를 물리치고 돌아온 장군을 기쁘게 맞이하였을 것이다.
5. 경기전에서
경기전에서는 임금에 대한 다양한 것을 있었으므로 마치 궁궐 같았다. 당연히 임금님의 어진(초상화)이 있는 곳이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할 것 같았다. 곤룡포를 입고 장엄한 표정으로 당당하게 나라를 지키겠다는 모습이 엿보였다. 그렇지만 마음이 편하지 못하였다. 후에 이 나라는 비극적인 나라로 되고 마니까... 그 와중에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도 언젠가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겠다는 생각에 슬프기도 하였지만, 그때 그때의 시대상황에 맞게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또, 어진박물관에서 임금들의 어진을 보면서 다들 기품있게 보인다고 생각하였다. 또, 우리나라의 역대 대통령들 사진을 보면 리더처럼 당당해 보였다. 언젠가는 나도 그 틈에서 제일 빛나는 사람이 되기를 빌었다.
6. 예종대왕 태실에서
예종대왕의 태실을 보러 갔다. 저번 답사에서 세종대왕 태실을 보았고, 다시 만나서 반가웠다. 임금은 태실이 크니 그만큼 귀하다는 뜻이다. 나도 탯줄이 아직 있다던데, 아주 작다고 하셨고 부모님께서는 내 탯줄이야기를 하면서 효도 좀 더 잘 하라는 눈빛을 날리셨다. 역시 부모님은 우리를 길러주신 분이라서 존경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겸손하게 굴어야 한다.
7. 마지막 전동성당에서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전동성당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근대적 사건을 알고, 오래된 성당에 가본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순교비를 보며 대단하다는 생각과 소름이 끼쳤다. 죽을 때 오로지 '하느님, 이 나라를 구원해 주시옵소서' 라며 순교했다는 내용을 읽은 적이 있었다. 이들이야말로 충실한 사람들이며 축복받을 사람들이다.
내부의 스테인드글라스가 반짝거렸다. 잘 살펴보니 한편의 긴 이야기였다. 예수님의 세계창조를 보고 햇빛이 잘 들도록 만들어 스테인드글라스들이 반짝반짝 빛나도록 만들어서 멋져보였다.
<군산>- 숙소- 금강철새전망대- 채만식 문학관- 군산근대역사박물관- 동국사- 발산초등학교- 숙소
1. 금강철새전망대에서
원래 답사라 하면 공부만 하고 잠깐 놀 수 있는 여행이지만 이번에는 대만족이었다. 이승기가 찍었던 가창오리 군무의 주인공 가창오리들이 사는 금강에 간 것이다.
비디오 속의 가창오리는 정말 예쁘게 생겼었다. 그러나 이 금강까지 날아오기 위하여 러시아부터 먼 거리를 훨훨 고난 끝에 날아온 가창오리들의 끈기가 대단하고 사람들이 이 용감한 오리들을 총으로 쏘거나 해치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또, 야외 공원의 새가 있는 곳에서 독수리가 싸우는 모습을 보며 거세게 싸우는 친구들 같다는 생각도 들고 철창에 부딪히고, 땅에 떨어지는 등의 모습을 보면서 살려는 의지가 대단하고 역시 강자가 승리한다는 생각이 스쳤다.
2. 채만식 문학관
채만식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어본다는 친구들이 꽤 많았다. 그런데 자꾸 어디서 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생각난 책이 '미스터 방' 이었다. 구수한 사투리가 그대로 담겨 있는 책이라서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 작가의 문학관에 와서 되게 뿌듯하였다. 한편으로는 채만식의 책들을 더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서 찾은 책에는 '태평천하', '미스터 방', '치숙', 레디메이드 인생' 과 6학년 교과서에 나온다는 '왕치와 소새와 개미' 가 있었다. '왕치와 소새와 개미의 그들에게는 슬프지만 우리에게는 웃긴 사연을 담은 이야기였다.
그리고 채만식의 책을 읽을 때 들었던 생각은 사투리였다. 사투리 읽기가 어려워 밑에 사투리의 뜻이 적힌 부분을 보면서 읽느라 힘이 들었다. 그래도 일본과 친일파를 비판하는 글과 사회를 풍자하는 소설이 재미있었다.
3. 군산근대역사박물관에서
군산은 부산, 인천과 같이 개항을 한 도시이다. 개항의 뜻은 항구를 연다; 즉 교류를 시작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박물관 옆에 옛날 군산세관이 있고 항구도 있었다. 그 시대에 영화가 들어왔기 때문에 그 시대 체험관에서 우리는 영화 심청전을 보았다. 그래서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영사기였다. 오늘날처럼 화면을 쏘으는 기계였다. 이처럼 옛날 체험을 하고 싶은 친구들에게 이 박물관을 추천한다.
또, 옛날 군산세관은 당시의 근대적 건물이다. 기와집보다는 현대의 건물에 근접하는 모양새에 대한제국이라는 도장이 찍힌 메달, 훈장 등을 볼 수 있었다.
곧 나와서 아주 과학적으로 설계된 다리를 보러 항구까지 걸어갔다. 걸어가면서 언뜻 보이는 다리에 흥분하게 되었다. 부잔교! 바로 뜨는 다리이다. 처음 이 단어를 읽으면 '왜 다리가 뜰까?' 라고 생각할 것이다. 군산항이 있는 곳은 밀물과 썰물의 차가 커서 배가 땅에 가라앉거나 다리를 낮게 지으면 가라앉기도 하므로 조심하여야 한다. 그래서 다리를 물에 뜰 수 있도록 지어서 문제를 없앤 것이다. 아주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4. 동국사에서
첫댓글 너무 재미 나게 읽었어요. 같이 군산에 갔다온 느낌을 받았어요.^^ 5학년 딸을 둔 엄마라 윤희 학생의 글이 좀더 다정하게 다가 오네요.
진성이씨라고요. 태양을 향해 쏜 화살은 멀리 간다는 말이 기억납니다. 모든 문화는 결국 사람이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윤희가 역사를 통해 인류가 쌓은 지식과 정보를 요즈음의 시대에 맞게 적용해 낸다면 진성이씨란 것을 널리 알리게 될 것입니다. 천재로 알려진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과거의 유물, 책자 등을 공부하여 많은 것을 남겼습니다. 윤희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못한 답사도 하였으니 더욱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