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껍데기의 삶
사랑을 알기도 전에 나의 순수는 허물어져 어머니는 까맣게 가슴을 태우시고 생각이 넓으신 아버지는 눈으로만 아파 하셨다. 내 마음에 비가 내리면 우산을 씌워 주시고 가슴이 시릴때면 옷 한벌을 내 주셨다. 그게 당연한거고 법칙이었다. 껍데기의 삶이 다 그러려니...... 내 눈물 한 점이 껍데기에는 근심으로 고이고 내 가난함에는 껍데기의 비워져 있음이 미안하였다. 세월에 순응하여 생긴 빗금은 주름이 되고 날이갈수록 텅 빈 껍데기는 아무리 저울질 하여도 함량미달. 서럽다 내색 않고 산 인고의 세월을 고단한 내 삶이 더 버거워 무심하게 지나치는 동안 닳고 닳아 얇아진 껍데기의 심장은 점점 식어 갔다. 이승에서나 바람막인것을...... -------하여 껍데기의 삶은 업보다. 껍데기의 세월을 지금 내가 살고 있음에. 우산을 준비 하고 옷 한 벌 쯤은 마련하여야 한다. 이미 반이나 비워진 세월과 남아 있는 세월...... 칼슘제 한 알을 입에 넣었다. 씹어서 복용하라는 설명서대로 꼭.꼭 씹었다. 달기도 하고 쓰기도 한 것이 껍데기들의 세월약 같다. 정직한 삶이 고단하다. 그게 껍데기가 사는 방식이고 법칙이다.
2007. 시월이 끝나가네 |
첫댓글 삶이란 무척 복잡한 것 같지만..... 알고보면 피었다 지는 한송이 꽃과 같은 것....단순하게 살면 되는것을.....그 별것도 아니것을.......그것을 못하는게 인간이요 우리네 인생인가 봅니다 .