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인삿말 말고는 처음 글을 올립니다.
몸마고 명상캠프에서 선생님께서 채식하신다는 말씀을 듣고, 다시금 여러가지 생각하게 되어 글을 올립니다.
저도 작년 즈음에 채식에 관심이 생겨 네이버에 있는 채식카페에도 가입을 하고, 몇 달간 고민하고 노력도 했더랍니다.
유제품이나 해산물을 좋아하는지라 그런 것들을 멀리하는것은 힘들었지만,
육고기를 끊는 것은 생각만큼 어려운 일은 아니더라구요.
전에 채식에 대해 막연한 이미지만 갖고 있을 때에는 채식=생식, 생채소를 먹는 것, 이라는 생각이 박혀 있어 어렵게 생각했었는데, 버섯류와 근채류를 좋아해 이런 것들을 이용하니 좀더 쉽게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혼자 사는 몸이 아닌지라 함께 사는 남편이나 아이들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둘째 아이는 현미로 하는 이유식 책을 접한뒤라, 돌때까지 현미채식이유식으로 키웠지만,
첫째 아이가 워낙 계란,고기, 생선, 우유 밖에 안먹는 아이인지라..(이것이 원래 제 입맛이었습니다.ㅡ.ㅡ;;)
둘째도 그렇게 따라가더라구요.
둘 다 이유식에서는 가리지 않고 잘 먹던 아이들이, 이유식이 끝나자 마자 위의 것들과 몇가지 익숙한 채소 이외에는 거부하는 아이들이 되었어요..
아이들 입맛에 맞추려고, 마크로비오틱 식으로 채소나 근채류로 베지버그도 만들어줘 보고 노력을 해봤지만, 단시간에 바뀌지는 않더라구요.
게다가 그냥 고기를 한번 구워주는 것보다. 채식으로 육고기 맛을 내거나 그렇게 흥미를 줄만한 요리를 만드는 것이
상당히 노력을 요하는 일이다 보니..저 또한 금새 지치고 말았습니다.
아이들에게 고기단백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는 생각지 않지만,
그토록 싫어하는 현미밥이나, 채소들을 엄마라고 해서 무작정 암묵적으로 강요하지 않았나..싶은 고민도 컸고,
도무지 언제 끝날지 모를 적응 기간동안 아이들 몸이 축나는게 걱정도 되어서 결국은 중도에 그만두고 말았어요.
요즘은 채식은 고사하고, 안먹는 채소를 어떻게 먹일까..그 고민이 가장 크구요..
또...더 큰 문제는 아이들이 집안에서 엄마가 해주는 음식만을 먹는게 아니라는 겁니다.
이르면 세 살 이전부터 시설에 다니는 아이들도 있고, 대부분 만 세살 이후가 되면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등에서 급식을 시작하죠..
우리나라에 알레르기 아동을 위한 식단도 있을까말까인데, 채식아동을 위한 식단 자체는 존재하지 않겠죠?
내 신조에 맞는 대안학교를 찾고, 거기에 보내는 일도 쉬운 일은 아닐테구요..
우선, 우유라도 좀 안먹였으면 싶은 마음이지만, 우유에 대한 확고한 믿음들이 심지어 집안에서도 우유 안먹이면 큰일날것처럼 말씀들을 하시는데, 단체 생활에서 좋아하는 우유를 마시지 말라고 하기도 사실상 어려운 일이네요..
채식에 관해서 내부적으로는 아이들과 관련된 고민이 가장 크구요,
또..채식하시는 분들에게 드는 의문점이 몇가지 있습니다.
저 사는 근처에도 채식식당이 있어서 한 번 가봤었어요..
메뉴를 보니 제대로된 식당이라기 보다는 분식점 수준에 가깝더라구요.
그 메뉴들이 대부분 육고기로 만든 요리를 밀고기로 대체해서 하는 요리들이구요..
채식하는 분들은 동물을 사랑하거나 신념으로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그 요리들이 "대체품"으로는 먹을만할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건강"을 우선시하는 제 입장에서 보면, 밀글루텐과 조미료, 향신료등으로 고기맛을 낸 요리가 그리 몸에 좋을 것 같지는 않더라구요..
왜 채식을 한다고 하면서 그리 고기맛을 대체하는 것들을 찾을까 싶은 생각도 많이 들고, 그 재료라는 것들이 대부분 대만산이던가요..수입산이다 보니 대용품으로 자주, 혹은 가끔 이용하기는 선뜻 맘이 내키지 않는 부분들도 있었습니다.
사찰음식이나 아님 그냥 소박한 가정식으로된 메뉴를 파는 채식식당이 많이 생기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생채식에 대한 의문인데요..
채식하시는 분들은 생채식을 도달해야할 마지막 단계?? 정도로 생각한다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선생님께서 우리 몸은 생채식을 하도록 진화되어오지 않았다고 하신 말씀이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에너지의 절약, 자연 그대로를 먹는다는 의미에서 생채식을 하는 분들이 있다면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은 어떤 의미였는지 더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글이 많이 길어졌네요..
항상 고민은 많은데, 주변 여건상 해결되지 않는 문제라...이렇게 털어놓아 봅니다..
고민하고 같이 생각하다 보면 저도 채식에 더 가깝게 다가가는 날이 오겠지...기대해 봅니다..
첫댓글 채식 하려는 엄마의 고민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우리 다인이도 태어나서부터 채식으로 키웠기에 유치원에 채식을 부탁해봤지만 불가하다는 말만 들었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유치원 급식은 받아들이고 우유는 거부하고 두유를 싸 줍니다. 우유는 사유서를 쓰라고 하더군요. 마치 먹는 건 의무인데, 왜 거부하느냐고 따지는 것 같은 시스템을 만들어놨어요. 이게 다 낙농협회와 교장단의 농간이지요.ㅠㅠ
아이들이 먹지 않는 채소를 먹이는 방법은 TV에도 방영된 적이 있는데, 오직 고기만 고집하는 아이가 있었는데, 선재스님이 운영하는 사찰음식연구소 프로그램에 참여하더니 채소를 먹기 시작하더라고요. 결론은 조리법이더군요. 아이가 좋아할 수 있도록 요리를 연구해야 될 것 같아요. 엄마는 정말 고단하답니다. 특히 비주류 엄마는 더 그래요.
콩고기나 밀고기 같은 경우에는 식감 때문에 개발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사실 제가 중학교 2학년 때(1982년) 우리 반의 한 친구가 처음으로 콩고기 요리를 반찬으로 싸왔었지요. 저는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콩고기를요. 말씀 맞다나 요즘 콩고기류는 대만산이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아마 칭하이 그룹의 채식운동이 대만을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저도 각종 조미료에 대해서는 좀 의구심이 들긴 합니다. 조리 되지 않은 콩/밀고기는 고단백 식품이니 집에서 천연 조미료로 조리를 잘 하면 고기맛에 길든 아이에겐 대안이 될 수 있겠지요. 좌우지간 채식은 하지만 입맛을 버릴 수 없는 분들께는 말 그대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대안이 아닌 깔끔한 사찰음식 같은 채식전문점이 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특히 저처럼 오신채나 매운 음식을 안 먹는 사람에게는 더욱 더요. 정작 음식점을 운영하는 분들은 고객 유치에 대한 압박이 있기에 콩고기류를 포기하기가 쉽지는 않겠다는 생각입니다.ㅠ
채식은 생명에 대한 해를 덜 끼치고 자신의 몸을 정결히 유지한다는 의미입니다. 최근에는 환경운동과도 결부 되지요. 하지만 채식의 종착역이 생채식이라는 발상은 일종의 강박이라고 느껴집니다. 인류는 화식과 더불어 화식에 맞도록 소화기관이 진화했습니다. 그래서 특히 조직이 단단한 근채류의 경우 생식을 하면 소화흡수율이 상당히 떨어집니다. 만약 생채식으로 하루 식단을 짠다면 상당한 양의 과일과 채소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이미 나와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소화흡수율이 떨어지기에 많은 양을 먹어야 되기 때문입니다. 과일과 일부 부드러운 잎채소를 제외하곤 생채식을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아유르베다 의학에서도 생채식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역시 소화흡수의 문제를 지적하지요. 따라서 생채식이 하루 식단의 20% 이상이 되면 장기적으로 곤란한 문제에 직면할 것입니다. 제가 머문적이 있는 인도의 여러 유명 아쉬람에서도 과일과 약간의 샐러드(대부분은 과일 외의 샐러드도 잘 제공하지 않았습니다)를 제외하곤 생채식을 제공하는 곳은 전혀 없었습니다. 우리 고유의 방식대로 나물을 살짝 데쳐서 조리하는 것이 상당히 훌륭한 방법일 수 있겠지요.^^
선생님 말씀을 들으니 정리가 쏙쏙 되네요^^ 애들 문제는 노력하는 수밖에 없겠어요..그리고 선생님의 대안학교가 얼른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요즘은 채식도 약간 유행을 타는 듯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이런 흐름이 지속되면 변화도 가능하리라는 희망을 가져봅니다..저도 노력해야겠어요^^
그래요, 어렵지만 실천하는 깨어있는 사람들이 세상을 바꾸겠지요. 함께 힘내자구요~~*^^*
앗
전 이곳에서 생식알았는데
선생님 글을 이제야 읽다니ㅠㅠ
정말 아침부터 해질때까지 오물오물 씹었습니다
1끼의 채식이 반나절이상 걸렸습니다
장기간하면 문제 될 수도 있다하시니
놀랐습니다
언제 뵙고 말씀 듣겠습니다
오타입니다
채식이 아닌 생식이 반나절이상 걸렸습니다
전 단호박 고구마 모두 몸에 좋은줄알고
생으로 먹었습니다
정말 스승은 있어야합니다
그랬군요. 고생이 많았습니다.^^; 언제 시간 내서 얘기를 좀 해야겠군요.^^
행복한 추석 만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